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씨 집안이 지금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리고 있는 건 차치하고서라도, 태겸의 이 말은 위협이나 다름없는 소리였다.설령 한씨 집안이 정말 어려워진다 해도, 살아갈 길은 결국 사람이 만들어 가는 법이었다.해인은 유호와 손을 잡고 나아가면 어떤 문제든 넘을 수 있다고 믿었다.태겸은 해인이 설득되지 않자 초조해졌다.“해인아! 나 장난하는 거 아니야.”“이안을 낳기 전에도 날 찾아와서 같이 가자고 했었지. 그때 모두가 유호 씨가 잘못됐다고 생각했지.”해인은 차분하게 태겸을 바라보았다.이안의 축하 파티 날, 고씨 가문 사람들은 직접 오지 않았지만 값진 선물을 보내왔다. 아기 금팔찌와 순금 목걸이였다. 손에 올리면 무게가 묵직했다. 해인은 태겸이 직접 고른 선물이라는 걸 알았다. 적지 않은 돈도 들었을 것이다.그래서 태겸이 이안에게 잘해 준 것은 고마웠다. 두 사람의 과거도 이미 지나간 일이었다.마음에서 놓아 버렸기에, 이제 해인은 태겸을 미워하지 않았다.지금 해인에게 태겸은 그저 아는 오빠일 뿐이었다.“그때도 난 가지 않았어. 지금은 유호 씨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더더욱 갈 이유가 없잖아.”“유호 씨는 내 아이의 아빠고 내 남편이야. 내 가족이고. 난 유호 씨와 잘 살아갈 거야. 어려운 일이 생기면 서로 붙잡고 같이 넘을 거고. 오빠, 우리를 축복해 줘.”그 말에 태겸은 멍하니 굳었다. 해인이 다른 남자와 잘 살아가겠다고 말하는 것을 듣자, 그는 가슴 한쪽이 텅 빈 듯했다.태겸은 자신이 오래전에 해인을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마음속 어딘가에는 여전히 해인만을 위한 자리가 남아 있었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자리였다.해인은 더는 태겸과 길게 얽히지 않았다.“우리 아들 선물 고마웠어. 앞으로는 그냥 평범한 오빠와 동생로 지내자.”말을 마친 해인은 클럽 안으로 들어갔다.태겸은 입술을 다문 채 해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넋을 잃은 사람처럼 서 있었다....라운지 문 뒤에서는 대현이 반쯤 취한 유호를 부축하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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