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Chapter 291 - Chapter 300

334 Chapters

제291화

성유원이 천천히 입을 뗐다.“네 아버지는 이미 새로운 가정을 꾸렸고, 아이도 있어. 지금 다들 아주 잘 살고 있더군.”말이 끝나자 전화 너머는 다시 침묵에 빠졌다. 한참이 지나서야 송나겸이 나직이 목소리를 냈다.“알았어. 아버지랑 동생이 잘 지내고 있다면 그걸로 됐어.”그의 말투에는 형언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은은하게 묻어났다.송나겸의 목소리를 듣던 성유원은 휴대폰을 쥔 손가락에 힘을 주며 재차 물었다.“정말 찾아가지 않아도 괜찮겠어?”송나겸이 씁쓸하게 웃으며 답했다.“나도 모르겠어. 지금 그 사람들이 행복하다는데, 내 등장이 불필요한 슬픔만 보태는 꼴이 되지 않겠어?”아마 아버지와 여동생은 이미 오래전에 자신을 잊었을 터였다.“그럼 모든 걸 시간에 맡기자고.”“그래. 나 조만간 해성시에 한 번 다녀와야 해.”“전에도 말했지, 부한 인수를 계획 중이라고.”성유원이 문득 말을 꺼냈다.송나겸이 고개를 끄덕였다.“부한의 연구 개발 기술을 아주 높게 평가하고 있거든. 텐휘는 시장 점유율은 높지만 기술력이 좀 부족한데 부한의 기술을 흡수하면 텐휘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어. 마침 지금 부한 내부에서 갈등과 분열이 생겼는데, 그게 기회가 될 것 같아.”부한은 배우진이 친구와 함께 세운 회사로 초창기에는 다들 회사를 키우겠다는 일념 하나로 똘똘 뭉쳤었다. 하지만 회사가 일정 궤도에 오르자 경영 이념에서 점차 차이가 생기기 시작했다. 성유원은 결국 더 이상 아무 말도 덧붙이지 않았다.전화를 끊은 성유원은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기사에게 지시했다.“출발해요.”오후, 연지아는 집무실에서 강현수와 업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강현수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연지아가 곁에서 듣기로는 다음 주에 강현수가 해성시에 가서 안홍걸과 공동 투자 프로젝트를 공개 체결한다는 내용이었다.십 분 후, 강현수가 전화를 끊었다.연지아가 물었다.“안씨 가문 쪽 움직임이 꽤 크네요. 더는 못 기다리겠다는 거겠죠.”송나겸은 차근차근 명한 그룹의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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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온몸에 명품을 휘감은 여자는 의자에 앉아 냉소적인 눈으로 연지아를 바라보았다.선생님은 서둘러 두 사람을 만류하며 말했다.“에블린 씨, 지연이 어머니. 우선 두 아이를 교실로 돌려보낸 뒤에 차분히 이야기를 나누시죠.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연지아는 성시하를 달랬다. 아이가 안정을 찾자 선생님은 성시하를 데리고 교실로 향했다. 조수정은 경호원을 시켜 최지연을 차로 데려다주게 했다.연지아는 담임인 진유리와 따로 교무실 밖에서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했다.알고 보니 오늘 연지아가 성시하의 학부모 상담을 마친 뒤 아이들이 성시하의 엄마가 너무 예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모양이다. 성시하는 기쁘고 뿌듯한 마음에 딱히 부정하지 않았다.그런데 최지연이 갑자기 끼어들어 말했다.“저 예쁜 이모는 성시하 엄마가 아니야. 성시하는 원래 엄마가 없어. 엄마가 버리고 갔거든.”그 한마디에 폭발한 성시하가 달려들어 최지연을 때렸고 아연이도 성시하를 도와 함께 최지연을 때렸다는 것이었다. 선생님의 설명을 들은 연지아의 마음은 몹시 쓰라렸다.연지아가 교무실로 돌아오자 조수정은 다리를 꼬고 앉아 오만한 태도로 눈썹을 치켜뜨며 그녀를 보았다.눈빛에는 조소와 기만이 가득했다.“당신이 바로 그 에블린이었군. 남자 꼬시는 것만 좋아하는 줄 알았더니, 남의 자식 엄마 노릇 하는 것도 좋아하나 보네? 아니지, 보모 노릇이라고 해야 하나!”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교무실 안에 있던 선생님들은 깜짝 놀랐다. 예전에는 에블린이라는 여자를 본 적이 없었는데 요즘 들어 그녀가 수시로 성시하를 등하교시키고 있었다. 안연청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정말로 에블린이 안연청을 밀어내고 자리를 차지한 것인가? 재벌가의 가십은 정말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롭네’선생님들은 저마다 같은 생각을 하며 입을 다문 채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았다.연지아는 조수정에게 다가가더니 책상 위에 놓인 물컵을 집어 들어 그녀의 얼굴에 그대로 끼얹었다.“악!”조수정은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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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성유원의 시선이 자신에게 머물고 있음을 느낀 연지아는 고개를 들어 그를 한 번 쓱 훑어보았다.“에블린 씨, 아무리 그래도 너무 과한 거 아니에요? 아무나 막 때려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안연청이 분노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연지아는 비웃음을 흘리며 대꾸했다.“때린 게 뭐 어때서요? 난 지금 저 여자의 아이가 왜 남의 엄마가 없다는 식의 말을 내뱉었는지 그게 아주 궁금한데요. 도대체 누가 뒤에서 함부로 입을 놀린 걸까요?”그 말에 안연청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안연청의 눈동자 속에 스치는 당혹감을 포착한 연지아는 자신의 짐작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했다.그녀는 풋 하고 실소를 터뜨렸다.“좋아요, 그럼 저 여자의 아이를 이리로 오라고 해서 직접 물어보죠. 그 얘기를 누구한테 들었는지 말이에요.”안연청은 연지아를 노려보며 곁에 서 있는 남자의 눈치를 살폈다.성유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침묵을 지켰으나 지금 그의 얼굴은 눈에 띄게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안연청은 가슴이 조여드는 긴장감을 느끼며 서둘러 입을 열었다.“유원 오빠, 시하랑 지연이 사이에 분명 무슨 오해가 있었을 거야. 지연이도 절대 고의로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을 거고.”교장은 무심결에 성유원을 바라보며 이 여자가 성시하와 성유원 사이에서 도대체 어떤 관계인지 가늠하느라 애를 썼다.‘이 여자의 말을 들어보니까... 설마 이 사람이 성시하의 어머니인 건가?’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교장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자세히 보니 성시하와 그녀는 확실히 닮은 구석이 있었다. 이곳에 서 있는 사람들은 학교 측에서 감히 누구 하나 거스를 수 없는 거물들이었다.교장은 서둘러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성 대표님, 지연이 어머니. 이 일은 학교 측에서 제때 대처하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올바른 교육을 하지 못한 탓입니다. 저희의 책임이 크니, 학교 차원에서 깊이 반성하고 두 학부모님께 납득할 만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교장은 전형적인 공무원 말투로 모든 책임을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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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연지아는 설민성에게 전화를 걸어 업무 관련 사항들을 지시하고는 성시하를 데리고 곧장 연씨 가문 본가로 향했다.가는 길 내내 연지아는 성시하와 대화를 나눴다.성시하는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는지 씩씩거리며 콧소리를 냈다.“난 엄마 없는 아이가 아니에요. 나한테는 이제 에블린 이모가 있단 말이에요. 에블린 이모, 그냥 이모가 내 엄마 해주면 안 돼요?”딸아이의 간절한 부탁을 듣는 연지아의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 아파져 왔고 코끝이 자꾸만 찡해졌다.당장이라도 성시하에게 내가 네 엄마라고, 넌 엄마가 없는 아이가 아니며 엄마는 단 한 번도 너를 버린 적이 없다고 말해주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하지만 그녀는 끝내 그 말을 참아냈다.연씨 가문에 도착하자 배난화와 연무현은 연지아가 데려온 성시하를 맞이했다. 평소와 달리 기운 없이 축 처진 아이의 모습을 본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배난화가 걱정스럽게 물었다.“시하야,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니?”연지아가 성시하를 안아 들며 말했다.“아빠, 엄마. 제가 일단 시하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갈게요.”두 사람은 더 캐묻지 않았다.“그래, 얼른 가서 시하 좀 쉬게 해줘라.”성시하가 자주 놀러 왔던지라 본가 연지아의 방에는 아이의 생활용품과 아이가 좋아하는 토끼 인형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었다.연지아는 침실에서 성시하 곁을 지키며 아이가 한숨 잘 수 있도록 달래주었다.아이가 잠든 뒤에도 연지아는 침대에 함께 누워 그 작은 몸을 품에 꼭 안았다. 마음속에는 끝없는 죄책감과 고통만이 휘몰아쳤다.그녀는 고개를 숙여 성시하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쉰 목소리로 속삭였다.“아가, 미안해. 다 엄마 잘못이야. 엄마가 정말 많이 사랑해.”그렇게 잠시 성시하 곁에서 눈을 붙였다가 깨어났을 때도 아이는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연지아는 아이를 깨우지 않고 조심스럽게 이불을 걷어내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던 배난화와 연무현이었다. 이때 연무현이 내려오는 딸을 보고 물었다.“지아야, 시하에게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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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연지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럼 성시하가 지금 너를 의심하거나 그러진 않니?”연무현의 물음에 연지아는 가볍게 고개를 가로저었다.“아직 어려서 아무것도 몰라요.”성시하가 아빠와 자신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건 느낄지 몰라도 어른들 사이의 복잡한 얽힘까지는 이해하지 못했다. 아이는 그녀가 엄마라는 사실은 모르지만 그저 그녀가 자신의 엄마가 되어주길 바라고 있었다.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지만 배우진은 돌아오지 않았던지라 연지아가 물었다.“오빠는 오늘 저녁 안 먹으러 와요?”배난화가 답했다.“오늘 회사 일이 바빠서 야근한대. 기다리지 말고 우리끼리 먼저 먹자.”“네.”오후에 잠을 꽤 오래 잔 탓에 성시하는 밤 열 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자기 전 성시하는 성유원과 영상 통화를 했다. 연지아는 우유 한 잔을 타러 아래층으로 내려왔다가 갓 귀가한 배우진을 마주쳤다.“오빠, 왜 이제 와요? 오늘 그렇게 바빴어?”배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좀 일이 있었어. 강진연한테 들으니까 오늘 아연이랑 시하가 학교에서 다른 애를 때렸다던데, 시하는 괜찮아?”강진연과 배우진은 연락처를 주고받은 뒤 사적으로 꽤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비록 서로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지만 연지아는 오빠가 강진연에게 분명 호감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빠 같은 전형적인 공대남에게는 강진연처럼 열정적이고 밝은 여자가 제격이었다. 연지아는 두 사람의 진전 상황이 무척이나 흐뭇했다.연지아가 말했다.“응, 이제 괜찮아요. 오늘 시하 데리고 왔는데 저녁 되니까 다시 밝아졌어요.”배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다행이네. 하지만 아이 입에서 엄마가 없다는 말이 나온 건, 분명 공연히 나온 소리는 아닐 거야.”저녁을 먹기 전에 연지아는 강진연과 채팅을 하며 사건의 전말을 이야기해주었다.강진연은 바로 씩씩대며 화를 냈다.“분명 그 안연청이라는 여우가 뒤에서 시하 험담을 한 게 틀림없어. 어떻게 그렇게 사악할 수가 있니? 성유원은 시하를 그렇게 아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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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강현수는 딱히 숨기지 않고 털어놓았다.한공 쪽의 자본 회사 두 곳이 갑자기 동화의 주식을 1300만 달러 가까이 투매했다는 소식이었다.강현수는 일찌감치 그쪽 동태를 살피며 경계하고 있었는데 이는 운성 그룹의 수작이었으며 성유원이 동화를 공매도하려는 속셈이었다.이렇게 빨리 손을 쓸 줄은 몰랐다.“내가 여기서 처리해야 할 것 같아. 다음 주 해성시에 가서 안홍걸과 계약하는 건 너랑 고 대표가 같이 다녀와.”“네, 교수님 쪽은 잘 해결될 수 있을까요?”연지아는 벌써 걱정이 앞섰다.강현수가 답했다.“운성이 어제 갑자기 움직인 게 의외긴 하지만 동화도 아예 준비가 없었던 건 아냐. 다만 신경을 좀 써야 할 것 같네.”“알겠어요.”특히 최근 2년 사이 두 자본 회사 간의 경쟁이 유독 치열해졌고 이전에 큰 갈등을 빚어 정부 면담까지 진행된 적이 있었다.“참, 한 가지 더 있어.”강현수가 덧붙였다.“오늘 막 들어온 소식인데, 송나겸이 부한을 인수할 의사가 있다는구나.”“네?”연지아는 경악했다.보통 인수 계획은 기업 기밀에 해당하는데 이번에는 안홍걸 쪽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강현수가 정보를 입수한 모양이었다.“내가 여 상무에게 말해둘 테니, 너도 배우진에게 주의하라고 일러둬.”영은은 이전에 부한에 투자를 한 상태였고 부한을 담당하는 이는 여 상무였다.“네.”통화를 끝내자 강진연은 연지아의 굳은 안색을 보고 걱정스럽게 물었다.“지아야, 무슨 일이야?”연지아가 답했다.“오빠한테 먼저 가봐야겠어.”강진연도 함께 따라나섰고 도우미를 불러 두 아이를 돌보게 했다. 거실로 내려오니 배우진과 성민우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오빠, 성민우.”배우진은 연지아의 표정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보고 물었다.“왜 그래?”연지아는 소파에 앉으며 물었다.“오빠, 전에 임강민 씨랑 협력 건으로 말이 잘 안 통한다고 했잖아요. 지금은 해결됐어요?”임강민은 배우진과 처음 회사를 세울 때 함께했던 동업자로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교까지 줄곧 동창이며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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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배우진과 성민우의 안색이 동시에 변했다.성민우가 굳은 얼굴로 먼저 입을 뗐다.“송나겸의 야심이 보통이 아니군.”그의 말에 연지아가 덧붙였다.“송나겸은 분명 부한의 기술을 노리고 텐휘에 흡수시키려는 거예요. 오빠, 임강민 씨랑 다시 잘 얘기해 봐요.”배우진은 휴대폰을 꺼내 임강민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상대방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리자 배우진이 일어서며 말했다.“지금 바로 그놈 집으로 찾아가 봐야겠어.”연지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응, 마침 주말이니까 이번 이틀 안에 임강민이랑 꼭 매듭을 지어야 해요.”임강민이 이번 일을 너무 충동적으로 저질렀다 해도 결국 두 사람이 힘을 합쳐 키워온 회사였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알고 있어.”성민우가 거들었다.“나도 같이 가요.”배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강진연은 걱정이 가득했지만 자신이 딱히 도울 일이 없다는 사실에 안절부절못했다. 배우진은 그녀의 걱정을 눈치챘는지 곁을 지나가며 나직이 위로했다.“걱정하지 말아요. 잘 해결될 거예요.”강진연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작게 대답하더니 이내 순수하게 덧붙였다.“저기, 혹시 투자가 필요하면 나한테 말해요. 나도 투자할 수 있으니까.”그녀에겐 지금 써도 써도 줄지 않는 돈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배우진은 그 말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지아야, 엄마한테 말씀 좀 드려줘.”“응, 둘 다 조심해서 다녀와요.”배우진과 성민우는 서둘러 연씨 가문을 나섰다. 연지아는 두 사람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일이 잘 풀리기를 바랐고 그나마 일찍 발견해서 다행이었다.오후, 연지아와 강진연은 아이들을 데리고 쇼핑을 나갔다. 집에만 있으면 잡념만 생길 것 같아 손재인까지 불러냈다.손재인도 강현수가 한공에 간 사실을 알고 있었다.“성유원이 동화를 공매도하겠다고요? 참 꿈도 야무지네.”손재인이 분을 참지 못하고 씩씩거렸다.강진연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서야 전말을 알게 되었다. 다행히 성시하와 아연은 앞쪽 수조에서 뜰채로 물고기를 건지며 노느라 정신이 없었다.“쉿, 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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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시하야.”할머니의 목소리를 들은 성시하가 고개를 돌리더니 이서연을 발견하고는 다가가 인사했다.“할머니.”이서연은 다가가 몸을 숙여 성시하를 품에 안았다. 그 곁으로 다가온 송정미가 성시하를 유심히 바라보며 말했다.“이 아이가 유원이 딸이군요. 정말 예쁘게 생겼네!”성시하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눈앞의 낯선 이를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이서연이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시하야, 송정미 할머니께도 얼른 인사해야지!”성시하가 고분고분 인사를 건넸다.“할머니 안녕하세요.”안연청이 몸을 낮춰 성시하를 보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시하야, 이 목걸이 정말 예쁘다. 이모가 세트로 몇 개 더 골라줄까?”안연청은 갈수록 성시하가 가증스러웠지만 어쨌든 성유원이 애지중지하는 딸이었다. 그와 결혼하려면 아이와 잘 지내는 척이라도 해야 했다.하지만 성시하는 안연청을 보자마자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그녀가 에블린 이모를 괴롭혔다는 사실을 안 뒤로 성시하는 그녀가 완전히 싫어졌다.“이모가 주는 목걸이 안 가져요.”그 말에 송정미와 이서연의 안색이 변했다. 안연청의 입가에 걸린 미소는 딱딱하게 굳어버려 흉측할 정도였다.“시하야, 연청 이모가 너한테 이렇게 잘해주는데 어쩜 그런 말을 하니?”이서연이 결국 성시하를 타일렀다. 그러자 성시하가 웅얼거렸다.“할머니, 연청 이모가 에블린 이모 괴롭혔단 말이에요.”이서연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으며 연지아를 향했다. 그 불만 가득한 눈빛은 분명 연지아가 아이에게 헛소리를 가르쳐 이간질했다고 확신하는 듯했다.송정미는 안연청을 슬쩍 보더니 허리를 굽혀 성시하에게 말했다.“시하야, 연청 이모랑 에블린 이모 사이에 오해가 있었나 보구나. 그럼 연청 이모가 사과하게 할 테니 용서해줄래?”안연청은 억울하다는 듯 제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송정미는 눈짓으로 감정적으로 굴지 말라고 엄하게 경고했다.성시하가 대답했다.“에블린 이모가 용서해줘야 해요.”이서연의 말투가 한층 엄격해졌다.“시하, 너 자꾸 이렇게 버릇없이 굴 거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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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송정미의 눈동자가 차갑게 가라앉았으나 끝내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성시하가 다가와 연지아를 올려다보며 물었다.“에블린 이모, 연청 이모 용서해주신 거예요?”연지아는 송정미의 말에 대답 대신 딸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시하야, 주얼리 세트 더 고를 거니?”이서연이 다가와 성시하를 VIP 대기실로 데려가려 했다.“에블린 이모, 저 가도 돼요?”연지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응, 다녀와도 돼.”에블린 이모가 화가 나지 않은 것 같자 그제야 성시하는 할머니의 손을 잡고 따라나섰다.그들이 자리를 뜨자 손재인이 신이 나서 말했다.“시하가 정말 효녀네요, 효녀야! 방금 그 뺨은 좀 더 세게 때렸어야 했어요.”그러더니 이내 비꼬는 말투로 덧붙였다.“양가 어른들까지 다 만난 마당에 그 쓰레기 같은 성유원은 왜 아직도 자기 보물 같은 여자를 안 데려가는 거래요?”강진연이 거들었다.“안씨 가문에서 딸을 그렇게 애지중지한다던데, 안연청이 맞는 걸 보고도 참다니 의외네요.”손재인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의아해했다. 방금 안연청이 맞을 때 송정미의 안색이 분명 좋지 않았음에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은 평소 그녀의 스타일이 아니었다.강진연이 다시 입을 열었다.“근데 딸 키워놓은 꼬락서니를 보니, 그 엄마라는 사람도 보통 내기는 아닐 것 같아요.”“그 말 정답이네요.”손재인이 맞장구를 쳤다.연지아와 강진연이 동시에 손재인을 바라보았다. 손재인은 원래 윗세대 어른들의 사적인 가십을 떠벌리는 성격이 아니었지만 오늘은 도저히 입이 간지러워 참을 수 없었다.그녀가 나직이 읊조렸다.“안연청의 어머니랑 아버지는 재혼 관계예요. 송정미 여사가 젊었을 때 미모가 워낙 출중해서 재계 거물들이 첫눈에 반했다는 소문이 자자했었죠. 듣기로는 그때 이미 유부녀였는데 결국 이혼하고 안씨 가문에 입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하더라고요. 송나겸 씨가 바로 전남편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고요.”강진연이 무릎을 탁 쳤다.“그럼 송정미 여사가 자기 남편을 버리고 재벌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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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할머니들 안녕히 가세요! 시하는 가볼게요!”성시하가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지아야, 우리도 가자!”강진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연지아는 복잡한 생각을 떨쳐내며 표정을 가다듬었다.매장을 나선 이서연 일행 중 송정미가 먼저 입을 뗐다.“저 에블린이라는 분, 시하 어머니이면서 왜 시하한테 밝히지 않는 거죠?”이서연의 눈에 서늘한 기운이 서렸다.“제 손으로 아이를 버리고 떠난 주제에 이제 와서 무슨 낯짝으로 인정을 하겠어요? 본인도 양심은 있는지 입을 다물고 있더군요. 그나마 그게 유일하게 잘하는 짓이죠.”세 사람은 지하 주차장에 도착해 각자의 차로 흩어졌다.차에 타자마자 안연청은 어머니 송정미에게 울음을 터뜨리며 하소연했다.송정미는 서둘러 딸을 달랬다.“엄마도 네가 억울한 거 다 안단다. 하지만 성유원이 시하를 저렇게 아끼는데, 너도 그 아이를 좋아해야 해. 진심이 안 우러나더라도 겉으로는 그래야만 한다고 엄마가 몇 번을 말했니?”안연청이 흐느끼며 말했다.“하지만 엄마, 저 꼬맹이 진짜 못 참겠단 말이야.”“연청아!”송정미가 엄하게 말을 끊었다.“네가 정말로 성유원한테 시집가고 싶다면 반드시 해내야 할 일이야. 네가 오늘 참고 수모를 당했으니, 이 여사도 너를 안쓰럽게 여기고 더 챙겨줄 거다.”안연청은 목이 메어 대답했다. 어머니의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었다. 조금 전 이서연도 그녀를 위로한다며 값비싼 목걸이를 선물해주지 않았던가.그녀는 손가락을 꽉 깨물었다.“...알았어.”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저물었지만 배우진과 성민우에게서는 여전히 연락이 없었다.연지아 일행은 저녁을 먹으러 난송원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우연히 경제 주간지의 호민 대표 일행을 만난 연지아는 잠시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손재인과 강진연은 아이들을 데리고 먼저 2층 예약실로 올라갔다.연지아도 대화를 짧게 끝내고 위층으로 올라가려던 찰나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성민우였다. 그녀는 조용한 테라스 쪽으로 걸어가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민우야.”“저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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