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영은 황제의 의중을 빤히 알면서도, 일부러 물었다. 이 엄청난 봉호를 전해 듣는 순간, 서 황후의 그 오만방자한 얼굴이 얼마나 일그러졌을지 한눈에 보였다. 원이라는 봉호를 어떻게 해석하든 서 황후가 아닌 후궁에게 하사하는 것은 그야말로 황후의 체면이 깎이는 일이었다. 서 황후가 분노와 수치심에 밤잠을 설쳤을 것으라고 생각하자, 금영의 마음속에서 희열이 끓어올랐다.금영은 자기 봉호가 무엇이든 그리 개의치 않았다. 그 봉호가 서 황후의 심장에 칼날을 꽂고 그녀를 고통 속에 몰아넣을 수만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마음에 들었다!황제가 금영을 흘낏 쳐다보았다. “황후의 심기가 무척 신경이 쓰였던 모양이구나.”금영은 순간 자기 속내를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냈음을 직감했다. 금영이 무어라 입을 열기도 전에, 황제가 말을 이었다.“짐이 이미 황후에게 통보하였으니, 너는 굳이 신경 쓸 필요 없다. 황궁으로 돌아가는 즉시, 정식으로 교지를 내릴 것이다.” 황제가 덧붙였다. 물론 이곳에서 교지를 내리는 것이 불가한 것은 아니었으나, 이토록 중대한 책봉은 황궁 안에서 거행해야만 황제의 진심이 돋보이고 웅장해 보일 것이기에.그날 밤, 금영은 전생의 그 비참한 악몽들을 모조리 잊고, 참으로 오랜만에 달콤한 고요 속에 잠을 청했다.이튿날 오후, 날이 서서히 어둑어둑해질 무렵, 광활한 초원 위로 거대한 횃불이 타오르기 시작하며, 밤을 지새울 성대한 야간 연회의 시작을 알렸다. 이 춘산 사냥터까지 굳이 온 것은 향락을 즐기기 위함이었으니, 매일 연회가 열리는 것도 당연했다. 하지만 황제가 금영의 태기를 보존한답시고 며칠 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예전에 계획했던 한 차례의 연회를 제외하고는 모두 취소되었었다. 그러니 오늘의 연회는 참으로 오랜만에 열리는 경사스러운 연회였다.금영은 큰 병을 털고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명색이 영비였기에 참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장 먼저 자리에 도착한 금영의 뒤로 서 황후가 안빈과 다른 후궁을 이끌고 걸어왔다.금영을 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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