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곧바로 상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쯤이면 상대도 이미 안쪽 행사장에 들어갔을 터였다. 주씨 가문 딸이 참석했다면 당연히 소개가 있었을 테니, 물어보면 알 일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가 연결됐다.이민지는 긴장한 듯 손에 땀을 쥔 채 먼저 손을 뻗어 스피커폰을 켰다.“대표님.”진태웅이 말을 꺼내자마자, 상대가 다짜고짜 따져 물었다.“자네 어디야? 아직도 안 온 거야? 오늘 회의 중요하다고, 늦지 말라고 했잖아!”“아... 제가 오는 길에 작은 사고가 좀 있어서, 아마 못 갈 것 같습니다.”혹시 몰라 진태웅은 상황을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만에 하나 강지현이 정말 주상 그룹 딸이라면 상사가 그 사실을 아는 순간 가장 먼저 그를 잘라낼 게 뻔했다.“자네도 참, 모처럼 견문 넓힐 좋은 기회였는데 하필 이런 때 일을 그르치나!”상대는 한마디 타박하고는 전화를 끊으려 했다.주변은 꽤 소란스러웠다. 거물들이 하나둘 입장하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인사를 나누려고 그쪽으로 몰려가고 있었다. 그 역시 서둘러 그 흐름에 끼어야 했다.“아, 대표님. 저, 저 그 주씨 가문 따님이 좀 궁금해서 그런데요. 혹시 오셨습니까?”진태웅은 더는 돌려 말할 여유도 없이 곧장 물었다.“자네는 오지도 않았으면서 그런 건 왜 물어?”전화 너머의 상대는 귀찮다는 듯 대꾸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행사장 안이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했다. 중앙 구역으로 늘씬한 실루엣의 여인이 들어서고 있었다.그녀의 주변은 경호원들이 빈틈없이 둘러싸고 있었고, 향하는 방향은 VIP석 가장 앞자리 쪽이었다.옆에 있던 누군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저분이 주씨 가문의 따님입니다. 현재 주상 그룹의 대표이기도 하고요.”“저렇게 젊다고?”한 대표는 목을 길게 빼고 몇 걸음 앞으로 나섰지만, 겨우 옆모습 일부만 볼 수 있을 뿐이었다.더 앞으로 가려던 순간, 질서를 유지하던 보안요원들이 그를 막아섰다. 함부로 이동하지 말고 먼저 착석하라는 뜻이었다.진태웅은 전화 너머로 들려온 말을 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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