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라니?심여진의 얼굴이 굳었다.“너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야...”휴대폰을 힐끔 보자 아니나 다를까 병원에 기자들이 몰려온다는 메시지가 떴다.그녀는 순식간에 기세가 꺾였다.“잘났어, 이해리! 너 두고 봐! 절대 이대로 안 넘어갈 테니까.”순순히 물러날 리는 없지만, 지금은 일단 체면을 지켜야 했다.심여진이 떠날 때, 오초아가 그녀를 붙잡으려 했지만, 이해리가 말렸다.“저대로 가버리면 기자들은 어쩌라고? 헛걸음했다고 너만 원망하는 거 아니야?”이에 이해리가 태연하게 대답했다.“기자들 부를 때부터 저렇게 가버릴 줄 알았어.”“근데 왜...”“초아야, 이제 간호사 좀 불러줄래?”이해리는 나직이 말을 건넸다.심여진은 망신을 당할까 봐 도망쳤지만, 병원에 CCTV가 있다는 건 깜빡한 모양이다.잔뜩 흥분해서 소리 지르며 이해리를 찾아왔던 그 순간부터 모든 행동이 녹화되었을 터였다.오초아가 빙긋 웃었다.“알았어. 금방 불러올게.”그녀가 떠난 후, 이해리는 휴대폰을 꺼냈다.CCTV 영상을 휴대폰으로 보는 것이 번거롭긴 했지만, 그녀는 능숙하게 화면을 다루었다.오초아가 돌아왔을 때, 기자들도 이미 와 있었다. 예상대로 심여진이 없으니 자칫 소란이 일 뻔했다.그때 이해리가 CCTV 영상을 캡처해서 기자들에게 전송했다.기자들은 만족한 듯 발길을 돌렸고, 그날 밤 심여진이 병원에서 소란을 피웠다는 소식은 즉시 실검 상위에 올랐다.정도원은 구치소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윤유나가 와서 보석을 신청했다.“이해리 만나서 따질 거야.”종일 구치소에 갇힌 정도원은 조금 수척해졌다. 그 와중에 어머니가 소란을 피워 실검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는 당연히 이해리의 짓이라고 생각했다.윤유나가 두 눈이 충혈된 채 정도원의 손을 잡고 말했다.“도원 씨, 지금은 해리 씨한테 가지 마세요.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든 이상 도원 씨를 만나주지도 않을 거예요.”“나한테 죄지은 게 얼만데 따끔하게 혼내지 않고서 배겨? 거기에 너까지 회사에서 내쫓게 만들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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