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하야.”이때 아연이가 성시하에게 다가왔다.연지아가 아연이를 보니 다행히 상태가 꽤 좋아 보였다. 아연이는 다가가 성시하의 손을 잡았다.“시하야, 이리 와봐. 내가 그린 그림 보여줄게.”그러자 강진연이 말했다.“아연아, 저녁 먹고 나서 봐.”아연이가 아쉬운 듯 대답했다.저녁 식사는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성시하가 온다는 소식에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들로 정성껏 차려진 상이었다.식사를 마친 후 성시하와 아연이는 거실에서 함께 놀았다.성시하가 오늘 선생님이 내주신 숙제에 대해 설명해주자 평소 성시하의 말을 잘 따르던 아연이는 곧장 공책을 챙겨 숙제를 하러 방으로 들어갔다.성시하는 또래 아이들과 있을 때면 확연히 어른스러운 면모를 보였고 그 말투에도 제법 무게가 실려 있었다.강진연이 웃으며 말했다.“정말 다행이야. 앞으로 아연이를 시하가 잘 이끌어줄 테니 나도 마음이 놓이네.”연지아가 거들었다.“시하야, 네가 아연이 옆에서 숙제하는 것 좀 도와줄래?”“네.”두 아이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각자의 할 일에 집중했다. 강현수는 강진연, 연지아와 잠시 담소를 나누다가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서재로 향했다.거실에 남은 강진연과 연지아는 TV를 보며 한가롭게 수다를 떨었다.“지금 계속 시하를 데리고 있네. 성유원 대표는 아직 출장에서 안 돌아왔어?”강진연이 물었다.“돌아왔어. 하지만 그 사람이 왔든 안 왔든, 시간이 허락하는 한 시하 곁에 있고 싶어.”“너 정말 시하한테 푹 빠졌구나. 하긴, 어느 엄마라도 그럴 거야.”그녀 역시 엄마였기에 아이를 향한 연지아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 뼈와 살이 이어진 듯한 그 모정은 누군가 쉽게 끊어내거나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강진연의 말에 연지아는 부정할 수 없었다.그때 그녀는 배난화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연지아는 오늘 집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배난화에게 연락했던지라 오늘 밤은 성시하를 데리고 이곳에서 묵기로 한 것이다. 필요한 물건은 아연이의 것을 빌려 쓰면 그만이었다.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