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Capítulo 391 - Capítulo 400

497 Capítulos

제391화

그 말을 듣고 장유민은 나해준을 바라봤다.나해준은 장유민이 좋아하는 스타일이었기에 먼저 다가가는 것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게다가 장유민은 사람들 앞에 당당히 나설 수 있을 정도의, 지금보다 더 나은 신분이 필요했다.그래서 나씨 가문의 장남이자 대학교 교수인 나해준이 필요했다.장유민은 투덜댔다.“우리 돌아온 지 며칠이나 됐는데 엄마는 왜 아직도 저를 보러 오지 않는 거예요?”“너희 엄마 바쁜 거 너도 알잖아. 엄마가 너를 얼마나 아끼는데. 네가 돌아온다는 걸 알고 너를 위해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가방도 준비했어. 그리고 며칠 뒤에는 네가 귀국한 기념으로 밥도 차려준다고 했어.”“알겠어요.”장유민은 시선을 돌려 다른 누군가를 바라봤다.“저 여기서 강하율을 봤어요. 사진이랑 똑같이 생겼던데요. 재수 없게 생겼어요.”“뭐라고? 강하율을 봤다고? 강하율이 왜 거기 있는 거야? 설마 들킨 건 아니지?”“걱정하지 마세요. 저를 아예 모르는 것 같던데요. 알아보니까 싹수없는 강하율 친구가 우리 대학교에 진학하는 게 목표라서 강하율은 그냥 친구 따라온 거였어요. 심지어 제가 바로 앞에 있는데 웃었다니까요. 저를 알았다면 절대 그러지 못하죠.”장유민의 아버지는 그 말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장유민도, 장유민의 아버지도 예전에 안혜슬과 마주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유민아, 조심해. 강하율이 최근 들어 배윤호랑 가까워졌다는 얘기가 있어.”“알겠어요.”...레스토랑에서 나온 뒤 강하율은 안혜슬과 함께 돌아가려고 했는데 안혜슬이 강하율의 손을 뿌리치고 나해준을 쫓아가려고 했다.“어머... 어디 가는 거야?”강하율이 안혜슬을 붙잡았다.안혜슬은 끈기가 있고 또 상당히 고집스러웠다.예전에 안혜슬의 아버지가 안혜슬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학교를 그만두고 시집이나 가라고 협박했을 때 안혜슬은 자신의 목에 식칼을 가져다 댔다.“돈이 필요한 거죠? 알겠어요. 학교를 그만두고 돈이나 벌어서 아버지 아들을 먹여 살릴게요. 하지만 억지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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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거리에 사람들이 오갔으나 배윤호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 듯 강하율과 마주 서서 그녀의 손을 잡고 있었다.당황한 강하율은 살짝 거리를 벌리려고 했다.그러나 강하율이 뒤로 한 걸음 물러나면 배윤호가 앞으로 한 걸음 나섰다.마치 처음 만났을 때처럼 배윤호는 늘 차분하면서도 터프한 방식으로 그녀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강하율이 정신을 차렸을 때 배윤호는 그녀의 눈앞까지 왔다.강하율은 시선을 들어 배윤호를 바라봤다.“그... 밀크티 마실래요?”말을 꺼내자마자 강하율은 긴장해서 아무 말이나 내뱉은 자신의 행태에 어이가 없었다.배윤호가 대꾸했다.“저기 앞에 있는 카페로 가려고? 사람들 줄 서 있는데 괜찮겠어?”“사람들 시선이 신경 쓰여서 그래요?”“밀크티 마시러 가는 건데 왜 사람들 시선을 신경 써?”배윤호는 덤덤히 대꾸한 뒤 강하율을 데리고 앞으로 걸어갔다.강하율은 웃으며 그를 뒤따라갔고, 그에게 손이 잡혔다는 사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마침 차를 타고 그곳을 지나가던 배윤제가 두 사람을 발견했다.그는 급하게 차를 세우고 두 사람을 뚫어질 듯이 노려보다가 뒤에 있던 차가 클랙슨을 계속 누르자 그제야 움직였다....별장.소파에 앉아서 쉬고 있던 정다인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곧바로 일어나 현관문 쪽으로 걸어갔다.그런데 배윤제는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정다인의 목을 졸랐다.“나를 도와줄 수 있다면서? 아무런 쓸모도 없는 것 같은데.”“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에요?”정다인은 숨이 막혀 크게 소리를 질렀다.“강하율 씨가 윤제 씨를 사랑한다면 윤제 씨가 자신을 구했다는 사실을 알고 감동하지 않을 리가 없잖아요.”“...”정다인의 말대로였다.강하율은 한때 배윤제를 깊이 사랑했었는데 왜 지금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걸까?조금 전 배윤호와 함께 있을 때 강하율은 웃고 있었다. 그녀는 분명히 기뻐하고 있었다. 그건 연기가 아니었다.지금 생각해 보면 강하율이 그렇게 기뻐하는 모습은 아주 오랜만에 보는 것이었다.열심히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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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배윤제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최근 들어 발생한 일들을 순서대로 되짚어봤다.배윤호가 귀국한 뒤로부터 모든 게 이상해졌다.배윤제는 그 여자들이 안중에도 없었는데 지금 보니 그 여자들에게 숨겨진 비밀이 상당히 많은 듯했다.배윤제가 연기를 내뱉으며 말했다.“배윤호는 진짜 일 때문에 돌아온 거야?”장천우가 대답했다.“예전과 다르게 두 달 일찍 돌아오신 건 맞지만 아무래도 연말이다 보니 일찍 돌아온 것도 그렇게 이상할 건 없습니다.”배윤제가 실눈을 떴다.“그런데 그게 마침 내가 교통사고를 빌미로 강하율이랑 헤어졌을 때라고?”“그게...”장천우는 배윤제의 의도를 알아차리고는 차마 대답하지 못했다.“배윤호는 대체 뭘 하고 싶은 걸까?”“도련님, 어르신께서 무연산 프로젝트는 절대 잃으면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장천우가 말했다.“내가 기억하기로 무연산은 우리 아버지가 생전에 가장 좋아하던 곳이야. 배윤호도 그곳을 굉장히 중요시하던데... 거기 뭔가 있나 보네. 장 비서, 사람을 시켜서 그곳을 감시해.”배윤제가 장천우를 바라봤다.장천우는 고개를 끄덕인 뒤 물었다.“도련님, 탐정이 귀국했습니다. 한 번 만나보시겠습니까?”“그래? 아무도 모르게 데려와 봐. 특히 강하율한테는 절대 들켜서 안 돼.”“알겠습니다.”...한편, 탐정은 착륙하자마자 가장 먼저 강하율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남수미 씨가 국내에 있으니 저도 국내로 돌아가서 조사하려고요.]강하율은 그 사실을 바로 배윤호에게 알렸다.“아주 안달 난 모양이에요. 저도 궁금해요. 대체 누가 저를 상대하려고 이렇게 많은 시간과 정력을 들인 건지 말이에요.”배윤호는 말없이 양승아를 힐끗 바라봤고, 양승아는 조용히 자리를 떴다.배윤호가 말했다.“양지원 씨가 요즘 많이 호전됐어. 곧 깨어날 것 같아.”강하율은 안도했다.“네. 그 만년필은요?”“전문가들을 불러서 확인해 봤는데 이미 십 년도 더 된 거라서 내부가 완전히 잠겼대. 그걸 연구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대. 걱정하지 마. 해준이 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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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4화

강하율이 집으로 돌아간 후 30분쯤 뒤에 초인종이 울렸다.“이모...”강하율은 문을 열면서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문밖에는 조윤서뿐만이 아니라 배윤제도 있었다.조윤서는 강하율을 바라봤다.“윤제도 마침 집에 있길래 나랑 같이 왔어.”“아, 네. 들어오세요.”강하율은 문을 열 수밖에 없었다.조윤서는 강하율의 팔을 잡으면서 그녀에게 자신이 들고 있던 도시락을 보여줬다.“만둣국을 가져왔어. 너 매년 이맘때쯤이면 항상 만둣국을 먹고 싶어 했잖아.”강하율은 조금 감동했다.그녀의 부모님이 매년 이때쯤이면 꼭 만둣국을 해줬기 때문이다.사실 강씨 가문은 오래된 명문가가 아니었고 그녀의 부모님이 자수성가하여 성공한 것이었다.그래서 강하율의 부모는 다른 평범한 부모들처럼 강하율에 관한 일이라면 뭐든 손수 해주려고 했다.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범죄자가 된 이후에는 조윤서가 만둣국을 해줬기 때문에 강하율은 그것을 통해 가족의 온기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강하율이 웃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 제가 그릇에 담아 내올 테니까 앉아서 같이 먹어요.”배윤제가 겉옷을 벗었다.“내가 도와줄게.”강하율은 거절하지 않았다. 조윤서 앞에서 괜히 다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주방으로 들어간 뒤 배윤제는 도와주기는커녕 이곳저곳을 뒤지기 시작했다.배윤제는 찬장 안에 그릇들이 몇 개 없고 컵도 강하율 본인이 쓸 컵과 손님용 컵 두 개뿐인 걸 발견했다. 만약 컵이 더 필요하다면 강하율은 종이컵을 쓰려고 할 것이다.그것들을 통해 배윤제는 강하율의 집에 다른 사람의 흔적이 없음을 확신했다.배윤제가 그릇을 꺼내며 말했다.“내가 담을게.”강하율이 막았다.“제가 할게요.”강하율은 빠르게 만둣국을 그릇에 나눠 담은 뒤 밖으로 나갔다.조윤서는 테이블 앞에 앉아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하율이 너 승진했다면서? 여기서 지내는 것도 좋지.”강하율은 황급히 말했다.“그게 아니라 제가 알던 공인중개사가 있는데 그분이 올린 집 중에 좋은 집이 있더라고요. 원래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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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화

강하율은 매우 낮은 목소리로 말하면서 진절머리 난다는 표정으로 배윤제를 바라보았다.배윤제는 살짝 당황하며 손을 내려놓았다.“강하율, 나 후회하고 있어.”“저는 후회 안 해요.”“형 때문이야?”배윤제는 뜬금없이 배윤호를 언급했다.그러나 강하율은 반박하지 않았다. 배윤제와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너희 둘 무슨 얘기 하니?”조윤서가 손을 흔들자 강하율은 웃으며 다가갔다.“그냥 이것저것 얘기했어요. 저희는 계속 먹어요.”조윤서가 한숨을 내쉬었다.“네가 이렇게 독립한 걸 보니까 자꾸 네 엄마가 떠올라. 그때 우리는 같이 등하교를 하고, 같이 쇼핑하고, 같이 일도 해서 늘 할 얘기가 많았어. 그런데 그렇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어. 모든 게 너무 갑작스러웠었던 터라 아쉬움이 참 많아. 나한테는 네 엄마가 남긴 물건도 없어. 하율아, 너한테는 있니?”강하율은 조윤서가 눈시울을 붉히자 마음이 쓰였다.“네, 있어요. 가져다드릴게요.”조윤서는 고개를 끄덕였다.강하율은 침실에서 그림 한 점을 가져왔다.“이건... 제가 사람을 고용해서 제 설명을 듣고 그리게 한 거예요. 이걸 그려준 분이 두 분 다 정말 아름답다고 하셨어요.”조윤서는 그림을 어루만졌다.“너무 예쁘다. 시간이 참 많이 흘렀네. 너는 네 엄마를 정말 많이 닮았어. 학창 시절 때 네 엄마를 좋아했던 애들이 운동장 몇 바퀴는 돌 정도였는데 네 엄마는 네 아빠만 좋아했었어. 그리고 오랫동안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며 지냈었지.”강하율은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착잡해지면서 머릿속에 부모님이 함께 있을 때의 모습이 그려졌다.그러다가 문득 예전에 김혜은이 그녀의 엄마가 남자를 꼬셨다고 했던 말과, 기소정이 떠날 때 여자의 질투는 무섭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조윤서는 그림을 품에 안으면서 물었다.“또 있니?”강하율은 고개를 저었다.“없어요.”배윤제가 갑자기 말했다.“너희 엄마가 입던 원피스가 있잖아. 그건 너희 아빠가 너희 엄마를 위해서 만든 거라면서? 너희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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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하루 전, 지하 주차장.탐정은 장천우에게 붙잡혀 끌려왔다.“도련님은 여기 계십니다. 그동안 그쪽이 강하율 씨에게 사기를 쳐서 돈을 받은 증거가 저희 쪽에 다 있으니 감옥에 가고 싶지 않다면 순순히 얘기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탐정은 거의 기어가다시피 배윤제 앞으로 다가갔다.“다 얘기하겠습니다. 다 말씀드릴게요.”배윤제가 돌아서서 그를 바라봤다.“똑바로 설명해요.”탐정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김혜은 씨는... 남수미 씨가 죽였습니다. 저는 평생 탐정 일을 해와서 인맥이 좀 있어서요. 그래서 강하율 씨가 김혜은 씨를 수상하게 여기기 시작했을 때, 바로 사람을 붙여서 김혜은 씨를 감시했습니다.”“그날 김혜은 씨는 강하율 씨를 따로 불러서 뭔가 말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전화를 한 통 받더니 약속 시간보다 훨씬 일찍 방에서 나와 약속 장소로 이동했어요. 제가 보낸 사람은 김혜은 씨가 일부러 CCTV를 피해 그곳까지 돌아서 갔다고 하는데, 그런 걸 보면 그곳 지형을 굉장히 잘 아는 게 분명해요.”“두 사람은 아주 오랫동안 얘기를 나눴고 김혜은 씨는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모두 솔직하게 털어놓을 거라고 했는데 남수미 씨가 그건 절대 안 된다고, 이미 시작한 이상 멋대로 끝낼 생각은 하지 말라고 했어요.”“남수미 씨를 강하율 씨 어머니에게 소개해 준 사람이 김혜은 씨인 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때 그 프로젝트에 두 사람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도 참여했었죠. 제가 조사한 데 따르면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깊이 얽히지는 않은 것 같았어요. 하지만 남수미 씨와 김혜은 씨는 아니에요. 두 사람은 분명 뭔가를 저질렀고 그로 인해서 그때 그 프로젝트가 망했을 거예요.”“남수미 씨는 김혜은 씨를 쓸모없다고 나무라면서 이렇게 된 이상 본인이 배신당하지 않으려면 그녀를 죽이는 수밖에 없다고 했어요. 곧이어 두 사람은 몸싸움을 시작했고 결국 남수미 씨는 김혜은 씨를 밀쳤어요. 그런데 김혜은 씨는 그 자리에서 바로 죽지는 않았고 남수미 씨를 가리키며 다음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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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남자의 매력적인 얼굴에 잔인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당, 당신은 누구죠?”탐정이 물었다.“내가 누군지는 알 필요 없어요. 어차피 나를 아는 사람들은 거의 다 죽었거든요.”남자가 탐정의 옆으로 걸어가서 손을 살짝 들어 올리자 남자의 부하가 전선을 건넸다.그리고 전선이 물이 담긴 철제 수조를 스치는 순간, 치직 소리와 함께 불꽃이 튀었다.탐정은 그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저,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제발 살려주세요. 으악!”전류가 몸을 타고 흐르자 탐정은 고통에 몸부림쳤지만 달리 도망칠 곳은 없었다.남자가 전선을 떼며 말했다.“당신 배후에 누가 있는지 얘기해요.”“안... 저는 안... 악!”“목숨이 소중한 줄 알아야죠. 그동안 강하율 씨한테서 돈을 많이 뜯지 않았어요? 그 돈으로 조용히 잠적해서 사는 게 좋을 텐데 왜 굳이 이 흙탕물에 끼어들려는 건지 모르겠네요.”“알겠어요! 사실, 사실은... 처음에는 진짜로 강하율 씨를 위해서 일할 생각이었어요. 오랫동안 탐정으로 일했는데 드디어 큰 사건을 맡게 돼서 기뻤고, 이 사건만 잘 해결하면 저도 유명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쪽에서 돈을 너무 많이 줘서...”“핵심만 얘기해요.”남자가 말했다.“그 사람이 말하길...”남자는 이야기를 다 듣고는 눈썹을 살짝 들어 올렸다가 전선을 바닥에 버리고 그대로 돌아섰다.탐정은 수조에 잠긴 채로 큰 목소리로 물었다.“당신은 대체 누구예요?”남자는 걸음을 멈췄다.“민성운.”탐정은 그만 얼어붙고 말았다. 그는 그제야 자신이 누구를 건드렸는지 깨달았다.한편, 민성운은 자신이 알게 된 것들을 배윤호에게 전했다.[예상한 대로야. 이제 움직여도 되겠어.][아직은 아니야.][또 뭐가 남아 있어?][장유민.]...저녁.강하율은 음식을 준비한 뒤 옆집에 있는 배윤호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잠시 뒤 배윤호가 문을 두드렸다.강하율은 돌아서며 자기도 모르게 머리를 정리하다가 스스로의 행동에 잠시 놀랐다.이런 기분은 아주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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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8화

배윤호는 강하율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잠시 멈칫했다.“먹고 싶어?”“네, 먹고 싶어요.”강하율이 방금 사 온 과일을 꺼내며 말했다.배윤호는 고개를 끄덕였다.“잠깐만.”“네.”강하율은 배윤호의 긴장을 풀어주고 싶었는데 배윤호는 마치 칼을 쓸 때처럼 아주 능숙하고 빠르게 배를 잘랐다.그 광경을 지켜보던 강하율은 마치 몸이 잘린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입맛이 뚝 떨어졌다.‘이게 맞아?’배윤호는 과일칼을 든 채 무심하게 말했다.“또 먹고 싶은 거 있어?”강하율은 배윤호가 자신에게 또 누구를 처리하고 싶냐고 묻는 것 같았다.강하율은 웃으며 말했다.“제가 할게요.”강하율은 과일칼을 받아 사과를 깎기 시작했다.그런데 배윤호가 칼을 하나 더 꺼내 들더니 그녀를 따라서 다시 배를 깎기 시작했다.강하율은 그 모습을 슬쩍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왜 웃어?”배윤호가 고개를 숙인 채로 물었다.“오빠, 저는 오빠가 엄청 꼼꼼하고 세심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 배, 깎고 나니까 두 입이면 다 먹겠어요.”“두 입이면 되지. 너 한 입, 나 한 입. 딱 좋네.”“...”순간 주방에 정적이 흘렀다.강하율은 심장이 쿵쾅대는 바람에 사과를 예쁘게 깎지 못했다.배윤호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그녀를 내려다봤다.“그러면 안 돼?”강하율이 다급히 말했다.“저는 다 깎았으니까 밖에서 기다릴게요.”강하율은 거절하지 않았다.잠시 뒤, 배윤호가 정말로 배 두 조각을 들고나왔고 강하율은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배윤호는 아주 민망한 듯 보였다.“안 먹을 거야?”“먹을 거예요.”강하율이 포크를 건넸고 두 사람은 한 조각씩 먹었다.강하율은 몰래 배윤호를 바라봤다. 늘 차갑고 매정해 보이던 그에게 이런 모습이 있을 줄은 몰랐다.두 사람은 베란다에 앉아 한동안 더 이야기를 나눴고, 달이 높이 떠오른 뒤에야 배윤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갔다.강하율은 침대에 눕고 나서야 안혜슬이 메시지를 여러 통 보냈다는 걸 발견했다.그녀는 곧바로 안혜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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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탐정이 준 단서에는 진실과 거짓이 뒤섞여 있어 다 믿을 수는 없었다.하지만 대략적인 방향은 맞았다. 결국 강하율은 단체 사진을 모든 증거 위에 올려놓았다.김혜은은 이미 죽었다.사진 속 인물 중 두 명은 특별한 것이 없었고 남은 건 조윤서, 남수미, 그리고 배윤제의 할머니였다.그동안 강하율은 남수미만 신경 쓰느라 배윤제의 할머니는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게다가 이 사진도 최근에 배윤호가 준 것이었다.지금 배윤제의 할머니를 보니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배윤제의 할머니가 끼고 있는 반지를 지금은 남수미가 끼고 있었다.배윤제의 할머니가 아무 이유 없이 자신의 물건을 남에게 줄 리는 없다. 게다가 최근에 그녀는 배윤호와 임현서를 결혼시키려고 했었다.강하율은 이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하려면 반드시 강력한 배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남수미 혼자만으로는 절대 불가능했다.만약 배후에 배윤제의 할머니가 있었다면 모든 것이 설명된다.강하율은 오랫동안 배씨 가문에서 지내며 배윤제의 할머니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그중에는 배윤호의 부모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다.배윤호의 어머니는 비록 장녀지만 몸이 약해서 집안 사람들 모두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었다.그런 그녀에게는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상당한 실력을 지닌 남자가 필요했다.마침 그때 배윤호의 아버지도 결혼을 강요받다가 참다못해 해외로 도피한 상태였다.두 사람의 첫 만남은 그다지 낭만적이지 않았다. 그들은 비즈니스 파티에서 만났고 대화를 나눈 뒤 잘 맞는 것 같아서 만나기 시작했다.사실 두 사람 모두 알고 있었다. 자신의 의지대로 결혼할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제한된 선택지 안에서 자신과 가치관이 맞는 상대를 고르는 게 그들에게는 최선이었다.배윤제의 할머니는 배윤호의 아버지가 순종적인 명문가 여성과 결혼하기를 바랐고, 주관이 뚜렷한 배윤호의 어머니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그러나 세원시를 통틀어도 배윤호 어머니의 가문을 이길 수 있는 가문은 없었고, 결국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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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강하율은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다. 마치 퍼즐을 하나 손에 넣었는데 퍼즐이 겨우 몇 조각만 있는 데다가 그 퍼즐들 또한 모두 이어져 있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결국 강하율은 물건을 정리하고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다음 날, 강하율은 하마터면 지각할 뻔했는데 밖으로 나가자마자 배윤호와 마주쳤다.“배진 그룹에 처음 가는 건데 첫날부터 지각하려고?”“대표님이 저보다도 더 늦으실 것 같은데요?”“이제는 내가 하나도 안 무서운가 봐. 가자. 그런데 배진 그룹 직원들이 우리가 같이 있는 걸 보게 될까 봐 걱정되지는 않는 거야?”배윤호가 물었다.“회사에 도착하기 전에 내려주시면 돼요.”“다 생각이 있었네.”배윤호는 웃으며 그녀를 데리고 배진 그룹으로 향했다.마침 시간에 맞춰 회사에 도착했는데 다른 계열사의 직원들도 그때쯤에 도착했다.다들 간단히 자기소개를 하고 난 뒤 배윤호가 회의실로 들어왔다.순간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누군가 강하율의 옆에서 작은 목소리로 수군거렸다.“저분이 배윤호 대표님이세요? 배윤제 씨보다 더 잘생겼는데 왜 인터넷에서는 사진 한 장 찾아볼 수 없는 거죠?”“사진이 있었다면 연예인들처럼 팬클럽이 생겼을 거예요.”“배진 그룹은 참 이상해요. 배윤제 씨는 그렇게 홍보해 주면서 왜 배윤호 대표님은 홍보해 주지 않는 거죠?”“글쎄요. 배윤호 대표님은 내부에서만 감상하라고 그러는 걸지도요.”그 말을 듣고 강하율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그리고 배윤호는 마치 의도한 것처럼 시선을 들었다.“강하율, 너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어?”“네? 아, 아니요.”강하율이 흠칫했다.“있으면 끝나고 따로 보고해.”쌀쌀맞은 걸 보니 화가 난 듯했다.강하율은 당황했다. 아침까지만 해도 장난을 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었는데 말이다.다른 사람들도 더는 웃지 못하고 측은한 눈빛으로 강하율을 바라봤다.강하율은 결국 어쩔 수 없이 회의가 끝난 뒤 묵묵히 자리에서 일어나 배윤호를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그런데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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