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 오빠, 고마워요.”“그래.”그녀의 착각인지, 등을 받친 손이 가볍게 두어 번 토닥여지는 것이 느껴졌다.잠시 후, 응급실 문이 열렸다.강하율은 벌떡 일어나 달려가서 물었다.“저희 아빠는요? 어떻게 됐나요?”“이제 괜찮습니다.”의사가 마스크를 벗으며 대답했다.“감사합니다, 정말 고마워요.”강하율은 벅찬 감격을 이기지 못하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배윤호는 의료진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덤덤하게 말했다.“기사에게 지시해 뒀으니 편히 돌아가십시오.”“네, 알겠습니다.”보호사는 의료진의 소지품을 다시 한번 꼼꼼히 확인한 뒤에야 밖으로 내보냈다.갑작스러운 소동 때문에 강하율에게 아버지 곁을 지킬 수 있는 시간을 더 주어졌다.한 시간 뒤 의사가 다시 검사했을 때, 강진철의 상태는 이미 안정되었다.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강하율은 결국 자리를 떠났다.그녀는 보호사에게 다가가 몇 마디 건넨 뒤, 몸을 돌려 배윤호를 향해 걸어갔다.떠나기 직전, 배윤호의 시선이 양승아를 훑고 지나갔다.양승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소리 없이 사라졌다....차에 올라탄 강하율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들었는데 배윤호의 시선과 정면으로 마주쳤다.찰나의 순간, 주변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고 오직 두 사람의 숨소리만이 들렸다.강하율이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윤호 오빠, 정말 고마워요.”“그 말은 벌써 했잖아.”남자는 붉게 달아오른 그녀의 눈가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날카로운 턱선이 팽팽하게 당겨졌고, 깊은 눈동자에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소용돌이쳤다.부담스러운 시선에 강하율은 몰래 손가락을 움츠리며 화제를 돌렸다.“그나저나 여긴 어쩐 일이세요?”“친구 만나러 가던 길에 마침 지나치다가 배윤제를 봤어. 양승아한테 알아보게 했더니 아버님이 응급 처치 중이라더군.”친구와 약속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귀국 후 줄곧 바쁘게 지낸 탓에 친구들 사이에서는 도대체 무엇이 그의 정신을 쏙 빼놓고 있는지 의구심이 피어오르던 참이었다.강하율은 철석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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