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스찬, 정지안과 해외에서 대립하던 그 조직의 우두머리였다.이해리는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키려 했다. 하지만 두 손이 침대 머리맡에 묶여 있었다.지난번 귀국 과정에서 세바스찬에게 방해받았던 일이 떠올랐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그 남자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은 것이다.그는 줄곧 두 사람의 동선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이해리가 해외에 도착하자마자 어떻게 알아내고, 곧바로 납치까지 할 수 있었겠는가?이해리는 애써 침착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세바스찬, 오랜만이네요.”“정말 오랜만이군, 나의 동양미인. 이번에는 왜 혼자 해외에 온 거지?”세바스찬은 한 손에 시가를 들고, 다른 손에는 술잔을 든 채 이해리에게 다가왔다.이해리는 그에게 한 가지 습관이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늘 시가 한 대에 불을 붙이는 것이었다.하지만 정작 피우는 걸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그는 느릿하게 걸어와 침대에서 몇 걸음 떨어진 곳에 멈췄다. 그 행동 때문에 이해리는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욱 알 수 없었다.하지만 지금은 절대 정지안의 이름을 꺼내 그를 자극해서는 안 됐다.세바스찬은 이해리의 생각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몇 걸음 더 다가와 침대 옆에 섰다. 아까보다 거리가 훨씬 가까워졌다.그는 여전히 한 손에 술잔을, 다른 손에 시가를 들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이해리는 두 물건을 잠시 바라보다 고개를 들고 물었다.“절 이곳으로 데려온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이해리는 최대한 완곡하게 표현했다. 사실 그녀는 이 남자에게 납치당해 온 것이니 ‘데려왔다’고 표현할 만큼 예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세바스찬은 이해리의 말을 듣고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한참 뒤 그가 입을 열었다.“난 줄곧 너에게 관심이 많았어. 너희 둘이 국내에서 하는 일을 계속 지켜봤지. 네가 해외에 온다는 걸 알자마자 사람을 보내 잡아 온 거야.”역시 모든 것이 자신이 짐작한 그대로였다. 남자는 이해리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인정했다.하지만 이해리의 마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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