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휴대폰이 진동했다.모르는 번호로 걸려 온 전화라 고객인 줄 알고 받았는데, 들려오는 목소리는 다름 아닌 장천우였다.“강하율 씨, 도련님이 몸이 좀 안 좋으시니까 지금 바로 죽 좀 써서 병원으로 가져와요. 도련님 취향은 본인이 제일 잘 알 거 아니에요. 아, 그리고 정다인 씨 것도...”뚜, 뚜, 뚜.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하율은 전화를 끊어버렸다.예전 같았으면 장천우가 뒤에서 자기 험담할까 봐 전전긍긍했겠지만 이제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병원.배윤제는 기운이 다 빠진 채 침대 머리에 기대앉았다.장천우가 들어서자 미간을 문지르며 물었다.“강하율 언제 온대? 다인이 것도 한 그릇 더 챙겨오라고 말해뒀어?”“그게...”장천우는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배윤제는 무언가 짐작한 듯 눈을 가늘게 떴다.“왜? 뭐라는데?”“아무 말도 안 하고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어요.”배윤제의 가슴이 돌덩이가 내려앉은 것처럼 답답해졌다.장염으로 인해 생긴 불쾌감인지, 아니면 강하율의 태도 때문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장천우는 점점 어두워지는 배윤제의 안색을 보고 얼른 다가가 말을 거들었다.“도련님, 제 생각에 강하율 씨는 약속을 바람맞혀 단단히 삐친 모양이에요.”그제야 배윤제는 기분이 한결 누그러졌다.이내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생각에 잠겼다.하긴, 강씨 가문이 몰락한 뒤로 강하율은 줄곧 그에게 의지해 왔다.그동안 쌓아온 감정을 어떻게 한순간에 놓아버릴 수 있겠는가?결국 지금의 행동도 그저 치기 어린 투정일 뿐이라고 확신했다.하지만 이런 식의 반항을 마냥 묵인해 줄 생각은 없었다.배윤제는 장천우에게 손짓하며 명령했다.“사람 몇 명 보내서 강하율 당장 데려...”말을 마치기도 전에 정다인이 창백해진 얼굴로 보온통을 든 채 들어왔다.“윤제 씨가 배고플까 봐 제가 직접 죽을 좀 만들어 왔어요.”죽을 따르는 정다인의 손등이 퉁퉁 부어 있었다.배윤제가 물었다.“손이 왜 그래?”정다인은 얼른 소매를 끌어 내렸고, 서러움이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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