금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신첩, 조금 고단하옵니다.”황제가 말했다. “짐이 직접 데려다주마.” 황제는 친히 금영의 손을 부축해 일으켜 세우더니,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그녀를 부축하며 저 멀리 걸음을 옮겼다. 남겨진 태자와 이황자는 여전히 서로를 노려보며 칼날을 겨누듯 대치하고 있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서 황후가 먼저 헛기침을 하며 침묵을 깨뜨렸다. “폐하께서 영비를 저토록 끔찍이 아끼시는데, 만약 저 배 속의 아이가… 황자로 태어나기라도 한다면….” 서 황후가 말을 잠시 멈추고 현비를 향해 묘한 미소를 지었다. “현비, 우리가 이리 치열하게 치고받고 싸운다 한들, 현비가 어느 날 진정으로 본궁과 태자를 이겨낸다 한들, 결국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듯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이 될지도 모르겠군.”현비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지만 이내 억지웃음을 지어 보였다. “황후마마, 농이 지나치시옵니다. 신첩은 단 한 번도 황후마마와 겨룰 생각을 품어본 적이 없사오며, 이황자 역시 태자전하와 감히 승부를 논할 위인이 못 되옵니다. 영비가 아들을 낳든 딸을 낳든, 그것은 폐하와 황후마마의 크나큰 경사가 아니겠사옵니까.” 겉으로 듣기에는 하등 틀린 구석이 없는 대답이었다. 법도 상 후궁 비빈의 소생은 모두 중궁인 서 황후를 모후로 모셔야 했으니, 황후의 경사라 칭하는 것도 이치에 맞았다. 하지만 서 황후는 그런 경사 따위 바라지 않았다. 한편, 황제는 금영의 손을 다정히 맞잡은 채 초원을 거닐고 있었다. 금영은 그의 안색에 여전히 불쾌한 기색이 서려 있는 것을 살피고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폐하, 심기가 어지러우시옵니까?”금영이 눈치챌 줄 몰랐던 황제는 이내 굳었던 얼굴을 부드럽게 풀며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쓸데없는 생각 마라, 너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니라.”금영이 다시 물었다. “혹 두 전하의 일 때문이옵니까?”그는 침묵으로 답을 대신했다. 황제는 맞잡은 그녀의 손을 한층 더 움켜쥐었다. 오직 그녀와 단둘이 있을 때만 가슴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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