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도하가 웃으며 말했다. “맞습니다. 오래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그 말을 듣자 강서이의 머릿속이 잠시 비어 버렸다.식사 자리가 끝나고 세 사람은 밖으로 나와 인사를 나눴다.강서이는 말수가 적었다. 고개를 숙인 채 김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쪽 식사 자리가 끝났으니 차를 가져오라고 했다.문밖에는 찬바람이 사납게 불었다.꽃샘추위 탓에 초봄에 내리는 비는 겨울보다 더 차갑게 느껴졌다.노아리는 차 밖에 서서 민도하를 기다리고 있었다.차 안에서 기다려도 됐지만, 굳이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서 있었다. 강서이에게 보란 듯이 보여 주려는 태도였다.어쩌면 주인을 확인시키려는 행동이기도 했다.노아리는 강서이에게 증명하고 싶었다. 일이 터져도 민도하는 끝까지 자신의 편이며, 한계 없이 자신을 받쳐 줄 사람이라고.그래서 노아리는 오만하게 강서이를 차갑게 한 번 훑어본 뒤, 민도하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도하야.”민도하가 물었다. “왜 차 안에서 안 기다렸어?”“널 빨리 보고 싶어서.” 노아리는 애교 섞인 미소를 지었다.사람들 앞에서 다정하게 구는 걸 전혀 피하지 않았다.“자, 자. 두 분만의 시간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제 차도 왔네요. 민 대표님, 강 대표님, 노 본부장님, 저는 들어가 보겠습니다.” 손규원은 차에 오르기 전까지도 두 사람을 놀렸다.손규원이 떠나자 민도하도 노아리의 차에 올라탔다.“강 대표, 다음에 보자.”강서이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대답은 그것으로 충분했다.가능했다면 가장 기본적인 반응조차 하고 싶지 않았지만.두 대의 차가 앞뒤로 떠나자 문 앞은 조용해졌다.강서이만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밤바람이 스치자 뼛속까지 차가웠다.강서이는 캐시미어 코트를 여몄지만, 찬기가 몸속으로 파고드는 감각은 여전했다.‘오래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직접 듣고 직접 보지 않았다면, 강서이는 그 말이 민도하의 입에서 나왔다고 믿지 못했을 것이다.민도하의 비서로 지내던 시절, 강서이가 가장 많이 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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