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어오자마자 유진은 가장 먼저 책이 담긴 자루를 정리했다.책을 하나하나 꺼내 제자리에 꽂고 나니 온몸에 땀이 흥건히 배어 있었다.샤워를 마치고 거실로 나오자, 테이블 위에 놓인 연고가 눈에 들어왔다.그녀는 그것을 집어 들고 뚜껑을 연 뒤, 전신 거울 앞에 서서 면봉으로 가슴과 허리의 멍든 곳에 조심스럽게 발랐다.차갑고 시원한 감촉과 함께 은은한 박하 향이 퍼졌고, 통증도 금세 가라앉았다.아직 시간은 이른 편이었다. 원래는 책을 좀 읽어볼 생각이었지만, 하루 종일 쌓인 피로 탓에 머리가 지끈거려 결국 힘없이 침대에 몸을 눕혔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깊이 잠들었다.……한밤중.유진은 악몽에 시달렸다.꿈속에서 은호는 악귀처럼 달려들었고, 아무리 뿌리쳐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 공포는 너무도 생생해서, 그녀는 옷깃을 꽉 움켜쥔 채 눈을 번쩍 뜨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밤은 여전히 깊었지만, 더 이상 잠들 용기가 나지 않았다.휴대폰을 집어 들어 곧장 태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계속 연결되지 않았다.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꽉 쥔 채 일어나던 순간, 옆집 발코니에 아직 불이 켜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잠시 망설이다가, 그녀는 결국 민준의 카카오톡을 열었다.[주무세요?]한참 동안 답장이 오지 않았다.눈꺼풀이 다시 감길 듯 말 듯할 때쯤, 휴대폰이 가볍게 진동했다.[네.]유진이 한 박자 늦게 화면을 확인하자, 곧이어 메시지가 하나 더 도착했다.[창밖을 보세요.]유진은 고개를 들어 창밖을 바라봤다.고요한 밤하늘에는 수많은 별들이 촘촘히 박혀 반짝이고 있었다.[정면에 꺾인 모양처럼 보이는 거 보여요? 그게 쌍둥이 자리예요.]휴대폰이 연달아 진동했다.[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쌍둥이 형제는 황금 알에서 태어났어요. 형은 태어나자마자 전쟁과 홍수를 불러온 재앙 같은 존재였고, 동생은 사랑의 신에게 축복받은 인간의 수호자였죠.][형은 동생을 질투해 여러 번 죽이려 했지만, 동생은 끝까지 형을 이해했고, 결국 희생이 필요할 때 스스로 희생자
Last Updated : 2026-03-2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