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맨정신으로 버틸 수 없었던 백하린은 대뜸 인신공격을 퍼부었다.비록 눈시울은 붉게 물들었고 두려움에 목소리마저 떨렸지만, 강지현을 향한 지독한 증오심이 공포를 집어삼킨 지 오래였다.하원영이 콧방귀를 꼈다.“구걸이라니? 내 보기엔 그 단어, 당신한테나 딱 어울리는 것 같은데. 남자 하나 잡아 보겠다고 기를 쓰며 꼬리 흔들어 대고, 이도운 때문에 남의 물건까지 훔치고 말이야. 그 추잡한 짓거리가 눈앞에서 낱낱이 까발려졌는데도 어떻게 아직도 오리발을 내밀 수 있지? 이 아줌마야.”공격력으로 치면 회의실 전체를 통틀어 하원영을 따라올 사람이 없었다.그녀가 내뱉은 마지막 한 마디에 백하린은 하마터면 뒷목을 잡고 쓰러질 뻔했다.나이를 가지고 공격당한 적은 평생 처음이었다.비록 대여섯 살 연상인 건 사실이지만, 워낙 철저하게 관리해온 덕에 몸매부터 피부, 자태까지 갓 스물을 넘긴 대학생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해 왔기 때문이다.하지만 하원영이 내뱉은 ‘아줌마’라는 호칭은 그녀의 자존심을 사정없이 뭉개버렸다.주시언도 선을 좀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하원영을 힐끗 바라보며 테이블 아래로 산만하게 흔들거리던 다리를 툭툭 쳤다.경고의 의미를 알아챈 하원영은 마치 부모에게 혼이 난 아이처럼 입술을 삐죽였다.“백하린 씨, 마지막으로 한번 더 묻겠는데, 해성 그룹 프로젝트 말이에요. 내 논문 데이터 표절한 거 맞죠?”강지현의 시선이 허공을 맴돌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손에 쥔 USB가 책상 위에 가볍게 부딪힐 때마다 툭, 툭, 미세한 소리가 울렸다.회의실 안은 숨이 막힐 정도로 고요했다.백하린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강지현이 여전히 기회를 주고 있다고 착각한 그녀는 단지 자신을 압박하려는 수작일 뿐이라 확신했다.‘저년이 나한테 기회를 줄 리가 없지.’“내가 표절했다고 하는데, 그럼 증거를 대 봐. 증거 하나 없이 이딴 식으로 나오면, 주상 그룹이 날 모함하고 비방한 죄로 고소해 버리는 수도 있어.”“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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