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도 계연수는 가늘게 눈을 뜨고 심서준을 바라보았다. 숨결이 흐트러진 자신과 달리 그는 여전히 반듯하고 태연한 낯빛이었다. 흔들림 하나 없이 점잖은 그 얼굴을 보고 있자니, 자신이 또 그의 태연한 얼굴에 속아 넘어간 것만 같았다.한동안 두 사람의 숨소리만 은밀하게 뒤섞이던 방 안으로, 방 어멈의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후작, 부인. 저녁상을 올릴 때가 되었습니다.”그제야 심서준은 계연수를 품에서 천천히 놓아주었다.몸은 떨어졌지만, 방 안에는 아직도 달아오른 온기가 아스라이 맴돌았다. 계연수는 짧게 숨을 고르다 문득 서늘한 기운이 목덜미에 닿는 것을 느꼈다. 고개를 숙여 보니 어느새 옷깃이 느슨하게 풀려 있었다. 그런데도 여태껏 조금도 알아차리지 못했다니. 계연수는 붉어진 얼굴로 옷매무새를 여미며 속으로 생각했다.역시 심서준은 겉으로만 점잖은 사람이었다.그로부터 이틀쯤 지나자, 백씨가 계연수의 처소에 첩을 들여보내려 했다는 소문이 심씨 부저 곳곳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심씨 노부인이 아들의 첩을 알아보았다면 그나마 이해할 만한 일이었다. 그러나 맏형수인 백씨가 그토록 열성적으로 동서의 방에 여인을 밀어 넣으려 한 까닭이 무엇인지, 심씨 부저 사람들은 굳이 입 밖에 내지 않아도 훤히 알고 있었다.형수라면 마땅히 시동생 부부가 화목하게 지내기를 바라야 했다. 그런데 오히려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을 여인을 들이려 한 데다, 그 여인마저 떳떳하게 내세울 수 없는 외실의 딸이었다. 어느 모로 보아도 형수다운 처신은 아니었다.물론 처음 이 일을 부추긴 사람은 이수옥이었다. 하지만 며느리에 불과한 이수옥이 시어머니인 백씨의 뜻을 억지로 꺾을 수 있었겠는가. 결국 백씨 역시 같은 마음이었기에 일이 이 지경까지 흘러왔다는 것이 사람들의 생각이었다.은밀하게 오가던 수군거림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백씨의 귀에도 들어갔고, 심태숙 역시 모두 전해 들었다. 그는 얼굴이 화끈거릴 만큼 수치스러워 계연수를 찾아가 사과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그날 밤, 심태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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