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연수가 이토록 조목조목 따져 묻자, 백씨는 바싹 마른 입술만 몇 번 달싹였다. 조금 전까지 얼굴 가득 머금고 있던 살가운 미소도 어느새 자취를 감추었다. 무어라 반박할 말을 찾지 못한 채 한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심씨 노부인은 계연수의 말에 깊이 공감했다. 심서준이 오랜 세월 관직에 몸담으며 적잖은 사람의 원한을 산 만큼, 가까이에 둘 사람은 더욱 신중히 골라야 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계연수가 짚어 주고 나니, 새삼 그 중요성이 마음에 와닿았다.생각할수록 계연수의 차분하고 세심한 성정이 마음에 들었다. 무슨 일을 맡겨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앞뒤를 두루 살펴 빈틈없이 처리했다. 훗날 심씨 가문의 안살림을 이끄는 안주인이 된다 해도 그릇된 판단을 내릴 일은 없을 듯했다.게다가 부군에게 소실을 들이는 문제를 두고도 이토록 너그럽고 사려 깊게 처신하니, 어디 하나 흠잡을 데조차 없었다. 노부인은 계연수를 바라보는 마음이 한층 든든해져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는 백씨를 바라보며 말했다.“더는 다른 말을 보탤 것 없다. 서준이가 도찰원에 있으니 처녀 하나의 내력을 알아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을 게다. 확실히 조사해 두어서 나쁠 것도 없고, 그리 번거로운 일도 아니지 않으냐.”노부인의 담담한 목소리가 고요한 방 안에 또렷하게 울렸다.“오늘은 우선 이 처녀를 데리고 돌아가 결과를 기다리거라. 정말 아무 흠 없이 깨끗한 아이라면 그때 다시 데려오면 될 일이다.”그 말을 들은 명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어찌할 바를 몰라 손끝을 가만두지 못하다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백씨를 바라보았다.그녀의 신분은 조금만 파헤쳐도 거짓이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명연은 백씨의 먼 친척이 아니었다. 영국공부의 대감이 오래전 밖에 따로 두었던 외실에게서 얻은 사생아로, 영국공부에는 단 한 번도 발을 들여 본 적이 없었다. 남들 앞에 떳떳이 내세울 수 있는 신분일 리 만무했다.어머니와 그녀는 오랜 세월 빛 한 줄기 들지 않는 그늘 속 사람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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