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율은 경선희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조윤서가 왜 경선희를 배신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예전에 경선희는 자주 조윤서의 얘기를 꺼냈고 그때마다 늘 환하게 웃었다.둘은 친자매는 아니지만 친자매와 다름없는 사이였다.두 사람은 대학교 때 서로 알게 되었는데 당시 경선희는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뛰어난 성적으로 두각을 나타냈었고, 조윤서는 재벌가 아가씨로 신분이 높았다.둘은 도서관에서 한 권의 책을 계기로 알게 되었고 그 뒤로 아주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경선희는 연애할 때 자신의 남자 친구, 즉 강진철을 조윤서에게 소개해 주었었고 그 뒤로 세 사람은 아주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심지어 졸업하고 나서도 세 사람은 멀어지지 않았다.그렇게 수십 년을 이어온 감정이 거짓일 리가 없지 않은가?강하율은 목이 메어 울먹거리며 말했다.“이모, 분명 다른 이유가 있는 거죠?”강하율은 마치 충격을 받은 사람처럼 테이블을 짚으며 겨우 몸을 가눴다.조윤서는 그 모습을 보더니 강하율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그녀의 표정을 감상하는 것 같기도, 그녀를 통해 다른 사람을 보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너희 집안이 망했을 때도 너는 내 앞에서 이렇게 울었었지. 꼭 네 엄마가 우는 것 같았어. 그런데 네 엄마는 끝까지 울지 않더라. 정말 독하지.”“그게... 무슨 말이에요?”강하율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너한테 말해줘도 상관없으니 그냥 얘기할게.”조윤서는 자세를 바로잡고 오만한 태도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나랑 네 엄마가 도서관에서 친해진 건 맞아. 나는 네 엄마가 소박해 보여서 진심으로 대해 주었고 우리는 꽤 친하게 지냈어. 그 뒤에 너희 엄마는 너희 아빠를 만나서 연애를 했고, 네 아빠도 꽤 성실한 사람 같아서 나는 진심으로 두 사람을 축복해 줬어.”강하율은 오만한 조윤서의 표정을 바라봤다. 자애로운 모습이라고는 전혀 없었다.“그렇다면 왜 두 사람을 해친 거예요?”“내가 왜 두 사람이랑 가깝게 지냈을 것 같니?”조윤서가 갑자기 되물으면서 묘한 미소를 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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