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호가 태상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한 달이나 빛도 들지 않는 곳에 가둬 두고 몰아붙이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해인은 차분히 생각해 보니, 그렇다고 유호도 태상을 단숨에 쏴 죽일 사람은 아니었다.어쨌든 유호는 살인을 좋아하는 부류의 사람이 아니었다.자기만의 선과 원칙이 있는 사람이었다. 해인도 마음이 좀 불편했다.‘유호 씨가 갑자기 나간 건, 설마 내가 자기를 의심했다고 느껴서 화가 나서일까?’...고급 회원제 클럽.대현은 유호가 술을 너무 빠르게 들이켜는 것을 보고 입을 열었다.“너 이제 막 회복했잖아. 이렇게 마셔도 돼?”유호는 대답하지 않았다.대현이 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네가 제수씨 사랑이 부족하다고 느낀 거 아냐?”“옆에서 보는 입장에서 솔직히 한마디 하자면 말이야, 그때 너 사고 났다고 했을 때, 제수씨가 아이를 낳자마자 예태상부터 찾아가서 따져 물었잖아?” “그건 어떻게 보더라도 네 생각이 있다는 거 아니겠어?”“물론 네가 짝사랑한 세월에 비할 바는 안 되겠지. 그래도 제수씨 사랑이, 네 사랑보다 적은 건 아닐 거야.” “여자들은 그저 좀 함축적이라서, 쉽게 드러내지 않을 뿐이야.”유호는 속이 영 답답했다.한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그 사람의 모든 걸 갖고 싶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해인의 사랑은 지나치게 절제되어 있고, 지나치게 이성적이었다.아까만 해도 그랬다. 태상이 누군가에 의해 사살됐다는 말을 듣고, 그 죽음을 곧장 유호와 연관 지어 떠올렸으니까.유호가 보기엔 해인은 아직 자기를 충분히 믿지 못하고 있는 거였다.대현이 제안했다.“차라리 제수씨한테 사실대로 말해 봐. 사실은 네가 오래전부터 짝사랑하고 있었다고. 감동받아서 펑펑 울다가, 너한테 완전히 마음이 빠질지 누가 알아?”유호가 미간을 찌푸렸다.“그럼 내 체면은?”대현이 바로 받아쳤다.“네 체면이 밥 먹여 주냐?”유호가 담배를 입에 물며 한 글자씩 끊어 답했다.“먹여 주지.”“알았다,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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