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Bab 641 - Bab 650

710 Bab

제641화

태자는 멈칫하다가 이내 앞으로 걸어가려 했다. 그 모습에 서 황후는 이성의 끈이 끊어졌다. “저 문을 나서는 즉시 본궁은 너를 자식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배명월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고 서둘러 종종걸음으로 달려와 그의 팔을 붙잡았다. “전하! 충동적으로 행동하시어 황후마마의 심기를 어지럽히지 마시옵소서.”“충동적이라니? 금영에게 손을 대고도 사죄조차 하지 않아, 내 따라가 위로해 주려는 것뿐인데, 이것이 어찌 어마마마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이란 말이냐? 어찌 저 아이를 가만두질 못하는 것이냐?” 태자는 배명월과 서 황후를 번갈아 바라보며 원망했다.배명월은 눈시울을 붉히며 억울한 듯 말했다. “전하, 모두 전하를 위해서이옵니다. 전하께서 이대로 영비마마를 쫓아가셨다가 남들의 눈에 띄기라도 한다면… 전하뿐만 아니라 영비마마마저 해치게 될 것이옵니다!” “영비마마?” 그 말에 태자는 자기 팔을 감싸안고 있던 배명월을 거칠게 밀쳐냈고,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그녀는 통증에 이를 악물었다. 서 황후는 이 광경을 싸늘한 눈으로 지켜볼 뿐, 아무런 말도 얹지 않았다.“네가 금영에게 약을 쓰지만 않았어도, 폐하의 여인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태자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매섭게 호통쳤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이리 찾아와 이간질만 하지 않았어도 어마마마께서 어찌 금영을 곤란하게 만드셨겠느냐!” 태자는 가슴에 억눌린 분노를 배명월에게 모조리 쏟아부었다.배명월은 억울하기 짝이 없었으나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내가 이간질을 하다니? 처음부터 황후마마의 계책이거늘!’조금 전, 황후에게 배금영을 꿇려 앉히고 이 일을 구실로 그녀의 기를 꺾어 모욕하자고 제안한 의견을 낸 것이 자신이라 할지라도, 그것 역시 황후가 동의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배명월은 애처로운 눈빛으로 서 황후를 바라보며 도움을 요청했다. “황후마마.” 황후가 그녀를 위해 나서준다면 태자도 더는 그녀를 다그치지 못할 터였다.서 황후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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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부탁드리옵니다, 더는 이 사냥터에 머물고 싶지 않사옵니다. 황후마마의 처소에서 거친 일이나 도맡아 하는 궁녀가 되어도 부디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젊은 여인이 간절히 애원하고 있었다.“마마, 무엇을 그리 유심히 보시옵니까?” 해수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그 사이 이전은 건네받은 물건을 품속에 챙겨 넣으며 싸늘하게 말했다. “그 일은 내 심사숙고해 보마.”해수도 이쯤 되니 상황을 알아차리고 입술을 삐죽였다. “또 황후마마께 아첨을 떨어 연줄을 대려는 사람이군요.” 후궁에는 이런 부류의 인간들은 그야말로 널리고 널렸었다. 채아처럼 황후의 수하가 되어 출세하겠다고 불나방처럼 덤벼드는 자들은 한둘이 아니었다. 하여 서 황후는 신분이 미천한 자들이 쓸모를 다하면 가차 없이 내다 버릴 뿐 결코 정을 베풀지 않았다.금영은 아부를 떨며 굽신거리는 그 궁비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저 아이는 다르다.”해수가 의아해하며 되물었다. “예? 무엇이 다르다는 말씀입니까?”“저 아이는 다른 자들과 다르다는 뜻이다.” 금영이 나직이 읊조렸다. 그녀의 말뜻을 알아차리지 못한 해수는 의구심이 가득했다. 해수가 보기에는 그저 흔해 빠진 궁비들과 다를 바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더 자세히 묻기도 전에 금영이 앞으로 걸음을 옮겼고, 해수도 서둘러 그 뒤를 따랐다.금영은 그 궁비의 곁을 지나쳤고, 궁비가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그녀에게 예를 올렸다. “노비, 영비마마를 뵙사옵니다.”금영은 별다른 대꾸 없이 그대로 지나쳤고, 해수도 더는 캐묻지 않았다. 그저 흔한 궁비를 이내 뇌리에서 지워버렸을 뿐이다.금영은 자신의 처소로 돌아가는 대신, 곧장 황제를 찾아갔다. “영비마마께서 드셨사옵니다.” 손복안이 금영을 발견하고 즉시 고했다. 다른 후궁이었다면 손복안은 필시 가로막으며 발길을 돌리게 했을 것이고, 감히 고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잠시 후, 방 안에서 황제의 묵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들라.”금영이 안으로 걸어 들어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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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3화

황제의 안색이 차갑게 굳어졌다. “태자가 또 너를 번거롭게 하는 것이냐?” 얼마 전 금영에게 태자가 여전히 옛정에 미련을 두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은 황제는 내심 불쾌했으나 구태여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었다. 태자가 황실의 법도를 넘어서는 방자한 짓을 저지르지 않는 한, 자식을 가혹하게 문책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태자와 금영의 정분이 먼저였고, 아비로서 태자에게 늘 얼마간의 부채감을 품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금영처럼 단정하고 현숙하면서도 속으로는 눈부시게 화사하고 고혹적인 여인을 마음에 품지 않을 사내는 없었고, 심지어 그 여인이 몸을 던져 화살까지 막아주었으니, 아무리 대장부라도 마음을 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태자가 일시적으로 옛정을 잊지 못해 방황하는 것까지는 묵인할 수 있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태자가 그것을 대놓고 표출하거나 감히 금영의 주위를 맴도는 것까지 용납한다는 뜻은 아니었다!황제의 안색이 갈수록 굳어지는 것을 본 금영은 지그시 입술을 물었다. “태자전하께서 신첩을 괴롭히거나 구는 것은 아니옵니다. 그저 신첩은… 전하와 마주치고 싶지 않을 뿐이옵니다!”그러나 황제는 금영의 말을 온전히 믿지 않았다. 태자가 진정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다면, 그녀가 굳이 이런 말을 꺼냈을 리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가 태자와 마주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는 사실에 황제의 가라앉았던 안색도 다소 누그러졌다.“마주치기 싫다면, 앞으로는 굳이 대면할 필요 없다.” 황제가 금영을 온화하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금영은 매일 황후에게 문안을 가야 했고, 태자가 모후인 황후를 만나러 오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며, 금영이 매일 그곳을 드나들다 보면 필연적으로 마주칠 수밖에 없을 터였다. 황제는 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다. “앞으로는 매일 아침 황후에게 문안할 필요 없다. 그저 매달 초하루와 보름에 걸음 하도록 하거라.”한 달에 두 번이라는 횟수조차, 황제가 서 황후의 체면을 고려해 베푼 관용이었다. 물론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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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황제가 매일 금영과 함께 아침 수라를 드니, 서 황후가 황제의 용안을 뵐 길이 없어진 셈이다! 예전에는 매월 초하루와 보름처럼 특별한 날에는 이른 아침 황제가 황후의 서봉전으로 행차했을 뿐만 아니라, 밤에는 친히 머물다가 가기까지 했다.그러나 요즘 들어 황제는 오직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만, 그것도 조회에 임하기 전 잠깐 짬을 내어 황후에게 들러 잠시 머물다 갈 뿐이었다.오직 한 달에 두 번이 그녀에게 주어지는 황후로서의 마지막 체면이었다. 하여 이 두 날에는 후궁들의 문안을 물리고, 내명부의 대소사를 보고한다는 구실로 황제와 마주 앉아 차 한 잔을 기울였단. 이것이야말로 황제와 단둘이 오붓하게 보낼 수 있는 가물에 콩 나듯 귀한 기회였다.서 황후가 그 시간을 얼마나 뼈에 사무치게 아끼고 애지중지했는지는 하늘만이 알 터였다. 그런데 지금 황제는 영비에게 초하루와 보름에 맞춰 황후에게 문안을 올리라는 명을 내렸다. 그리된다면 황후와 황제가 독대할 시간은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초하루와 보름에 맞춰 문안을 오느니, 차라리 오지 않는 편이 백번 나았다! 금영이 문안을 오는 그 두 날은 그녀의 심기만 불편하게 할 뿐,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안색이 한없이 굳어지던 서 황후는 후궁들이 늘어서는 것을 의식하고 억지로 온화한 미소를 쥐어짰다. “알겠다.”바로 그때 안빈이 한마디 거들고 나섰다. “황후마마, 영비가 입궁한 이후로 폐하께서는 아예 발길을 끊으셨사옵니다. 신첩은 승은을 입은 지 반년이 다 되어가옵니다. 황후마마, 부디 저희를 위한 방도를 내주시옵소서! 영비가 제멋대로 방자하게 굴며 폐하를 독차지하는 것을 지켜보시면 아니 되옵니다!”서 황후는 안빈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대꾸했다. “지금 폐하께서 영비를 저리 총애하시는데, 본궁인들 무슨 뾰족한 방도가 있겠는가?” 서 황후는 이내 현비에게 시선을 돌리며 넌지시 운을 띄웠다. “폐하께서 평소 현비를 퍽 중히 여기시니, 현비가 나서서 폐하께 간언을 좀 올려보는 것이 어떤가?"현비는 그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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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5화

서지안은 감히 서 황후를 거역할 엄두를 내지 못한 채, 그저 떨리는 목소리로 나직이 답했다. “예.” 서지안은 손에 든 찻잔을 조심스레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황제가 금영의 문안 인사를 면제해 준 일 때문에 속에서 천불이 났던 서 황후는 한가롭게 차를 음미할 여유 따위는 없었다. 서 황후는 거칠게 손을 뻗어 탁자 위 찻잔을 냅다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서 황후에게 아침 문안을 가지 않아도 되었던 금영은 모처럼 단잠을 푹 자고 나서야 느긋하게 일어났다. 해수가 아침 수라를 내어오며 조심스레 물었다. “마마, 세안을 마치셨사오니 수라부터 드시지요. 그런 다음 마마의 환복을 돕고 단장을 올려도 되겠사옵니까?” 금영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하거라.”금영이 식사하는 동안, 해수는 곁에 서서 미소를 띠며 속삭였다. “마마, 오늘 소인이 찬방에 찬을 가지러 갔다가 공 상궁을 마주쳤사옵니다.” 금영이 물었다. “말을 섞었느냐?” “아닙니다. 소인은 마마의 가르침에 따라, 남들 앞에서는 절대 공 상궁과 아는 체를 해서는 안 되는 것을 명심하고 있사옵니다. 오히려 공 상궁이 노비가 보는 앞에서 아랫것들에게 황후마마께 올릴 찻물을 한 주전자 더 끓여 오라 호통을 치더이다.”“심지어 황후마마께서 즐기시는 차를 올린 지 일각도 되지 않으셨는데, 또 청하신 걸 보니 필시 성에 차지 않으신 모양이라고 하였사옵니다.” 해수의 말에 금영이 웃음을 터뜨렸다. “어찌 차가 부족해서 다시 찾으셨겠느냐? 십중팔구는 성질을 못 이겨 찻잔을 박살 내고는 새로 들이라 명하신 게지.” 서 황후가 이른 아침부터 연달아 차를 두 주전자나 들이켤 리가 없다는 것을 금영은 알고 있었다. 영민한 공 상궁이 기지를 발휘하여, 해수에게 서 황후의 심기가 몹시 뒤틀려 있다는 사실을 암시해 준 것이었다.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서 황후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는 낭보를 접하니, 금영의 기분은 날아갈 듯 가벼워졌다! 그 덕에 입맛이 돌아 아침 수라도 평소보다 반 그릇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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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6화

오직 태자만이 미동도 없이 서서 이 광경을 덤덤한 눈빛으로 응시하고 있었다.물론 그 고요함은 어디까지나 속임수에 불과했다. 금영이 화사한 미소를 머금은 채 황제의 곁에 다소곳이 서 있는 자태를 볼 때마다, 그는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감정은 오로지 그 자신의 것이었다.황제가 싸늘한 시선으로 태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태자는 어찌하여 예를 올리지 않느냐?”태자는 그제야 화들짝 정신을 차리고는 황급히 두 손을 맞잡아 인사를 올렸다. “영비마마를 뵙사옵니다.”황제가 이내 차가운 어조로 꾸짖었다. “네 비록 태자의 신분이라 하나 감히 법도를 어지럽혀서야 하겠느냐. 영비가 나이는 어릴지언정 엄연히 너보다 윗세대이니라. 우리가 비록 군신 사이이라고는 하나, 그전에 부자지간이 아니더냐. 영비는 너의 서모나 다름없으니, 앞으로는 예를 차리는 것을 잊지 말거라.”황제가 거듭 쐐기를 박았다.황제가 한마디 한마디 내뱉을 때마다 태자의 안색은 잿빛으로 변했다. 전에 이황자가 금영을 일컬어 서모라 지칭했을 때, 태자는 자신을 고의로 격분시키려는 얕은 수작이라 여기며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눌렀다. 그러나 오늘, 황제가 친히 이 일을 끄집어내며 그에게 분수를 잊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었다. ‘서모라고? 하지만 금영은… 원래대로라면 나의 부인이 되어야 할 사람인데!’ 그는 거대한 손아귀가 심장을 우악스럽게 움켜쥐고 쥐어짜는 듯한 기분에 휩싸였다. 심장이 뛸 때마다 묵직하고 숨 막히는 고통이 온몸을 옥죄어 왔다.금영도 그제야 모든 상황을 알아차렸다. 황제에게 태자와 마주치고 싶지 않다고 고했음에도, 오늘 기어이 사람을 보내 그녀를 이곳으로 불러들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것은 바로… 태자에게 그녀의 지위를 똑똑히 상기시켜 경고하기 위함이었다.그날 그녀가 흘렸던 그 한마디가 황제의 뇌리에 꽤 깊숙이 박혔던 모양이었다. 다만, 태자에게만 하는 경고인지, 아니면 자신을 향한 은근한 압박도 섞여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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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7화

태자의 무기력한 모습에 서 황후는 속에서 천불이 났지만, 애써 평온하게 입을 열었다. “태자, 손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도 않았거늘… 어찌 이리 무리하게 활시위를 당기는 것이냐? 상처가 다시 터지기라도 하면 어찌하려고 그래?” 그 말을 들은 태자는 손을 들어 팔을 감싸 쥐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은근한 통증이 밀려오는 듯한 기색이었다.이 광경을 목격한 이황자는 내심 후회가 밀려왔다. 조금 전 솜씨를 뽐내 보겠다고 그와 무리하게 기싸움을 벌이는 것이 후회되었다. 태자가 대놓고 나약한 척하는 바람에 난처해진 이황자가 현비에게 도움을 청하는 눈빛을 보냈다. 현비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어찌 태자전하께서 상흔이 남아 있음을 뻔히 알면서 감히 전하와 승부를 겨루려 한단 말이냐! 이는 정정당당한 승리라 할 수 없다!” 비록 떳떳하지 못한 승리일지언정, 어찌 되었든 이긴 것은 사실이었다. 현비는 은연중에 승리라는 단어에 힘을 주어 강조하더니, 금영에게 시선을 돌리며 생긋 웃어 보였다. “태자전하의 상처는 영비를 구하려다 입은 것이 아니 옵니까. 아랫것들 사이에서는 태자전하께서 영비를 극진히 공경하여 그런 것인데, 오히려 영비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끼지 않으신다는 소문이 파다하다지요.” 현비의 거슬리는 말에 황제의 얼굴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그는 현비를 서늘하게 쏘아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질책했다. “현비는 평소 소란을 멀리하고 행동거지가 조신하다고 들었는데, 오늘 보니 저잣거리에서 입방아 찧는 아낙처럼 사방에 대고 남의 말이나 옮기고 다니는군.”황제로 하여금 태자를 못마땅하게 여기게 하면서 금영까지 깎아내릴 심산으로 꺼냈던 말은 곧장 현비에게 되돌아왔다. 황제가 대놓고 호되게 몰아세울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평소 체면을 무척 중히 여기던 현비는 황제가 대놓고 자신을 몰아세우자, 치욕스러움에 순간 안색이 흉하게 변했다.이 광경을 지켜보던 금영은 속으로 통쾌함이 들었다. ‘고소하기도 해라!’‘제 자식을 돋보이려고 태자를 깎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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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8화

금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신첩, 조금 고단하옵니다.”황제가 말했다. “짐이 직접 데려다주마.” 황제는 친히 금영의 손을 부축해 일으켜 세우더니,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그녀를 부축하며 저 멀리 걸음을 옮겼다. 남겨진 태자와 이황자는 여전히 서로를 노려보며 칼날을 겨누듯 대치하고 있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서 황후가 먼저 헛기침을 하며 침묵을 깨뜨렸다. “폐하께서 영비를 저토록 끔찍이 아끼시는데, 만약 저 배 속의 아이가… 황자로 태어나기라도 한다면….” 서 황후가 말을 잠시 멈추고 현비를 향해 묘한 미소를 지었다. “현비, 우리가 이리 치열하게 치고받고 싸운다 한들, 현비가 어느 날 진정으로 본궁과 태자를 이겨낸다 한들, 결국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듯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이 될지도 모르겠군.”현비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지만 이내 억지웃음을 지어 보였다. “황후마마, 농이 지나치시옵니다. 신첩은 단 한 번도 황후마마와 겨룰 생각을 품어본 적이 없사오며, 이황자 역시 태자전하와 감히 승부를 논할 위인이 못 되옵니다. 영비가 아들을 낳든 딸을 낳든, 그것은 폐하와 황후마마의 크나큰 경사가 아니겠사옵니까.” 겉으로 듣기에는 하등 틀린 구석이 없는 대답이었다. 법도 상 후궁 비빈의 소생은 모두 중궁인 서 황후를 모후로 모셔야 했으니, 황후의 경사라 칭하는 것도 이치에 맞았다. 하지만 서 황후는 그런 경사 따위 바라지 않았다. 한편, 황제는 금영의 손을 다정히 맞잡은 채 초원을 거닐고 있었다. 금영은 그의 안색에 여전히 불쾌한 기색이 서려 있는 것을 살피고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폐하, 심기가 어지러우시옵니까?”금영이 눈치챌 줄 몰랐던 황제는 이내 굳었던 얼굴을 부드럽게 풀며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쓸데없는 생각 마라, 너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니라.”금영이 다시 물었다. “혹 두 전하의 일 때문이옵니까?”그는 침묵으로 답을 대신했다. 황제는 맞잡은 그녀의 손을 한층 더 움켜쥐었다. 오직 그녀와 단둘이 있을 때만 가슴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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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9화

곁에서 듣고 있던 해수가 참다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여비마마, 어찌 저희 마마께 그리 험악한 독설을 내뱉으십니까? 영비마마께서 여비마마께 무슨 대죄라도 지으셨단 말씀이옵니까?”슬쩍 곁눈질로 해수를 본 여비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본궁에게 잘못한 게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꼴 보기 싫은 것뿐이다.”여비가 말을 이었다. “이곳 후궁은 착하다고 해서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곳도 아닐 뿐더러, 사방에 영비를 못마땅하게 여기며 목을 베려 안달이 난 인간들이 널리고 널렸으니.”금영은 여비가 싫었지만 방금 그녀의 일침만큼은 부정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설령 금영이 먼저 싸움을 걸지 않더라도, 숨을 죽인 채 살아간다 한들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황제의 총애를 한 몸에 받으면서 황제의 아이까지 가진 이상, 그녀의 존재 자체를 눈엣가시로 여겨 숨통을 끊어놓으려는 무리가 사방에 도사리고 있을 터였다.여비는 비릿한 미소를 머금은 채 자운에게 말했다. “그만 가자꾸나. 재수 없게 아이를 잃게 되면, 내 탓으로 돌릴지도 모르니. 영비, 본궁은 그대 마차나 말에 손끝도 대지 않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걸세. 괜히 황궁에 돌아가서 본궁을 잡고 늘어지는 일은 없어야 할 걸세.”말을 마친 여비가 걸음을 옮겨 저 멀리 사라졌고, 홀로 남겨진 금영은 복잡한 심경으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해수가 걱정스럽게 금영의 안색을 살폈다. “마마, 저런 악담은 가슴에 담아두지도 마십시오. 노비가 보기엔, 그저 자기 자식을 잃은 슬픔에 눈이 먼 것도 모자라, 마마를 시기하는 마음에 저주를 퍼붓는 것입니다.”금영은 멀어지는 여비의 뒷모습을 매섭게 주시하더니, 이내 시선을 돌려 자신의 마차를 유심히 바라보다가 명했다. “이 마차를 샅샅이 살펴보거라.”해수가 깜짝 놀라 반문했다. “마차를 검사하라는 것이옵니까?” 금영이 고개를 끄덕이자, 해수는 서둘러 손탁을 비롯한 하인들을 불러 마차 구석구석을 조사하게 했다. 한 번으로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두 명씩 조를 짜서 연달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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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0화

금영이 입궁한 이후로 배명월은 줄곧 그녀에게 밀렸었다. 오늘 모처럼 황후의 권세를 등에 업고 금영을 짓밟을 기회가 찾아왔는데, 사양할 리 없었다.금영은 서 황후의 말을 그리 마음에 두지 않았다. 마치 황제가 일부러 금영에게 함구한 채, 서 황후에게만 특별히 귀띔해 준 것처럼 들렸지만 조금만 머리를 굴려봐도 말의 의도를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는 십중팔구 서 황후가 어디선가 소식을 전해 듣고는, 일부러 말을 모호하게 흘려 그녀의 속을 긁으려는 수작이었다.금영은 도리어 배명월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태자비의 말대로, 폐하께서 황후마마를 대하시는 정성은 정녕 남다르시지요. 신첩 따위가 어찌 감히 황후마마께서 폐하의 마음속에 차지하고 계신 그 묵직한 무게를 따라갈 수 있겠사옵니까.”금영이 이토록 순순히 꼬리를 내리며 굴복하는 발언을 할 줄은 몰랐던 서 황후였다.“말하지 않아도 본궁은 잘 알고 있느니라. 본궁은 폐하의 정실부인이니, 폐하께서 본궁을 지극히 아끼시는 것은 당연한 이치지.” 서 황후의 입꼬리가 미미하게 올라갔다.‘배금영, 네 아무리 폐하의 총애를 독차지한들 별수 있겠느냐? 내 이리 눈을 뜨고 살아있는 한, 너희들은 후궁의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그러자 금영이 다시 한번 맞장구를 쳤다. “예, 폐하께서 황후마마를 극진히 보살펴 주시는 것을 보고 신첩도 참으로 부럽사옵니다. 예컨대, 폐하께서는 춘추가 깊으신 황후마마께서 밤잠을 설쳐 옥체가 상하실까 염려하시어, 밤에는 황후마마께 들리지 아니한 듯하옵니다.”평소 늘 단아함을 유지하며 좀처럼 남을 대놓고 비아냥거리는 법이 없었던 금영이었지만, 오늘 유난히 재수 없는 소리를 하는 서 황후와 배명월에게만큼은 정을 베풀고 싶지 않았다.황후를 뒷방 늙은이에 비유하며 황제가 잠자리를 같이하지 않는 점까지 집어낸 금영의 촌철살인에 황후의 가슴에는 날카로운 비수가 꽂히는 것 같았다. 그 칼날을 황후의 가슴을 사정없이 후벼 팠다. 조금 전까지 의기양양했던 서 황후의 안색이 순식간에 흙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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