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사흘이 더 흘렀다. 궁궐 안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고요했지만, 심씨 가문 사람들은 누구 하나 마음을 놓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가슴 졸이며 보냈다.양주에 머물던 심 수보도 소식을 듣고 말을 달려 급히 돌아왔다. 도착한 그날 밤, 그는 곧장 심서준을 서재로 불러들였다.심서준이 안으로 들어섰을 때, 심 수보는 두 손을 등 뒤로 모은 채 창가에 서 있었다. 앙상하리만치 야윈 뒷모습은 깎아지른 산봉우리처럼 꼿꼿했고, 세월에도 꺾이지 않은 강직한 기개가 서려 있었다.뒤에서 인기척이 들리고 나서야 심 수보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심서준을 바라보며 그가 처음 꺼낸 말은 뜻밖의 물음이었다.“영청후부의 사건이 마무리된 뒤로 청류 사이에 이런 말이 퍼졌다고 하더구나. ‘도어사의 말 한마디가 구경의 말보다 무겁다.’ 너도 들어 본 적이 있느냐?”심서준은 입술을 다문 채 아버지 앞에서 눈을 내리깔았다.“들었습니다.”잠시 뒤, 그가 차분히 덧붙였다.“사람을 시켜 더는 퍼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습니다.”서재 안에는 어스름한 등불만이 일렁이고 있었다. 나이 든 수보의 얼굴 위로 촛불이 흔들릴 때마다 깊게 팬 주름과 노쇠한 눈매가 밝아졌다 어두워지기를 반복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세월에 닳은 듯한 쉰 기운이 배어 있었다.“너도 지금 청류에서 네 명망이 얼마나 높은지 알고 있을 것이다. 언관들은 모두 너를 따르고, 육과급사중은 누구 하나 두려움 없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탄핵 상소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사람들은 너를 조정을 떠받치는 기둥이라 칭송하지.”“이런 날이 오리라는 것은 나도 일찍이 짐작했다. 네 성정이 본디 그러하고, 폐하께서도 그 사실을 잘 알고 계셨으니까. 당초 폐하께서 너를 중용해 지금의 자리에 앉히신 것도, 네가 이만한 일을 해내리라는 것을 아셨기 때문이다.”심 수보의 눈빛이 촛불 너머로 깊이 가라앉았다.“너는 폐하의 손에 들린 예리한 칼이었다. 당시에는 폐하의 황권이 아직 굳건하지 않았고, 이황자 성왕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으니 네가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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