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시언이 덤덤하게 받아쳤다.그의 입에서 나온 ‘강 대표’라는 호칭에 백하린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강 대표라니, 주상 그룹의 금지옥엽 외동딸 성씨가 강 씨였던가?’머릿속으로 순간 강지현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등줄기에 소름이 쫙 돋았지만, 이내 말도 안 된다며 스스로 비웃었다.‘그럴 리가. 강지현이 주상 그룹 딸일 리가 없지.’그저 우연일 뿐이라고, 자신이 너무 예민하게 굴었다고 생각했다.“그리고 원영이가 회사 고객을 불쾌하게 만들었다는 건 네 오해야. 다 내가 시킨 거거든. 주단우, 불만 있으면 나한테 직접 와서 따져.”주시언의 어조는 차분하면서도 상대를 은근히 깔보는 기색이 묻어났다.뒤에 서 있던 하원영은 순간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기 시작했다.지금 이 공간을 감도는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 때문이 아니었다.그저 남자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이고 가슴이 벅차올랐다.조금 전 사람들 앞에서 온갖 수모를 당했음에도, 지금은 그 모든 고초가 달콤하게 느껴질 정도였다.그녀가 예전에 알던 주시언이 정말 아닌 것 같았다. 어느새 훌쩍 커버렸다.얌전하고 착해서 어른들에게 의지할 줄만 알던 꼬마 아이에서, 이제는 홀로 서서 상대를 압도할 만큼 강인하고 용기 있는 성숙한 어른이 되었다.반면 자신은 여전히 제자리에 멈춰 선 채, 늘 사고만 치는 철없는 아이로 남아있는 듯했다.두 사람의 격차는 너무나도 극명했다.그의 곁에 서면 그동안 붙잡고 있던 자존심마저 전부 무너져 내린다는 걸, 하원영은 누구보다 잘 알았다.순간, 어린 시절 주시언이 진지한 얼굴로 몇 번이고 건넸던 말이 머릿속을 스쳤다.“원영아, 내가 나중에 어른 되면 너 꼭 지켜줄게.”“참나, 오빠한테 보호받을 일이 없거든요? 약해빠진 주제에. 착한 어린이는 그냥 부모님 말씀이나 잘 들으세요.”“지금은 안 믿어도 괜찮아. 나 원래 한 번 뱉은 말은 무조건 지키니까.”“...그럼 오빠가 진짜 어른이 되면 어디 한 번 두고 보죠.”...거친 마찰음에 하원영은 번쩍 정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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