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아는 설민성에게 전화를 걸어 업무 관련 사항들을 지시하고는 성시하를 데리고 곧장 연씨 가문 본가로 향했다.가는 길 내내 연지아는 성시하와 대화를 나눴다.성시하는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는지 씩씩거리며 콧소리를 냈다.“난 엄마 없는 아이가 아니에요. 나한테는 이제 에블린 이모가 있단 말이에요. 에블린 이모, 그냥 이모가 내 엄마 해주면 안 돼요?”딸아이의 간절한 부탁을 듣는 연지아의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 아파져 왔고 코끝이 자꾸만 찡해졌다.당장이라도 성시하에게 내가 네 엄마라고, 넌 엄마가 없는 아이가 아니며 엄마는 단 한 번도 너를 버린 적이 없다고 말해주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하지만 그녀는 끝내 그 말을 참아냈다.연씨 가문에 도착하자 배난화와 연무현은 연지아가 데려온 성시하를 맞이했다. 평소와 달리 기운 없이 축 처진 아이의 모습을 본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배난화가 걱정스럽게 물었다.“시하야,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니?”연지아가 성시하를 안아 들며 말했다.“아빠, 엄마. 제가 일단 시하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갈게요.”두 사람은 더 캐묻지 않았다.“그래, 얼른 가서 시하 좀 쉬게 해줘라.”성시하가 자주 놀러 왔던지라 본가 연지아의 방에는 아이의 생활용품과 아이가 좋아하는 토끼 인형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었다.연지아는 침실에서 성시하 곁을 지키며 아이가 한숨 잘 수 있도록 달래주었다.아이가 잠든 뒤에도 연지아는 침대에 함께 누워 그 작은 몸을 품에 꼭 안았다. 마음속에는 끝없는 죄책감과 고통만이 휘몰아쳤다.그녀는 고개를 숙여 성시하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쉰 목소리로 속삭였다.“아가, 미안해. 다 엄마 잘못이야. 엄마가 정말 많이 사랑해.”그렇게 잠시 성시하 곁에서 눈을 붙였다가 깨어났을 때도 아이는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연지아는 아이를 깨우지 않고 조심스럽게 이불을 걷어내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던 배난화와 연무현이었다. 이때 연무현이 내려오는 딸을 보고 물었다.“지아야, 시하에게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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