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배윤호는 그 말만 남긴 채 떠나버렸다.기소정은 천천히 닫히는 문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잠시 후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과 어머니를 오랫동안 돌봐 온 가사도우미 전미현에게 전화를 걸었다.“아주머니, 혹시 엄마가 강하율을 만나러 가기 전에 무슨 말을 남기거나, 평소와는 다른 특별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나요?”전미현은 울먹이고 있었다. 김혜은의 죽음을 여전히 받아들이기 힘든 듯했다.“그런 건 없었는데요.”“잘 생각해 보세요.”기소정이 말했다.“참... 그러고 보니 사모님이 가장 좋아하시던 브로치 있잖아요. 아주 유명한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거 말이에요. 평소에는 매일 달고 다니셨는데 강하율 씨를 만나러 가시기 전에는 저한테 그걸 은행 금고에 보관해달라고 하셨어요.”“브로치요?”기소정은 모양을 바꿀 수 있는 어머니의 브로치를 떠올렸다.그 브로치에 박힌 다이아몬드는 전부 예전에 기소정의 아버지가 선물한 것이었다. 기소정의 어머니는 특별히 디자이너에게 의뢰해 그것을 브로치로도, 목걸이로도, 팔찌로도 사용할 수 있게끔 만들었었다.다른 사람들은 옷에 맞춰 주얼리를 고르는데 기소정의 어머니는 브로치에 맞춰 옷을 골랐다. 심지어 매일 그것을 착용했다.기소정은 어머니가 아버지를 너무 깊이 사랑해서 그런 건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이상했다.“아주머니, 이 일은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마세요. 아버지한테도요.”“알겠어요.”전화를 끊은 뒤, 기소정은 은행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잡으려 했는데,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리며 로비에서 누군가 기소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기소정은 입술을 살짝 깨물다가 결국 로비로 향했다.이 시간에 누가 그녀를 로비로 부른 건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게다가 지금 밖에는 소식을 알고 몰려든 기자들이 가득한 상황이었다.소파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자 기소정은 잠시 흠칫했다.“배윤제 씨, 정다인 씨.”“앉으세요.”배윤제가 신사적으로 자리에 앉으라고 손짓했다.정다인은 마치 새색시처럼 그의 옆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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