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유호야. 내 걱정은 안 하고 왜 제수씨 행방을 그렇게 신경 써? 아침에 헤어진 거 아니었어? 벌써부터 제수씨가 그렇게 보고 싶냐?”유호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해인이 어젯밤에 집에 안 들어왔어. 한밤중에 희정이가 내 사무실에 있는 걸 봤으니까, 아마 질투한 것 같아. 내 전화도 안 받았거든.]그 말을 듣자 대현은 바로 흥분했다.“와, 야, 잠깐만. 너 한밤중까지 집에도 안 들어가고, 예쁜 여자 감독이랑 사무실에서 숨어서 뭐 했는데?”“유호야, 아무리 우리가 절친이라도 이건 내가 네 편을 못 들겠다. 네가 알아서 지옥문 열고 들어가서 불구덩이에서 굴러 봐.”유호의 입꼬리가 팽팽하게 굳어졌다.통화는 곧 끊어졌지만, 막 대현에게 커피를 타던 승아가 그 대화를 고스란히 듣고 말았다.승아는 대현 쪽으로 조금 몸을 기울였다. 친한 친구 대신 캐물을 생각이었다.‘아침부터 해인이 기분이 가라앉아 있던 게 이것 때문이었네.’“그 예쁜 여자 감독은 어떤 사람이에요?”대현은 승아의 속내를 한눈에 읽을 수 있었다.대현이 손가락을 까딱했다.“궁금해요?”승아는 자신도 모르게 머리를 쑥 들이밀고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대현이 얄밉게 웃었다.“히히, 안 알려 줄 거예요.”승아는 말문이 막혔다.이렇게 사람 애간장을 태우는 짓은 정말 너무했다.승아는 주먹에 힘이 들어가는 걸 느꼈지만, 그렇다고 대현을 정말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다....한편 대현의 병실에서 막 나오던 해인은, 오수찬의 부축을 받으면서 바람을 쐬러 나온 태겸과 마주쳤다.태겸과 대현은 둘 다 VIP 병실을 쓰고 있어서 병실이 가까운 편이었다.그저께 태겸은 높은 곳에서 떨어진 물건에 머리를 맞은 데다가 밤새 비까지 맞았다. 그래서인지 태겸은 눈에 띄게 수척해져 있었다. 듣기로는 어제 하루 종일 열까지 났다는데, 지금은 열이 내린 듯했다.해인의 모습을 보자 태겸은 걸음을 멈췄다.태겸의 눈에는 믿을 수 없다는 기색이 가득했다.‘해인이가... 나 보러 온 건가?’태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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