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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결혼, 진짜 신분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241 - チャプター 250

304 チャプター

제241화

이도운의 말에 강지현은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그녀는 수년 동안 속아 왔다.그래서 속으로 결심했다. 이씨 가문을 천천히, 조금씩 괴롭히며 되갚아 주겠다고.가능하다면 자신이 당했던 것처럼, 그들도 똑같이 우롱당하는 기분을 맛보게 하고 싶었다.그래서 그동안 이도운에게 모든 걸 숨겨왔던 것이다.하지만 지금 보니 자신이 참고 버틴 것보다, 이씨 가문의 뻔뻔함이 훨씬 더 대단했다.강지현은 차창을 내리며 차갑게 말했다.“이도운, 제발 정신 좀 차려! 똑똑히 들어. 난 이미 널 버렸어. 지금 와서 이경 그룹 전부를 나한테 넘기고 무릎 꿇고 빌어도 돌아가지 않을 거야.”말을 마치자마자 강지현은 더 말 섞을 생각도 없이 곧바로 엑셀을 밟았다.차가 그대로 앞으로 튀어 나갔다. 앞에 이도운이 서 있다는 것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은 듯.이도운은 잠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러다 차가 정말 자신을 향해 달려온다는 걸 깨닫고서야 황급히 몸을 피했다.그는 결국 균형을 잃은 채 옆 기둥에 부딪혀 넘어졌다.하지만 강지현의 차는 멈추기는커녕 속도를 더 올린 채 그대로 달려가 버렸다.그 모습을 본 백하린도 참지 못하고 급히 차에서 뛰어내려 이도운에게 달려갔다.“도운아, 괜찮아?”그녀는 서둘러 그를 일으켜 세우며 어디 다친 데는 없는지 살폈다.‘강지현 미친 거 아니야?’조금만 더 늦었으면 차에 치일 뻔한 순간이었다.“난 괜찮으니까 너 먼저 집에 가. 나 급한 일 있어.”흥분한 이도운은 일어서자마자 백하린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는 곧장 차로 달려갔다. 그리고 시동을 걸어 강지현의 차를 뒤쫓았다.믿을 수가 없었다. 강지현이 이렇게까지 단호하게 자신을 떠나다니.두 사람이 함께한 시간이 얼만데...설령 사람을 잘못 봤다 해도, 그동안 강지현을 그렇게 오래 붙잡아 온 자신이 이제 와 그녀 하나 못 붙잡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남자가 생겼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는가. 강지현이 자신을 떠난다는 건 애초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지금의 이도운에게는 이성 따위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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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강지현은 세게 부딪혀 온몸이 욱신거렸지만 눈빛은 완전히 식어 있었다.더 이상 몸부림치지도 않았다. 그저 고개를 들어 올려, 얼음처럼 차가운 시선으로 이도운을 똑바로 바라봤다.“이도운.”강지현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등골이 서늘해질 만큼 차가웠다.“그만 좀 해. 그런 식으로 애정 있는 척 연기하는 거, 스스로도 안 역겨워?”“무슨 소리야?”이도운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눈빛 깊은 곳에서 불안이 스며 나왔다.확실히 이상했다. 지금 강지현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은 예전과 전혀 달랐다.강지현은 원래도 눈에 띄게 화려한 미인이었다. 웃지 않을 때는 차갑고 가까이하기 어려운 느낌이 강했지만 그와 함께한 뒤로는 눈빛이 늘 부드러웠고 사랑으로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이도운은 그 모습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다.그런데 지금 눈앞에 있는 강지현은 마치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무슨 뜻인지 정말 몰라서 물어? 그래. 그렇게 듣고 싶다면 내가 직접 말해 줄게.”그녀는 짧게 숨을 들이켰다. 이도운을 마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속이 메스꺼웠다.겉으로는 점잖은 척 행동했지만 속은 이미 썩어 버렸다.지금의 이도운은 그녀에게 쓰레기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같은 공간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말을 섞는 것만으로도 더럽게 느껴졌다.이도운은 잠시 할 말을 잃었다가, 이마의 핏줄이 불쑥 튀어 올랐다.“내가 요즘 프로젝트 때문에 바빠서 너 좀 소홀히 했다고 이러는 거야? 아니면 네가 요구한 회사 지분 문제를 내가 바로 들어주지 않아서 그래?”“강지현, 우리가 함께한 시간이 얼만데? 학교 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벌써 6년이야. 내가 널 위해 한 게 얼만데. 그런데 이런 식으로 나를 배신해?”“그래. 날 위해 참 많은 걸 했지.”강지현이 그의 말을 끊어내고는 아주 천천히 말을 이었다.“날 속이려고 별별 수를 다 썼고, 백하린과의 관계를 들키지 않기 위해 나를 방패로 세웠잖아.”“심지어 나한테 두 사람 애까지 키우게 하려고, 거짓말을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처럼 꾸며 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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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이도운이 무릎을 꿇은 모습을 보자 강지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의 꼴이 역겹다는 듯한 기색이 그대로 드러났다.전에는 그저 이도운이 인간적으로 최악이라고만 생각했다. 계산에 능하고 여자들을 이용해 먹으며, 겉으로만 번지르르한 위선자라고.하지만 지금 보니 정체가 드러나자마자 체면도 자존심도 없이 무릎부터 꿇는 모습에 이제는 그를 쓰레기라고 부르기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적어도 제대로 된 쓰레기라면 끝까지 버티기라도 하지.“지현아, 내가 잘못했어. 정말 미안해!”이도운은 이를 악물었다.지금 이 상황이 얼마나 굴욕적인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은 분노와 초조함이었다.어떻게든 강지현을 붙잡아야 했다. 자신을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이경 그룹을 위해서라도.만약 강지현이 모든 사실을 밖에 터뜨린다면 자신과 백하린, 그리고 이씨 가문의 체면이 어떻게 되겠는가.게다가 회사는 지금 상장 직전의 중요한 시기였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이 고비를 넘겨야 했다.설령 백하린과 이혼해야 한다 해도 말이다.“나랑 백하린 사이에 감정이 있었던 건 맞아. 그때는 내가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나 봐. 그래서 그런 큰 잘못을 저지른 거야...”“하지만 그동안 너에 대한 마음은 진심이야. 나도 모르는 사이에 너는 이미 나한테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됐어.”“지현아,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줘. 네가 원한다면 뭐든지 할게. 어떻게든 다 보상할게.”한마디 한마디 힘을 줘서 말했고 눈에는 눈물까지 맺혀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정말 뼈저리게 후회하는 사람 같았다.하지만 강지현은 이미 그의 연기를 수도 없이 봐 왔다. 그가 진심인 척할수록 오히려 더 우스울 뿐이었다.강지현의 입에서 웃음이 새어 나오자 이도운은 마치 뺨을 맞은 것처럼 얼굴이 굳었다. 창피함과 분노가 뒤섞여 가슴이 답답하게 조여 왔다.“강지현, 우리가 꽤 오래 함께 살았잖아. 그 시간을 봐서라도 한 번만 기회를 줄 수는 없어?”“내가 널 진짜로 안 좋아했다면 이렇게까지 매달리겠어? 그리고 이씨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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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한마디만 더 하면 바로 보내 버릴 거야.”“...”이도운은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말을 억지로 삼켜 버렸다.지금의 강지현은 그를 전혀 믿지 않고 있었다. 여기서 감정을 꺼내 봤자 상황만 더 꼬일 뿐이었다.그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아무 말도 안 할게. 대신 행동으로 보여 줄게. 너 주식 원했지? 네가 원하는 대로 할게.”강지현은 그가 단지 시간을 벌려고 하는 말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저렇게까지 거짓말하고 계산하는 걸 좋아한다면, 어디 한번 마음껏 발버둥 치도록 내버려두면 그만이었다.사람을 가장 잔인하게 무너뜨리는 건 결말이 아니라 그 과정이니까.그녀가 원하는 건 단 하나였다. 이도운과 이씨 가문이 단 하루도 편히 살지 못하게 만드는 것.게다가 설령 이씨 가문이 정말로 그녀에게 주식을 넘긴다 해도 이도운과 백하린을 그냥 놔줄 생각은 없었다.강지현이 돌아서서 떠나려 하자 이도운이 다시 따라붙어 그녀의 팔을 잡으려 했다.하지만 강지현은 이미 그걸 예상한 듯, 몸을 살짝 틀어 그의 손을 피한 뒤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앞으로 내 앞에 나타나지 마. 더 이상 나한테 집착하지도 말고.”그리고 일부러 말끝을 천천히 늘였다.“지금은 내 신분이 좀 달라졌거든. 남편 기분도 생각해야 해서.”이도운의 얼굴이 순식간에 벌겋게 달아올랐다.“강지현, 거짓말하지 마! 그렇게 빨리 다른 사람이랑 결혼했을 리 없잖아!”“쉿.”강지현이 날카롭게 그를 제지했다.그녀의 눈빛에는 노골적인 경고가 담겨 있었다.“내 남편은 네가 감히 건드릴 사람이 아니야. 그 사람이 괜히 오해라도 해서 기분 상하게 된다면 그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나도 장담 못 해.”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더 볼 것도 없다는 듯 돌아섰다.이도운이 뭐라고 반응하기도 전에, 강지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가 버렸다.마지막으로 남긴 그 말에 이도운은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그는 몇 초 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 강지현이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걸 보고는 뒤늦게 쫓아가려 했다.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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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정신을 겨우 가다듬으려는 순간, 이번에는 경비복을 입은 사람들이 떼로 달려왔다. 그들은 손전등으로 그의 얼굴을 비추며 거칠게 소리쳤다.“여기서 입주민을 괴롭히면 어떡합니까? 당장 나가요! 안 그러면 경찰 부를 겁니다!”“당신들...”욕을 하려 했지만 입을 여는 순간 숨이 턱 막히듯 아파왔다. 조금만 숨을 들이켜도 온몸이 쑤셔서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애초에 그는 차를 단지 밖에 세워 두고 경비에게 적지 않은 돈까지 쥐여 주고서야 겨우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그런데 돈을 받아 놓고는 이제 와서 모르는 척이라니.몇 분 뒤, 이도운은 몸을 끌다시피 하며 단지를 빠져나와 차에 올라탔다. 하지만 운전대를 잡고도 차를 몰 힘이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그때 휴대폰이 진동했다.백하린이었다.이미 여러 번 전화가 왔지만 그는 하나도 받지 않았었다. 잠시 뒤에야 겨우 통화를 받았다.“와서 나 좀 데려가.”백하린이 입을 열기도 전에, 이도운이 힘없는 목소리로 먼저 말했다.남자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백하린은 곧바로 위치를 물었다.전화를 끊은 뒤, 이도운은 괴로운 듯 운전대 위로 몸을 숙였다. 하지만 머릿속에는 여전히 조금 전 강지현의 냉정한 얼굴이 맴돌고 있었다.몸이 아픈 것보다도 강지현이 자신에게 던진 말들이 훨씬 더 깊이 파고들었다.정말 그녀는 이제 자신에게 아무 감정도 없는 걸까? 도대체 그 남자가 무슨 말을 했길래 그녀가 저렇게까지 변한 걸까.좌절감과 절망이 밀려오는 순간, 이도운의 머릿속에 문득 한 장면이 떠올랐다.그가 강지현에게 프러포즈하던 날이었다.“지현아, 나중에 내가 너한테 상처 주는 일이 생기더라도 진심으로 사과하면, 나를 용서해 줄 수 있어?”강지현은 그때 웃으며 대답했었다.“용서해야지. 넌 내 남편이잖아. 나한테 이렇게 잘해 주는 사람인데. 우리 여기까지 오는 것도 쉽지 않았고... 그러니까 걱정 마. 난 쉽게 포기 안 해.”그럴 리가 없었다.강지현은 무려 6년이나 그를 사랑했다. 그렇게 짧은 시간에 다른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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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김태하는 강지현의 말을 바로 받지 않았다.그저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만 깊어졌다. 너무 깊어서, 강지현도 그 속을 쉽게 읽을 수 없을 정도였다.왠지 모르게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는 것 같았다.“왜 그렇게 쳐다봐?”잠시 후 김태하가 입을 열었다.“이도운이 아래에 와 있었어.”말을 꺼내기 전, 그는 가볍게 강지현의 머리카락을 한 번 쓸어내렸다. 목소리는 여전히 담담했지만 그 한마디에 강지현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다 봤어?”강지현의 눈에 순간 당황한 기색이 스쳤다. 그녀는 곧 몸을 바로 세우며 서둘러 설명했다.“오해하지 마. 오늘은 그냥 우연히 마주친 거야. 그리고 나 그 사람이랑 할 말도 다 했어.”사실 오늘 이도운과 관계를 정리한 것도 김태하 때문이었다. 며칠 동안 곰곰이 생각해 본 끝에 그녀는 깨달았다. 중요한 건 과거가 아니라 지금이라는 걸.만약 김태하가 불편해한다면 그녀는 과거의 원한 같은 건 전부 내려놓을 수도 있었다. 이경 그룹과도 완전히 연을 끊을 생각이었다.“오해한 거 아니야.”김태하의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다른 남자가 널 붙잡고 늘어지는 걸 보니까 그냥 기분이 별로더라.”그의 시선에는 미처 감추지 못한 차가운 기색이 스쳤다.물론 그는 강지현을 믿었다. 그리고 저런 남자에게 질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하지만 묘하게 남는 질투 같은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김태하는 다시 강지현을 끌어안았다.넓은 몸에서 밤공기 같은 서늘한 기운이 묻어났지만 그 거대한 체구와 달리 어딘가 약해 보이기도 했다.그녀는 순간 울컥해, 그의 등을 꼭 끌어안았다.“미안. 앞으로는 이런 모습 안 보일게. 네 기분이 좀 나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해? 원하는 거 말해 봐.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 줄게.”잠시 생각하다가 그녀가 부드럽게 말했다.“내가 사람 시켜서 그 녀석 좀 두들겨 패게 했어.”김태하가 낮게 말했다.“꽤 심하게 맞았을 거야. 아마 오늘 밤은 병원에서 보내겠지.”목소리는 담담했지만 강지현의 반응을 살피는 기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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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김태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서류 한 묶음을 가져와 강지현에게 건넸다.엄경미와 주단우에 관한 자료였다.강지현은 겉으로 드러나 있는 인물이었지만, 그들은 늘 뒤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라 쉽게 파고들기 어려웠다.게다가 두 사람 모두 배경이나 사생활이 꽤 철저히 숨겨져 있어 조사 자체가 쉽지 않았다.김태하가 꽤 공을 들여 알아봤지만 알아낸 건 일부뿐이었다. 그중에서도 주단우에 대한 내용이 조금 더 많았다.엄경미는 엄씨 가문의 둘째 딸이었다. 집안에서 총애를 받기는 했지만 실제로 쥔 가문 자원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예전에 집안에서 발언권을 늘리기 위해 이런저런 수를 쓰다가 가족들과 사이가 틀어진 적도 많았다. 그러다 주승호와 함께하게 된 뒤에야 비로소 주상 그룹 안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그래서 엄경미는 주상 그룹을 꽉 쥐고 있었고 그 권력을 쉽게 내려놓을 생각도 없었다.하지만 주단우는 조금 달랐다.주단우는 다섯 살 때 엄경미에게 입양돼 그녀 곁에서 자랐다. 지금 주상 그룹을 위해 그렇게 헌신하는 것도 대부분은 그 은혜를 갚기 위해서였다.다만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었다.주단우의 친부모는 과거 엄씨 가문의 영업 비밀을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형이 확정되기 직전에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그들이 세상을 떠난 뒤, 엄경미가 직접 주단우를 입양했고 그를 데리고 주씨 가문으로 시집을 갔다.원래라면 주단우의 부모는 엄씨 가문 회사의 임원일 뿐이었고, 엄경미와 아는 사이라 해도 그리 가깝지는 않았다.나중에 주승호가 병 때문에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되었다 해도, 굳이 다섯 살짜리 아이를 입양할 이유는 없어 보였다.“주단우 부모의 죽음이 엄경미와 관련 있을 수도 있다는 거야?”꽤 충격적인 이야기였다.강지현은 흥미가 생긴 듯 자연스럽게 김태하 쪽으로 몸을 가까이 기울였다.김태하는 그녀가 다가오는 걸 보자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을 듯 말듯한 거리에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엄경미는 이익이 없으면 절대 움직이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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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강지현은 찬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화도 나고 마음도 급해졌다.그녀가 이렇게까지 이 일을 신경 쓰는 모습을 보자, 김태하 마음속에 남아 있던 자잘한 질투는 그제야 완전히 사라졌다.역시나, 강지현이 그 남자에게 미련 둘 리가 없지...“이경 그룹 하나 밀어주는 거야 주상 그룹 입장에선 별 손해도 아니지. 하지만 이도운이 주상 그룹을 드나들게 되면 너랑 계속 마주칠 수밖에 없어. 괜한 말도 나오기 쉽고.”상처를 크게 주는 일은 아니지만 사람을 끊임없이 불편하게 만드는 방식이었다.김태하는 한마디로 주단우의 속셈을 정확히 짚어냈다. 주단우도 이 일 하나로 강지현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을 것이다.다만 이런 식의 치졸한 수는 앞으로도 계속 나올 가능성이 컸다.“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이야?”주씨 가문 쪽 일은 결국 상황에 맞게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그래도 김태하는 그들이 자기 앞에서 강지현을 직접 건드리지는 못할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기껏해야 이런 저급한 방식으로 괴롭히는 게 전부일 테니까.그리고 그런 정도라면 강지현 혼자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다.아니나 다를까, 김태하의 말이 끝나자마자 강지현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 무언가 떠오른 듯, 입가에 옅은 미소가 걸렸다.“그렇게 이경 그룹이 좋다면 둘이서 사이좋게 협력 잘하라고 해줘야지.”“내가 도울 일 있어?”김태하는 여자의 눈빛을 보자마자 의도를 알아챘다. 아까까지의 온화함과는 다른, 날 선 빛이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었다.그는 강지현의 손을 잡아 깍지를 끼었다. 그리고 그녀의 약지에 끼워진 다이아 반지를 엄지로 천천히 문질렀다.강지현은 가볍게 웃더니 몸을 살짝 기울여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 그리고 귓가에 대고 조용히 몇 마디 속삭였다.김태하의 표정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다만 입꼬리가 아주 미묘하게 올라갔고 눈빛도 한층 부드러워졌다.“좋아.”두 사람은 샤워를 마친 뒤 함께 침대에 누웠다.하지만 강지현은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그녀는 김태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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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어제 아침 일찍, 현다영은 동생 현시우에게서 전화를 받았다.학교에서 그의 가정 배경을 문제 삼아 입학 절차를 진행해 줄 수 없다고 했다는 것이었다.하지만 그 학교에 들어가려고 현다영은 이미 적지 않은 돈을 썼고, 현시우도 어렵게 시내 명문 중학교에 합격한 상태였다.지금 이 기회를 포기한다면 앞으로 진학은 훨씬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다.그때 마침 주단우에게서 메시지가 왔다.혹시 어려운 일이 있느냐, 도움이 필요하면 자신이 도와주겠다는 내용이었다. 현다영은 동생 문제에 주단우가 관련되어 있다는 걸 바로 눈치챘다.그래서 곧장 강지현을 찾아가려 했다.하지만 주단우는 이미 준비라도 해 둔 듯,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녀를 가로막았다.“현다영, 정말 강지현이 널 구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해? 넌 아무 배경도 없어. 지금 당장은 강지현이 도와줄 수 있겠지. 하지만 평생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아?”“평생 강지현 뒤에 붙어서 살 생각이야? 네 동생 앞날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고, 네 어머니 병도 그냥 내버려 둘 거야?”주단우의 협박은 노골적이었다.지금은 현시우지만 다음은 현다영의 어머니가 될 수도 있었다.해원시에서 주씨 가문의 세력은 뿌리가 깊었다. 비록 주상 그룹 안에서는 강지현도 어느 정도 권한을 가지고 있었지만, 주단우가 더러운 수단을 쓰기 시작하면 그녀라고 해서 모두 막아낼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웠다.“저는 지현 언니를 배신할 수 없어요. 최악의 경우, 회사를 그만두면 되잖아요!”“마음대로 해.”주단우는 느긋하게 웃었다.“사실 나도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무서운 사람은 아니야. 요구도 아주 간단해. 이 일 하나만 해 주면, 다시는 널 귀찮게 하지 않을게.”그가 원하는 건 강지현이 최근 맡은 프로젝트의 데이터 일부였다.현다영은 강지현 팀의 팀장이자 그녀가 가장 신뢰하는 부하였다. 평소에도 자료 복사나 정리를 도와주곤 했고, 강지현 컴퓨터 비밀번호도 아는 유일한 사람이었다.물론 핵심 프로젝트 데이터는 별도의 보안 키로 잠겨 있어 현다영도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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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강지현이 회의를 마치고 나와 현다영을 찾으러 갔을 때였다.그녀는 문득 현다영의 자리가 깨끗하게 비어 있는 걸 발견했다.강지현은 곧바로 팀원 네 명에게 물어봤지만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오늘 아침 현다영이 출근하자마자 아침을 사 주고, 밀크티도 돌렸다는 것이다. 그 뒤로 다섯 명이 함께 프로젝트 회의에 들어갔고, 회의 도중 현다영이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나갔다고 했다.그런데 그 이후로 돌아오지 않았다.회의가 끝나고 자리로 돌아와 보니, 현다영의 책상은 이미 말끔히 정리되어 있었다. 마치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처럼 개인 물건도 전부 치워져 있었다.강지현의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막 현다영에게 전화를 걸려고 하는 순간, 휴대폰에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사직서였다.현다영이 직접 올린 것이었다.‘이게 무슨 일이야...?’강지현은 현다영이 이 일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다시 전화를 걸어 보니, 이미 휴대폰은 꺼져 있었다.사무실로 돌아오자, 책상 위에 종이 한 장이 놓여 있었다.현다영이 남겨 둔 사직서였다. 열어 보니, 편지에는 강지현에게 감사하다는 말이 길게 적혀 있었다.개인적인 사정으로 회사를 떠나게 되었지만, 직접 인사를 하면 더 마음이 무거울 것 같아 편지로 대신한다는 내용이었다.가슴이 답답해졌다. 현다영은 원래 아무 말도 없이 이렇게 떠날 사람이 아니었다.서씨 가문 술자리 때부터 어딘가 이상했지만, 그때는 단순히 몸이 안 좋은 줄로만 생각했다.지금 생각해 보니 자신이 현다영을 너무 신경 쓰지 못했던 것 같았다.강지현은 사직 절차를 승인하지 않고 메시지를 하나 보냈다. 무슨 일이든 자신을 믿고 직접 만나 이야기하자는 내용이었다....“뭐라고? 강지현이 이미 너랑 백하린 일을 알고 있다고?”이씨 가문 거실에는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이도운은 어젯밤 심하게 맞아 병원에 가서 상처를 꿰매고 링거까지 맞았다.백하린이 밤새 곁을 지켰고 두 사람은 아침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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