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유나는 목이 턱 막힌 듯 아랫입술을 세게 깨물었고, 끝내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차마 보고 있을 수 없었던 정도원은 눈을 들어 이해리의 비웃는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해리야, 이번 일은 분명 내가 먼저 잘못했어. 내가 약속할게. 이런 일은 앞으로 절대 다시 없을 거야. 네가 이 일을 여기서 끝내 주기만 하면, 난 무슨 조건이든 다 들어줄게.”이렇게 오랜 세월을 함께한 만큼, 그는 자신이 이해리의 성격을 잘 안다고 믿고 있었다.처음에 그녀가 자기 잘못을 용서해 줬던 만큼, 이번에도 자기가 진심으로 잘못을 빌면 분명 다시 넘어가 줄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가 몰랐던 건, 이해리의 마음은 이미 어젯밤 전화 속 대화를 듣는 순간 완전히 닳아 없어졌다는 사실이었다.이해리는 느긋하게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천천히 입을 열었다.“내가 너한테 빈손으로 나가라고 하면?”“이해리, 너 너무하는 거 아니야?”정도원의 얼굴은 순식간에 싸늘하게 굳었다.그는 심여진의 옆에 앉아 있는 여자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자기가 정말 이 여자를 알고는 있었나 싶었다.예전의 이해리는 분명 이해심 많은 사람이었다.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녀는 이렇게 하나하나 따지고 들기 시작했다.“왜?”이해리는 흥미롭다는 듯 눈썹을 치켜올리고 우스운 광대라도 보듯 그를 바라봤다.“네가 직접 말했잖아. 이 일만 조용히 끝낼 수 있으면 뭐든 다 들어주겠다고. 그런데 말 꺼낸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말 바꾸려는 거야?”“너...”말문이 막힌 정도원의 얼굴은 한층 더 어두워졌고, 허벅지 옆으로 내려뜨린 손가락에서는 뼈마디가 으드득 울렸다.오늘 일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으면 이해리가 절대 물러서지 않을 걸 잘 알고 있었던 심여진은, 서둘러 상황을 무마하려 들었다.“도원아, 내가 두 가지 길만 줄게. 저 여자가 지금부터 해성에서 사라지게 하든가, 아니면 완전히 끊어.”그녀는 손을 들어 이해리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답답하다는 듯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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