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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ผู้แต่ง: 엄이빈

제1화

ผู้เขียน: 엄이빈
임신 25주 차, 연지아는 병원에서 남편의 외도를 목격했다.

검은 코트를 걸친 키 크고 준수한 남자는 품 안의 여리고 고운 소녀를 감싸안고 있었다. 소녀는 흰 코트를 입었고, 볼에는 분홍빛이 은은하게 돌았다. 작은 얼굴은 부드러운 울 머플러에 파묻혀 있었으며, 이목구비는 인형처럼 섬세했다.

연지아는 임신 정기검진 결과를 꽉 움켜쥐었다. 손가락이 하얗게 질릴 만큼 세게 쥐고 있었다. 차가운 바람이 뺨을 할퀴었지만, 몸보다 더 차가운 것은 심장을 쑤시는 듯한 통증이었다.

성유원은 멀리서 그녀를 봤다. 무표정한 얼굴에는 들킨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조금도 없었다. 그는 직접 소녀를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고, 태도는 다정했다.

늘 위에서 내려다보며 냉정하던 권력자에게도 그렇게 보살피고 따뜻한 면이 있었다.

소녀가 연지아를 알아챈 듯 움직임이 멈췄다. 의아한 눈빛으로 연지아를 한 번 보더니 성유원을 향해 물었다.

“저 아줌마는 왜 계속 오빠를 보고 있어? 오빠, 저 사람 알아?”

바람 소리가 귓가에서 요란하게 울렸다.

연지아는 소녀가 성유원에게 뭐라고 더 말했는지 알지 못했다.

다만 소녀의 입 모양에서 ‘아줌마’라는 두 글자를 읽어냈을 뿐이었다.

‘아줌마?’

그건 분명 자신을 부르는 말이었다.

연지아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올해 겨우 스물넷이었다.

하지만 원래도 약간 통통한 몸에 평범한 얼굴, 검은 패딩에 검은 니트 모자를 눌러쓴 차림이었다. 임신 말기 가까운 몸은 붓고 무거워졌고, 얼굴까지 초췌하니 정말 서너 살 더 많은 여자처럼 보였을 것이다. 어디에 젊고 반짝이는 소녀와 견주겠나.

성유원은 소녀를 감싸며 차에 태웠다.

연지아는 온몸이 굳은 채 그 자리에 서서 차량이 멀어져 가는 뒷모습만 바라봤다.

연지아와 성유원은 아이 때문에 결혼했다. 강요된 이 결혼은 성유원 같은 천지의 총아에게 인생의 오점이었다. 그녀 뱃속의 아이는 그를 옭아매기 위한 수단이자 도구였다.

그는 그녀를 증오했다.

반면 그녀는 8년 동안 그를 짝사랑했다. 하지만 연지아는 자신이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잘 알았다. 그래서 계속 공부하며 그를 인생의 이상으로 삼아,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려 했다.

마침내 그녀는 소원대로 그의 비서가 되었고, 가까운 거리에서 그의 곁에 설 수 있었다.

그날 밤 무너진 건 성유원만이 아니었다. 더 잔인하게 찢겨나간 건, 그 앞에서 지켜온 그녀의 자존심과 존엄이었다.

그녀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관계가 끝난 뒤, 그가 자신을 노려보던 혐오의 눈빛을. 마치 손끝에 역겨운 더러운 것을 만지기라도 한 사람처럼.

그러니 그에게 어울리는 건, 저렇게 예쁘고 빛나는 소녀뿐이겠지.

뜨거운 눈물이 눈가에서 흘러내렸다. 이어서 아랫배가 한 번 쥐어짜듯 아팠다. 그녀는 급히 한 손으로 배를 받치고, 다른 손으로 옆의 돌기둥을 짚었다.

지나가던 간호사가 그녀를 보더니 서둘러 다가와 부축했고, 그녀를 진료실로 데려갔다.

그녀는 감정이 크게 흔들려 태동이 불안해졌을 뿐이었다.

조금 진정되고 나서 연지아는 병원을 떠나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채 혼자 운전해 오션 빌리지로 돌아왔다.

여기는 성유원의 별장이었다. 성유원의 할머니 김미현은 본가 쪽의 경험 많은 도우미를 붙여 그녀를 돌보게 했다.

그런데 그때, 그녀를 돌본다는 두 도우미는 마치 이 집 주인이라도 된 듯 난방이 잘 되는 거실에 앉아 음식을 먹으며 웃고 떠들고 있었다.

도우미가 소리를 듣고 문 쪽을 돌아봤다. 연지아가 돌아온 걸 보자 그중 한 명이 일어나 다가와 물었다.

“검사 결과는 어때요?”

오만한 태도에 깔보는 말투였다. 돌봐주는 사람이 아니라 여기서 주인 행세를 하며 감시하러 온 사람처럼 굴었다.

연지아는 도우미를 한 번 차갑게 바라보기만 하고 대답하지 않았다. 그대로 계단 쪽으로 걸어갔다.

도우미는 불만스레 미간을 찌푸렸다.

“제가 물었잖아요.”

연지아는 여전히 무시했다.

도우미는 연지아의 뒷모습을 보며 퉤 하고 침을 뱉었다.

“돼지 같은 게 성씨 집안 사모라고 잘난 척은.”

연지아는 침실로 돌아와 침대에 앉았다. 마음은 텅 비었고, 머릿속은 막막했다.

성유원도 성씨 가문도 그녀 같은 며느리는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김미현이 나서서 그녀와 성유원에게 혼인신고를 하게 했다.

하지만 그것도 성유원의 할아버지 성종현이 위독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임신한 채 찾아왔고, 성종현에게 후대를 보여주려고 두 사람의 결혼을 밀어붙였다. 겹경사라며.

우연인지, 정말 효험이 있었던 건지, 성종현의 병세는 점차 호전됐다.

그러자 김미현의 태도도 조금 누그러졌다.

하지만 성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은 여전히 그녀를 업신여겼다.

오늘 그녀가 병원에 간 것도 뱃속 아이의 성별을 확인하려고 해서였다. 딸이었다.

성유원이 어머니 이서연 쪽에는 이미 병원에서 연락이 갔을 것이다.

그때 휴대폰이 진동했다. 연지아는 생각을 거두고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화면의 발신자 표시를 보고 그녀는 잠시 멈칫했다. 그녀의 지도교수 강현수에게서 온 전화였다.

전화를 받았다.

“교수님.”

“스탠더대학교에 가서 연수하면서 박사 과정을 밟을 수 있는 자리가 하나 있는데, 너 해볼래?”

강현수의 말을 듣고 연지아는 한동안 멍해졌다.

강현수는 그녀가 대답하지 않자 말을 이으려 했다.

“안 되면 굳이...”

“저 갈게요.”

연지아는 정신을 차리자마자 단호하게 말했다.

오히려 강현수가 잠시 침묵했다.

연지아가 성유원의 곁에 설 자격을 얻으려고 얼마나 애썼는지,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제야 바란 것을 이룬 듯 결혼까지 하고 임신도 했는데, 그녀가 쉽게 떠날 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가 가진 남은 이 자리도, 그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물어본 것이었다.

“교수님.”

연지아가 다시 불렀다.

강현수가 말했다.

“그럼 내일 오전 열 시에 내 사무실로 와.”

“네.”

강현수는 더 말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휴대폰을 내려놓은 연지아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 먹구름이 걷히고 달이 드러나는 듯한 묘한 허전함이 남았다.

그녀도 이제 깨어나야 했다.

‘너를 사랑하지 않는 남자는 아이를 낳는다고 해서 발목에 묶이지 않아. 그리고 돌아서서 너를 한 번 더 봐주지도 않아.’

그녀는 또 김미현의 전화를 받았다. 본가로 한 번 들어오라는 말이었다. 연지아는 알겠다고 했다. 아마도 뱃속 아이 일 때문일 것이다.

지금의 그녀는 기운이 조금 돌아왔다.

먼저 욕실로 가서 제대로 샤워했다.

화장대 앞에 앉아 거울 속 자신을 바라봤다. 붓고 둥근 얼굴, 짙은 다크서클, 처진 눈 밑, 깊게 패인 눈두덩, 양쪽 볼에 가득한 잡티.

이렇게 못난 모습 누가 봐도 싫어하겠지.

이런 그녀가 어떻게 성유원 같은 천지의 총아 곁에 설 자격이 있겠나.

그녀는 화장을 하고 분홍색 패딩을 걸쳤다. 흰 둥근 모자까지 쓰자 한결 말끔해 보였다.

원래는 혼자 운전해 본가로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문을 나서자마자 성유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남자의 무심한 목소리가 들렸다.

“나와.”

연지아는 놀랐다.

아마 김미현이 그도 본가로 부른 모양이었다.

그녀는 알겠다고 답했다.

별장에서 나오자 남자의 롤스로이스가 문 앞에 서 있었다. 두 시간 전, 이 차는 다른 여자를 태우고 다녔다.

연지아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다가가 차 문을 열고 올라탔다.

차에 타자 은은한 향수 냄새가 났다. 소녀 특유의 달콤하고 산뜻한 향이었다. 차 안에는 분홍색 곰 인형까지 놓여 있었는데, 한눈에 봐도 어린 여자애가 좋아할 만한 것들이었다.

고개를 들자 남자의 손목에 고무줄이 걸려 있는 것이 보였다.

여자가 주인인 척 표시하는 방식이었다.

성유원은 그 소녀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았다.

연지아는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시큰함을 눌러 삼키며 앉아 안전벨트를 맸다.

운전사가 차를 몰아 천천히 출발했다.

연지아는 창밖을 보며 말없이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그와 단둘이 있는 시간이 생기기만 해도 소중하게 여기며 거리를 좁히려 했을 것이다. 그가 싫어해도, 싫증 내도, 귀찮게 굴며 화제를 찾아 말을 걸었겠지.

그녀는 순진하게도 이미 부부가 됐고 아이도 생겼으니 앞으로 시간이 길다고 믿었다. 자신이 아내답게, 엄마답게만 하면 언젠가 성유원이 한 번쯤은 자신을 돌아볼 거라고.

하지만 결국 그건 그녀 혼자 꾸는 착각일 뿐이었다.

남자는 그녀의 감정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늘 그렇듯 차갑게 한 마디를 던졌다.

“아이 성별이 뭐야?”

“딸이야.

그 말을 들어도 성유원의 깊은 얼굴에는 아무 변화가 없었다. 그는 무심하게 말했다.

“애 낳으면 우리 이혼하자.”

말이 떨어지자 연지아의 손가락이 꽉 조였다.

심장이 누군가에게 세게 움켜잡힌 것처럼 숨이 막혔다.

이 결혼이 오래갈 수 없다는 건 처음부터 알았다. 미리 짐작하고 있었는데도 그가 직접 입으로 꺼내는 순간, 가슴은 여전히 아팠다.

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고 답했다.

“그래.”

성유원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한 번 봤다. 이렇게 쉽게 받아들이는 것을 조금은 의외로 여기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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ความคิดเห็น (2)
goodnovel comment avatar
세상에공짜는없다
슬픈 이야기네... 안타깝네.
goodnovel comment avatar
happyhomejoa
딱 한번에 임신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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