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생모를 그리워하며 살아왔으나, 실상 단 한 번도 생모의 품에 안겨본 적이 없었기에, 간혹 일상에 치이다 보면 낳아준 은혜를 깜빡하고 지나치기 일쑤였다.배경원을 생모의 적자 명부로 올려준 것 또한, 그저 오라비에게 정당한 신분을 쥐여주기 위한 것에 불과했다. 이토록 지극한 정성을 쏟아부으며, 진심으로 돌아가신 선부인을 섬길 줄은 몰랐다.금영의 시선이 이내 탁자 위에 놓인 자그마한 오목 나무 상자로 향했다. 상자는 결코 새것이 아니었고, 손때가 묻어있었다. 그녀는 과거 조부의 탁자 위에서 그 상자를 목격한 적이 있었다. 조부께서 생전에 아끼시던 유품이었다.조심스레 손을 뻗어 상자의 뚜껑을 열자, 그 안에는 투명하고 푸르스름한 광채가 은은하게 감도는 옥팔찌 한 쌍이 있었다. 곁에 서 있던 해수가 옅은 탄성을 내질렀다. “마마, 참으로 아름답사옵니다!” 해수는 금영이 그 팔찌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자 웃으며 말했다. “손탁, 무얼 멍하니 서 있느냐! 당장 맑은 정수를 떠다가 옥팔찌를 깨끗이 씻어 올리지 않고!” 설령 이 물건이 친정인 영안후부에서 보낸 안전한 선물일지라도, 무릇 금영의 입이나 몸에 직접 닿는 물건이라면, 해수는 언제나 더 엄격하게 독성 여부를 검수하곤 했다.다행히도 그 팔찌에는 그 어떤 음험한 독도 숨겨져 있지 않았고, 맑은 물로 깨끗이 씻어내자, 더 투명하고 영롱하게 빛났다. 해수는 금영이 평소 차고 있던 백옥 팔찌를 받아내고, 새로 들어온 옥팔찌를 손목에 채워주었다. 마침, 화사한 분홍빛과 백색이 교차하는 고운 비단 저고리를 입고 있었던 금영은 청초한 팔찌까지 손목에 걸치자, 봄날의 만발한 벚꽃과 푸르른 버드나무 가지가 한데 어우러진 듯 눈부시게 빛났다. 어느덧 오후가 되었고, 황제는 금영의 탄일을 축하하고자, 어화원에 황실 가연을 베풀었다. 만약 오늘이 단순히 금영의 탄일이었다면, 황제는 오직 그녀와 단둘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금영은 정식으로 원비의 책봉 성지를 수령했다. 이토록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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