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 씨, 그만해요. 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하율 씨를 오해했고 저 때문에 배윤호 대표님과 헬렌 씨의 협상이 결렬된 거예요.”배윤제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눈빛이 순식간에 차갑게 변했다.“난 다인이를 믿어. 강하율, 좋은 말로 할 때 손 내놔.”“...”강하율은 차갑게 웃으며 굳어버린 손목을 천천히 움직이려고 했다.그런데 배윤제가 기다리지 못하고 손을 뻗어 강하율의 팔을 거칠게 잡아당겼다.강하율이 피하려는데 갑자기 누군가 강하율의 앞에 서면서 배윤제의 손을 잡았다.배윤호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행동거지 똑바로 해. 너는 지금 호텔을 대표하고 있으니까.”배윤제가 피식 웃었다.“형, 이 상황에서 클라이언트의 자료를 유출한 도둑을 감싸는 건 현명하지 못한 처사야. 헬렌 씨한테는 어떻게 설명할 거고, 배진 그룹에는 또 어떻게 보고할 건데?”“그렇게 생각해?”배윤호가 차갑게 말했다.그와 동시에 배윤제의 안색이 점점 더 나빠졌다.자세히 관찰하면 배윤호에게 붙잡힌 그의 팔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배윤호는 이내 배윤제를 밀어냈고 몸을 돌려 강하율을 내려다봤다.강하율은 벽에 몰아붙여진 상태라서 배윤호가 내뿜는 차가운 기운이 온몸을 휘감는 기분을 느꼈다. 배윤호는 이를 악문 건지 턱에 힘이 들어가 있었고 그의 까만 눈동자에서는 알 수 없는 감정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강하율은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고, 주먹을 쥔 손은 그의 손에 붙잡혀 등 뒤에서 펼쳐졌다.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 그녀는 배윤호가 손바닥에 남은 손톱자국을 쓰다듬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그리고 고개를 들었을 때는 마침 배윤호와 시선이 마주쳤다.배윤호는 처음부터 그녀의 손에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배윤호의 키가 190cm인 탓에 가녀린 강하율은 완전히 그의 몸에 가려져서 뒤에 있는 사람들은 강하율을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었다.배윤제는 그 모습을 본 순간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배윤호가 강하율에게 다른 마음을 품을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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