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성 그룹과의 입찰 경쟁은 이미 끝났다.‘서운혁이 지금 나를 찾는 걸 보면 또 무슨 문제를 만들려는 건가?’“강지현 씨, 제가... 며칠 뒤 해원시를 떠나요. 혹시 오늘이나 내일 시간 있으시면, 가기 전에 한번 같이 식사할 수 있을까요?”서운혁의 목소리는 아주 부드러웠다. 조심스럽게 떠보는 듯한 기색과 부탁하는 듯한 낮은 태도까지 느껴졌다.강지현은 어리둥절했다. 바로 옆에 있던 김태하도 상대의 말을 들었다.그의 눈에도 복잡한 빛이 스쳤다.“서 대표님, 저희가 굳이 같이 식사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강지현 씨, 이번 입찰에서 제가 떳떳하지 못한 방식을 썼다는 걸 알아요. 저와 해성 그룹을 다시 보고 싶지 않을 수도 있겠죠. 그래도 회사가 아니라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 꼭 사과하고 싶어요.”의례적인 인사말처럼 들리지는 않았다.‘하지만 지금 해성 그룹도 뒤처리할 일이 산더미일 텐데, 서운혁에게 반성하며 나에게 사과할 여유가 있을 리 있나?’강지현이 눈을 몇 번 깜빡이고 가볍게 웃었다.“서 대표님, 마음만 받을게요. 그럴 필요 없어요.”“강지현 씨, 그래도 떠나기 전에 꼭 한번 보고 싶어요. 드릴 말씀이 있어요.”강지현이 곧 전화를 끊을 것 같아 보이자 서운혁의 목소리에도 다급함이 섞였다.“할 말이 있으면 지금 하세요.”“그건...”서운혁은 말끝을 흐렸다. 입 밖에 내기 어려운 사정이라도 있는 듯했다.강지현도 더는 인내심이 없었다.“서 대표님, 저도 일이 있어서요. 별로 할 말이 없으신 것 같으니 이만 끊겠습니다.”말을 끝내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강지현이 김태하를 올려다봤다.“서운혁이 대체 왜 저러는 거야? 이미 서로 완전히 틀어졌는데 인제 와서 관계를 남겨 두려고 그러는 거지? 사업가답게 정말 잘 숙이기도 하네.”강지현은 다른 이유를 떠올릴 수 없어 서운혁이 사업가 본능 상 미래 그룹과 주상 그룹을 완전히 적으로 만들지 않으려는 것으로 생각했다.해성 그룹의 해원시 진출을 아직 포기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이다.“서운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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