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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버님이 남편으로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41 - チャプター 50

100 チャプター

제41화

그 말을 듣자 정도원은 미간을 찌푸렸다. 마음속으로 의심이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해리야, 너 요즘 도대체 왜 이래? 왜 이렇게까지 나랑 돈을 따로 정리하려고 해? 솔직히 말해 봐. 무슨 일 있는 거야? 말하면 내가 같이 방법을 생각해 볼게.”예전의 이해리는 회사 일에 손을 대는 법이 없었다. 자기 명의의 자산도 전부 그에게 맡기고 싶어 할 정도였다.그런데 최근 들어 그녀는 회사 장부를 확인하겠다고 하지 않으면, 자기와 계좌를 나누겠다고 했다.‘설마 뭔가 알아챈 건가?’그의 떠보는 듯한 시선과 마주친 이해리는 손끝이 살짝 떨렸지만, 애써 태연한 척했다.“친형제끼리도 돈 계산은 분명히 하잖아. 왜, 그렇게 걱정되는 거 보니까 설마 배당금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야?”충분한 증거를 손에 넣기 전까지는 절대 정도원에게 어떤 낌새도 들켜서는 안 됐다.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자신이 해 온 일이 전부 허사가 된다.이럴 때일수록 더 침착해야 했다.정도원의 눈빛에 당황이 잠깐 스쳤다. 그는 입꼬리를 억지로 당기며 어색하게 웃었다.“해리야, 또 쓸데없는 생각 하네. 회사 장부는 이미 다 확인했잖아. 네가 정말 지분 배당금을 네 계좌로 옮기고 싶으면, 내가 재무부에 말하면 돼. 굳이 네가 직접 회사까지 갈 필요가 뭐 있어.”그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지금 바로 재무부에 전화해서 최대한 빨리 처리하라고 할게.”말을 마친 그는 얼굴의 웃기를 거두고, 그대로 위층으로 걸어 올라갔다.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이해리는 눈을 가늘게 좁혔다. 아무래도 뭔가 이상했다.자기가 배당금이 빠진 걸 알아차리면, 그와 윤유나의 일도 그대로 드러날 텐데 말이다.그가 왜 이렇게 쉽게 자기 요구를 받아들인 걸까.손에 들고 있던 물컵을 내려놓은 이해리는 빠르게 그의 뒤를 따라갔다.정도원은 서둘러 서재로 들어가더니 문을 안에서 잠갔다.이해리는 발소리를 죽인 채 서재 문 앞으로 다가가 얼굴을 문가에 바짝 붙이고 숨을 죽였다.정도원은 재무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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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다음 날.이해리는 정도원의 만류도 무시한 채 혼자 서경 그룹으로 향했다.그녀가 재무부로 곧장 들어서자, 사무실 안 직원들은 마치 진작 정도원과 입을 맞춰 둔 것처럼 깍듯하게 인사했다.“사모님.”한 여성 직원이 공손한 태도로 서류 한 부를 두 손으로 받쳐 이해리의 앞에 내밀었다.“사모님, 정 대표님 지시로 사모님께서 필요하신 자료는 전부 준비해 뒀습니다. 그동안 회사 지분 배당금이랑 프로젝트 협력 수익도 전부 이 서류에 자세히 정리돼 있으니 확인해 보세요.”그녀가 건넨 서류를 받아 대충 훑어본 이해리의 입가에는 비꼬는 웃음이 번졌다.역시나, 어젯밤 정도원은 이미 빈틈없이 준비를 끝내 둔 상태였다.지금 그녀의 손에 들린 이 자료는 이미 수치가 조작된 것이었다.이해리는 서류를 테이블 위에 세게 내던졌고, 얼굴도 순식간에 차갑게 굳었다.“정 대표님은 당신들이 지분 배당 수치에 손댄 거 알고 있어요? 오늘 내가 안 왔으면 대체 언제까지 숨길 생각이었죠?”그 말이 떨어지자, 여성 직원은 눈에 띄게 당황했다.“사모님,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자료는 저희가 컴퓨터에 있는 파일 그대로 출력한 거예요. 저희가 회사에서 이렇게 오래 일했는데, 어떻게 이런 중요한 수치에 함부로 손을 대겠어요? 못 믿으시겠으면 직접 확인해 보셔도 됩니다.”어차피 아무리 확인해 봐도, 그녀 손에 들린 그 자료는 이미 바꿀 수 없는 결과처럼 굳어져 있었다.원래 데이터는 진작 그들이 깨끗하게 지워 버린 뒤였다.이해리가 그녀의 속셈을 모를 리 없었다. 이해리는 손을 뻗어 여직원의 턱을 가볍게 들어 올리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눈가에 머금었다.“그럼 진짜 문제는 당신들이 아니라 컴퓨터 쪽에 있다는 뜻이네요?”그 말을 들은 여성 직원은 입을 달싹이며 뭔가 더 말하려 했다.하지만 이해리는 더는 그녀에게 말할 틈을 주지 않고 차갑게 말을 끊었다.“재무팀장 불러와요. 이 일은 내가 직접 물어볼 거예요.”감히 지체할 수 없었던 여성 직원은 고개만 연신 끄덕이며 쩔쩔매는 기색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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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사모님이랑 정 대표님은 원래 한 몸이나 다름없는 부부잖아요. 정 대표님의 깊은 뜻도 이해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그 말을 내뱉을 때쯤 윤유나의 등 뒤는 이미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고,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그녀의 엉성한 변명에 이해리는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이해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윤유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그렇다면 윤 팀장이 프로젝트부에 연락해서 그 투자 관련 서류를 가져오게 해요. 그래야 내가 괜히 재무부 사람들을 의심한 게 아니라는 걸 확인할 수 있으니까.”윤유나는 다리가 풀려 그대로 주저앉을 뻔했고, 옆에 있던 책상 모서리를 붙잡고서야 겨우 몸을 지탱했다.얼굴에서는 핏기가 싹 가셨고, 이해리의 시선을 받자 점점 불안한 기색이 짙어졌다.그저 아무렇게나 둘러댄 핑계였을 뿐인데, 대체 어디서 그 서류를 가져온단 말인가.“사, 사모님, 저는...”그녀의 얼굴에 스친 당황을 놓치지 않은 이해리는 한 걸음씩 다가갔다. 서늘한 목소리에는 분명한 경고가 담겨 있었다.“윤 팀장, 회사에 오래 있었으니 회사 규정쯤은 잘 알고 있겠죠. 회사 중요 문서의 수치를 악의적으로 조작하면 어떻게 되는지, 말해 볼래요?”윤유나가 뭐라고 해명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고 있을 때, 사무실 밖에서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이어서 정도원의 목소리가 울렸다.“해리가 지금 재무부에 있는 거 확실해?”옆에 있던 비서가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정 대표님. 사모님은 반 시간 전에 이미 회사에 도착하셨습니다.”윤유나의 눈빛이 번뜩였다. 순간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쳤고, 그녀는 몸을 기울인 채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다.정도원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선 순간 마침 그 장면을 보게 됐고, 그는 급히 앞으로 달려가 윤유나를 부축해 일으켰다.“괜찮아? 어디 다친 데 없어?”윤유나는 억울한 척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눈을 들어 앞에 서 있는 이해리를 바라봤다. 이미 눈가는 붉게 물들어 있었다.“사모님, 저도 이 수치가 왜 이렇게 된 건지 정말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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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이미 눈앞의 남자에게 아무 기대도 하지 않게 된 뒤였지만, 이해리의 눈빛에는 여전히 막을 수 없는 쓸쓸함이 번졌다.“내가 사과 안 하겠다고 하면?”완전히 화가 치민 정도원의 얼굴은 당장이라도 먹물이 뚝뚝 떨어질 것처럼 새까맣게 굳어 있었다. 목소리는 이를 악문 사이로 억지로 짜내는 듯했다.“이해리, 너 진짜 갈수록 막무가내네! 오늘은 사과하기 싫어도 해야 해!”그의 말투는 조금도 반박을 허용하지 않았고, 온몸에서는 싸늘한 기운이 흘러나왔다.그 모습을 본 윤유나는 득의양양하게 입꼬리를 올렸고, 도발하듯 이해리를 향해 눈썹을 까딱했다.그러고는 다시 이해심 많은 척하는 얼굴로 말했다.“정 대표님, 오늘 일은 사모님 잘못이 아니에요. 제가 혼자 중심을 못 잡고 넘어진 거예요. 사모님한테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그녀가 그렇게 말릴수록, 정도원은 눈앞의 여자가 더 이해할 수 없게 느껴졌다. 표정에도 점점 짜증이 어렸다.“이해리, 같은 말 세 번 하게 하지 마. 지금 당장 유나한테 사과해.”그는 그녀를 사랑했기 때문에, 이렇게 오랫동안 제멋대로 굴게 두었던 거였다. 그녀가 원하는 게 뭐든 온갖 정성을 다해 눈앞에 바쳐 왔다.그런데 그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자기 사랑이 이 여자를 이렇게까지 안하무인으로 만들어 버릴 줄은.심지어 그녀는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나 외부 사람들 앞에서 그의 체면을 짓밟았다.남자라면 누구도 자기 아내가 자기 자존심을 바닥에 내던지는 걸 참지 못한다.이해리는 느긋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은 눈에 닿지 않았다.“사과하라고? 좋아.”그녀는 천천히 윤유나의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 곧바로 더럽다는 듯 손을 털어 내며 말했다.“똑똑히 봐. 내가 손을 대면 이렇게 되는 거야.”맑고 날카로운 소리가 사무실 안에 울렸다. 윤유나는 얼굴을 감싼 채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홱 돌렸다다음 순간, 눈가에 맺혀 있던 눈물이 소리 없이 흘러내렸다.“저는 정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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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해리 씨, 오늘 시간 괜찮으세요?”그 말을 듣자, 이해리는 곧바로 몸을 바로 세웠다. 방금 전까지 가라앉아 있던 기분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그녀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시간 있어요. 지안 씨, 매수인 연락처 좀 주실 수 있을까요?”정지안은 짧게 대답하고는 곧바로 연락처를 보내 줬다.“직접 연락하면 돼요.”“고마워요, 지안 씨.”전화를 끊자마자, 이해리는 바로 매수인의 카톡을 추가했다.상대는 거의 바로 수락했고, 곧바로 위치 정보를 보내왔다.[이해리 씨 일은 정지안 씨한테 이미 들었어요.][저는 이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우리 30분 뒤에 봐요.]대화창에 뜬 메시지를 바라보는 이해리의 손끝에는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마음속에서는 벅찬 감정이 가라앉지 않았다.다행이었다. 어머니가 남겨 준 집은 잃지 않았다.30분 뒤, 차가 한 카페 앞에 멈춰 섰다.이해리는 급히 차에서 내려 카페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창가 쪽 자리에 앉아 있던 금발의 여자가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이해리 씨, 여기예요.”이해리는 곧장 그녀 앞에 가서 앉았고, 예의상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저를 아세요?”여자는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곁에 놓인 커피를 그녀에게 건넸다.“정지안 씨가 이해리 씨 사진을 보여 주셨어요. 공교롭게도 저는 여기서 여러 해 정착해 살았어요. 원래는 제 집 한 채 사서 계속 여기 남아 지낼 생각이었는데, 며칠 전에 해외에 있는 부모님이 연락해서 꼭 돌아오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 집을 다시 내놓게 됐어요.”그 말을 듣자, 이해리 마음속 승산이 조금 더 커졌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속에 있던 궁금증을 꺼냈다.“실례가 안 된다면, 생각하시는 가격이 얼마인지 여쭤봐도 될까요?”여자는 턱을 매만지며 잠시 생각하더니 가볍게 웃었다.“이렇게 하죠. 처음에 이해리 씨가 이 집을 저한테 얼마에 파셨으면, 저도 그 가격 그대로 다시 이해리 씨한테 넘길게요.”일이 너무 순조롭게 풀려서였을까. 이해리는 오히려 망설이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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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정지안은 비서의 말에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줄곧 카페 창가 쪽 자리에 머물러 있었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그 모습을 본 비서는 눈치 빠르게 입을 다물었다. 더는 묻지 않았다.한참 뒤에야, 이해리와 만났던 여자가 느긋하게 밖으로 걸어 나와 길가에 세워진 벤틀리 쪽으로 향했다.그녀는 뒷좌석 문을 열고 올라탔다.“정지안, 오늘 내가 이렇게 큰 도움을 줬는데, 뭐로 보답할 생각이야?”정지안은 비서에게 눈짓을 보냈다.비서는 곧바로 서류 가방에서 계약서 한 부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그리고 예의 바른 미소를 띠며 말했다.“아버님 회사 쪽 그 프로젝트는 저희 대표님께서 이미 결정하셨습니다. 계약서 먼저 확인해 보세요.”그녀는 그가 건넨 서류를 대충 훑어보았고, 얼굴에는 감춰지지 않는 들뜸이 번졌다.“지안아, 정말 우리 아버지랑 협력하기로 한 거야?”정지안은 짧게 응하고 담담하게 말했다.“이번 일 도와준 데 대한 답례라고 생각해. 세부적인 건 내 비서가 따로 얘기할 거야. 별일 없으면 먼저 내려.”그 말을 들은 여자는 일부러 못마땅한 척 그를 흘겨봤다.“넌 정말 여전히 차갑네. 어쨌든 부탁은 다 들어줬으니까 더 방해는 안 할게. 다음에 또 보자.”그녀는 그를 향해 활기차게 손을 흔든 뒤 차 문을 열고 내렸다.비서는 원래 뭔가 더 말하려 했지만, 백미러로 보니 정지안은 이미 눈을 감고 뒷좌석에 기대 쉬고 있었다. 결국 입가까지 올라온 말을 삼켜 버렸다.“정 대표님, 이제 어디로 모실까요?”“일단 회사로 가.”그 말을 끝으로 정지안은 더는 그에게 대꾸하지 않았다....윤유나를 데리고 병원 검사를 마치고 돌아온 정도원은 조심스럽게 그녀의 옷을 들어 올려 상처 부위에 약을 발라 주고 있었다.“다음부터 혼자 감당 못 할 일이 있으면 사람 시켜 사무실로 찾아오라고 해. 혼자 다 떠안을 필요 없어.”윤유나는 그의 팔을 눌러 붙잡고 옅게 웃으며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도원 씨, 저는 괜찮아요. 그냥 작은 상처일 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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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매번 이렇게 약한 척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는 반드시 마음이 약해졌다.역시나 잠시 생각하던 정도원은 그녀의 곁에 앉아 손을 들어 윤유나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가볍게 닦아 냈다.“알겠어. 오늘은 여기 남아서 너랑 있을게.”말을 마친 그는 휴대폰을 꺼내 이해리와의 대화창을 열고, 손가락으로 빠르게 몇 줄을 적어 내려갔다.[오늘 회사에 일이 생겨서 못 들어가. 기다리지 마.]이렇게만 보내기에는 너무 뜬금없다고 느꼈는지, 그는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오늘 네가 한 행동은 집에서 잘 돌아봐.]이해리가 그 메시지를 받았을 때는 막 집 양도 문제를 처리한 뒤였다.그녀는 입가에 비꼬는 웃음을 띠었다. 굳이 생각해 보지 않아도, 그는 오늘 밤 분명 윤유나의 집에 머물 게 뻔했다.이제는 두 사람의 관계에 더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자기 배당금 문제만큼은 반드시 분명히 따져야 했다.그 생각이 들자, 이해리는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신호음이 몇 번이고 울린 뒤에야, 그쪽에서 겨우 전화를 받았다.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정도원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묻어 있었다.“무슨 일이야?”“정도원, 지분 배당금 문제는 한번 제대로 얘기해야 할 것 같아.”이해리의 말투는 조금도 물러설 기색이 없었다.제 아래에서 뺨을 붉힌 윤유나를 내려다보며, 정도원은 미간을 좁혔다. 그녀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눈치였다.“무슨 일이든 내가 들어가서 얘기해. 나 지금 바빠. 이 얘기할 시간 없어.”말을 마친 그는 그대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이해리는 막 하려던 말을 억지로 삼켜야 했고, 눈빛은 서서히 차갑게 식어 갔다.그가 이 일을 처리할 시간이 없다면, 자기가 직접 정씨 가문에 가서라도 해명을 받아야 했다.한밤중.이해리는 휴대폰 벨 소리에 잠에서 깼다.무심코 침대 머리맡에 놓아둔 휴대폰을 집어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지금은 새벽 1시였다.‘정도원이 왜 이 시간에 전화를 하지?’의문을 품은 채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이해리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전화가 연결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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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말은 거기서 뚝 끊겼다.이해리가 더 들어 보려 했을 때는 이미 저쪽에서 전화를 끊은 뒤였다.휴대폰을 쥔 손끝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고, 뼛속까지 시린 한기가 발끝에서부터 온몸으로 번져 갔다.속이 울렁거린 이해리는 급히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들어갔고, 세면대에 몸을 기대다시피 한 채 오늘 저녁 먹은 것까지 모조리 토해 냈다.무슨 소꿉친구고, 무슨 천생연분이란 말인가.이해리에게는 그 모든 게 그저 지나간 허상에 불과했다.우스운 건,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10년이 넘는 감정도 결국 갑자기 나타난 사람 하나는 이기지 못했다는 거였다.이해리는 자신이 어떻게 다시 방으로 돌아왔는지도 몰랐다.다만 이미 무뎌질 대로 무뎌진 심장이 지금 이 순간 끝없는 심연으로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예상했던 것 같은 아픔은 없었지만, 대신 견딜 수 없이 무거웠다.그녀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벽에 걸린 시계의 째깍거리는 소리가 점점 그녀의 심장 박동과 뒤섞여 갔다.이 캄캄한 밤, 이해리는 조용히 하나의 맹세를 세웠다.다시 한번 그런 일이 생긴다면, 사무실에서 그와 윤유나의 불륜을 목격했을 때 절대 용서하는 선택은 하지 않겠다고.개는 원래 똥 먹는 버릇을 못 고친다.다음 날.이해리는 일부러 아침 일찍 일어났다.그녀는 모든 자료를 정리한 뒤 옷을 갈아입고 곧장 정씨 가문 본가로 향했다.그녀가 갑자기 들이닥칠 줄은 몰랐던 듯, 집사는 공손하게 인사를 건넨 뒤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둘째 사모님, 지금 사모님께서 큰 도련님과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고 계셔서요. 잠시만 자리를 피해 주세요.”이해리는 그를 힐끗 보고는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느긋하게 그의 품에 밀어 넣었다. 얼굴에는 억지웃음이 걸려 있었다.“전해 주세요. 제 일도 똑같이 중요하다고.”집사는 원래 뭔가 더 말하려 했지만 서류 내용을 확인한 순간 눈을 가늘게 떴다.“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먼저 들어가서 사모님께 말씀드리고 오겠습니다.”대략 10분쯤 뒤, 집사가 정지안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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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고작 이 서류 몇 장만 들고 와서는, 우리 정씨 가문이 네 지분 배당금을 빼돌렸다고 단정하는 거야? 정말 웃기지도 않는구나!”심여진은 테이블 위에 놓인 서류를 한 움큼 집어 그대로 바닥에 내던졌다.“정말 배당 수치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회사 재무부를 찾아가면 되잖아. 난 진작 회사 일에는 손 뗐는데, 어떻게 내가 네 편을 들어 주겠니?”그 말은 오히려 이해리가 바라던 바였다. 그녀 입가에는 알아차리기 힘든 옅은 웃음이 스쳤다.“어머님, 오늘 제가 말씀드리려던 두 번째 일은 재무부 팀장, 윤유나에 대한 거예요.”그 말을 듣자, 심여진은 잠시 멈칫하며 의아한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윤유나? 그 아이는 회사에서 몇 번 본 적은 있지. 왜? 걔가 이 일이랑 무슨 상관인데?”“윤 팀장은 멋대로 회사 권한을 이용해서 지분 배당 수치를 조작했고, 들키고 나서는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어요. 게다가 모든 책임을 도원이한테 떠넘겼어요.”이해리는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고, 온몸에서는 서늘한 기운이 흘러나왔다.“어머님, 그런 사람을 회사에 계속 두실 수 있겠어요?”“뭐라고?”자기 아들 얘기가 나오자, 심여진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반신반의한 얼굴로 이해리를 훑어봤다.“네 말은, 이 일 전부가 회사 재무부 팀장 짓이라는 거야?”이해리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어머님은 모르시겠지만, 윤 팀장이 회사에 들어오고 난 뒤로 지난 몇 년 동안 회사 장부에서 가끔씩 금액이 하나씩 비어 맞지 않는 일이 있었어요. 예전에 제가 이 일을 도원이한테 꺼낸 적도 있었는데, 도원이는 윤 팀장을 감싸기만 했어요. 회사 오래 다닌 직원이니까 분명 오해가 있을 거라고요.”말을 하다 말고, 그녀는 답답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겉으로는 온전히 정씨 가문을 걱정하는 사람처럼 보였다.“제가 정씨 가문에 시집온 이상, 저도 정씨 가문 사람이나 마찬가지잖아요. 어떻게 그런 사람 하나 때문에 회사가 망가지는 걸 보고만 있겠어요? 바닥에 있는 저 서류들은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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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정도원은 걸음을 재촉해 사무실 안으로 들어와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윤유나를 부축해 일으켰다. 그리고 두 팔을 벌려 그녀를 제 뒤로 감싸며 걱정을 숨기지 않은 얼굴로 물었다.“어머니, 왜 갑자기 오셨어요? 윤 팀장이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서경 그룹을 위해 얼마나 애썼는데요. 아무 이유도 없이 갑자기 자르면 회사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겠어요?”심여진의 원망 섞인 시선은 줄곧 윤유나에게 머물러 있었고, 말투는 단호하기 그지없었다.“내가 보니까 넌 이 여자한테 완전히 눈이 멀었구나!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얘는 더는 회사에 못 남겨!”정도원이 다시 뭐라고 하려는 순간, 윤유나가 손을 뻗어 그를 막아 세웠다.윤유나는 억울한 듯 코끝을 훌쩍이며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눈으로 겨우 참아 냈다. 목소리는 울음이 밴 듯 떨리고 있었다.“사모님, 왜 갑자기 저를 해고하시려는 건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분명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지난 몇 년 동안 늘 회사만 생각하면서 일해 왔어요. 회사에 해가 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았어요.”정도원도 맞장구치듯 고개를 끄덕였다.“어머니, 윤 팀장이 회사에 얼마나 애쓴지는 저도 다 보고 있었어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사람을 자르려면 적어도 이유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심여진은 차갑게 코웃음 치며 가방에서 서류 한 뭉치를 꺼내 테이블 위에 세게 내던졌다. 얼굴은 얼음장처럼 굳어 있었다.“회사가 이렇게 큰 문제를 겪는데, 대표인 네가 아직까지도 모르고 있었다니! 오늘 아침 해리가 직접 찾아와서 말해 줬어. 윤유나가 회사의 중요한 데이터에 손을 댔다고. 여기 있는 게 전부 그 증거니까, 네가 직접 잘 봐!”정도원은 테이블 위 서류를 집어 대충 훑어봤고, 얼굴은 점점 무거워졌다. 손끝에도 힘이 들어갔다.“이 일은 유나랑 상관없어요.”남 하나 감싸겠다고 저런 말을 할 줄은 몰랐던지, 심여진은 가슴이 턱 막힌 듯 얼굴이 벌게졌다.“입 다물어! 쟤가 손댄 게 아니면, 설마 이 일이 정말 네 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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