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Chapter 231 - Chapter 240

242 Chapters

제231화

“미루라고 했으면 미뤄.”서한승은 지시만 내렸다.“알겠습니다.”서한승은 강서이보다 먼저 식당에 도착했다.강서이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주문까지 끝나 있었다.음식은 전부 담백한 것들로 위에 부담이 적은 메뉴 위주였다.강서이는 술을 가져왔다. 서한승과 자세히 이야기할 생각이었다.“오늘은 술 말고 밥만 먹자.”서한승이 그녀를 말렸다.“좋아요.”강서이도 사실 술을 마시고 싶지 않았다. 다만 오래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이런 자리에서는 술이 기본이라는 생각에 익숙해졌을 뿐이었다.그리고 물 한 모금 마시기도 전에 자금 이야기를 꺼내려고 했다.“먼저 국물부터 마셔. 여기 전복삼계탕 괜찮아. 한번 먹어 봐.”닭고기 육수는 진하고 깔끔했다. 작은 그릇 하나를 비우자 강서이의 몸이 따뜻해졌다.서한승은 마치 식당 직원처럼 계속 메뉴를 추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서이는 배가 불렀다.정작 서한승은 젓가락을 거의 대지 않았다.강서이가 어느 정도 배를 채우자, 서한승이 먼저 식사 약속의 목적을 물었다.강서이는 솔직하게 말했다. 자금이 부족하다고.다만 프로젝트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아직 확정된 것이 하나도 없었고, 자신도 완전한 확신을 가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었다.그럼에도 서한승은 투자를 하겠다고 했다.단, 서한승이 줄 수 있는 최대 투자금은 천억 원 이내였다.그것만으로도 서한승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강서이도 서한승의 처지가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화려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ZH은행 내부의 다툼은 여전했고, 서한승을 인정하지 않는 이사들도 계속 문제를 만들고 있었다.그래서 강서이는 진심으로 감동했다.“고마워요, 선배님.”서한승은 잠깐 멈칫하더니 말했다.“그리고 서이야, 나를 선배라고 부른 지 꽤 오래됐네.”“지금은 선배 위치가 달라졌잖아요. 함부로 부르면 안 되죠.”강서이는 언제나 선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었다.협력사 관계인 이상 공적인 태도를 지키고 싶었다. 상대에게 불필요한 부담도 주고 싶지 않았다.두 사람이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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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서한승 하나만으로도 하장현은 신경이 쓰였는데, 이번에는 배준석까지 나타났다.“사장님, 여기 데이터가 조금 이상합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하장현은 잠깐 딴생각에 빠져 있었다.직원이 몇 번이나 부르고서야 정신을 차렸다.업무가 끝난 뒤, 배준석은 두 사람을 직접 아래층까지 배웅했다.하장현은 차를 가지러 갔고, 강서이는 배준석과 몇 마디 더 나누었다.중간에 배준석은 전화를 받고 사무실로 돌아갔다. 강서이 혼자 그곳에서 기다렸다.퇴근 시간이어서 그런지 주차장이 막히는 모양이었다. 하장현이 꽤 오래 걸려서 강서이는 조금 더 기다렸다.그때 노아리와 이사랑도 건물 안에서 나왔다.강서이는 핸드폰을 보고 있어 두 사람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사랑은 강서이를 발견했다.노아리 역시 강서이를 보았다.서한승이 강서이 때문에 자신과의 약속을 무산시킨 일을 떠올리면서, 표정이 금세 싸늘해졌고 속이 불편해졌다.이사랑도 마찬가지였다. 아직도 자신과 남유환의 일이 잘되지 않은 것이 강서이가 중간에서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강서이에게 달려가 따지고 싶었다.노아리가 이사랑을 붙잡았다.“상대하지 마.”“그래도...”“쟤가 잘난 척할 날도 오래 안 남았어.”노아리는 꽤 침착했다.전에는 강서이에게 당했지만, 그건 강서이의 운이 좋았을 뿐이었다.항만 재개발 프로젝트만 성공시키면, 강서이는 평생 노아리를 올려다봐야 할 것이다.노아리의 만류에 이사랑도 서서히 진정했다.“맞아. 형부가 언니 편에 서서 밀어주고 있는데, 나중에 강서이가 울 일만 남았지.”이사랑은 턱을 치켜들었다.민도하를 떠올리자 노아리의 기분도 조금 나아졌다.“그러니까 일단 참아.”두 사람이 떠나면서 이사랑은 일부러 강서이의 어깨를 세게 치고 지나갔다.강서이의 핸드폰이 하마터면 손에서 날아갈 뻔했다.가까스로 핸드폰을 붙잡으면서, 자신을 친 사람이 사과 한마디 없이 떠나는 걸 보았다.“매너가 왜 저래?”강서이는 떠나는 뒷모습만 보고 이사랑을 알아보지 못했다. 따질 시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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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하장현의 차가 드디어 도착했다. 주차장이 막혀 조금 늦었다고 했다.강서이를 태운 뒤 하장현은 함께 저녁을 먹을지 물었다.마침 식사 시간이었고 강서이도 배가 고팠다.하장현은 무엇을 먹고 싶은지 물었다.강서이는 잠깐 생각하다가 주소 하나를 말했다.그곳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만둣국집이었다. 강서이도 꽤 오랫동안 가지 않았던 곳이다.초창기 프라임로드투자를 막 시작했을 때, 민도하는 그 맞은편 낡은 상가 건물 꼭대기에 사무실을 임대해 일했다.강서이는 민도하의 비서이자 회사의 유일한 잡무 담당자였다. 그래서 그 근처를 누구보다 잘 알았다.예전에는 이 만둣국집에서 민도하의 야식을 자주 사 갔다.가끔 두 사람이 야근을 마친 뒤 함께 와서 만둣국을 먹기도 했다.조금 전 하장현이 무엇을 먹고 싶냐고 물었을 때, 이상하게도 바로 이곳이 떠올랐다.거리의 풍경은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만둣국집 옆의 커다란 느티나무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고, 생기 넘치게 가지를 뻗고 있었다.강서이의 카톡 프로필 사진은 바로 그 느티나무 아래에서 찍은 것이었다.사진 속 강서이는 카메라를 등지고, 고개를 들어 느티나무 옆의 노란 가로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했던 시절이었다.그 사진을 찍은 사람은 민도하였다.그날 민도하는 강서이에게 물었다. 사진을 찍을 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냐고.강서이는 그때 말하지 않았다.민도하가 재차 물었지만, 강서이는 때가 되면 알려 주겠다고 했다.그때의 자신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강서이는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했다.하지만 이제는 말할 필요가 없어졌다.아마 영원히 묻힐지도 몰랐다.이곳은 분명 그대로였지만 왠지 낯설었다.이미 많은 것이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식당이 낡고 조용해서인지 손님은 많지 않았다.그래서 강서이는 안에서 만둣국을 먹고 있는 민도하와 노아리를 한눈에 보았다.강서이는 그대로 멈춰 선 채 멍해졌다.민도하가 노아리를 이곳에 데려올 줄은 몰랐다.하장현의 관심은 온통 강서이에게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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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다음 날, 강서이는 S시로 가 예채정을 만났다.강서이의 방문 목적을 들은 예채정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강 대표, 저는 늘 강 대표가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신뢰도 해요. 그러니까 처음에 ‘문심’에도 가장 먼저 투자한 거고요.”예채정은 잠시 말을 돌렸다.“하지만 프로젝트계획서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렇게 큰 투자를 요청하는 건 확실히 절차에 맞지 않아요.”강서이도 자신이 지나치게 급했다는 것을 깨달았다.“죄송합니다, 예 대표님. 제가 너무 조급했어요. 돌아가서 계획서를 제대로 준비하겠습니다. 그때 다시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광우그룹에서 나오자, 김설이 기운 빠진 얼굴로 물었다.“대표님, 이제 어떡해요? 이 프로젝트 우리 못 하는 거예요?”자금 공백이 너무 컸다. 아이디어만으로는 불가능했다.강서이는 쉽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김설보다는 차분했다.“일단 B시로 돌아가자.”김설이 핸드폰을 확인했다.“마지막 비행기 못 타요.”“기차는?”“오늘 금요일이라 표가 없어요.”“그럼 내일 돌아가자.”어차피 주말이었다. 돌아간다고 당장 할 수 있는 일도 많지 않았다. 차라리 하루 제대로 쉬는 편이 나았다....다음 날 아침, 두 사람이 아침을 먹고 호텔에서 짐을 챙기려던 참이었다. 그때 예채정에게서 전화가 왔다. 호텔 앞에 와 있는데 공항 쪽에 볼일이 있어 가는 길에 태워 주겠다고 했다.호텔에는 공항 픽업 서비스가 있었다. 하지만 강서이는 예채정이 따로 할 말이 있을 것 같다고 짐작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예채정의 차에 올랐다.예채정이 탄 차는 비즈니스 밴이었다. 남자 비서와 운전기사는 앞좌석에 앉아 있었다.강서이가 차에 올랐을 때 예채정의 안색이 창백해 보였다.강서이가 물었다.“예 대표님, 어디 안 좋으세요?”“생리통이에요. 오래된 문제라서요.”예채정의 목소리에는 힘이 별로 없었다.남자 비서가 미리 준비해 둔 따뜻한 꿀물을 건넸다.예채정은 몇 모금 마시고 조금 나아진 뒤에야 강서이에게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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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인자 이모님이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기분 좋네요.”칭찬을 듣는 건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었다.“회장님도 곧 나오실 거예요. 제가 불러올게요.”강서이는 거실에서 약 5분 정도 기다렸다. 잠시 뒤 민두해가 지팡이를 짚고 나왔다.진인자가 곁에 섰고, 손에는 상자 하나가 들려 있었다.민두해가 다가온 뒤, 진인자에게 눈짓했다.진인자가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보기 드문 블루 사파이어 주얼리 세트가 들어 있었다.한눈에 봐도 매우 귀한 물건이었다.진인자가 말했다.“회장님이 서이 씨에게 주시는 거예요. 오늘 드레스에 딱 어울릴 것 같아요. 제가 걸어 드릴게요.”강서이는 급히 거절했다.“안 돼요. 너무 귀한 거라 받을 수 없어요.”민두해가 입을 열었다.“원래도 너에게 주려고 했던 거다.”이어 설명했다.“내 아내가 생전에 모아 둔 보석이다. 집에 오래 두기만 하니 아깝더군. 누군가 착용해야 다시 빛을 찾지 않겠어.”하지만 강서이는 여전히 너무 귀하다고 생각해서 주얼리를 받을 수가 없었다. 강윤희가 어릴 때부터 그렇게 가르쳤기 때문이었다.남의 선물은 함부로 받으면 안 된다. 특히 귀한 선물은 더더욱.민두해의 표정이 차가워지면서 목소리도 매서웠다.“네가 안 받겠다면 앞으로 나를 보러 오지 마라. 오늘 리셉션도 갈 필요 없다.”“회장님...”“회장님이라고 부르지도 말고.”진인자가 조용히 강서이의 팔을 잡았다.“주신다잖아요. 받아요.”두 사람은 리셉션에 가야 했다. 이 일로 시간이 늦어지면 강서이도 마음이 불편해질 터였다.결국 강서이는 받을 수밖에 없었다.“그럼 일단 제가 보관할게요.”“그래야지요. 자, 제가 걸어 줄게요.”진인자는 기쁜 얼굴로 강서이에게 주얼리를 걸어 주었다.민두해의 표정도 한결 부드러워졌다.카슈미르 사파이어처럼 깊은 푸른 빛을 품은 사파이어는 강서이의 검은 드레스와 완벽하게 어울렸다. 보석의 깊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더욱 선명하게 살아났다.진인자는 연신 감탄했다.“정말 잘 어울려요.”민두해도 짧게 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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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평소 이런 자리의 소란에 끼어드는 걸 좋아하지 않던 민두해가 뜻밖에도 입을 열었다.“강 대표는 내 아들 여자친구가 아닙니다.”분위기가 어색하게 굳어졌다.“아, 아닙니다. 민 대표님의 여자친구분은 저쪽에 계시네요.”상대는 얼른 해명하며 다른 쪽을 가리켰다.강서이가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여러 사람에게 둘러싸인 노아리가 보였다.공교롭게도 노아리가 입은 드레스 색은 강서이와 같은 검은색이었다.하지만 두 사람은 체형에서 주는 느낌이 달랐고, 착용한 주얼리도 완전히 달랐다.노아리는 긴 웨이브 머리를 자연스럽게 풀어 내렸고, 화장은 훨씬 화사했다.몸에는 다이아몬드 세트를 빠짐없이 걸쳐서 조명 아래에서 화려하게 빛났다.누가 봐도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다.강서이는 머리를 단정하게 묶었다. 이마와 얼굴선을 전부 드러내는, 아무나 소화하기 어려운 스타일이었다.하지만 강서이는 타고난 골격이 워낙 뛰어났다. 오히려 그 단정한 스타일이 강서이의 분위기를 한층 또렷하게 세워주었다.거기에 강서이가 착용한 최상급 카슈미르 사파이어 세트가 더해지자, 강서이는 단숨에 행사장의 중심이 되었다.강서이가 오기 전까지, 이 자리의 시선은 노아리에게 쏠려 있었다.노아리가 민도하의 여자친구라는 걸 아는 사람들이 앞다투어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노아리는 우월감을 즐기고 있었다.노아리도 이 연회를 위해 단단히 준비했다. 오로라 브라이덜앤뷰티에서 가장 비싼 드레스를 골랐고, 가장 값나가는 주얼리를 걸쳤다. 헤어와 메이크업까지 빈틈없이 맞췄다.하지만 그 모든 준비는 강서이가 나타난 뒤 단숨에 의미를 잃었다.노아리가 공들여 고른 주얼리 세트는 강서이 목걸이에 박힌 보석 하나만도 못했다.체면만 아니었으면 노아리는 당장 그 자리에서 주얼리를 벗어 던지고 싶었다.노아리와 이사랑 주위에 모여 아부하던 사람들의 관심도 어느새 강서이 쪽으로 옮겨 갔다.“저 여자 진짜 예쁘다. 대체 누구야?”“저 주얼리 봤어? 저 정도 사파이어면 한 알만 해도 억 소리 나. 그런데 세트로 걸쳤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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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그럼 잠깐 다녀올게요. 필요하시면 바로 불러 주세요.”강서이는 비행기에서 내린 뒤 곧장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으러 갔고, 끝나자마자 민두해를 모시러 갔다. 저녁은커녕 제대로 된 한 끼도 챙기지 못했다.마침 배도 고팠다. 강서이는 핑거푸드와 디저트를 조금 담아서 사람이 적은 자리로 갔다.방금 민두해와 함께 인사를 다닐 때 눈여겨본 사람도 있었다. 강서이는 일부러 상대의 연락처를 받아 두었다.덕건그룹의 소용원 대표였다.항만 재개발 프로젝트 입찰에 성공한다면, 이후 덕건그룹과 협력할 가능성이 있었다.그래서 강서이는 미리 길을 터 두었다.이 정도 규모의 리셉션은 간단한 디저트 하나도 밖에서 파는 것보다 훨씬 맛있었다.강서이는 금방 몇 조각을 먹고 허기를 달랬다. 슬슬 민두해에게 돌아가려던 참이었다.그때 옆쪽으로 사람이 다가왔다.자기 이름만 들리지 않았어도, 강서이는 그대로 자리를 떴을 것이다.하필 누군가가 강서이 험담을 하고 있었다.노아리는 원래 더 많은 사람과 인맥을 넓히고 싶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전부 강서이 얘기만 하는 바람에 흥미가 사라졌다. 조용한 곳으로 와 숨을 고르고 싶었다.다행히 이사랑이 곁에 있었다.이사랑이 노아리를 달랬다.“언니, 마음에 담아 두지 마. 강서이 같은 여자 때문에 기분 망치지 말자. 언니가 말했잖아. 걔 오래 못 간다고. 눈여겨볼 필요도 없어.”“게다가 언니는 형부가 있잖아. 형부가 언니한테 얼마나 잘해 줘. 드레스랑 주얼리도 마음대로 고르게 해 주고, 한도 없는 블랙카드도 마음껏 쓰게 해 주고.”“나 태어나서 그렇게 큰돈 긁어 본 거 처음이었어. 진짜 짜릿했다니까.”이사랑의 위로가 효과가 있었는지, 노아리의 기분은 조금 나아졌다.노아리가 말했다.“오늘 주얼리 많이 샀으니까, 네가 마음에 드는 거 있으면 몇 개 줄게.”“그럼 나 사양 안 한다? 어차피 형부가 또 사 줄 거잖아!”이사랑은 신이 났다.“언니도 좀 웃어. 오늘 이렇게 예쁘게 꾸몄는데, 형부가 데리러 왔다가 언니한테 또 반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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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이사랑은 당당하게 멀어지는 강서이의 뒷모습을 보며 울먹였다.“언니, 봤지? 쟤 좀 봐!”“걱정 마. 이 일은 내가 나중에 강서이한테 반드시 따질 거야.”노아리 역시 화가 났지만 이사랑보다는 이성적이었다. 지금이 따질 자리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결국 이 분한 마음을 삼켜야 했다.노아리의 말에 이사랑은 조금 진정했다.민두해는 강서이가 돌아왔을 때, 입가에 희미한 웃음이 남아 있는 걸 보았다. 기분이 꽤 좋아 보였다.민두해의 표정도 자연스레 부드러워졌다.“술은 안 마셨지?”“네, 안 마셨어요.”예전 같으면 이런 자리에 나오면 강서이는 반드시 술을 마셔야 했다.오늘은 민두해와 함께 온 덕분에 누구도 쉽게 술을 권하지 못했다.게다가 밤에는 강서이가 직접 운전해 민두해를 모셔다드려야 했다. 강서이는 술은 한 모금도 입에 대지 않았다.리셉션도 어느덧 후반으로 접어들었다. 참석자들도 하나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민두해가 강서이와 함께 주최 측에 인사를 하고 돌아가려던 때, 민도하가 도착했다.민도하는 정장을 갖춰 입고 오지 않았다. 갑자기 마음을 바꿔 들른 듯했다.민도하가 나타나자 노아리의 기분은 금세 좋아졌다.노아리를 지켜 줄 사람이 드디어 온 셈이었다.이사랑 역시 기가 살아났다. 노아리와 민도하 곁을 바쁘게 오갔다.민도하가 나타나자 노아리는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전보다 더 많은 시선이 쏠렸다.사람들은 열심히 노아리에게 말을 걸었다. 다시 우월감을 되찾은 노아리가 일부러 강서이 쪽을 힐끗 바라보았다.강서이가 자신을 보지 않자, 노아리는 민도하에게 몸을 살짝 기울이며 말했다.“도하야, 회장님도 계신데 가서 인사드리자.”이번에는 민도하가 거절하지 않았다.노아리는 속으로 들떴다.“아버지.”민도하는 민두해 앞에 와서 인사했다. 하지만 시선은 강서이에게 잠깐 더 머물렀다.그 행동이 노아리를 본능적으로 긴장하게 만들었다.다행히 민도하의 시선은 오래 머물지 않고 곧바로 다른 곳으로 옮겨 갔다.민두해는 민도하를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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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단순히 해외 명문대 박사 학위 하나만으로도, 노아리는 강서이가 평생 열등감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다.노아리는 이제 강서이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더 중요한 것은 민두해가 자신을 어떻게 보는가였다.노아리는 확신했다. 민두해가 그동안 자신을 본체만체했던 건 자신의 학력을 몰랐기 때문이라고.민두해가 노아리를 민도하에게 달라붙으려는 다른 여자들과 같은 부류로 여기고 제대로 보지 않았을 뿐이라고.이제 정찬범 부시장이 노아리가 보여 주고 싶던 것들을 전부 말해 주었다. 민두해가 예전처럼 자신을 무시할 수 있을 리 없다고 믿었다.하지만 민두해가 관심을 보인 건 노아리가 아니었다.“항만 재개발 프로젝트를 부시장님께서 맡고 계십니까?”정찬범 부시장이 답했다.“그렇습니다. 제가 계속 맡고 있습니다. 프라임로드투자가 낙찰될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노아리 본부장이 낸 방안도 훌륭하고요.”민두해는 담담하게 한마디만 했다.“알겠습니다. 저는 일이 있어 먼저 가 보겠습니다.”노아리를 칭찬하지도 않았고, 노아리 쪽을 보지도 않았다.민두해가 가려고 하자 노아리가 다급하게 불렀다.“회장님...”이 거리에서 민두해가 듣지 못했을 리 없었다.하지만 민두해는 대답하지 않았다. 강서이가 부축하는 대로 그대로 걸어 나갔다.처음부터 끝까지, 민두해는 노아리를 제대로 바라보지도 않았다.노아리는 서운한 눈으로 민도하를 보았다. 민도하가 무언가 말해 주길 바랐다.하지만 민도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노아리를 데리고 주차장으로 향할 뿐이었다.강서이의 차도 주차장에 있었다. 민도하 일행이 도착했을 때, 강서이는 이미 시동을 걸고 나가려던 참이었다.이사랑은 민도하의 차에 타지 않고 알아서 택시를 불러서 떠났다.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를 방해할 생각은 없었다.민도하의 차와 강서이의 차는 거의 나란히 주차장을 빠져나갔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민도하가 노아리를 데리러 왔으니, 두 사람은 아마 함께 지내는 사이일 것이다.강서이가 민두해를 집에 모셔다드렸을 때,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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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주 본부장님?”강서이가 놀라 주기홍을 불렀다.주기홍도 자리에서 일어나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였다.“이제는 퇴사했습니다. 본부장님이라고 부르지 마세요.”그 말을 듣고 강서이는 잠시 멍해졌다.주기홍이 프라임로드투자를 그만둘 줄은 몰랐다.주기홍은 프라임로드투자의 원년 멤버에 가까운 공신이었다. 안목도 실력도 뛰어났다. 그렇지 않았다면 프라임로드투자 IB본부 2부 본부장 자리까지 올라갈 수 없었을 것이다.주기홍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눈 뒤에야, 강서이는 주기홍이 구직하러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강서이는 뜻밖의 영입 제안에 놀라기도 했고, 동시에 의심도 들었다.“주 본부장님의 경력과 조건이면 훨씬 크고 좋은 회사로 가실 수 있습니다. 직접 창업하셔도 되고요. 그런데 왜 그로스캐피탈입니까?”“속이 뒤집혀서요.”주기홍은 강서이에게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들으셨겠죠? 민 대표가 항만 재개발 프로젝트를 노아리 본부장에게 넘겼습니다.”“네, 들었습니다.”강서이는 그를 안타깝게 보았다.주기홍이 말했다.“제가 그 프로젝트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는지는 강 대표님도 누구보다 잘 아실 겁니다.” “그런데 민 대표는 아무 이유도 없이 가져가 버렸습니다. 도저히 그냥 넘길 수가 없어서 강 대표님께 왔습니다.”“제 지인이 강 대표님이 이 프로젝트에 도전하려 한다고 알려 줬습니다. 혹시 저를 받아 주실 수 있습니까?”강서이는 그 ‘지인’이 누구인지 묻지 않았다.주기홍은 투자업계에서 오래 굴러온 사람이다. 인맥도 많고 정보망도 넓었다. 이런 내막을 아는 것쯤은 이상하지 않았다.또 주기홍은 정말로 놓치기 아까운 인재였다. 강서이가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강서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기홍과 악수했다.“저희 회사에 오시는 건 받아 주는 게 아니라, 함께 싸우는 겁니다. 그로스캐피탈 합류를 환영합니다.”주기홍의 합류는 곧 그로스캐피탈이 항만 재개발 프로젝트 입찰에 나선다는 소식이 공개되는 것과 같았다.노아리도 곧바로 이 소식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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