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율은 배윤제가 또다시 그 말을 꺼내자 녹음이라도 해서 그에게 들려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안 사랑해요. 안 사랑한다고요. 진짜 안 사랑해요.”강하율은 똑같은 말을 세 번이나 반복했다.그러고도 배윤제가 또 이상한 생각을 할까 봐 말을 보탰다.“윤호 오빠는 애초에 우리 사이에 끼어들었던 적이 없어요. 문제는 대표님이에요. 제가 대표님이랑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도 대표님이고, 제 자존심과 감정을 짓밟으며 제가 평생 내연녀로 살기를 바란 것도 대표님이에요. 예전에는 좋았겠죠. 그런데 과거는 과거일 뿐이에요. 지금의 우리는 그냥 엉망진창이에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어요.”“아니, 나는 우리가 예전에도, 지금도 좋다고 생각해.”배윤제가 강조했다.“좋다고 생각하는 건 대표님뿐이에요. 정다인 씨의 동경을 즐기면서 저희 헌신과 희생을 즐겼으니까요. 그걸 누가 싫어하겠어요? 그런데 저랑 정다인 씨는 그게 좋을까요? 설마 정다인 씨가 진짜 대표님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정다인 씨는 대표님의 신분 때문에, 대표님이 가져다준 물질적인 이익과 권력 때문에 순종하는 것뿐이에요. 그게 아니었다면 대표님 몰래 저를 그렇게 괴롭히지는 않았겠죠. 만약 정다인 씨가 정말로 대표님을 사랑했다면, 대표님이 정말로 정다인 씨를 아꼈다면, 정다인 씨가 저 때문에 불안할 리는 없었겠죠. 그리고 저는...”강하율은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예전에는 억울하고 원망스러웠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이제는 마음이 완전히 떠났으니 말이다.강하율은 담담하게 말했다.“정말 몰라요?”더없이 차분한 강하율의 태도 때문일까? 배윤제는 그 말을 듣자 표정이 확 바뀌었다.‘봐, 알고 있네. 그저 그동안 그것들이 자신이 당연히 누려야 하는 거라고 생각했던 거겠지.’배윤제는 시선을 떨구며 터져 나오려는 집착을 간신히 억눌렀다. 그는 강하율을 붙잡으며 말했다.“내가 노력할게. 앞으로는 늘 너만 생각할게. 예전에는 내가 쓰레기 같았어. 이제는 나도 깨달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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