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Chapter 221 - Chapter 230

242 Chapters

제221화

배준석은 자연스럽게 걱정 어린 말을 건넸다.“아니에요.” 강서이는 얼른 설명을 붙였다. “그쪽 항만 재개발 프로젝트는 입찰이 언제쯤 열려요?”배준석이 웃으며 물었다.“관심 있으세요?”강서이는 솔직하게 말했다.“돈이 되는 프로젝트라면 다 관심이 있지요.”배준석은 그런 강서이를 바라보았다. 눈빛에는 분명한 호감과 감탄이 묻어 있었다.앞에 놓인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컵을 내려놓은 배준석이, 조금 더 진지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실례가 안 된다면 하나만 여쭤봐도 될까요? 강 대표님, 남자친구 있으세요?”갑자기 방향이 확 꺾인 질문에 강서이는 하마터면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할 뻔했다.“없어요. 지금은 싱글이에요.”“좋아하는 타입은 어떻게 되세요? 저는 어떻습니까?”따져 보면 두 사람은 이제 겨우 두 번째 만남이었다.강서이는 잠깐 생각했다. 아무래도 집안에서 결혼을 재촉하는 압박 때문에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았다.그래서 강서이는 예의를 지켜 대답했다.“저는 당분간 연애할 생각이 없어요. 지금은 돈 버는 일에만 집중하고 싶어요.”배준석은 거절의 멘트를 듣고도 표정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을 정도로 매너가 좋았다.“요즘 시대의 여성들이 독립, 평등, 자기실현을 중시한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아주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해요.”“다만 가능하다면, 저도 대기표 하나만 뽑아 두고 싶습니다.”“배 과장님, 꽤 유머 있으시네요.”배준석의 마지막 말에 강서이는 웃음이 터졌다.하지만 배준석은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진심입니다.”...식사를 마치고 나왔을 때 바깥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요즘은 며칠째 비가 오락가락하면서 날씨가 영 좋지 않았다.강서이의 우산은 차 안에 있었다.배준석도 올 때 우산을 챙기지 않았다. 바깥의 날씨를 확인한 배준석은 강서이에게 잠깐 양해를 구한 뒤, 다시 가게 안으로 가서 직원에게 우산을 빌리러 갔다.그 사이에 노아리와 이사랑도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상담이 제법 잘 끝났는지 노아리의 얼굴에는 웃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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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화

강서이는 민도하가 내민 우산을 잠시 가만히 바라보았다.그 자리에는 빗소리만 들릴 뿐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이사랑은 눈에서 불이라도 날 듯 민도하와 강서이를 노려보았다.그에 비해 노아리는 훨씬 차분했다.민도하와 자신 사이의 감정에 그만큼 자신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강서이는 천천히 우산에서 시선을 올렸다. 마지막으로 민도하의 얼굴을 향한 눈빛에는 가벼운 조소가 서려 있었다.마치 개라도 보는 듯한 눈이었다.그 장면은 강서이에게 엑스에이지 공장 앞의 일을 떠올리게 했다.그때 민도하는 노아리에게만 우산을 씌워 주고, 강서이는 그대로 두고 떠났다.그때 강서이는 생각했었다.‘동시에 두 사람에게 우산을 씌워 줄 수는 없는 건가.’‘그런데 지금은...’그때 배준석이 우산을 빌려 밖으로 나와서 강서이에게 설명했다.“강 대표님, 우산을 빌리긴 했는데 하나뿐입니다. 괜찮으시다면 같이 쓰고 가도 될까요?”강서이는 민도하가 내민 우산을 그대로 무시했지만, 배준석을 보는 얼굴에는 친절한 미소가 걸렸다.“저는 괜찮아요.”다시 민도하를 볼 때는 눈빛도 목소리도 차갑게 식어 있었다.“미안하지만 네 우산은 필요 없어.”‘나도 동시에 두 개의 우산을 쓸 수는 없으니까.’강서이는 민도하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배준석과 함께 비 속으로 걸어갔다.도로가에는 차들이 빠르게 지나갔다. 배준석은 자연스럽게 바깥쪽에서 걸으면서 튀는 빗물을 막아 주었다.손에 든 우산도 계속 강서이 쪽으로 기울인 채. 덕분에 강서이는 비 한 방울 맞지 않았다.반대로 배준석은 반대쪽 팔이 흠뻑 젖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듯했다.매너는 신사적이고 세심했다.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꽤 가까웠다.나란히 걷는 모습이 마치 비 오는 날 함께 산책하는 연인처럼 보일 정도였다.그 자리에 서서 잠시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민도하는, 결국 우산을 접고 노아리에게 다가갔다.“가자.”이사랑이 뭔가 말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노아리가 얼른 눈짓하며 막았다....상담 지원 플랫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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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배준석은 하장현의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있었다. 그가 꽤 반갑게 하장현과 악수를 나누는 사이에, 노아리가 탄 엘리베이터는 그대로 아래로 내려갔다.문이 닫히자마자 이사랑이 참지 못하고 투덜거렸다.“저 배준석, 되게 가식적이다. 예전엔 언니한테 관심 있는 척하더니, 언니가 거절하니까 이제는 차가운 척하잖아.”“앞으로 그런 말 하지 마.”노아리가 바로 제지했다.“도하 앞에서도, 배준석 씨 앞에서도 이런 얘기는 절대 꺼내지 마.”이사랑은 혀를 살짝 내밀었다.“알았어. 형부가 질투할까 봐 그러는 거지? 나도 사석에서만 말하는 거야.”“어쨌든 배준석은 이제 담당 부서의 핵심 인물이야. 앞으로 마주칠 일도 많을 텐데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해. 해도 되는 말과 하면 안 되는 말은 네가 알아서 가려야 해.”노아리는 꽤 엄하게 이사랑을 타일렀다.“알았어, 언니.”그제야 노아리는 조금 마음을 놓았다.노아리가 이렇게까지 이사랑에게 단단히 주의를 준 건, 혹시 말실수를 할까 봐서였다.사실 노아리와 배준석은 그저 맞선만 본 사이였다.배준석이 열렬하게 노아리를 쫓아다닌 적도 없었다.오히려 꽤 담백하고 차가운 사람이었다.다만 노아리가 체면을 세우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말했을 뿐이었다.맞선 자리에서도 노아리는 배준석에게 크게 끌리지 않았다.가장 큰 이유는 배준석의 배경도 대단하지 않고 직급도 낮았기 때문이었다.외모가 괜찮다는 점을 빼면 딱히 매력적인 조건이 없었다.다만 노아리도 배준석이 이렇게 빠르게 승진할 줄은 몰랐다.현재는 부서 내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지닌 자리에 올랐고, 아직 젊은 만큼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컸다.그래서 노아리는 배준석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 두기로 마음먹었다.이사랑은 여전히 못마땅한 듯 말했다.“나는 그냥 저 강서이가 싫어. 언니를 그렇게 곤란하게 만들어 놓고 말이야. 그래도 형부가 언니를 지켜 줘서 다행이지.”노아리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사실 누구보다 마음에 담아 두고 있었다.게다가 어머니 쪽에서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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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이사랑은 강서이를 비꼬며 속을 풀 생각이었지만, 오히려 강서이가 제대로 맞받아쳤다.문제는 앞줄에서 노아리 옆에 앉아 있던 정찬범 부시장이 뒤돌아보며 물었다는 점이었다.“무슨 배상금 말입니까?”노아리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그래도 억지로 웃으며 정찬범에게 설명했다.“예전에 있었던 작은 사업상 분쟁이에요. 금액은 이미 준비해 두었고, 이체 일정만 기다리는 중입니다.” “이 자리에서 그런 이야기를 꺼낼 줄은 몰랐네요. 부시장님께 괜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게 됐습니다.”정찬범은 웃으며 말했다.“직업병입니다. 체납이나 배상금 이야기가 나오면 저도 모르게 신경이 쓰이거든요. 다른 뜻은 없습니다.”노아리는 얼른 이사랑에게 눈짓해 자리로 돌아오도록 했다. 더 이상 강서이를 건드리지 말라는 뜻이었다.서태우조차 강서이에게서 이득을 보지 못했는데, 이사랑은 더더욱 상대가 되지 않았다.어디서 들었는지 배준석도 강서이도 입찰 설명회에 왔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왔다.강서이가 가장자리에서 서성이는 것을 보고는, 곧바로 자리를 마련해서 두 번째 줄에 앉게 했다.공교롭게도 노아리와 정찬범의 바로 뒤였다.자리가 너무 가까워 두 사람의 대화가 그대로 들릴 정도였다.정찬범은 노아리를 꽤 좋게 보는 듯했다. 묻는 내용은 대부분 학력과 관련된 것이었다.“WT비즈니스대학교 출신에 금융학 박사라면서요. 대단합니다. 거긴 해외에서도 손꼽히는 경영대학원이잖아요.”노아리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면서 우월감이 은근히 묻어났다.“과찬이세요, 부시장님. 학력은 제 공부 과정의 일부일 뿐이에요. 아직도 배우고 경험해야 할 게 많습니다.”“겸손하군요. 나이가 어려서 그렇지, 자세히 모르면 그렇게 높은 학력을 가진 분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겠습니다.”“저는 석박사 통합과정을 밟아서 다른 사람들보다 2년 정도 일찍 졸업했어요.”“그건 더 대단하군요. 고등학교는 어디를 나왔습니까?”“B시 제일고요. 18기입니다.”“역시 그렇군요. B시 제일고는 이 지역의 명문고죠.”두 사람은 계속 이야기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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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화

그러니까 노아리가 그로스캐피탈과 ‘문심’에 배상해야 할 돈이 민도하의 개인 계좌에서 나온 것이다.낮에 강서이가 노아리 앞에서 한마디를 꺼내자, 밤에 바로 돈이 들어왔다.이 속도라면 진짜 사랑이 맞았다.“강 대표?”하장현은 한동안 대답이 없자 전화가 끊어진 줄 알았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강서이는 핸드폰을 책상 위에 엎어 두고 다시 일에 집중했다.“듣고 있어요. 계속 이야기해요.”...강서이가 입찰에 참여하려 한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로스캐피탈 같은 작은 회사가 시청 프로젝트에 도전할 거라고 쉽게 떠올릴 사람도 없었다.반대로 노아리 쪽은 움직임이 대단했다. 자신감도 넘쳤고, 꽤 일찍부터 관련 소문을 흘렸다.프라임로드투자가 뒤를 받쳐 주고 있으니 그만큼 자신만만할 만했다.한지수는 분이 풀리지 않는지 전화 너머에서 계속 욕을 했다.[쟤는 진짜 팔자도 좋아. 뭘 하든 민도하가 전폭적으로 밀어 주잖아. 저렇게 큰 프로젝트까지 넘겨주다니. 나도 예전엔 민도하가 저 정도로 연애 바보인 줄 몰랐어.]강서이가 웃었다.“왜 나보다 네가 더 화가 났어? 나는 이제 별로 신경도 안 쓰는데.”[야, 나는 네가 억울해서 그러는 거야.]화면 너머로도 한지수의 안쓰러움이 전해졌다.한지수는 강서이가 그 관계에서 얼마나 많은 서러움을 겪었는지, 얼마나 깊게 상처받았는지 잘 알고 있었다.[민도하 그 인간, 네가 욕심 안 부리고 싸우지 않았다고 만만하게 보는 거야. 프라임로드투자가 지금 위치까지 오르는 데 네 공이 적어도 5분의 1은 있잖아?][네가 벌어다 준 돈으로 새 여자한테 선물하는 꼴이야. 진짜 열 받네! 저 둘이 제발 평생 속 편할 날이 없었으면 좋겠다!]“품격은 어디 갔어?”한지수는 여전히 씩씩거리면서 한마디를 툭 내뱉었다.[가출했어!]예전 같았다면 강서이도 크게 흔들렸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담담했다.민도하를 사랑하지 않게 된 뒤, 강서이는 비로소 자유로워졌다.“그나저나 조금 있으면 재무팀에서 이번 분기 배당금을 네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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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화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강서이는 예쁜 눈썹을 저절로 찌푸렸다.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본능적인 혐오가 떠올랐다.“왜 여기 있어?”강서이는 정말 지긋지긋했다.이사를 진지하게 고민해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두 사람이 헤어진 뒤에 민도하가 이곳을 찾아온 횟수가, 지난 7년 동안 온 횟수보다 많았다.강서이는 한때 자신이 민도하를 꽤 잘 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최근 들어 민도하를 자신이 생각했던 것만큼 잘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었다.이를테면 요즘의 이런 이상한 행동들처럼.어둠 속에서도 민도하의 옆얼굴은 냉담해 보였고, 담담한 목소리는 더없이 차가웠다.“인자 이모님이 너한테 킹크랩 전해주라고 하셨어.”그제야 강서이는 민도하의 손에 상자를 들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민도하가 덧붙였다.“인자 이모님도 너한테 메시지 보냈을 거야.”강서이는 핸드폰을 꺼내 확인했다.오후에 온 메시지였는데 일이 바빠 보지 못했다.진인자는 톡에서 킹크랩이 막 공수된 거라 신선하다면서, 강서이가 좋아한다는 걸 알고 두 마리를 남겨 두었다고 했다.다만 진인자 자신이 직접 가져다줄 생각이라고 적었다.어쩌다 마지막에 킹크랩을 들고 온 사람이 민도하가 된 건지 몰랐다.진인자의 마음이 담긴 것이기에 강서이는 거절하지 않고 킹크랩을 받았다.상자를 받아 들고 강서이는 곧바로 돌아섰다. 민도하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민도하가 가볍게 비웃었다.“나를 심부름꾼 취급하네?”“심부름꾼도 민 대표 같은 서비스 태도는 아니야.”강서이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민도하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그저 빨리 집에 들어가고 싶을 뿐이었다.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몇 초 동안, 두 사람 모두 말을 하지 않았다.할 말이 없었다.그런데 민도하는 갈 기색도 없어 보였다.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기 전에 민도하가 뜬금없이 물었다.“서한승을 선택할 생각이야?”잠깐 멈칫한 강서이가 눈썹을 찌푸린 채 민도하를 돌아보았다.민도하는 역광의 그림자 속에서 눈을 반쯤 가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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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강서이는 별 감정 없이 말했다.“그럼 빠르게 해 주세요.”간호사가 멈칫하더니 물었다.“친구 아니세요?”“전 남자친구요.”이 간호사는 강서이에게 감정이입이라도 한 건지, 정말로 수액 속도를 빠르게 조절했다.민도하는 손등이 시리고 아픈 것을 느꼈다. 더 이상 자는 척할 수 없어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강서이는 옆 의자에 앉아 있었다. 민도하가 깨어난 걸 보고 무심하게 말했다.“움직이지 마. 바늘 빠지면 간호사 불러야 하잖아. 괜히 일거리 만들지 말고.”민도하의 목은 바짝 말라 있어서 목소리도 아주 거칠었다.“왜 안 갔어?”민도하가 아는 강서이라면 남아서 자신을 돌봐 줄 리 없었다.병원까지 데려다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할 만큼 한 셈이었다.그래서 눈을 떴을 때 강서이가 곁에 있다는 사실에 민도하의 감정은 눈에 띄게 흔들렸다.무언가를 기대하는 듯했다.하지만 그 환상은 강서이에 의해 냉정하게 깨졌다.“나도 가고 싶었어. 넘겨받을 사람이 없어서 간호사가 못 가게 했을 뿐이야.”당시 상황에서 강서이는 119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구급차는 금방 왔다.민도하는 그때 의식이 없었고, 구급대원은 반드시 동행자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환자의 중요한 의료 정보와 개인 정보, 약물 알레르기 여부까지 알 수 있으면 더 좋다고 했다.그런데 강서이는 그런 것들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민도하는 잠시 침묵한 뒤 수액 속도를 천천히 줄였다.강서이는 손목시계를 보며 말했다.“당신이 깼으니까 이제 스스로 알아서 해. 나는 갈게.”일어서던 강서이가 덧붙였다.“아, 노아리한테도 연락했어. 오는 길일 테니까 기다리면 돼.”강서이는 민도하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떠났다.집에 돌아온 강서이는 경비실에서 킹크랩을 찾아왔다. 상자를 열어 보니 색이 이상했다.강서이는 얼른 진인자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며 물었다.[인자 이모님, 이 킹크랩 상한 것 같지 않아요?][아이고, 상했네요! 냉장 보관을 깜빡했나 봐요. 바로 버려요. 갑각류는 상하면 절대 먹으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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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화

강서이는 민도하가 이렇게까지 한가할 줄은 정말 몰랐다.일주일 전 예약한 건 맞았다. 하지만 그 뒤 민도하는 손규원을 통해 이미 문제를 해결했다.그래서 강서이는 민도하가 굳이 찾아온 의도와 목적을 도무지 떠올릴 수 없었다.하필 그 예약 규칙도 강서이가 직접 내세운 것이었다. 거절하면 스스로 체면을 깎는 꼴이었다.“들어오시라고 해.”강서이는 결국 허락했다.민도하가 노크하고 들어왔을 때, 강서이는 여전히 바빴다. 그를 보지도 않았다.눈은 컴퓨터 화면에 고정한 채 무심하게 물었다.“민 대표, 무슨 일?”“아직도 안 끝났어?”민도하는 엉뚱한 대답을 했다.“용건 없으면 돌아가. 나 바빠.”강서이는 바로 축객령을 내렸다.“아무리 바빠도 밥은 먹어야지.”두 사람은 각자 자기 말만 했다.그 말만 들으면 걱정처럼 들릴 수도 있었다.그건 예전의 강서이가 아주 오랫동안 바라던 것이었다.하지만 지금은 필요 없었다.늦게 온 관심과 사랑은 길가의 잡초보다도 쓸모가 없으니까.민도하의 목적을 알 수 없으니, 강서이는 더 이상 추측하지 않기로 했다. 대꾸도 하지 않고 손에 든 일에만 집중했다.강서이가 아는 민도하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인내심이 바닥나서 알아서 떠날 것이다.그렇게 일에 몰두하다 보니 한 시간이 지나 있었다.목이 뻐근해진 강서이는 고개를 들고 몸을 풀다가, 소파에 앉아 있는 남자 때문에 깜짝 놀랐다.강서이는 참지 못하고 눈살을 찌푸렸다.“아직도 있었어?”민도하는 뒤로 몸을 기대고 있었다. 어두운 그늘 속에 얼굴이 반쯤 묻혀 있었다.“널 기다렸어.”“왜 기다려?”강서이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밥 먹으려고.”“내가 너랑 같이 밥 먹겠다고 했어?”“인자 이모님이 널 데리고 집에 와서 밥 먹으라고 하셨어. 하루 종일 준비하셨고, 네가 좋아하는 킹크랩도 다시 준비해 두셨대.”민도하는 마지막에 한마디를 덧붙였다.“알잖아. 나는 인자 이모님 말은 잘 듣는 편이야.”정말 어쩔 수 없다는 말투였다.강서이는 민도하라면 거절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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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화

민도하는 전과 마찬가지로 술은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다.진인자가 민도하에게 말했다.“대표님, 어차피 앉아만 있잖아. 서이 씨한테 게살 좀 발라 줘요. 껍질이 단단해서 여자는 손 다치기 쉬워요.”강서이가 거절할 틈도 없이 민도하는 이미 장갑을 끼고 킹크랩을 손질하기 시작했다.진인자의 말이라면 정말 고분고분하게 따르는 모양이었다.민두해가 강서이에게 일 이야기를 꺼냈고, 강서이는 집중해서 대답했다.민두해는 늘 강서이의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았다. 그로스캐피탈과 ‘문심’ 상황도 꽤 많이 알고 있었다.묵묵히 게살을 발라내던 남자가 갑자기 묘하게 신경질 섞인 말을 던졌다.“제 프로젝트에는 그렇게 관심 가지는 걸 본 적이 없네요. 그래도 제가 친아들 아닌가요?”민두해가 미간을 찌푸리고 민도하를 차갑게 보았다.“네가 투자한 ‘슈퍼챗’이 얼마 전에 2천억 원 날리지 않았냐?”민도하는 순식간에 말문이 막혔다.‘정말 친아버지 맞아. 아픈 곳만 골라 찌르네.’“프로젝트이라는 게 벌 때도 있고 잃을 때도 있는 거잖아요. 겨우 2천억인데요. 항만 재개발만 따내면 그 정도는 푼돈입니다.”“따내고 나서 말해라.”“걱정 마세요. B시에서 프라임로드투자를 이길 곳은 없습니다. 확정된 거나 마찬가지예요.”민도하는 꽤 건방졌다.하지만 그만한 자신감을 가질 자격도 있었다.“말은 너무 앞서 하지 마라.”강서이는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민두해가 민도하를 교육하는 방식은 철저한 압박식이었다.민도하는 영 못마땅한 듯 민두해와 논쟁을 벌이기 시작했다.심지어 예상 입찰가와 기준 금액에 관한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두 사람은 정말 강서이를 남처럼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예전처럼 일 이야기를 할 때도 전혀 피하지 않았다.예전의 강서이라면 날이 선 부자를 말렸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이 자리에 더 앉아 있는 게 맞지 않다고 느꼈다.“과일 좀 깎아 올게요.”강서이는 일어나 주방으로 갔다.주방에서 한동안 기다린 뒤 두 사람의 이야기가 끝났다고 판단한 뒤에야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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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강서이가 깨어났을 때는 밤이 꽤 깊어져 있었다.차 안에서 민도하가 보이지 않자, 강서이의 생각이 잠시 멈췄다.민도하가 책임감 없이 길가에 강서이를 버려두고 간 줄 알았다.하지만 곧 차가 여전히 있다는 걸 깨닫고, 목구멍까지 올라온 욕을 삼켰다.강서이는 차에서 내려 곧장 집으로 향했다. 민도하에게 인사할 생각은 없었다.그런데 몇 걸음 가지 않았는데, 옆에서 남자의 놀리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또 나를 기사 취급하네. 고맙다는 말 한마디도 없어?”들킨 이상 강서이는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민도하를 돌아보았다.아까는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다.민도하는 그곳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던 듯했다. 옆 쓰레기통 위 재떨이에는 담배꽁초가 가득했다.그 꽁초들을 본 강서이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예전 같았다면 민도하의 건강을 걱정했을 것이다.담배 좀 줄이라고, 끊으라고 말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강서이는 뒤로 살짝 물러섰다. 담배 냄새가 묻을까 싫었을 뿐이었다.“그러면 당신이 예전에 나한테 빚진 고맙다는 말부터 다 갚고 말해.”지난 7년 동안 강서이가 민도하를 데려다 준 횟수는 그가 강서이를 데려다 준 횟수보다 훨씬 많았다.민도하는 다시 담배를 한 모금 빨았다. 바람에 휩쓸린 연기가 민도하의 눈에 담긴 감정을 가렸다.목소리에는 나지막하게 갈라진 쉰 기운만 남았다.“그래. 고마웠어.”“진심이 안 느껴지네.”민도하가 말했다고 해서 강서이가 받아들여야 하는 건 아니었다.게다가 그 고맙다는 말은 너무 늦었다.늦은 감사는 아무 의미가 없다.민도하가 웃으며 물었다.“그럼 어떻게 해야 진심으로 느껴지는데?”“나한테 1조 원 보내 봐. 진심인지 보게.”지금 강서이에게는 딱 1조 원이 필요했다.민도하가 눈썹을 치켜세웠다.“그렇게 큰돈을 어디에 쓰려고?”“잘생긴 젊은 남자 800명 고용해서 심심풀이로 놀려고.”민도하는 어이가 없어 웃었다.“그건 없어. 한 푼도 없어.”없으면 끝이었다.강서이는 미련 없이 돌아섰다.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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