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은 권총을 꽉 움켜쥐었다.태상이 쉽게 협박당할 사람이 아니라는 건 예상했다.그래도 태상의 태도가 너무도 무르지도 단단하지도 않게 버티는 바람에, 해인은 총까지 겨눌 수밖에 없었다.해인이 잠깐 멈칫한 사이, 태상이 눈을 번쩍 뜨더니 해인의 손목을 움켜쥐었다.“뭐 하는 거예요?”해인의 표정이 굳어지면서 방아쇠를 당겼다.하지만 권총은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해인 씨는 저를 쏘지 못해요.”태상의 목소리는 확신으로 가득했다.“안전장치도 풀지 않았는데, 어떻게 저를 죽일 수 있겠어요?”해인이 미간을 찌푸렸다. 이런 물건을 다뤄 본 적이 없었던 그녀는 그런 장치가 있는지도 몰랐다.태상은 해인의 손목을 잡아 다시 자기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한유호가 뭐가 그렇게 좋아요? 해인 씨가 그렇게까지 놓지 못할 만큼? 한유호가 해 줄 수 있는 건... 저도 전부 해 줄 수 있어요.”“저를 좀 봐 주면 안 돼요? 해인 씨가 예전에 고태겸을 버리고 한유호를 사랑했듯, 지금은 한유호를 버리고 저를 사랑할 수도 있잖아요.”그 말은 해인에게 혐오감만 안겼다. 그런 가정은 성립될 수 없었다.해인과 태상은 절대 있을 수 없는 관계였다.그러나 발사되지 않는 총은 장난감과 다를 바 없었다. 권총은 태상의 손에 빼앗겼고, 태상은 빼앗은 권총을 문가 쪽으로 걷어찼다.“당신이 원하는 건 저잖아요. 원하는 대로 해 줄게요. 저는 유호 씨가 어디 있는지만 알면 돼요.” “예태상 씨, 어디서 하고 싶어요? 이 소파, 아니면 침대예요? 전부 맞춰 줄게요.”태상이 굳어졌다. 해인의 말은 태상을 놀라게 했다. 동시에 태상의 온몸과 머릿속을 전에 없던 흥분으로 가득 채웠다.태상의 목젖이 크게 움직였다. 시선은 해인의 창백한 입술에 닿아 있었다.“정말 그래도 돼요?”해인은 눈을 내리깔았다. 아이를 막 낳은 몸은 눈에 띄게 지쳐 보였지만, 망설이지 않았다.“네.”어렵게 침을 삼키면서, 태상은 해인의 얼굴에서 가까스로 시선을 떼어 냈다.“해인 씨가 그렇게 말해 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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