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Chapter 331 - Chapter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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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당시 강서이가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전아름은 남유환의 무릎에 앉아서 목을 감싼 채 진하게 입을 맞추고 있었다.남유환이 만났던 수많은 여자친구 중 하나였을 것이다.어떤 경위로 이 연회에 참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초대받은 것을 보면 평범한 신분은 아닌 듯했다.노아리도 그 점을 떠올린 모양이었다. 민도하의 팔을 살짝 잡아당기며 말했다. “됐어, 도하야. 나 좀 피곤해. 우리 그만 가자.”상황을 크게 만들지 않으려는 점잖고 너그러운 태도였다.민도하는 날 선 기세를 빠르게 거두고 노아리와 함께 자리를 떠났다.그제야 강서이는 구기민에게 인사하러 걸음을 옮겼다. 전아름 곁을 지나면서 무심코 한 번 더 바라보았다.전아름은 강서이를 향해 장난스럽게 눈을 찡긋했다.강서이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쉰 살이 넘어 보이는 건장하고 배가 나온 남자가 다가왔다.곧바로 남자에게 달라붙은 전아름은 애교 섞인 목소리를 냈다.“자기야, 왜 이제 와? 여기 얼마나 재미없는지 알아? 우리 그만 가자. 너무 피곤해.”남자는 싱글벙글 웃으며 전아름을 달랬다. “그래, 그래. 우리 아름이 하고 싶은 대로 하자.”강서이는 구기민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구기민은 강서이를 붙잡고 잠시 얘기를 더 나눴다. 윤성미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알고 있는 듯, 강서이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강서이는 최선을 다해서 두 사람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답했다.인사를 마치고 떠나려는데 누군가 강서이를 불러 세웠다.뒤를 돌아보니 성이남이었다. 강서이의 눈에 의문의 기색이 스쳤다.성이남은 차갑게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죄송합니다.”목소리가 크지는 않았지만 주변에 들리지 않을 정도도 아니었다.근처에 있던 여러 사람이 그 사과를 들었다.정작 강서이는 잘못 들은 줄 알았다.성이남이 자신에게 사과한 것이 맞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에도 미간만 찌푸릴 뿐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이 사람, 약을 잘못 먹었나? 아니면 다중인격인 건가?’‘왜 내 주변에는 이렇게 종잡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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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강서이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하지만 급한 용건이라도 있는지 남유환이 다시 전화를 걸었다.이번에는 통화 버튼을 누르고 무슨 일인지 물었다.남유환은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그 불꽃놀이... 도하가 아리 기분 풀어주려고 준비한 거래요.]강서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정말 재수 없네.’강서이는 건성으로 고맙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SNS 게시물을 지우려고 앱을 열자, 누군가 이미 ‘좋아요’를 누른 것이 보였다.계정 이름은 ‘꽃샘추위’였다.민도하 쪽 사람만 아니면 상관이 없었다. 강서이는 그대로 게시물을 삭제했다.남유환은 다시 메시지를 보내 내일 몇 시에 B시로 돌아오는지 물었다.강서이는 업무상 급한 일이 있는 줄 알고 항공편 시간을 알려 주었다.그런데 다음 날 남유환은 정말 공항까지 마중을 나와 있었다.강서이가 물었다. “많이 급한 일이라도 있으세요?”“아니요.”남유환도 그럴듯한 핑계를 생각해 내지 못했다.결국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냥 마중 나오고 싶어서 왔습니다.”강서이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래도 남유환이 호의로 나온 만큼 매몰차게 거절하기는 어려웠다.두 회사가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사이이기도 했다.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했기에 강서이는 자연스럽게 남유환의 차에 올랐다.남유환의 차가 공항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노아리가 발견했다.차에 타려던 노아리의 움직임이 잠시 멈추더니 눈빛도 차갑게 식었다.민도하가 물었다. “왜 그래?”“아무것도 아니야.” 노아리는 곧바로 시선을 거두고 태연한 척 차에 탔다.민도하가 운전하는 동안에는 이예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남유환의 어머니 변수린 여사를 만났는지, 강서이에 관한 이야기도 전했는지 물었다.이예수가 답했다. [변 여사가 한동안 해외로 여행을 갔다가 어제 돌아왔어. 오늘 오후에 차 마시기로 했으니까 그때 얘기할게.]노아리는 재촉했다. [그럼 되도록 빨리 말씀해 주세요.]일이 늦어질수록 변수가 생길까 불안했다. 남유환이 강서이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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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강서이는 짧게 대답했다. “아, 도시계획과요.”정흥민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아십니까?”강서이는 웃었다. “알아요.”“어떻게 아세요?” 정흥민은 강서이처럼 아름다운 여자는 행정 업무나 사업에 관해 잘 모를 거라고 제멋대로 판단했다.차를 한 모금 마신 강서이가 담담히 답했다. “저희 회사도 공공사업을 진행하거든요.”정흥민의 표정이 순간 흠칫하면서 굳었지만, 거만한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저는 결혼하면 강서이 씨가 직장을 그만두고 집안일과 내조에 전념했으면 합니다.”강서이는 화내지 않고 남자의 얘기를 끝까지 들어주었다. “또 있으세요?”“부모님은 제가 올해 안에 결혼하고 내년에 아이를 낳길 바라십니다. 1년 정도 쉬었다가 둘째도 낳고요. 아들과 딸 하나씩이면 가장 좋겠죠.”“결혼 후에는 저희 부모님과 함께 살아야 합니다. 외동아들인 제가 분가하면 부모님이 외로우실 테니까요.”“어머니는 위가 좋지 않아서 식사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고, 세 끼 식사를 정해진 시각에 드셔야 합니다.”“아버지는 잠귀가 밝아서 집이 시끄러우면 안 되고, 아침 열 시까지 주무신 뒤 따로 아침을 드십니다. 그러니 하루에 식사를 네 번 준비해야 합니다.”“제가 야근하거나 회식하고 늦게 들어오는 날에는 야식도 준비해 주셔야 하고요.”강서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들었다.정흥민은 강서이가 모든 조건을 받아들였다고 착각했는지 더욱 거만해졌다. “강서이 씨는 요구 사항이 있습니까? 미리 말씀드리지만 결혼 비용은 공평하게 부담해야 하고, 처가에서 준비하는 혼수도 상식적인 수준은 되어야 합니다.”강서이가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특별한 요구는 없는데... 질문이 하나 있어요.”강서이가 이미 동의했다고 여긴 정흥민은 턱을 치켜들었다. “말씀해 보시죠.”“부모님 두 분 다 맷집이 좋으세요? 제가 사람을 때리면 꽤 아파서 웬만한 분들은 못 버티거든요.”정흥민은 입을 다물었다.흥미도 없고 시간까지 아까워진 강서이는 직원을 불러 계산해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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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강서이는 배준석의 제안을 진지하게 생각했지만 결국 정중하게 거절했다.다른 이유는 없었다. 연애에 관한 마음이 완전히 소진된 상태였다.강서이가 올해 서른이었다면, 나이도 있으니 한번 고민해 봤을지 몰랐다.또 배준석이 26살이나 27살쯤이었다면, 부담 없이 만나 보자는 제안을 받아들였을 수도 있었다.하지만 배준석은 31살이었고 집안에서 결혼을 가장 강하게 재촉할 나이였다.반면 강서이는 7년 동안 이어 온 관계를 막 끝낸 참이었다. 마음이 온통 무뎌져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여력이 없었다.이 상태로 제안을 받아들이면 배준석의 시간만 빼앗게 될 것이다.그보다 적절한 거절 이유는 떠오르지 않았다.배준석은 신사적이었다. 거절당한 뒤에도 예의를 잃지 않았다.식사를 마치고 강서이를 배웅할 때는 평소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말했다. “강 대표님도 스스로에게 기회를 한 번쯤 주셨으면 합니다.”강서이와 헤어진 뒤 배준석은 함께 저녁을 먹자는 성이남의 전화를 받았다.잠시 생각한 배준석이 말했다. “오늘은 술을 마시고 싶네.”전화기 너머의 성이남이 의아해했다. [무슨 일 있어요?]성이남이 아는 배준석은 늘 침착하고 이성적이었다. 집안에서 공직자의 길을 맡긴 것도 그 때문이었다.배준석의 성격은 공직 생활에 잘 맞았다.먼저 술을 마시자고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두 사람이 만난 뒤 배준석은 말없이 술을 여러 잔 비웠다.성이남이 끈질기게 이유를 묻고서야 배준석이 털어놓았다. “방금 좋아하는 여자한테 거절당했어. 그래서 기분이 별로야.”“누가 그렇게 보는 눈이 없어요?”성이남은 호기심이 생겼다.배준석은 외모도 뛰어났고, 집안도 좋은 데다가 흠잡을 데 없이 반듯했다.어릴 때부터 배준석을 좋아해 따라다니는 여자가 끊이지 않았다.그런 배준석마저 거절한 사람이 누구인지, 대체 얼마나 사람 보는 눈이 없는지 궁금했다.성이남이 아무리 물어도 배준석은 상대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다.배준석이 말하지 않기로 마음먹으면 누구도 입을 열게 할 수 없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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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성이남은 배준석이 강서이를 칭찬하는 말을 듣는 내내 속으로 반문했다.‘그렇다면 민도하는?’‘민도하와 있었던 일은 대체 어떻게 설명할 건데?’‘내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잖아.’‘...’배준석도 성이남이 고집이 세다는 걸 알고 있었다. 더 말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 굳이 설득하지는 않았다.술자리가 끝난 뒤 성이남은 배준석과 헤어져 고상만 교수의 댁을 찾았다.고상만은 요즘 새로 열릴 청소년 정보 올림피아드 문제를 출제하느라 바빴다. 성이남을 보자마자 즉석에서 문제 하나를 적어 풀어 보라고 내밀었다.성이남은 15분을 들인 끝에 답을 구했다.고상만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쉬운 문제를 푸는 데 15분이나 걸렸어?”그래도 성이남은 감히 변명하지 못하고 얌전히 꾸지람을 들었다.“예전에 이 문제를 3분 만에 푼 학생도 있었다는 건 알아?”고상만은 그 시절을 떠올리며 깊이 안타까워했다. “그때 겨우 14살이었어. 정말 뛰어난 아이였는데, 아깝지.”성이남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교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분이 그 여자 선배입니까?”경험상 그 ‘선배’ 이야기가 나오기만 하면 고상만은 바로 화를 냈다.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고상만은 자로 성이남의 머리를 툭 치며 꾸짖었다. “내가 말하랬어?”성이남은 속으로 확신했다.‘역시... 내 짐작이 맞았어.’‘그 천재 선배는 틀림없이 아리 선배야.’‘우리가 같은 교수님의 제자라는 사실을 언제 알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성이남은 그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기를 기대했다....강서이는 배준석과 헤어진 뒤 일부러 길을 돌아 유명한 디저트 가게에 들렀다.소개팅을 망치고 돌아가면 강윤희의 잔소리를 피할 수 없었다.그래서 디저트로 어머니의 입을 막을 생각이었다. 맛있는 걸 먹게 되면 잔소리도 조금은 줄어들 테니.워낙 인기 있는 가게라 디저트를 사려면 늘 줄을 서야 했다.강서이는 대기번호를 받은 뒤,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호출을 기다리며 밀린 업무를 처리했다.일에 너무 집중한 탓에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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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변수린은 손을 내저었다. “우리 아들이 만나는 여자들은 늘 비슷비슷해요. 제 눈에는 한 명도 마음에 들지 않더라고요.”그 말을 들은 이예수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아드님께서 사람 보는 눈을 조금 키우실 필요는 있겠네요. 이번 여자도 정말 문제가 많거든요. 저도 좋은 뜻으로 미리 말씀드리는 거예요.”이예수가 워낙 확신에 차서 말하자, 변수린도 마침내 궁금해졌다. “그 여자 이름이 뭐예요?”마침 강서이의 대기번호가 불렸다. 강서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진열대로 디저트를 받으러 갔다.그 사이 이예수가 강서이의 이름을 말했다.변수린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 이름, 어디서 많이 들어 본 것 같은데요?”이예수가 대답하려는데 변수린이 갑자기 말했다. “잠깐만요. 남편한테 전화해서 확인해 볼게요.”변수린은 곧바로 남태휘에게 전화를 걸었다.통화가 연결되자 다급하게 물었다. “여보, 전에 나한테 말했던 그 여자 이름이 뭐였지? 강 씨였나?”남태휘가 이름을 알려 주었다.변수린이 무릎을 탁 쳤다. “강서이 맞지? 이름이 강서이라고 했지!”“그럼 맞네. 당신이 그 녀석한테 바로 전화해서 집으로 들어오라고 해. 제대로 이야기 좀 들어 봐야겠어.”그 말을 들은 이예수는 변수린이 남유환을 서둘러 막으려는 줄 알고 만족스럽게 웃었다.부부가 강서이의 됨됨이를 이미 알고 있어서, 이름을 듣자마자 저렇게 흥분한 거라고 생각했다.괜한 걱정을 한 셈이었다.변수린은 실제로 마음이 급했다. 통화를 끝내자 집에 일이 생겼다며 이예수에게 먼저 일어나겠다고 말했다.“괜찮아요. 얼른 가 보세요. 이런 일은 미루면 안 되죠. 늦을수록 일이 복잡해질 수 있으니까요.” 이예수는 이해심 많은 사람처럼 변수린을 배웅했다.변수린이 떠난 뒤 이예수는 노아리에게 전화해 방금 있었던 일을 전했다.변수린도 강서이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노아리는 한결 안심했다.이예수는 노아리를 달래듯 말했다. “사실 네가 걱정할 필요도 없어. 강서이 정도 배경으로는 남 회장 부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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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그럼 네가 더 노력해.” 남태휘가 말했다. “내가 보기에는 괜찮은 사람이야. 능력도 있고 배짱도 있고, 머리까지 좋잖아. 너한테 부족한 부분을 딱 채워 주겠네.”남유환은 할 말을 잃었다.‘말을 돌리면 내가 머리가 나쁘다는 뜻인가?’남태휘에게는 사람의 능력이 다른 어떤 조건보다 중요했다.집안끼리의 격이 맞아야 한다는 말이 무슨 소용인가?능력 없는 재벌가 딸을 며느리로 들이면 아무리 큰 재산도 다 말아먹을 수 있다.남태휘는 민두해를 보며 그런 안목을 배웠다.“아들, 엄마도 강서이 씨를 만나 보고 싶어. 네가 자리 한번 만들어 봐.” 변수린은 가족 중 자신만 강서이를 직접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못마땅했다.남유환이 말했다. “엄마, 마침 좋은 기회가 있어.”...남유환이 말한 기회는 남명그룹의 신차 공개 행사였다.협력사 대표인 강서이도 당연히 초청 명단에 포함되어 있었다.강서이가 행사장에 도착하자, 남유환이 먼저 마중을 나와서 인사했다.직접 자리까지 안내해 주기도 했다.노아리가 강서이의 바로 뒤에 도착했지만, 남유환은 노아리가 온 줄도 몰랐다.노아리의 입가에 비웃음이 스쳤다.남유환은 강서이와 가까워지기 시작한 뒤로 노아리에게 갈수록 냉담해졌다.강서이가 중간에서 이간질을 적잖이 했을 것이다.정말 공을 많이 들인 모양이었다.‘이런 식으로 하면 남씨 집안에 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꿈도 크지.’‘강서이, 남 회장님과 사모님도 너 같은 여자를 눈에 들일 리 없어. 헛된 꿈이지.’그때 서태우와 민도하도 행사장으로 들어왔다.서태우가 노아리에게 말했다. “왜 혼자 먼저 들어왔어? 우리도 좀 기다리지.”노아리가 설명했다. “도하가 오늘 바람이 세니까 먼저 들어가 있으래.”“아이고.” 서태우는 또다시 두 사람의 다정함에 감탄하는 표정을 지었다.민도하가 말했다. “유환이한테 가서 인사하자.”세 사람은 남유환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강서이를 자리에 안내하고 돌아온 남유환은 일행을 발견하고 먼저 다가왔다. “너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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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민도하는 그 말을 듣고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아예 관심이 없는 듯했다.이상할 것도 없었다.민도하는 원래부터 강서이에게 마음을 쓰지 않았다.이제 노아리까지 곁에 있으니 강서이의 일에는 더더욱 관심이 없을 것이다.두 사람이 헤어진 뒤에도 이상하리만큼 자주 마주치기는 했다.그런데도 강서이와 민도하는 매번 차분하고 냉담하게 행동했다.서로 7년을 사랑했던 적이 없다는 듯 완전히 낯선 사람처럼 굴었다.민도하가 무심하게 구는 건 서태우도 이해할 수 있었다.사귀던 때에도 강서이에게 냉정했고 강서이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으니까.헤어진 뒤 아무 감정도 보이지 않는 것도 자연스러웠다.하지만 강서이만큼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어떻게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지?’더구나 단 한 번도 따지거나 소란을 피운 적이 없었다.노아리는 변수린이 협력사 대표인 강서이에게 예의상 간단히 인사만 할 거라고 생각했다.사업 관계를 고려하면 그 정도 겉치레는 필요했으니까.변수린이 자신에게도 인사하러 오면, 어머니 이야기를 꺼내며 대신 안부를 전할 생각이었다.그렇게 조금씩 친분을 쌓으려고 했다.이예수는 평소 재계 부인들과 두루 친하게 지냈고, 변수린도 이예수를 제법 챙겨 주는 편이었다.그 뒤에 기회를 봐서 변수린에게 강서이를 조심하라고 따로 귀띔할 생각이었다.변수린이 남유환의 마음을 확실히 단념하게 만들려는 의도였다.그런데 변수린은 강서이와 인사를 마친 뒤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강서이의 손까지 다정하게 잡고 놓지 않았다. 강서이가 마음에 든다는 기색을 숨길 생각도 없어 보였다.서태우가 말한 대로 예비 시어머니가 며느릿감을 처음 만난 모습과 똑같았다.그것도 아주 만족스러운 며느릿감을 본 사람의 표정 같았다.그 사실을 깨닫자, 노아리의 표정이 단번에 굳어졌다.서태우가 남유환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네 어머니 왜 저러셔?”남유환은 난처해하면서도, 말투에서는 어머니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못했다. “강서이 씨가 엄청 마음에 드시나 봐. 이야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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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변수린은 강서이를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 나중에는 오히려 자신의 아들이 강서이에게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축하연은 B시에서 가장 규모가 큰 호텔에서 성대하게 열렸다.원래 강서이의 자리는 협력사 관계자들과 같은 테이블에 배정되어 있었지만, 변수린이 강하게 요구해서 자신의 옆자리로 바꾸었다.그런 배치는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참석자들은 강서이의 신분과 남씨 집안과의 관계를 추측했다.눈치가 빠른 사람은 변수린의 의도를 한눈에 알아보았다.변수린이 강서이를 며느릿감으로 마음에 들어 한다는 사실은 분명했다.남유환은 테이블로 돌아왔다가, 서태우 옆의 두 자리가 비어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도하랑 아리는?”“아리가 몸이 좀 안 좋아서 도하가 데리고 먼저 갔어. 너한테 말해 달라고 하더라.” 서태우가 두 사람의 대변인처럼 소식을 전했다.남유환은 짧게 알겠다고 한 뒤 더 묻지 않았다.옆에 있던 손규원이 웃으며 말했다. “민 대표님께서는 노아리 본부장님을 정말 귀하게 여기시네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아끼시는 것 같습니다.”그 말에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모두 웃었다.남유환도 웃으면서 맞장구를 쳤다. “둘이 원래 사이가 좋잖아요. 곧 약혼도 하고요.”그러다 서태우에게 물었다. “약혼까지 얼마나 남았지?”서태우가 답했다. “한 달.”남유환은 날짜를 듣고 말했다. “꽤 오래 남았네.”“이 정도면 엄청 빠른 거야.” 서태우가 설명했다. “도하 정도 집안이면 약혼 준비 절차가 복잡하잖아. 아리를 빨리 공식적인 약혼자로 알리려고 불필요한 절차를 많이 줄였어.”그래도 남유환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보기에는 아직도 너무 멀었어.”가능하다면 두 사람이 내일이라도 당장 약혼했으면 싶었다.서태우는 이해하지 못했다. “네가 왜 도하보다 더 안달이야?”남유환은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그때 변수린이 남유환을 향해 손짓했다. “유환아, 이리 와서 앉아.”변수린이 일부러 남겨 둔 자리는 강서이의 바로 옆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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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이예수는 화가 난 듯 매니큐어 병을 거칠게 내려놓았다. “남씨 집안 사람들은 전부 판단력이 흐려진 것 같아!”노아리는 기분이 상해 이예수와 오래 이야기하지 않았다.방으로 돌아가 샤워를 마친 뒤 민도하에게 메시지를 보내려는데, 이사랑한테서 먼저 연락이 와 있었다.집에 돌아간 뒤 그날 함께 있던 두 사람을 찾아봤느냐는 내용이었다.노아리는 머리가 멎은 듯했다.‘내가 그 일을 어떻게 잊고 있었지?’노아리는 그날 밤 바로 사람을 시켜 이사랑이 말한 두 사람을 찾았지만 한 명만 알아낼 수 있었다.다음 날 곧바로 상대를 만나러 갔다.상대는 말을 더듬고 시선을 피하면서, 처음에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노아리는 협박과 회유를 번갈아 쓰고 몇 가지 수단까지 동원한 끝에 입을 열게 했다.“사실 그날 밤에는 저희가 일을 제대로 끝내지 못했습니다.”노아리의 눈이 가늘어졌다. “무슨 뜻이야?”상대가 설명했다. “그날 저희가 약을 써서 그 여자가 정신을 잃게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여자를 방으로 데려가려고 하는데 그만 어떤 남자에게 들켰습니다.” “그 남자가 여자를 아는 것 같았고, 저희한테서 바로 데려갔어요.”노아리는 곧바로 캐물었다. “그 남자가 누군지는 알아?”“전에는 몰랐는데 어제 뉴스에서 봤습니다.”상대는 서둘러 전날 봤다는 기사를 찾아 노아리에게 내밀었다. “이 남자입니다. 이 사람이 저희한테서 그 여자를 데려갔어요.”사진 속 인물을 확인한 노아리의 표정이 크게 변했다.‘그래서 그랬구나.’그동안 풀리지 않던 여러 의문이 한꺼번에 설명되는 듯했다.카페에서 나온 노아리의 표정은 더없이 어두웠다.노아리는 이사랑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날 밤 강서이는 남유환이 데려갔어.]이사랑은 그 답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왜? 하필 왜 남유환이야?]이사랑은 남유환에게 다가가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매번 냉정하게 거절당했다.그런데 강서이는 달랐다.위험에 처하자 남유환이 직접 나타나서 그녀를 구해 주기까지 했다.노아리 역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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