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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2 Chapters

제471화

강지현은 일어나 욕실 문 앞에 가서 김태하의 이름을 불렀고, 안에서 나던 소리가 뚝 끊겼다.그리고 손잡이를 돌리던 찰나, 문이 먼저 열렸다.순간 중심을 잃은 강지현의 몸이 앞으로 기울며 넓은 품 안에 꼬꾸라졌다.풀어헤친 잠옷 너머로 따뜻하고 단단한 가슴이 그녀를 단단히 받쳐 안았다.“왜, 아직도 잠이 안 와?”김태하는 손을 뻗어 그녀를 꼭 끌어안고 머리를 살포시 쓰다듬었다.목소리가 워낙 다정하고 따스해서 그 어떤 이상한 기색도 느껴지지 않았다.강지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남자의 넓은 등 뒤로 두 손을 뻗었다.“응, 근데 넌 왜 안 자? 혹시 어디 불편해?”“아니, 너랑 같이 자고 싶어서 씻으려 했지.”나지막한 음성이 고막을 파고들었다.그는 일부러 강지현의 귓가에서 한 박자 쉬어 가며 속삭였다.귓가를 간지럽히는 숨결에 강지현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아무리 건강하다 해도 에너지가 너무 넘쳐나는 거 아니야?”강지현은 작게 투덜거리더니 김태하의 품에서 쏙 빠져나왔다.이내 수줍은 얼굴로 고개를 숙이며 그와 깍지를 꼈다.하지만 손이 닿는 순간 저도 모르게 깜짝 놀랐다.“손이 왜 이렇게 차가워?”강지현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김태하를 바라보았다.기분 탓인지 희미한 불빛 아래 잘생긴 얼굴이 다소 창백해 보였다.“샤워했잖아.”“설마...”강지현의 안색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이내 진지한 얼굴로 다급히 김태하를 침대로 끌어당겼다.그리고 따스한 이불 속으로 밀어 넣고는 그의 몸을 빈틈없이 감싸 안았다.에어컨 온도도 단숨에 5도나 올렸다.그것도 모자라 김태하의 손을 조물조물 비비더니 자신의 품속에 집어넣고 따뜻하게 녹여주었다.“지현아, 나 괜찮아.”김태하가 나지막이 웃음을 터뜨렸다.우왕좌왕하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 한구석이 뭉클해졌다.“손이 이렇게 얼음장 같고 몸도 찬데 뭐가 괜찮아! 감기 걸린단 말이야. 내가 감기약 챙겨왔으니까 다행이지, 일단 몸 좀 녹이고 이따가 약 먹어.”강지현은 미간을 찌푸린 채 마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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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강지현은 울상이 된 채 미안함이 가득한 얼굴로 김태하를 바라보았다.“나 완전히 늦잠 잤어. 상원궁 직원들이 많이 화났을 텐데...”“괜찮아. 아침에 미리 연락해서 양해 구했어. 촬영은 오후로 미루기로 했고, 정 안 되면 하루 더 연장하면 돼. 위약금이야 우리가 내면 되지 뭐.”김태하가 다정하게 속삭였다.강지현이 이토록 당황한 표정을 짓는 것은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었기에 저도 모르게 그녀의 뺨을 살포시 꼬집었다.“그래도 이건 좀 아니잖아. 다 내가 못 일어난 탓인데...”강지현은 미안해서 죽을 맛이었다.무려 상원궁에서 진행하는 촬영이지 않은가.그런데 이런 중요한 순간에 펑크를 내다니, 죄책감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김태하는 강지현의 귓가를 부드럽게 쓸어내렸다.“내가 안 깨운 거야. 알람도 일부러 껐고. 원래는 아침 햇살 받으면서 찍으려고 일찍 잡았던 건데, 어제 잠을 설칠 줄 누가 알았겠어. 상원궁 측도 촬영 대상이 다크서클을 달고 피곤한 얼굴로 사진 찍기를 원치 않을 거야.”김태하의 말은 그녀에게 큰 위로가 되어 주었다.강지현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문득 의아한 듯 시선을 돌렸다.“그나저나 넌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우리 어젯밤에 같이 잠들었잖아.”“이제 곧 웨딩사진 찍어야 하니까, 나도 좀 긴장되네.”김태하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강지현의 눈동자가 반짝이더니 덩달아 미소를 머금었다.산전수전 다 겪은 기업 총수마저 긴장한다는데, 자신이 조금 뚝딱거렸던 것쯤은 눈감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오전 촬영을 놓치는 바람에 오후 일정은 한층 더 빠듯해졌다.상원궁 측은 두 사람을 위해 엄선한 일곱 가지 스타일의 착장을 준비해 두고 있었다.각각 상원궁의 사계절 변화와 역사적 변천, 그리고 일 년 중 가장 중요한 축제들에 맞춰 준비된 것이다.하나같이 엄청난 정성과 공을 들인 고급스러운 의상들이었다.김태하는 강지현을 위해 함께 매치할 전통 장신구 몇 세트를 장만하여 사람을 시켜 보내오기도 했다.촬영 내용은 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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