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정지안이 이해리를 감쌌던 일을 떠올리며 심여진의 얼굴이 다시 한번 굳어졌다.그녀는 또 한 번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해리야, 너 이렇게 소란 피우는 거 고작 윤유나 때문이니?”‘고작?’이해리가 차분하게 말을 되받아쳤다.“여사님, 설마 제가 괜히 일을 키운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겠죠? 그 어떤 여자라도 제 처지에 놓이면 못 본 척 넘어갈 순 없어요.”더욱이 윤유나와 정도원이 그렇게 노골적으로 행동했는데, 모든 사람 앞에서 하마터면...이해리가 말을 이었다.“여사님은 도원이가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지 뻔히 알면서도 지난 몇 년간 눈감아주시더니 이제 와서 일이 터지니까 되레 저를 탓하시네요?”그날 정도원이 윤유나를 데리고 연회장에 나타났을 때, 이해리는 바로 직감했다. 심여진은 줄곧 저 둘 사이를 알고 있을 터였다.애석하게도 여론전에서는 윤유나가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심여진에게 있어 윤유나는 훨씬 더 순종적인 며느릿감이었다.순진한 척하는 겉모습 아래 계산적인 몰골을 지닌 그녀, 어른들, 특히 미래의 시어머니를 기쁘게 하는 데 익숙한 행동거지를 보였으니 어떻게 싫어할 수 있을까.이해리는 그렇게 생각하며 심여진을 바라보았다. 입가에 번진 여유로운 미소가 심여진에게 오싹함을 안겨주었다.그녀는 다급하게 해명했다.“아니야, 나 진짜 그렇게 깊이 생각하지 못했어. 유나는 우리 집안에 발을 들이지 못해! 이건 내가 장담할게, 해리야.”“영원이라고 보장할 순 있고요?”이해리는 윤유나가 편하게 사는 꼴을 봐줄 수가 없다. 이것만은 백 퍼 진심이었다.“걱정 마, 해리야. 걔는 평생 우리 집안에 들어올 수가 없어.”심여진이 다급하게 말했다.말을 마치고 물을 한 모금 마시더니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솔직히 말해서 네가 이렇게까지 신경 쓸 필요는 없단다. 유나는 너한테 비교도 안 되잖아. 우리 정씨 가문에서 그런 애를 며느릿감으로 선택할 리 있겠니?”“아니죠, 여사님. 애초에 저도 썩 탐탁지 않아 하셨잖아요.”이해리는 눈앞의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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