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브리오는 대답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날 이후, 그 작은 말다툼은 어느새 집 안의 일상이 되어 버렸다.누군가가 디리안의 이름을 감탄과 존경이 섞인 목소리로 꺼낼 때마다 다그니는 아무렇지 않은 척 턱을 치켜들었지만, 그 모습에는 숨길 수 없는 자부심이 배어 있었다. 반대로 셀렌이 그 사람은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할 때마다 디브리오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마치 자신의 마음속에 세운 벽을 더욱 높고 단단하게 쌓아 올리는 사람처럼 굴었다.하지만 다그니는 언제나 디리안을 두둔했다.어느 날 오후, 결국 참지 못한 소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정말 우리를 원하지 않았다면, 왜 아직도 그 사람의 부하들이 음식을 가져다주는 건데?”디브리오는 곧바로 차갑게 대꾸했다.“죄책감 때문이겠지.”그러나 다그니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저었다.“죄책감 때문이라면 진작 그만뒀어야 하는 거 아냐?”디브리오는 입을 다물었다. 그 질문에는 쉽게 반박할 수 없는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셀렌은 그런 모습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조용히 지켜보았다. 그것은 아주 작은 전쟁에 불과했지만, 그녀가 지금껏 보아 온 어떤 전쟁보다도 더 가슴을 아프게 만드는 싸움이었다.그녀는 디브리오가 점점 더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아직 어린아이인데도 그는 너무 빠르게 어른이 되어 가고 있었다. 거절당했다는 씁쓸함을 이해하기에는 지나치게 어린 나이였지만, 그럼에도 그는 이미 그것을 자신의 방식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반면 다그니는 달랐다.금방이라도 부서질 것처럼 위태로운 희망을 품고 있었고, 그 희망을 고집스럽게 놓지 않았다. 그렇기에 오히려 더 위험해 보였다. 그런 희망은 한 번 깨지는 순간, 다른 무엇보다 깊은 상처를 남기기 마련이었다.어느 날 밤, 잠들기 직전 다그니가 조용히 속삭이는 소리가 셀렌의 귀에 들려왔다.“그 사람이 전쟁 영웅이라면… 아빠가 되는 법도 배울 수 있지 않을까?”그 말은 어떤 승전 소식보다도 훨씬 강하게 셀렌의 가슴을 후벼 팠다.시간은 이상한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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