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애정은 지금 이 문제를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애초에 이번에 다시 돌아온 이유 중 하나도 이 일을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이미 여기까지 왔는데, 왜 이 문제까지 깔끔하게 해결하고 돌아갈 수 없는지 한애정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웠다.한애정은 배호창의 마음속에 강혜원이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배호창이 자신과 평생을 함께 살지도 않았을 것이다. 둘이 함께한 시간도 워낙 길었고, 한애정 역시 배호창을 믿었다. 오히려 두 사람의 사이가 좋고 서로를 깊이 믿고 있었기에, 한애정은 이 문제를 더 확실하게 정리하고 싶었다.“당신, 이제 이런 얘기는 그만하면 안 돼? 나도 정말 머리가 아파. 당신도 우리 어머니가 나한테 어떻게 하시는지 봤잖아.”“어머니는 아들인 나를 제대로 인정해 준 적도 없고, 내가 어떻게 사는지 진심으로 신경을 써 준 적도 없어.”“아무리 우리가 이렇게 오랫동안 떨어져 살았다고 해도 어머니도 엄마잖아. 그러면 아들 걱정은 해야 하는 거 아니야?”“그런데 이 긴 세월 동안 어머니가 먼저 나한테 전화 한 번 한 적 있어? 난 그게 정말 이해가 안 돼.”배호창은 씁쓸한 비웃음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는 지난 일에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었지만,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감정이 남아 있었다. 아무리 관계가 멀어졌다 해도 정부자는 결국 자신의 어머니였다.“당신은 어떻게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 어머님은 당신 어머니야. 아들인 당신이 먼저 어머님을 걱정하고 살펴야 하는 거 아니야?”“어떻게 어머님이 먼저 당신을 챙겨야 한다는 말부터 나와? 가끔은 당신이 정말 이해가 안 돼. 왜 당신 눈에는 늘 당신 자신밖에 안 보이는 거야?”한애정은 문득 눈앞의 배호창이 낯설게 느껴졌다.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사람이 어느새 이렇게 달라져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두 사람이 평생에 가까운 세월을 함께했는데도, 자신이 배호창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걸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한애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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