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석은 하장현의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있었다. 그가 꽤 반갑게 하장현과 악수를 나누는 사이에, 노아리가 탄 엘리베이터는 그대로 아래로 내려갔다.문이 닫히자마자 이사랑이 참지 못하고 투덜거렸다.“저 배준석, 되게 가식적이다. 예전엔 언니한테 관심 있는 척하더니, 언니가 거절하니까 이제는 차가운 척하잖아.”“앞으로 그런 말 하지 마.”노아리가 바로 제지했다.“도하 앞에서도, 배준석 씨 앞에서도 이런 얘기는 절대 꺼내지 마.”이사랑은 혀를 살짝 내밀었다.“알았어. 형부가 질투할까 봐 그러는 거지? 나도 사석에서만 말하는 거야.”“어쨌든 배준석은 이제 담당 부서의 핵심 인물이야. 앞으로 마주칠 일도 많을 텐데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해. 해도 되는 말과 하면 안 되는 말은 네가 알아서 가려야 해.”노아리는 꽤 엄하게 이사랑을 타일렀다.“알았어, 언니.”그제야 노아리는 조금 마음을 놓았다.노아리가 이렇게까지 이사랑에게 단단히 주의를 준 건, 혹시 말실수를 할까 봐서였다.사실 노아리와 배준석은 그저 맞선만 본 사이였다.배준석이 열렬하게 노아리를 쫓아다닌 적도 없었다.오히려 꽤 담백하고 차가운 사람이었다.다만 노아리가 체면을 세우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말했을 뿐이었다.맞선 자리에서도 노아리는 배준석에게 크게 끌리지 않았다.가장 큰 이유는 배준석의 배경도 대단하지 않고 직급도 낮았기 때문이었다.외모가 괜찮다는 점을 빼면 딱히 매력적인 조건이 없었다.다만 노아리도 배준석이 이렇게 빠르게 승진할 줄은 몰랐다.현재는 부서 내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지닌 자리에 올랐고, 아직 젊은 만큼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컸다.그래서 노아리는 배준석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 두기로 마음먹었다.이사랑은 여전히 못마땅한 듯 말했다.“나는 그냥 저 강서이가 싫어. 언니를 그렇게 곤란하게 만들어 놓고 말이야. 그래도 형부가 언니를 지켜 줘서 다행이지.”노아리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사실 누구보다 마음에 담아 두고 있었다.게다가 어머니 쪽에서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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