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이의 반응이 차분한 걸 보고 주기홍은 조금 마음을 놓았다.솔직히 같은 남자인 주기홍이 들어도 민도하의 말은 잔인했다.“우리가 7년 같이 있었던 거지, 7년 사랑한 건 아니잖아.”남자인 주기홍도 듣기 힘든 말이었다.강서이가 그 말을 어떻게 버텼을지 상상하기 어려웠다.주기홍은 한마디 위로를 건네고 싶었다. 하지만 강서이의 관심은 저쪽 사람들에게 있지 않았다.강서이는 손목시계를 보며 물었다.“주 본부장님이 말씀하신 성 대표님은 언제쯤 오십니까?”주기홍이 얼른 답했다.“곧 도착하실 겁니다.”강서이는 거의 30분을 더 기다렸지만 성이남은 나타나지 않았다.주기홍은 결국 성이남의 비서에게 전화해서 상황을 확인했다.상대는 성이남에게 갑자기 다른 약속이 생겨 못 온다고 했다.주기홍은 미안해했다.“죄송합니다, 강 대표님. 투자자를 소개해 드리려고 했는데...”직장 생활을 오래 한 사람이라면 알 수 있었다. 갑자기 일이 생겼다는 말은 그저 핑계에 가까웠다.상대가 그로스캐피탈은 이력도 짧고 회사 규모가 작다고 판단해서 약속을 깬 것이다.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었다. 강서이는 크게 마음에 두지 않았다.“성 대표님과는 인연이 아닌가 봅니다.”주기홍이 설명했다.“성 대표님은 젊습니다. 23살이고, 해외에서 막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집안의 유일한 아들이라 어릴 때부터 귀하게 자라서 성격도 꽤 화려하고, 일 처리도 자기 마음대로 하는 편입니다.”“사실 쉽지 않은 분입니다. 그래도 집안이 워낙 탄탄합니다. 국내에서 현금 흐름이 가장 좋은 기업 중 하나라, 협력만 성사되면 자금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주 본부장님이 애써 주신 건 알고 있습니다.”하지만 인연이 아닌데 억지로 만들 수는 없었다.강서이와 주기홍이 자리를 뜰 때, 서태우가 두 사람을 보았다.서태우는 잠시 다가가 인사하고 싶었다.하지만 자신과 강서이 사이에 남은 앙금, 예전에 강서이에게 했던 모진 말들이 떠올랐다.서태우는 결국 포기했다.자금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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