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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2 Capítulos

제1091화

온몸이 쑤셨다. 하지만 통증이 극에 달한 탓인지 이제는 감각마저 무뎌졌다.어쩌면 주단우의 인생은 처음부터 실패할 운명이었는지도 몰랐다.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였다.현다영이 그의 감정을 비웃었던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토록 자신만만하던 마음은 이제 산산조각이 났다.연애에 능숙한 척했지만, 정작 사랑도 여자의 마음도 전혀 모르는 사람은 주단우 자신이었다.현다영 눈에 우스워 보일 만도 했다.‘잘난 척만 하는 멍청이, 이보다 우스운 꼴이 또 있을까.’주단우는 산에서 내려갈 기운조차 없어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비서가 도착했을 때 그는 이미 땅바닥에 쓰러져 잠들어 있었다.날씨가 워낙 추웠던 탓에 차에 탄 뒤에도 상태는 좋지 않았다. 의식마저 점점 흐려졌다.다시 눈을 떴을 때, 귓가에 들리는 목소리는 비서의 것이 아니라 익숙한 여자의 목소리였다.온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눈앞이 안개 낀 듯 뿌옇게 흐려진 가운데 현다영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현다영은 바로 곁에 엎드린 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살피고 있었다. 손에는 수건까지 쥐고 있는 걸 보면 이마를 닦아 주고 있었던 모양이다.“왜 네가 여기에... 꿈인가?”주단우의 목소리는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쉬어 있었다. 환영이라도 만져 보려 손을 뻗었는데, 뜻밖에도 여자의 가느다란 손목이 손안에 잡혔다.조금 서늘했지만 촉감만큼은 더없이 생생했다.“주 대표님, 몸은 좀 어때요? 열이 나서 아까 약 먹였는데, 이제 좀 괜찮아요?”“나...”주단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아직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몸을 움직이며 조금씩 정신을 차리자 자신이 정말 현다영의 집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옷도 벗겨져 앞이 트인 잠옷으로 갈아 입혀져 있었다. 몸에 난 상처는 물론 다시 벌어진 오래된 상처까지 치료를 받은 상태였다.“비서가 데려왔어요. 저한테도 전화했더라고요. 대체 무슨 일 있었어요?”현다영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주단우는 시계를 올려다봤다. 벌써 새벽 세 시가 넘었다.자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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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2화

진지한 표정으로 살짝 타박하기까지 하자 주단우는 얌전히 다시 누웠다.“이제 많이 괜찮아졌어. 내가 거실 소파에서 잘까?”“소파에서 재울 거면 차라리 지금 당장 집에 가라고 하죠.”현다영은 그의 말을 흘려듣고 소독약과 면봉을 가져왔다.주단우가 잠든 사이 비서에게 부탁해 상처를 대강 치료해 둔 상태였다. 피부가 찢어진 곳은 많지 않았고 대부분 멍이었다.그런데 이마의 열을 식혀 주다가 관자놀이 부근에도 상처가 몇 군데 있는 걸 발견했다. 머리카락 사이로 핏자국이 숨어 있었다.그대로 두면 땀이 나면서 염증이 생길 수도 있었다.“머리 좀 이쪽으로 기울여 봐요.”준비를 마친 현다영은 주단우가 여전히 자신만 멍하니 바라보자 다시 말했다.주단우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가 힘겹게 몸을 움직여 현다영의 손 가까이 다가갔다.“번거롭게 해서... 미안해.”“주 대표님이 언제부터 저한테 이렇게 깍듯하게 말씀하셨어요?”현다영은 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하며 굳은 피를 닦아 냈다. 시선은 상처에 집중되어 있었고, 혹시라도 덧나게 할까 봐 손길도 조심스러웠다.주단우는 현다영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숨소리가 선명하게 들리고 몸에서 은은한 바디워시 향이 풍겼다.잠시 넋을 잃고 있던 주단우가 낮게 중얼거렸다.“난 원래 예의 바른 사람이었는데.”“...”현다영은 대답하지 않았다. 목덜미를 스치는 따뜻한 숨결이 마치 자꾸만 그를 간질이며 유혹하는 듯했다.주단우의 귓불이 빨개졌다. 몸까지 저도 모르게 떨려 오자 허벅지를 손바닥으로 꾹 눌렀다.현다영은 그가 움찔하는 것을 보고 손을 멈췄다.“아파요?”주단우는 고개를 저었다.“안 아파.”“그럼 힘 좀 빼요. 몸 떨지 말고요.”“응.”주단우는 애써 진정하려 했지만, 참으려 할수록 이상하게 몸이 더 굳어 갔다.다행히 현다영은 그사이 피딱지를 모두 닦아 내고 상처에 약만 살짝 발랐다.“고마워.”현다영이 몸을 돌리자 주단우도 얼른 고개를 돌렸다.“주 대표님이 이렇게 예의 차리시니까 좀 낯설어요.”현다영은 물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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