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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os capítulos de 가짜 결혼, 진짜 신분: Capítulo 931 - Capítulo 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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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1화

그 이야기가 나오자 모두 눈빛이 반짝였다.이번 김태하와 강지현의 결혼식은 분명 화려하고 성대했지만, 너무 아슬아슬한 일까지 겹쳐 모두가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그래서 다들 주시언과 하원영만큼은 해원시에서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결혼식을 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이 사람 저 사람 의견을 내다보니 이야기는 한 시간 넘게 이어졌다.다만 김태하와 강지현의 결혼식을 막 치른 참이라 주시언과 하원영 모두 급할 것 없다며 조금 더 미루고 싶어 했다.적어도 강지현과 김태하의 몸이 조금 더 회복될 때까지는 기다릴 생각이었다.짧은 모임이 끝나자 현다영은 지순옥의 차를 타고 호텔로 돌아갔고, 주시언과 하원영도 함께 떠났다.서지아만 서경시에서 따로 만나기로 한 친구가 있어 직접 차를 불렀다.“최 비서님, 지아 좀 데려다줘요.”강지현은 곧바로 아직 떠나지 않은 최동윤을 불렀다.그녀는 최근 최동윤과 서지아 사이의 분위기가 묘하다는 걸 눈치채고 있었다.여럿이 모일 때도 서지아가 있으면 최동윤은 일부러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반대로 최동윤이 있으면 서지아는 자리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하는 사람처럼 금방 떠나곤 했다.두 사람은 어느 순간 갑자기 남보다도 어색한 사이가 된 듯했다.강지현의 말을 들은 최동윤은 잠깐 망설였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서지아는 급히 손을 내저었다.“아니에요. 괜찮아요. 이미 차 불렀어요. 바로 앞에 와 있어서 편해요.”“그래도 누가 데려다주는 게 낫죠. 우리도 방금 큰일 겪었잖아요. 혹시 모르니까요. 아니면 진 대표님한테 전화해 볼까요? 요즘 서지아 씨랑 자주 만나는 것 같던데, 시간 되면 데리러 올 수도 있잖아요?”강지현의 두 마디에 서지아와 최동윤이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두 사람은 잠깐 시선이 마주치더니, 한쪽은 곧바로 고개를 돌리고 다른 한쪽은 시선을 내렸다.“그런 일로 진 대표님까지 귀찮게 할 필요 없어요. 그리고 저 그 사람이랑 그렇게 가까운 사이도 아니에요.”서지아는 조금 불편한 듯 말한 뒤 호출한 차를 취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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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2화

사실 일부러 그렇게 심한 말을 하려던 건 아니었다.다만 그날 최동윤이 강지현에게 했던 말이 떠오르기만 하면...자기는 서지아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그게 가슴에 작은 가시처럼 박혀 있었다. 그래서 원래 갖고 있던 호감까지 전부 사라진 것 같고, 괜히 화까지 났다.애초에 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 관계도 없었다.특별한 사이로 발전할 가능성도 없었다...서지아 자신도 이해할 수 없었다.‘왜 내가 비서 한 명이 자기를 좋아하느냐 마느냐에 이렇게 신경을 쓰는 걸까? 상대가 분수를 잘 안다는 사실조차 기분 나쁠 이유가 있단 말인가?’그 뒤로 두 사람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도착했다.서지아의 친구는 쇼핑몰에서 쇼핑 중이었고, 두 사람은 쇼핑몰 입구에서 만나기로 했다.그런데 서지아가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나 벌써 도착했어. 지금 바로 갈게...”“저 검은 부가티 맞아?”“응.”서지아의 대답이 끝나자마자 친구는 전화를 끊었다.곧 최동윤 쪽 차창을 누군가 두드렸다. 서지아의 친구가 쇼핑몰 직원 두 명을 데리고 차 앞에 나타났다.서지아는 놀라 급히 차에서 내렸다.“됐어요. 이제 가셔도 돼요.”서지아가 온 걸 본 친구는 웃으며 옆의 직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직원들은 들고 있던 쇼핑백 수십 개를 바닥에 한꺼번에 내려놓았다.“이걸 다 네가 산 거야?”서지아가 눈을 크게 떴다.이 친구는 서경 상류층에서 귀하게 자란 집안의 외동딸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 아주 가까운 사이였다.서로 다른 도시에 살게 된 뒤에도 서지아가 F 국으로 일하러 가기 전까지는 매달 번갈아 찾아가 며칠씩 함께 지냈다.마침 서지아가 서경시에 온 만큼 떠나기 전 한 번은 얼굴을 봐야 친구도 섭섭해하지 않을 터였다.친구가 자랑스럽게 웃었다.“응. 이 중에 네 선물도 엄청 많아!”“너 혹시 매장 한 층을 통째로 털었어? 빨리 사람 불러. 나 이거 들어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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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3화

“됐어! 그냥 사람부터 불러!”서지아가 곧바로 친구의 말을 잘랐다.하지만 둘의 대화는 최동윤에게 고스란히 들렸다.두 사람이 더 티격태격하기 전에 그는 이미 차에서 내려 바닥의 쇼핑백을 트렁크에 넣기 시작했다.친구는 곧바로 활짝 웃었다.“고마워요!”서지아가 돌아보니 최동윤이 다시 짐을 가지러 오고 있었다. 그녀는 급히 막았다.“도와줄 필요 없다고 했잖아요. 못 알아들어요?”“서지아 씨, 저도 지금 따로 할 일이 없어요. 대표님과 사모님께서 모셔다드리라고 하셨으니 끝까지 모셔다드리는 게 맞아요. 게다가 친구분께서 직접 부탁하셨는데 제가 거절하면 나중에 월급 깎일지도 모르고요.”최동윤은 부드럽게 말했지만 말투는 철저히 업무적이었다. 개인적인 감정은 조금도 섞이지 않았다.그 덕분에 서지아도 더는 거절할 말을 찾지 못했다.그 틈을 타 친구는 얼른 차에 올라탔다.최동윤이 여러 번 오가며 능숙하게 짐을 옮기는 걸 보자 서지아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입술만 달싹이다 끝내 말하지 못했다.차에 탄 뒤 서지아와 친구는 모두 뒷좌석에 앉았다.친구는 가는 내내 신이 나서 메시지를 보내느라 바빴다. 한참 뒤에야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곧바로 서지아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평소엔 나만 보면 말 많잖아. 오늘은 왜 이렇게 조용해?”친구도 마침내 뭔가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했다.서지아 쪽으로 바짝 다가가 보니 그녀는 일부러 뭔가를 피하듯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었다.“왜 그래? 혹시... 옛날 남신 다시 보려니까 긴장돼?”친구가 장난치자 서지아가 곧바로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무슨 남신이야. 그냥 옛날 동창이야. 지난 일 가지고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그래? 그럼 아직도 김태하를 못 잊은 거야?”친구가 또 놀리자 서지아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변했다.“진짜 한 소리 듣고 싶어?”“주스라도 드실래요?”그 순간 최동윤이 절묘하게 둘의 대화를 끊었다.덕분에 위험한 화제도 바로 사라졌다.최동윤은 차 안의 작은 냉장고에서 음료 두 병을 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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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4화

민성현을 보자 친구는 곧바로 소개를 시작했다.최동윤도 얼른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민성현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스스럼없는 성격인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최동윤의 어깨를 감싸더니 거의 억지로 집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민성현 씨.”“뭘 그렇게 어려워하세요. 오늘 파티에 온 사람들 전부 여자예요. 저기요, 그냥 나랑 좀 놀아준다고 생각하세요.”최동윤은 엉겁결에 이끌려 방 안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친구가 즉시 문을 잠그자, 민성현이 뒤를 돌아보는 찰나 서지아와 눈이 마주쳤다.서지아는 순식간에 두 사람이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 단번에 알아챘다.서지아는 바로 친구를 붙잡았다.“너 왜 최동윤 씨를 억지로 붙잡은 거야? 설마 마음에 든 거야?”신아정은 연애를 오래 하는 법이 없었다. 워낙 자유분방하게 노는 성격이었기 때문이다.쇼핑 말고도 취미가 하나 더 있었는데, 바로 잘생긴 남자를 만나는 것이었다. 눈에 드는 미남이면 어떤 스타일이든 한 번쯤 만나 보고 싶어 했다.그런데 최동윤 같은 타입은 마침 그녀가 지금껏 접해 보지 못한 부류였다.말끔한 정장을 입은 엘리트 비서, 성실하고 온화한 성격, 젊고 잘생긴 외모.이 세 가지를 한 몸에 갖춘 남자는 흔치 않았다.민성현과 신아정은 몇 년간 비즈니스적으로 얽혀 있었고, 대학 동창이기도 해서 꽤 친했다.하지만 서로가 서로의 취향은 아니어서 이제는 거의 친남매처럼 지낼 정도였다.때문에 민성현은 신아정의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있었다.그래서 아까도 그녀를 도와 최동윤을 붙잡아 둔 것이었다.서지아만 뒷북으로 늦게 눈치챘을 뿐이었다.신아정은 숨길 생각도 없이 수줍게 웃었다.“너도 최동윤 씨가 꽤 잘생긴 것 같지 않아?”“태하의 비서야. 엄청 반듯한 사람이거든.”서지아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신아정은 의아해했다.“나도 알아. 서로 마음 있으면 만나 보는 거지. 좀 알아보다 안 맞으면 그만이고. 내가 강제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도 아닌데 넌 왜 그렇게 예민하게 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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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5화

“민성현, 너 혼자 마시지만 말고 우리 예쁜 지아한테도 한 잔 만들어 줘.”신아정은 민성현의 속마음을 눈치채고 곧장 판을 깔아 줬다.민성현은 정신을 차리고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능숙하게 칵테일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우아하고 멋진 동작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금세 완성된 술은 화려하고 눈부셨다.민성현은 잔을 서지아 앞으로 살며시 밀었다. 태도도 말투도 다정하면서 묘하게 분위기가 있었다.“마셔 봐. 도수가 낮아서 너한테 잘 맞을 거야.”“고마워.”서지아는 담담하게 대답하고 한 모금 마신 뒤 엄지를 세워 보였다.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최동윤은 그 모습을 바라보다 눈빛이 어두워졌고, 곧 시선을 돌렸다.파티 분위기는 빠르게 달아올랐다.민성현은 단연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만, 신경은 온통 서지아에게 쏠려 있었다.누구와 대화하든 그는 틈틈이 서지아를 챙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처음에는 침묵을 지키던 서지아도 민성현이 다가와 조곤조곤 말을 건네자 결국 웃음을 터뜨리며 대화에 끼어들었다.“최동윤 씨, 몸매가 좋으시네요? 평소에 운동 많이 해요?”그때 섹시하게 입은 여자가 다가와 최동윤에게 말을 걸며 그의 관심을 끌려 했다.최동윤은 예의 있게 대답했다.“시간 날 때 하는 편이에요. 일 때문에 필요해서요.”“무슨 일이길래 몸매가 이렇게 좋아야 해요?”여자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묻더니 손까지 뻗었다.최동윤은 즉시 피했다.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서지아 쪽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그는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서지아가 사레가 들렸는지 입을 가리고 있었다.민성현은 그녀의 등을 두드려 주며 휴지를 건넸다.그때 신아정이 다가와 몇 마디 말로 최동윤의 난처한 상황을 해결해 주고는, 최동윤을 놀리려던 여자들을 쫓아버렸다.하지만 그 덕분에 최동윤이 서지아를 볼 수 있는 시야가 완전히 가려져 버렸다.“자, 우리 한잔해요.”신아정은 최동윤이 들고 있는 잔을 보더니,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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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6화

“너, 나 좀 따라와.”서지아는 두 사람의 대화를 끊어버리고, 다짜고짜 최동윤의 팔을 잡아끌었다.최동윤은 당황했지만 순순히 그녀를 따라갔다.신아정이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서지아를 불렀지만, 서지아는 돌아보지도 않고 최동윤을 끌고 발코니로 갔다.쾅 소리와 함께 발코니 문이 잠기며 방 안의 시끄러운 소음이 단번에 차단되었다.밤바람이 들이치자 금세 정신이 맑아졌다. 특히 독한 술을 한 잔 들이켰던 최동윤에게는 더욱 그랬다.술기운이 올라와 온몸이 달아오른 그는 서지아가 도대체 왜 이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민성현과 즐겁게 대화하고 있지 않았던가?“서지아 씨?”“최동윤 씨는 주량이 좋은가 보네요?”뜻밖의 질문에 최동윤은 잠시 멈칫하며, 어찌할 바를 몰라 솔직하게 대답했다.“아닙니다. 주량은 평범한 편이라 잘 마시는 건 아니에요.”“그럼 아까 왜 아정이랑 술 마셨어요? 아정이 좋아해요?”서지아의 말에 가뜩이나 술기운으로 붉어진 최동윤의 얼굴이 더욱 확 달아올랐다.그는 서둘러 손을 저으며 부정했다.“그럴 리가요. 오늘 처음 본 사람인데...”“이 늦은 시간에 남의 집에서 취하면, 남녀가 단둘이 있는 틈을 타 무슨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해 봤어요?”서지아가 갑자기 한 걸음 다가오자 최동윤은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났다.최동윤의 우람한 체격 앞에서 서지아는 한참 작아 보였지만, 지금은 두 사람의 기세가 완전히 뒤바뀐 것 같았다.최동윤은 사냥꾼에게 몰린 순한 토끼처럼 어쩔 줄 몰라 했다.결국 등 뒤가 돌난간에 닿으며 최동윤은 더 물러설 곳이 없게 되었다.“지아 씨,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그럼 지금 바로 돌아갈게요.”최동윤은 미간을 찌푸리고 자리를 피하려 했다. 하지만 서지아가 그의 넥타이를 확 잡아당겼다.“가긴 어딜 가세요? 제가 가도 된다고 했어요?”자신 앞에서는 유독 조심스럽고 위축된 모습을 보이는 최동윤을 보자 서지아는 이유 없이 화가 났다.‘아까 아정이 그렇게 가까이 붙었을 때는 거부하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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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7화

최동윤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미안해요. 제가 착각했네요”그런데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서지아가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너무 갑작스럽고 짧은 키스였다.최동윤이 반응하기도 전에 서지아는 몸을 돌려 달아났다.활짝 열린 발코니 문 너머로 시끄러운 음악이 쏟아졌다. 최동윤은 머리가 빙글빙글 돌며 자신이 환각이라도 본 게 아닌가 싶었다.‘지아 씨가 방금 정말 나한테 키스한 건가?’거실로 뛰어 들어간 서지아는 곧바로 화장실로 숨었다.그녀는 수도꼭지를 틀고 찬물로 얼굴을 몇 번이나 씻고 나서야 거울을 바라봤다.거울 속 자기 얼굴이 낯설기 그지없었다.서지아는 입가를 세게 문질러 보았다. 립스틱이 입술 주변에 번져 흐릿한 자국을 남겼다.심장이 미친 듯 뛰고 머릿속은 엉망이었다.방금 장면이 떠오르자 서지아는 화들짝 놀라 거울을 탁 쳤다.‘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설마 진짜 미친 건가?’“서지아?”“지아야?”곧 문밖에서 신아정과 민성현의 목소리가 들렸다.오늘 서지아의 행동은 누가 봐도 이상했다. 신아정은 영문을 몰랐고, 민성현은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는 서지아를 보며 마음이 급해졌다.예전에 민성현과 서지아는 주변에서 아깝다며 한탄할 정도로 잘 어울렸다.그 시절 민성현도 젊고 자존심이 강했고, 서지아도 마찬가지라 둘 중 누구도 먼저 다가가지 못했다.이제 민성현도 나이가 들었고, 옛날을 떠올릴수록 처음 누군가를 좋아했을 때의 설렘이 그리워졌다.신아정은 민성현이 서지아와 다시 이어지고 싶어 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서지아 역시 김태하와의 과거를 정리했으니 오늘 같은 이 자리를 마련했던 것이다.하지만 서지아의 반응은 예상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민성현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았으니 말이다.화장실 문이 열리자 민성현이 가장 먼저 다가갔다.“지아야, 어디 아픈 거야? 내가 데려다줄까?”“나 괜찮아.”서지아는 민성현의 손을 피하고 곧장 옷과 가방을 챙겼다.신아정이 놀라 물었다.“너 가려고?”“응. 시간도 늦었으니까 먼저 갈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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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8화

‘우린 친구인데 이런 걸 솔직하게 말도 못 해?’“신아정 씨, 더 하실 말씀이 있어요?”“별일은 없어요. 그런데 내가 이렇게 성의껏 파티에 초대했는데 인제 와서 그냥 간다고요? 우리 집을 마음대로 왔다 갔다 해도 되는 곳으로 생각하세요?”신아정이 갑자기 표정을 굳혔다. 말투도 한층 무거워졌고 기세가 꽤 위압적이었다.“죄송합니다. 호의를 저버렸네요.”최동윤은 어쩔 수 없이 사과했지만 신아정은 일부러 그를 난처하게 했다.“가도 돼요. 대신 아까 먹고 마신 거 계산하고 가요.”“모두 얼마죠?”최동윤은 곧바로 휴대폰을 꺼냈다.“20억.”“뭐라고요?”최동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신아정은 팔짱을 끼고 비아냥거리는 눈빛으로 최동윤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이 정도면 싸게 부른 거예요.”“신아정 씨, 지금 협박하는 거예요?”“돈을 내든지, 아니면 오늘 밤 남아서 몸으로 갚으세요.”신아정이 눈을 굴리며 다시 최동윤을 향해 음탕하게 웃었다.최동윤은 차갑게 말했다.“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이런 행동은 삼가 주세요.”최동윤은 더는 예의를 차리지 않았다. 그는 신아정을 밀어내고 나가려 했다.신아정은 부드럽게 달래도, 아니면 강하게 밀어붙여도 최동윤을 붙잡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집에 있던 경호원들을 불러 최동윤 앞을 막게 했다.신아정은 화가 나 소리쳤다.“정 가고 싶다면 좋아요. 이 술을 원샷하면 보내 줄게요.”말이 끝나자 누군가 마개를 갓 딴 독한 양주 한 병을 내밀었다.최동윤은 술병을 바라본 뒤 앞을 가로막고 선 경호원들을 훑어봤다.그는 저 사람들이 두렵지 않았다. 다만 서지아가 민성현과 함께 나갔다는 게 자꾸 신경 쓰였다.오늘 자신의 임무는 서지아를 안전하게 집까지 데려다주는 것이었다. 어떻게든 직접 무사히 돌아간 걸 확인해야 했다.최동윤은 거의 망설이지 않고 술병을 집었다.“신아정 씨, 약속은 지키셔야 합니다.”신아정도 그가 정말 그 술을 받을 줄은 몰랐다.“당연하죠. 다 마시면 어디든 마음대로 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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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9화

하지만 최동윤은 단지 앞까지 가기도 전에 다리에 힘이 풀려 제대로 서 있지 못했다.그는 가로등 기둥을 붙잡고 겨우 선 후, 바로 서지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연결됐다.귓가로 서지아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지금 어디예요?”“단지 앞이에요.”최동윤은 잠깐 망설이다 덧붙였다.“지아 씨, 집에 가셨어요?”“움직이지 마세요. 내가 갈게요.”“지아 씨...”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가 끊겼다.“최동윤 씨.”이어 다급한 발소리가 들리더니 어느새 서지아가 곁에 와 있었다.최동윤은 놀라 고개를 들었다. 술 때문에 머리가 둔해져 아직 상황 파악도 못 했는데, 서지아가 그의 팔을 붙들고 몸의 절반을 받쳐 들었다.“지아 씨가 왜 여기에 있어요? 민성현 씨가 데려다주신 거 아니었나요?”“그 얘긴 나중에 해요. 대체 술을 얼마나 마신 거예요? 죽으려고 환장했어요?”“...”서지아는 최동윤을 거의 끌다시피 하며 단지 앞으로 향했다. 두 사람이 몸을 맞대자 최동윤의 몸에서 나는 독한 술 냄새 때문에 서지아는 당장이라도 욕을 퍼붓고 싶었다. 밖에는 이미 택시 한 대가 서 있었다.서지아는 젖 먹던 힘까지 짜내 최동윤을 뒷좌석에 밀어 넣고는 자신도 탔다. 그리고 호텔 주소를 불렀다.아까 바로 떠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었다.이 상태로 혼자 뒀다간 오늘 큰일 날 뻔했다.원래 서지아는 바로 택시를 타고 가려 했으나, 뒤따라온 민성현이 굳이 데려다주겠다며 고집을 피웠다.한참 실랑이를 벌이다 민성현이 갑자기 서지아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해 왔다.민성현은 서지아와 다시 제대로 시작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 당장 연애할 생각이 없어도 자신에게 기회만은 달라고 했다.서지아는 너무 놀라 한동안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런데 민성현은 그녀가 밀당하는 거라고 착각했는지 기회를 틈타 허리를 안고 키스하려 했다.그 순간 서지아의 머릿속에 떠오른 건 발코니에서 최동윤과 있었던 장면뿐이었다.그녀는 곧바로 민성현을 밀어내고 확실하게 거절했다.자존심이 센 민성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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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0화

최동윤은 입을 헹구고 나서야 조금 정신을 차렸다.“미안해요. 제가 실례했네요.”최동윤은 머리가 몽롱한 와중에도 입을 열자마자 사과부터 했다.“일어설 수 있어요?”서지아가 물었다.“다리에 힘이 풀렸어요.”최동윤은 몸을 일으켜 보려고 시도했지만 기운이 너무 빠진 탓에 팔다리가 말을 듣지 않았다.서지아는 입술을 깨물며 더 말하지 않았다.그녀는 허리를 숙여 있는 힘껏 그를 일으키려 했다.하지만 최동윤의 몸은 너무 무거웠다. 서지아는 그를 제대로 붙잡지 못하고 관성에 밀려 함께 뒤로 넘어졌다.그런데 통증보다 먼저 느껴진 건 짙은 술 냄새였다.최동윤은 서지아를 꽉 붙잡았지만 정작 자신은 더 버티지 못하고 뒤로 크게 넘어졌다.쿵.둔탁한 소리와 함께 최동윤의 등이 차가운 타일 바닥에 세게 부딪혔다.반면 서지아는 안전하게 그의 품 안으로 떨어졌다.촤악.그 순간 샤워기 레버가 몸에 부딪혀 켜지며, 차가운 물줄기가 두 사람의 머리 위로 그대로 쏟아졌다.“윽.”서지아는 온몸을 떨었지만 그래도 가장 먼저 최동윤을 살폈다.“괜찮으세요?”찬물 덕분에 최동윤은 순간 정신이 들었다. 그는 불안한 얼굴로 자신을 보는 서지아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지아 씨는 다친 데 없어요?”“난 괜찮아요.”그제야 서지아는 자신이 그의 흠뻑 젖은 가슴 위에 엎드려 있다는 걸 깨달았다. 물에 젖은 얇은 옷은 순식간에 투명해지며 두 사람의 몸에 달라붙었다.물방울이 두 사람 사이를 타고 흘렀다. 서지아의 젖은 머리카락과 턱에서 떨어진 물이 최동윤의 목덜미와 목울대 위로 떨어졌다.서지아는 멈칫하며 곧바로 몸을 일으키려 했다.하지만 바닥이 워낙 미끄러워 버둥댈수록 오히려 그의 품속으로 더 깊이 파고드는 꼴이 되었다.최동윤도 그녀의 움직임 때문에 곤란해졌다. 그러나 몸을 조금 움직이자 등에 통증이 번져 그는 저도 모르게 낮게 신음했다.“등을 다쳤어요?”서지아는 최동윤의 이상한 상황을 눈치채고 손을 뻗어 그의 등을 더듬으며 확인했다. 손바닥 아래로 팽팽하게 긴장된 근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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