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율은 배윤호가 보낸 물음표를 뚫어지게 보다가 실수로 삭제 버튼을 눌렀다.배윤호가 음성메시지를 확인한 이후 삭제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 의미가 없는 행위였다.[다 들었어.]“나 큰일 났네.”강하율은 배윤호의 표정을 차마 상상할 수가 없어 이마를 짚었다.그래도 다행인 건 배윤호와 헬렌 로어가 모레면 호텔을 떠난다는 점이었다.안혜슬은 두 손 모아 사과하며 말했다.“아까 너무 흥분해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어. 그래도 대표님 화가 나신 건 아닌 것 같은데 혹시 너한테...”“아니야. 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마. 혹시라도 누가 들으면 어떡해? 게다가 나와 대표님은 지금 협력관계라고.”강하율은 휴대폰을 내려놓으면서 작은 목소리로 당부했다.그녀는 모든 남자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착각할 만큼 나르시시스트는 아니었다.박도윤도 그녀를 좋아한다고 했지만 사실은 배윤제와의 경쟁에서 이기고 싶었을 뿐이었다.남자의 질투심은 생각보다 훨씬 무서웠고, 그건 친구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였다.박도윤이 인터넷에 그녀의 개인정보를 퍼뜨리고 일부러 시계를 드러냈을 때, 강하율은 이미 그의 불순한 의도를 알아차렸다.그래서 박도윤이 자신을 찾아왔을 때 그를 굉장히 경계했었다.그리고 배윤호가 그녀를 좋아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안혜슬은 고개를 끄덕이며 간식 중 반을 강하율에게 나눠 주었다.“알겠어. 그럼 나는 먼저 돌아가서 공부할게. 너도 일찍 쉬어.”“응.”안혜슬이 나간 뒤 강하율은 일어나 머리를 말렸고, 머리를 다 말린 뒤에는 침대에 누워서 휴대폰을 켰다. 화면은 여전히 배윤호와의 채팅창에 머물러 있었다.‘뭔가 설명을 해야 하지 않을까?’강하율은 손가락으로 화면을 두드렸다. 그녀가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망설이던 순간, 실수로 영상 통화 버튼을 눌러 버렸다.연결음이 들리자 강하율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으며 허둥지둥 끊으려 했으나 배윤호가 이미 전화를 받아버렸다.강하율은 당황했다.조금 어질러진 그녀의 침대와 달리, 배윤호는 단정한 셔츠 차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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