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Chapter 241 - Chapter 250

334 Chapters

제241화

강서이의 반응이 차분한 걸 보고 주기홍은 조금 마음을 놓았다.솔직히 같은 남자인 주기홍이 들어도 민도하의 말은 잔인했다.“우리가 7년 같이 있었던 거지, 7년 사랑한 건 아니잖아.”남자인 주기홍도 듣기 힘든 말이었다.강서이가 그 말을 어떻게 버텼을지 상상하기 어려웠다.주기홍은 한마디 위로를 건네고 싶었다. 하지만 강서이의 관심은 저쪽 사람들에게 있지 않았다.강서이는 손목시계를 보며 물었다.“주 본부장님이 말씀하신 성 대표님은 언제쯤 오십니까?”주기홍이 얼른 답했다.“곧 도착하실 겁니다.”강서이는 거의 30분을 더 기다렸지만 성이남은 나타나지 않았다.주기홍은 결국 성이남의 비서에게 전화해서 상황을 확인했다.상대는 성이남에게 갑자기 다른 약속이 생겨 못 온다고 했다.주기홍은 미안해했다.“죄송합니다, 강 대표님. 투자자를 소개해 드리려고 했는데...”직장 생활을 오래 한 사람이라면 알 수 있었다. 갑자기 일이 생겼다는 말은 그저 핑계에 가까웠다.상대가 그로스캐피탈은 이력도 짧고 회사 규모가 작다고 판단해서 약속을 깬 것이다.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었다. 강서이는 크게 마음에 두지 않았다.“성 대표님과는 인연이 아닌가 봅니다.”주기홍이 설명했다.“성 대표님은 젊습니다. 23살이고, 해외에서 막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집안의 유일한 아들이라 어릴 때부터 귀하게 자라서 성격도 꽤 화려하고, 일 처리도 자기 마음대로 하는 편입니다.”“사실 쉽지 않은 분입니다. 그래도 집안이 워낙 탄탄합니다. 국내에서 현금 흐름이 가장 좋은 기업 중 하나라, 협력만 성사되면 자금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주 본부장님이 애써 주신 건 알고 있습니다.”하지만 인연이 아닌데 억지로 만들 수는 없었다.강서이와 주기홍이 자리를 뜰 때, 서태우가 두 사람을 보았다.서태우는 잠시 다가가 인사하고 싶었다.하지만 자신과 강서이 사이에 남은 앙금, 예전에 강서이에게 했던 모진 말들이 떠올랐다.서태우는 결국 포기했다.자금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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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민도하와 노아리가 늘 붙어 다니는 모습을 워낙 자주 봐서, 갑자기 한 사람만 보이는 게 오히려 어색했다.그래서 민도하가 친구가 더 온다고 말하자, 강서이는 곧장 상대가 누구인지 떠올렸다.이상하게도 그 추측이 맞을 것 같아 마음이 편해졌다.기묘한 강박증이었다.노아리는 그날 유일하게 늦은 사람이었다. 늦은 이유는 길이 막혔다는 것이었다.하지만 여기 있는 사람들 역시 전부 차를 타고 왔다. 막힐 걸 알았다면 미리 나왔어야 맞았다.그래도 노아리는 민도하가 데려온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불만을 품었어도 민두해와 민도하의 체면을 봐서 굳이 말하지 않았다.노아리는 강서이도 이 식사 자리에 나온다는 걸 미리 들은 듯했다. 들어와서도 강서이를 보지도 않았고, 놀란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남태휘가 먼저 민도하에게 물었다.“도하야, 소개 안 해?”옆에 있던 누군가가 웃으며 말했다.“부이사장님은 아직 모르십니까? 저는 벌써 들었습니다. 이분은 민 대표님 여자친구분입니다.”“부이사장님 소식이 늦으셨네요. 두 분 좋은 소식도 곧 들릴 건데요. 조금만 늦었다면 청첩장 받고 축의금 낼 뻔했습니다.”남태휘는 웃으며 말했다.“그건 저도 정말 몰랐군요. 괜히 저만 민망하게 됐네요.” “도하 너도 참, 삼촌한테 이런 일은 미리 말해 줘야지.”민도하가 답했다.“지금 아셔도 늦지 않습니다.”그 말은 사실상 민도하가 노아리와의 관계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이었다.외부 소문처럼, 두 사람은 좋은 일을 앞둔 사이였다.남태휘가 말했다.“네 아버지도 참, 이렇게 큰일을 말씀을 안 하셨네. 그래도 네 나이면 이제 개인적으로도 정착할 때가 되긴 했지.”민도하도 인정했다.“그럴 나이는 됐죠.”노아리는 내내 웃고 있었다. 진심으로 기쁜 마음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민도하가 관계를 공개적으로 인정해 준 것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자신을 기업인협회 식사 자리에 데리고 온 것도 기뻤다.강서이가 이 자리에 나올 수 있었던 건 민두해 때문이었다. 노아리는 예전에는 그 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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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강서이는 옆자리 사람에게 잠시 양해를 구한 뒤 밖으로 나가 바람을 쐬었다. 김설에게도 전화해 조금 뒤 데리러 와 달라고 했다.전화를 마치고 돌아오다가 노아리와 마주쳤다.정확히는 노아리가 일부러 강서이를 기다리고 있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자, 강서이는 노아리의 의도를 알아차렸다.강서이는 더 다가가지 않고 그 자리에 서서 노아리를 바라보았다.노아리가 턱을 살짝 들고 물었다.“그로스캐피탈이 항만 재개발 프로젝트 입찰에 들어간다면서요?”“맞아요. 그런데요?”강서이는 숨기지 않았다.노아리는 조용히 웃었다. 태도는 가볍고 오만했다.“강서이 씨가 정말 자기 분수를 모르는군요. 도하 옆에서 7년이나 있었으니 그래도 뭔가 배웠겠지 싶었고, 나름 상대할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강서이 씨를 너무 과대평가했네요. 그러니까... 강서이 씨도 딱 그 정도인 것 같아요.”매우 도발적인 말이었다.기댈 사람이 있으니 노아리에게는 그렇게 말할 배짱이 있었다.강서이는 화내지 않았다. 똑같이 웃으며 물었다.“노 본부장은 제가 되게 신경 쓰이나 보네요?”노아리의 표정이 차가워지면서 잠시 멈칫하다가 말했다.“강서이 씨, 결국 나를 못 이겨요. 도하는 언제나 내 편이니까요.” “강서이 씨가 지난 7년 동안 뭘 했든 그게 뭐가 중요해요? 강서이 씨가 한 모든 건 도하에게 아무 가치도 없으니까요.”“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도하는 결국 나를 선택할 거예요.”노아리가 떠난 뒤, 강서이의 미소가 천천히 사라졌다.방금 노아리는 강서이의 아픈 곳을 찔렀다.강서이가 마음 아픈 건 민도하의 무시 때문이 아니었다.과거의 자신이 안쓰러웠다.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졌던, 그 무모했던 자신이.강서이만 알고 있었다.이번에 얼마나 이기고 싶은지......옆방에서는 성이남이 배준석과 식사 약속을 잡아 두었다.두 사람은 꽤 오래 만나지 못했다.배준석이 성이남에게 물었다.“이런 코스 요리 별로 안 좋아하는 걸로 아는데 왜 굳이 여기로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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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노아리가 알아차리기 전에 민도하는 태연히 시선을 거두었다.강서이는 여기서 배준석을 만날 줄 몰랐다.“감사합니다.”“제가 드린 우산은요?”배준석은 점점 굵어지는 비를 보며 물었다.“가방에 있어요. 늘 가지고 다녀요. 꽤 편하더라고요.”강서이는 자신의 가방을 살짝 두드리며 답했다.배준석의 눈가에 웃음이 고였다.“그런데 왜 우산을 안 쓰셨어요?”“여기까진 비가 안 들이칠 줄 알았어요.”“다음엔 조심하세요. 이런 비가 아주 춥지는 않아도 비를 맞으면 불편하니까요.”두 사람이 몇 마디 나누지 않았을 때, 김설이 도착했다.강서이는 배준석의 재킷을 돌려주려고 했다.하지만 배준석이 말했다.“걸치고 가세요. 다음에 돌려주시면 됩니다.”김설 뒤쪽에도 차가 서 있었다. 길을 오래 막고 있을 수 없어서, 강서이는 배준석에게 인사하고 차에 올랐다....그날 밤, 강서이는 집에 돌아가 샤워를 마친 뒤 곧장 사업계획서를 손질했다.지난번 S시에 예채정을 찾아갔을 때,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해 하마터면 투자를 놓칠 뻔했다.같은 실수는 두 번 하지 않는다. 그것이 강서이의 일 처리 원칙이었다.강서이는 사업계획서를 쓰는 데 제법 익숙했다.하지만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처럼 감성적인 스토리를 앞세우는 걸 좋아했다.그때 민도하는 투자심의위원회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강서이를 지적했다. 강서이가 쓴 건 사업계획서가 아니라 웃긴 사연 모음집이라고 했다.심지어 어디 인터넷 사연 게시판에 올리면 몇 만 원 원고료는 받을지 모른다고 조롱했다.강서이는 그날 너무 화가 나서 울었다. 화장실에 숨어 한참을 울었고, 이후 꽤 오랫동안 민도하를 상대하지 않았다.기억 속에서, 그것은 민도하가 유일하게 강서이에게 먼저 숙인 날이었다.민도하는 먹을 것을 사 들고 강서이의 원룸으로 왔다. 7년 동안 단 한 번뿐인 방문이었다.그날 밤 민도하는 조용한 목소리로 강서이를 달랬다. 강서이의 허기를 채워 주고, 강서이의 마음까지 채워 주었다.마지막에는 직접 강서이에게 사업계획서를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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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강서이는 직원에게 고맙다고 한 뒤 대기석 의자에 앉았다. 물이 조금 식은 뒤 약을 먹을 생각이었다.기다리는 동안 주기홍에게도 메시지를 보내 그쪽 상황을 물었다.너무 일에 집중한 나머지, 옆에서 갑자기 뛰쳐나온 아이를 보지 못했다.식당 안을 제집처럼 뛰어다니던 아이가 그대로 강서이 쪽으로 돌진했다.강서이는 컵 안의 뜨거운 물이 아이에게 쏟아질까 봐 바로 몸을 옆으로 피했다.그 바람에 컵의 물이 출렁이며 강서이의 손등 위로 쏟아졌다.뜨거운 느낌에 강서이는 급하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래도 다른 손으로 아이의 옷깃을 붙잡아서 화분에 부딪히는 걸 막았다.그렇게 되자 아이는 바닥에 넘어질 수밖에 없었고, 곧바로 울기 시작했다.아이의 엄마가 뛰어나오더니, 아이가 우는 모습을 보았다.또 강서이가 아이의 옷깃을 잡고 있는 것도 보았다. 바로 표정이 뒤집어진 여자가 강서이를 향해 소리쳤다.“애한테 뭐 하는 거예요? 겉보기엔 멀쩡하게 생겨서 왜 이렇게 뻔뻔해요? 왜 어린애를 괴롭혀요?”갑작스러운 욕설에 강서이는 잠시 멍해졌다.가장 큰 이유는 뜨거운 물에 손등을 데어 바로 반응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정신을 차리고 맞받아치려던 때, 옆에서 익숙하고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얼굴만 못생긴 줄 알았더니 눈도 멀었어요? 머리는 장식이에요? 저 사람이 여사님 아들 목숨 구한 거 안 보여요?”소리치던 여자는 갑자기 나타난 남자의 욕설에 얼어붙었다.민도하는 그 여자를 상대할 새도 없었다. 강서이에게 다가와 손목을 붙잡고 뜨거운 물에 덴 부위를 확인했다.강서이는 더 당황했다.‘민도하가 지금 뭐 하는 거지?’‘내 편을 들어주는 건가?’‘굳이 민도하가 나설 일인가?’“화상이야. 빨리 병원에 가.”민도하는 강서이의 손을 확인하고 나서 표정이 더 차가워졌다.말투는 명령에 가까웠다.강서이는 손을 빼냈다. 태도도 차가웠다.“당신이 상관할 일 아니야.”욕을 먹었던 여자는 두 사람이 같은 편이 아니라는 걸 보고 다시 기세등등해졌다.“우리 애가 멀쩡히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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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민도하는 끝까지 강서이를 병원에 데려가려고 했다.강서이가 숨을 들이마셨다.“아파. 당신... 손 힘 너무 세.”민도하는 긴장한 듯 손을 풀었다.강서이는 바로 안전한 거리로 물러났다. 민도하에게 잡혀 붉어진 손목을 문지르며 차갑게 말했다. 말투에는 예전 민도하가 늘 사용하던 조롱이 묻어 있었다.“예전엔 몰랐는데, 민 대표는 참 남 일에 관심 많다? 그럴 시간 있으면 첫사랑이나 더 챙겨.”강서이는 곧바로 시선을 거뒀다. 민도하에게 단 1초도 더 쓰고 싶지 않았다.손등은 계속 따끔거렸다. 병원에서 처치를 받긴 해야 했다.강서이는 길가에서 택시를 잡으려 했다.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남자를 상대할 시간이 없었다.민도하는 장성만 기사에게 전화를 걸었다.“차 대. 강서이 병원에 데려다줘.”강서이가 자기와 함께 가기 싫다면 기사라도 보내면 된다.화상 치료가 늦어지지만 않으면 되니까.하지만 장성만 기사보다 먼저 도착한 차는 검은색 제네시스 G80이었다.배준석이 강서이 앞에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렸다.“강 대표님, 어디 가십니까? 제가 모셔다드리겠습니다.”평소 같으면 강서이는 배준석에게 폐를 끼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감정 상태가 불안정한 전남친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주저하지 않고 배준석의 차에 올랐다.“병원까지 부탁드려도 될까요?”배준석은 기꺼이 고개를 끄덕였다.강서이가 병원에 간다는 말을 듣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어디 안 좋으십니까? 몸이 아프세요?”“손을 데었어요.”배준석은 더 지체하지 않고 바로 병원으로 차를 몰았다. 강서이의 처치가 늦어질까 봐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민도하는 그 자리에 조용히 서 있었다. 거의 스스로를 괴롭히듯 강서이가 배준석의 차에 타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았다.차가 떠난 뒤에도 민도하는 한참 동안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차갑게 가라앉은 눈매가 가늘어졌다.어둡게 가라앉은 그 눈빛에서는 어떤 감정도 쉽게 읽히지 않았다.심장이 거대한 손에 짓눌린 듯하면서 답답해서 숨이 막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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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성이남은 ‘알았다’고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이어서 다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상대가 전화를 받자, 목소리가 조금 전과는 확연히 달라져서 훨씬 부드러웠다.“나왔어?”노아리는 건물 밖으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거의 문 앞이야.]“기다려.”성이남은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곧장 차 문을 열고 내렸다.성이남은 우산을 들고 노아리를 마중하러 뛰어갔다.건물 앞 도로에서 검은 제네시스 G80이 로터리를 돌아 나갔다. 노아리는 차 안의 배준석과 강서이를 보았다.두 사람은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노아리는 바로 눈썹을 찌푸렸다.하지만 우산을 들고 자신을 데리러 오는 성이남을 보자, 노아리는 곧 표정을 풀고 아주 정석적인 미소를 지었다.“왔네.”...저녁 식사가 끝난 뒤, 배준석은 강서이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오늘 하루 종일 폐를 끼쳤네요.”강서이는 조금 미안해했다.배준석은 바로 설명했다.“저는 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오히려 강 대표님께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더 주셨으면 좋겠습니다.”강서이는 배준석이 직구를 던지는 성격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두 번째 만남에 바로 고백했던 사람이니 말이다.다만 강서이는 지금 남녀 사이의 감정에 마음을 둘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그 마음을 받아 줄 수 없었다.배준석과 인사하고 헤어진 뒤, 강서이는 집으로 올라갔다.아직 시간이 이른 편이라 좀 더 일할 생각이었다.낙찰자 발표가 코앞이라 느슨해질 수 없었다.하지만 노트북을 켜자마자 핸드폰이 반짝거리면서 문자가 들어왔다.발신자는 민도하였다.정말 죽지도 않고 또 튀어나왔다.[톡 차단 풀어.]‘정신 나갔나? 상대하기도 귀찮아.’강서이는 문자도 열지 않고 핸드폰을 옆으로 던졌다.민도하는 꽤 끈질겼다. 다시 문자가 왔다.[빨리. 할 말 있어.]강서이는 짜증이 나 핸드폰을 꺼 버리려 했다.세 번째 문자가 들어왔다.[치료비 안 받을 거야?]‘돈을 안 받으면 바보지’‘게다가 그건 엄연히 내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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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강서이는 자신이 한 말은 지키는 사람이었다.민도하가 치료비를 이체하자마자 강서이는 바로 받았고, 단 1초도 지체하지 않고 다시 번호를 차단했다.민도하의 이 적정 탐색 같은 연락이 오히려 강서이의 투지에 불을 붙였다. 강서이는 더 몰입해 프로젝트에 매달릴 수 있었다.그 뒤 일주일 동안 강서이는 발이 땅에 닿지 않을 만큼 바빴다.그로스캐피탈, 하장현 회사, 시청을 오가며 하루를 다 보냈다.그 사이 노아리와 마주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상대하지 않았고, 서로를 없는 사라ㅁ 취급했다.민도하와도 몇 번 마주쳤다. 거의 전부 노아리를 데리러 온 자리였다.강서이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걸 알아차린 사람은 주기홍이었다.“노아리가 이 프로젝트에 굉장히 공을 들인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요즘 계속 야근하면서 진도도 체크하고, 여기저기 식사 자리도 많이 만든다더군요.”“민 대표도 꽤 신경 쓰는 모양입니다. 거의 전 과정에 동행한다네요. 노아리가 야근하다 잠깐 쉴 수 있게 프라임로드투자 대표 휴게실도 쓰게 했답니다.”강서이는 속으로 비웃었다.‘정말 휴게실에서 잠만 잔 거야?’‘민도하랑 같이 잔 건 아닐까?’그 휴게실은 7년 동안 프라임로드투자의 ‘야근왕’이었던 강서이조차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었다.그때 민도하가 남들이 보면 안 좋다고 했다.지금 강서이가 보기엔, 그건 단지 민도하가 자신의 ‘순정남’ 이미지를 지키고 싶었을 뿐이었다.지금은 딱 좋았다. 왜냐하면 민도하도 아주 당당하게 노아리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 테니까.드라마에서 나온 재벌 남주가 하는 그런 말.즉, ‘이 휴게실에서 잔 여자는 노아리라는 여자 하나뿐’ 따위의 말.그렇게 되면, 노아리는 감동해서 죽을지도 모른다.강서이는 잠깐 상상 속으로 빠졌다가, 자신이 만들어 낸 유치한 재벌 남주 서사에 피식 웃었다.주기홍이 물었다.“뭘 보고 웃으신 겁니까?”강서이가 말했다.“좀 더러운 게 떠올랐는데 웃겨서요.”주기홍은 이해하지 못했다.‘더러운 게 사람을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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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프라임로드투자 쪽은 상당히 거창했다.일행이 꽤 많았다.그중에는 서태우도 있었다. 이번에는 샴페인을 미리 주문했는지 알 수 없었다.그쪽 사람들이 들어오며 소란스러웠기 때문에 강서이도 한 번 시선을 돌렸다.다들 여유로운 얼굴이었다. 노아리에 대한 자신감이 충분한 듯했다.그럴 만했다. 민도하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으니 저렇게 당당할 법도 했다.강서이는 시선을 거두었다. 세 사람은 먼저 회의장 안으로 들어가 결과 발표를 기다렸다.이번에는 이예수도 왔다.지난번 축하연 이후, 이예수는 꽤 오랫동안 조용히 지냈다.노아리가 민도하에게서 조 단위 규모의 프로젝트를 받았고, 반드시 따낼 수 있다고 말해 준 뒤에야 이예수는 다시 활발해졌다.노아리가 이사랑에게 곁에 있어 달라고 했고, 이사랑은 이예수에게 소문을 풀어놓았다.“방금 그 여자가 강서이예요.”이예수는 강서이가 ‘문심’의 투자자라는 것, ‘슈퍼채팅’ 축하연에서 노아리의 주목을 빼앗아 간 사람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강서이와 민도하 사이의 관계는 몰랐다.노아리는 이예수에게 말한 적이 없었다. 돌아온 뒤 민도하는 줄곧 자신에게 잘해 주었으니 굳이 꺼내고 싶지 않았으니까.이사랑은 프라임로드투자에서 일한 지 꽤 되었기에. 강서이와 민도하 사이의 일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그래서 이사랑은 자신이 아는 걸 이예수에게 전부 말했다.“그러니까 도하가 그 여자를 7년이나 곁에 뒀다는 말이야?”이예수의 표정이 착 가라앉았다.이사랑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하지만 형부가 그 여자를 신경 쓴 건 아니에요. 그냥 도구처럼 쓴 거죠. 언니가 돌아오자마자 형부가 강서이를 프라임로드투자에서 밀어냈잖아요.”이예수는 나이가 있는 만큼 보는 눈이 달랐다.“7년은 짧은 시간이 아니야.”남자가 한 여자를 7년이나 곁에 둔다는 건 절대 단순하지 않았다.그쪽에서 노아리와 민도하가 서명을 마치고, 이예수를 데리고 회의장으로 들어갔다.좌석은 서명 순서에 따라 배정되었다. 프라임로드투자와 그로스캐피탈 앞에는 또 다른 입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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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노아리가 잘 꾸민 메이크업을 다시 가다듬고 회의장으로 돌아왔을 때, 얼굴에는 다시 단정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자리에 앉자마자 성이남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축하용 샴페인을 주문해 두었다는 내용이었다.노아리가 답했다.[그렇게까지 돈 쓸 필요 없는데...]성이남이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나도 이제 예전의 가난한 학생이 아니야. 돈 아낄 필요 없어.]노아리는 그 대답을 보고 웃었다.[누가 예전에 숨기래?]성이남이 말했다.[안 숨겼으면 선배가 마음이 착한 사람인지 어떻게 알았겠어?]노아리는 흐뭇하게 웃고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더 답하지 않고 발표에 집중했다....하장현이 강서이에게 물었다.“긴장돼요?”“조금요. 그래도 하 대표님이라면 해내실 거라고 믿어요.”강서이는 자신들의 방안에 충분한 확신이 있었다.하장현은 기술 혁신과 개발을 맡았다.강서이는 자금을 모으고 각종 자원을 정리하는 동시에, 상용화 과정을 밀어붙이면서 효과적인 시장 전략을 세워 프로젝트에 가장 유리한 기반을 마련했다.함께 협력하되, 각자 가장 잘하는 영역에 집중했다. 그 덕분에 효율은 높아졌고 진행 속도도 빨라졌다.현장에 온 다른 입찰 참여 회사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참가 자체에 의의를 두는 듯했다.B시에서 프라임로드투자와 정면으로 경쟁해 이길 회사가 몇이나 될까?벌써 민도하와 노아리에게 잘 보이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다들 프로젝트에 조금이라도 참여하고 싶어 했다.작은 몫이라도 나눠 받을 수 있다면 충분하다는 분위기였다.강서이 쪽은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누구도 먼저 다가오지 않았다.노아리는 만족스럽게 웃었다.지난번 ‘슈퍼채팅’과 ‘문심’의 대결에서 한 번 방심했다가 강서이에게 졌다. 그 일로 한동안 침체되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하지만 민도하는 노아리를 포기하지 않았다. 더 큰 프로젝트를 주며 다시 증명할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그러니 강서이가 한 번 이겼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 수 있을까?운이 좋았을 뿐이다.운이 매번 강서이 편일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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