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현은 일어나 욕실 문 앞에 가서 김태하의 이름을 불렀고, 안에서 나던 소리가 뚝 끊겼다.그리고 손잡이를 돌리던 찰나, 문이 먼저 열렸다.순간 중심을 잃은 강지현의 몸이 앞으로 기울며 넓은 품 안에 꼬꾸라졌다.풀어헤친 잠옷 너머로 따뜻하고 단단한 가슴이 그녀를 단단히 받쳐 안았다.“왜, 아직도 잠이 안 와?”김태하는 손을 뻗어 그녀를 꼭 끌어안고 머리를 살포시 쓰다듬었다.목소리가 워낙 다정하고 따스해서 그 어떤 이상한 기색도 느껴지지 않았다.강지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남자의 넓은 등 뒤로 두 손을 뻗었다.“응, 근데 넌 왜 안 자? 혹시 어디 불편해?”“아니, 너랑 같이 자고 싶어서 씻으려 했지.”나지막한 음성이 고막을 파고들었다.그는 일부러 강지현의 귓가에서 한 박자 쉬어 가며 속삭였다.귓가를 간지럽히는 숨결에 강지현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아무리 건강하다 해도 에너지가 너무 넘쳐나는 거 아니야?”강지현은 작게 투덜거리더니 김태하의 품에서 쏙 빠져나왔다.이내 수줍은 얼굴로 고개를 숙이며 그와 깍지를 꼈다.하지만 손이 닿는 순간 저도 모르게 깜짝 놀랐다.“손이 왜 이렇게 차가워?”강지현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김태하를 바라보았다.기분 탓인지 희미한 불빛 아래 잘생긴 얼굴이 다소 창백해 보였다.“샤워했잖아.”“설마...”강지현의 안색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이내 진지한 얼굴로 다급히 김태하를 침대로 끌어당겼다.그리고 따스한 이불 속으로 밀어 넣고는 그의 몸을 빈틈없이 감싸 안았다.에어컨 온도도 단숨에 5도나 올렸다.그것도 모자라 김태하의 손을 조물조물 비비더니 자신의 품속에 집어넣고 따뜻하게 녹여주었다.“지현아, 나 괜찮아.”김태하가 나지막이 웃음을 터뜨렸다.우왕좌왕하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 한구석이 뭉클해졌다.“손이 이렇게 얼음장 같고 몸도 찬데 뭐가 괜찮아! 감기 걸린단 말이야. 내가 감기약 챙겨왔으니까 다행이지, 일단 몸 좀 녹이고 이따가 약 먹어.”강지현은 미간을 찌푸린 채 마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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