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김태하도 눈을 떴다. 강지현이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자, 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소원 빌었어.”강지현은 살짝 웃으며 그의 사진을 조심스레 가방 안에 넣었다. 그러고는 바람에 흔들리는 두 줄의 리본을 향해 두 손을 모으고 경건하게 빌었다.돌아가는 길, 강지현은 보물이라도 자랑하듯 몰래 찍은 사진을 김태하에게 보여 주었다.사진의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웠고 그 안의 김태하는 풍경보다 더 눈부셨다.볼수록 마음에 들어, 이 사진 한 장만으로도 사진 대회에서 상을 탈 수 있을 것 같았다.오늘 상원궁에서 하루 종일 사진을 찍었지만,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이 사진을 뛰어넘을 만한 것이 단 한 장도 없었다.부드러운 저녁빛이 차창 너머로 스며들어, 그의 또렷한 이목구비 위에 금빛으로 내려앉았다.김태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찍은 건데, 당연히 제일 잘 나왔지.”그가 사진을 가져가려 하자, 강지현은 순순히 내주지 않았다.“내가 가지고 있을래. 다음에 더 잘 나온 사진이 생기면, 그때 이거 줄게.”“그래.”“김태하.”“응?”강지현은 김태하의 품에 기대 누운 채, 손에 든 사진을 이리저리 들어 올리며 몇 번이고 바라보았다.“너 원래 귀신이나 신 같은 거 안 믿는다며?”“내 소원만 이루어진다면, 오늘부터 믿어 볼 생각이야.”다음 날 이른 아침, 해원시 외곽에 있는 추모 공원.권미숙의 장례를 조촐하게 치렀다. 이도운은 사흘 동안 빈소를 지킨 뒤, 할머니의 유골을 할아버지의 유골과 합장했다.공원을 나온 뒤, 문수정은 이규진을 돌보러 병원으로 갔다.진태웅이 이민지에게 눈짓하자, 이민지는 곧장 이도운과 백하린을 따라가 두 사람에게 집에 들러 식사라도 하고 가라고 제안했다.이도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백하린이 그의 팔을 붙잡으며 말했다.“그래요. 다들 고생했잖아요. 같이 식사라도 해요.”권미숙의 죽음은 이도운에게 큰 충격이었다.백하린이 서경시에서 급히 돌아왔을 때, 이도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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