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Chapter 281 - Chapter 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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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화

“오늘은 이모가 일이 좀 많아서 시하랑 같이 갈 수가 없네.”“...”이후 선생님이 두 아이를 데리고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연지아는 곁에 서 있는 성유원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강현수에게 말했다.“교수님, 가요.”강현수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몸을 돌려 차에 올랐고 그제야 강현수가 입을 열어 물었다.“고 대표에게 들으니 어제 성유원을 만났다면서, 이야기는 좀 어땠어?”그 생각을 하자 연지아는 다시 마음이 답답하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숨을 크게 한 번 들이마시고는 강현수에게 자초지종을 간략히 설명했다.강현수가 물었다.“정말로 그 사람과의 관계를 공개하고 싶은 거야?”연지아가 가슴 속에 맺힌 답답한 공기를 길게 내뱉었다.“당연히 아니죠.”공개해 봤자 일이 더 복잡해지고 얽히는 게 많아질뿐더러 심지어 연씨 가문까지 휘말리게 될 터였다.어제 그렇게 말한 건 그저 성유원 그 나쁜 놈의 속을 뒤집어놓고 싶어서가 컸다. 하지만 모든 걸 다 가졌다는 듯 오만한 그의 태도는 정말이지 사람 울화통이 터지게 만들었다.강현수가 말했다.“공개가 성유원의 명성에 타격을 줄 순 있겠지만 너희 이혼 소송에는 전혀 도움이 안 돼. 그는 시간과 공을 들여 너를 지치게 할 여유가 있지만 너에겐 득보다 실이 크거든. 일이 너무 커지면 결국 시하에게도 영향이 갈 테고.”연지아라고 모를 리 없었다. 지금 그녀는 그저 온몸의 기운이 다 빠져나간 듯 심신이 지쳐 있었다.강현수가 그녀를 곁눈질하며 말했다.“일단 1심 재판이 열릴 때까지 기다려 보자. 모든 건 곽 변호사 측에 맡기고 넌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마. 성유원의 페이스에 말려들어서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연지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대답했다.강현수의 말이 맞았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이 온통 성유원에게 휘둘리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계속 이대로 있을 수는 없었다.강현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연지아의 기분도 한결 나아졌다.하루 종일 업무에 매달려 있던 중 점심 무렵 성민우에게서 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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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연지아는 발신자 표시를 확인했다.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즉시 수신 거부를 한 뒤 번호를 차단 목록에 추가했다.10여 분 후 기사가 차를 몰고 도착했다. 연지아가 차에 올라 목적지를 말하자 기사는 그녀를 태우고 출발했다.하지만 퇴근 시간대라 도로는 차들로 꽉 막혀 있었던지라 거의 한 시간이 지나서야 차는 박씨 가문 저택에 도착했다.차에서 내린 연지아가 대문을 향해 걸어가고 있을 때 롤스로이스 한 대가 천천히 미끄러져 들어왔다.그녀는 단번에 누구의 차인지 알아차렸지만 무심하게 시선을 거두고 성큼성큼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성유원이 한발 먼저 거실로 발을 들이고 연지아가 막 처마 밑에 다다랐을 때였다. 거실 안에서 성시하의 즐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빠!”“아빠는 왜 에블린 이모랑 같이 안 왔어? 아빠 보고 이모 데려오라고 했잖아.”“...”연지아는 도우미의 안내를 받으며 안으로 들어갔다.성유원은 성시하를 품에 안고 있었다.화기애애하게 웃음꽃을 피우던 거실 안은 연지아가 들어서는 순간 약속이라도 한 듯 일시에 정적이 감돌았다.그녀를 본 사람들의 눈빛에는 각기 다른 감정이 서렸다.성유원은 성시하를 안은 채 뒤를 돌아 연지아를 바라보았다. 성시하는 연지아를 보자 얼굴 가득 더 환한 미소를 지었다.“에블린 이모!”성시하는 연지아를 향해 팔을 뻗으며 안아달라고 보챘다.연지아가 다가가 성유원의 품에서 성시하를 건네받자 성시하는 그녀의 목덜미를 껴안고 어리광을 부리며 얼굴을 부볐다.연지아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직하게 말했다.“그래, 됐어.”거실에 있던 사람들은 눈앞의 화목한 두 사람을 지켜보았다.연지아가 문을 열고 들어온 찰나 김미현은 너무 놀라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했다. 성시하의 반응을 보고 나서야 그녀는 뒤늦게 깨달았다. 저 여자가 바로 연지아라는 사실을...5년이라는 시간 동안 연지아는 정말이지 변해도 너무 변해 있었고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지금의 외모라면 성유원과 나란히 서 있어도 충분히 어울릴 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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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김미현과 이서연은 모두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연지아는 성씨 가문의 반응에 신경 쓰지 않았지만 그녀가 입을 떼기도 전에 성시하가 먼저 말을 가로챘다.“우리 아빠가 에블린 이모 남자친구 할 거래요.”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방 안에는 한바탕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그때 집사가 다가와 고했다.“어르신, 식사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천명숙은 박은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민우는 아직 안 왔니?”“곧 도착할 거예요.”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성민우가 밖에서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소파에 앉아 있는 연지아를 한눈에 발견하고는 깜짝 놀란 기색을 보였다.“민우 왔구나.”천명숙이 그를 보며 말했다. 성민우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앞으로 걸어가 어른들께 한 분 한 분 정중히 인사를 건네었다.집사는 박대훈 일행에게 식사 소식을 알리러 갔다.박대훈이 연지아를 보자 연지아가 공손하게 인사하며 그를 불렀다.“어르신.”박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왔으면 됐다.”사람들이 차례로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성유원은 손을 뻗어 의자 하나를 뒤로 빼주며 연지아를 향해 말했다.“여기 앉아.”연지아는 정말로 자신이 어디에 앉아야 할지 몰라 원래는 성민우 옆인 가장 끝자락에 앉을 생각이었다.성유원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그를 쳐다보았다.모든 이의 시선이 성유원에게 쏠렸고 그 중 천명숙은 특히 더 의아한 눈빛이었다.연지아는 제자리에 선 채 움직이지 않았다.“에블린 이모, 어서 이리 와서 앉으세요.”성유원이 내어준 자리는 바로 성시하의 옆자리였다.연지아는 계속 버티고 서 있을 수만은 없어 결국 걸어가 의자에 앉았다. 다행히 성유원은 그녀의 바로 옆이 아닌 성시하의 반대편 옆자리에 앉았고 그녀의 옆에는 성민우가 앉았다.모두가 자리를 잡고 앉자 본격적인 식사가 시작되었다.식사하는 동안 사람들은 저마다 소소한 집안 안부를 주고받았다.연지아는 성시하의 식사를 챙겨주었다. 성유원은 술을 곁들이며 어른들과 담소를 나누는 와중에도 틈틈이 성시하의 그릇에 반찬을 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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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공기가 잠시 무겁게 가라앉았다. 성유원은 천명숙의 질문에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분위기를 살피던 김미현이 입을 열어 거들었다.“유원이가 박형주만큼 진중하거나 남을 잘 챙기는 성격은 못되죠. 이제 아비가 되었으니 차차 도리를 깨달아갈 거예요.”천명숙도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결국 성유원의 혼인이나 감정 문제는 어른들이 한두 마디 거드는 게 고작일 뿐이었기 때문이다.박형주가 성유원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이리로 와서 얘기 좀 하자.”그 시각 위층에서는 연지아가 박대훈을 따라 서재로 들어갔다.“정식으로 가족 모임에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구나.”박대훈이 말했다.연지아는 한쪽 소파에 앉으며 씁쓸하게 웃어 보였다.“저야 그저 외부인일 뿐인걸요.”박대훈이 물었다.“아직 시하랑 모녀 사이라는 걸 밝히지 않은 게냐?”박대훈은 식사 도중 슬쩍 말을 꺼내 볼까도 생각했지만 성시하가 연지아를 부르는 호칭을 듣고는 결국 끝까지 침묵을 지켰다. 그는 연지아의 결정을 함부로 대신할 수 없었다.연지아는 손가락을 꽉 맞잡은 채 입술을 깨물며 대답했다.“아직은 때가 아니에요.”“이혼한 뒤에 밝힐 생각이냐?”연지아가 나직이 답했다.“네.”“그럼 그 후에 성시하는 어찌할 작정이고?”연지아는 심장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고 고개를 떨군 채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었으나 감히 끝까지 생각할 용기가 나지 않았을 뿐이다.그녀가 아는 확실한 한 가지는 성유원과는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그와 자신은 시작부터 끝까지 철저한 실수였다. 잘못된 인생의 교차점에서 잘못된 아이를 낳았다. 그리고 결국 그 대가로 평생을 치러야만 했다.박대훈은 말없이 서 있는 연지아를 보며 속수무책인 듯 가벼운 한숨을 내쉬더니 이내 분이 풀리지 않는 듯 내뱉었다.“성유원 그 못난 놈이 너한테 과분한 게다.”연지아는 박대훈의 그 말에 참지 못하고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박대훈은 더는 이 화제로 그녀를 다그치지 않았다.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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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성민우는 차를 몰아 연지아를 웨스트 별장까지 데려다주었다. 가는 내내 연지아의 기색은 몹시 가라앉아 있었다.그는 그녀가 성시하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주말에 강진연, 아연이랑 같이 성시하 데리고 캠핑이나 가자.”연지아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다음 날 오후, 연지아는 곽창민 변호사의 전화를 받았다.상대측에서 이미 관련 자료를 제출했는데 예상대로 재산 분할 항목이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공동 양육권을 주장하며 5년 동안의 별거는 연지아의 해외 유학 때문이었으므로 이는 별거의 특수한 상황에 해당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이미 짐작했던 일이었음에도 연지아의 마음은 몹시 번잡해졌다.재산 문제가 얽히게 되자 곽창민 변호사는 장기전을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상대가 재산 문제를 제기한 이상 그녀 역시 부부 공동 재산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곽창민의 말을 들으니 이제 성유원은 대놓고 그녀와 시간을 끌 작정인 게 분명했다. 그녀에게도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그럼 전부 곽 변호사님 뜻대로 진행해 주세요.”주말 아침, 연지아는 성시하를 데리러 오션빌리지로 향했다.그녀를 보자마자 성유원이 주의를 주었다.“시하가 어젯밤에 감기 기운이 좀 있었어. 식단에 특히 신경 써줘. 가방에 약 넣어뒀으니까 제때 먹이고.”연지아는 성시하의 가방을 건네받았다. 아이가 콜록거리며 기침하는 소리를 들은 그녀는 성유원에게 짧게 대답한 뒤 성시하를 데리고 자리를 떴다.다행히 성시하는 이틀 내내 연지아의 곁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논 덕분에 감기가 씻은 듯이 나았다.이번 주 업무 일정 중, 연지아는 수요일 오전 운성 그룹을 다시 방문했다. 주로 이전부터 진행해온 양사 협력 사업 때문이었다.하지만 성유원은 여전히 자리에 없었고 부사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과의 회의가 이어졌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인물인 안연청이 끼어 있었다.연지아는 그녀를 보자마자 미간을 찌푸렸다.부사장이 소개했다.“이쪽은 성유원 대표님의 비서인 안연청 씨입니다. 오늘 우리 회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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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성유원은 무심하게 시선을 거두며 상석에 앉아 말했다.“다들 앉으세요.”그의 한 마디에 사람들이 자리에 앉았다. 연지아는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단 한 번도 그 남자를 쳐다보지 않았다. 그저 그가 안연청을 향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들릴 뿐이었다.“연청 너는 먼저 나가 봐.”안연청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노트북을 챙겨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그 뒤를 이어 주민우가 기록을 맡았다.“계속합시다.”성유원이 말했다.“네. 대표님.”부사장이 응답하며 회의가 다시 재개되었다.이어진 회의 내내 성유원은 그저 조용히 듣기만 할 뿐 별다른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반 시간 후, 회의가 끝났다. 성유원은 마지막으로 협력안에 대한 의견을 두어 마디 덧붙였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연지아를 향해 말했다.“내 사무실로 좀 오죠.”사람들은 깜짝 놀란 기색이었으나 자료를 정리하던 연지아의 손길이 멈칫했다.그녀가 고개를 들어 남자를 바라보았지만 성유원은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한쪽 손을 주머니에 찌른 채 성큼성큼 회의실을 나갔다.운성 그룹의 임원들은 성유원이 떠나는 모습을 배웅했다. 사람들도 차례로 회의실을 나섰다. 부사장은 연지아 일행과 몇 마디 더 대화를 나누었다.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자 부사장은 일행에게 회사 식당에서 식사할 것을 권했고 이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부사장은 연지아에게 깍듯한 태도로 말했다.“성유원 대표님께서 에블린 씨와 따로 용건이 있으신 모양이니 저희는 먼저 내려가 있겠습니다.”연지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자신의 노트북 가방을 설민성에게 맡긴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가 익숙한 발걸음으로 성유원의 사무실 앞에 섰다.마침 안에서 주민우가 나오고 있었다. 연지아를 본 주민우는 묘하게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이제 그녀의 정체를 알게 된 데다가 업계 내에서의 위상 또한 자신이 감히 비할 바가 아니었기 때문이다.연지아는 그저 무심하게 그를 한번 쳐다보았다. 주민우가 옆으로 비켜서며 길을 터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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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성유원은 손에 든 서류를 무심하게 넘겨보며 말했다.“오늘은 시간이 없으니, 내가 전화를 걸어 일정을 잡지.”연지아는 감정을 억누르며 손가락을 꽉 맞잡았다가 등을 돌려 큰 걸음으로 자리를 떴다.그녀는 식당으로 가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그대로 회사를 나섰다. 설민성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전달한 뒤 전화를 끊었다.게이트를 빠져나오자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송나겸과 마주쳤다. 연지아는 그를 담담하게 훑어보고는 곧장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송나겸은 그녀가 자신의 곁을 지나쳐 갈 때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에블린 씨.”연지아는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송나겸을 바라보며 차갑게 물었다.“송나겸 대표님, 무슨 일이시죠?”송나겸은 여자의 냉담한 표정을 마주하자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자신조차 왜 그녀를 불러 세웠는지 알 수 없었다.그가 그저 자신을 빤히 쳐다보기만 할 뿐 아무 말이 없자 연지아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다시 떠나려 했다. 그때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지난번 제 어머니 일은 제가 대신 사과드리고 싶군요.”연지아가 비웃듯 말했다.“송 대표님은 좋은 오빠일 뿐만 아니라 효자이기도 하시네요. 말씀 안 하셨으면 전 이미 다 잊었을 텐데 말이죠. 사과는 필요 없습니다. 기회가 되면 제가 직접 그 뺨을 돌려드릴 테니까요.”말을 마친 그녀는 미련 없이 걸어 나갔다.송나겸은 제자리에 서서 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입구 너머로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시선을 거두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안내 데스크 직원이 서둘러 다가와 그를 위해 카드를 찍어주었다.성유원의 집무실에 도착한 송나겸은 그가 여전히 바쁜 것을 보고 물었다.“안연청은 어디 있어?”성유원이 고개를 들어 그를 보며 얇은 입술을 뗐다.“왜, 여기서 고생이라도 할까 봐 걱정되나?”송나겸은 소파에 앉으며 웃었다.“오히려 네 밑에서 고생 좀 하며 뭐라도 배웠으면 좋겠는데.”안연청은 해외 명문대를 졸업해 학습 능력이 나쁜 편은 아니었으나 어려서부터 금지옥엽으로 자란 탓에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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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안연청이 밖으로 걸어 나왔다.그녀는 송나겸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오빠, 어쩐 일이야? 온다고 미리 말도 안 하고.”송나겸이 대답했다.“성유원이랑 의논할 게 좀 있어서 왔지. 오늘 출근해 보니 어때?”그 말이 나오자마자 안연청의 작은 얼굴이 순식간에 울상이 되었다. 송나겸은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타일렀다.“괜찮아, 잘 못 했어도 상관없으니 천천히 배우렴. 대신 고집부리지 말고. 근무 시간에는 너도 그저 직원일 뿐이니까.”안연청이 투덜거렸다.“알았어. 그런데 두 사람은 지금 어디 가는 거야?”“점심 먹으러.”“흥, 나만 쏙 빼놓고.”“업무 얘기가 좀 있어서 그래. 다음에 같이 가자.”“치, 알았어.”성유원이 덧붙였다.“조금 뒤에 주민우가 찾아갈 거야. 오늘 회의록 정리하는 법 제대로 가르쳐주라고 했으니 잘 배워봐.”안연청은 성유원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응.”송나겸은 안연청에게 몇 마디 더 당부한 뒤 성유원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성유원이 다시 집무실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오후 두 시 반이었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지시했다.“사람 두 명만 좀 조사해 봐.”그날 밤, 연지아는 밤 아홉 시가 되어서야 야근을 마쳤다. 노트북을 챙기고 있을 때였다.강현수가 문을 두드리며 들어왔다.“일 다 끝났어?”연지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다 끝났어요.”그녀는 가방을 챙겨 들고 문 쪽으로 향했다. 두 사람은 함께 야식을 먹으러 건물 아래로 내려갔다. 오늘은 그녀의 차가 차량 2부제에 걸리는 날이라 오전에도 배우진이 차로 회사까지 데려다주었었다.연지아는 강현수의 차에 올라타 근처의 한 국숫집으로 향했다.“다음 주에 헤리국은 언제 가?”강현수가 물었다.그 이야기가 나오자 연지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강현수가 옆으로 시선을 던지며 물었다.“왜 그래?”연지아가 털어놓았다.“당분간 못 갈지도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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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강현수는 시선을 거두고 먼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어느 한 애니메이션 영화에 아주 명언이 하나 나오지.”연지아가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뭐요?”강현수가 천천히 읊조렸다.“과거에 집착하고 미래를 걱정하며 전전긍긍하지 마라. 어제는 역사이고 내일은 수수께끼일 뿐이지만, 오늘은 하늘이 준 선물이다. 선물을 소중히 여기듯 오늘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연지아는 잠시 멍해졌다.“그러니 과거에 빠져 있거나 미래를 염려하지 마. 오직 오늘만이 온 마음을 다할 가치가 있고 매일의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야.”연지아가 눈매를 초승달처럼 휘며 미소 지었다.“교수님 말씀이 정말 일리가 있네요.”강현수도 마주 웃었다.“네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졌다면 다행이고.”연지아는 웃으며 시선을 거두었다. 확실히 기분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었다.두 사람은 거리를 나란히 걸었다. 비가 오는 탓에 도로 위는 차들로 막히기 시작했다. 전방의 신호등이 빨간색으로 바뀌자 직진 차선이 길게 늘어섰고 그 줄 끝에 벤틀리 한 대가 서서히 멈춰 섰다.차 안에서 한 남자가 업무 전화를 받고 있었다. 그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았을 때, 인도 위를 걷고 있는 두 사람이 한눈에 들어왔다. 눈가에 웃음이 가득한 여자와 가로등 불빛이 그녀의 눈동자에 닿아 부드럽게 퍼져나가는 광경이 보였다.초록불이 켜지자 앞차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사는 차를 몰아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성유원은 시선을 거두고 전화 상대와 말을 끝낸 뒤 통화를 종료했다.빌라로 돌아왔을 때 이미 성시하는 잠들어 있었다. 성유원은 아이의 방으로 들어가 발소리를 죽이며 침대 맡에 앉았고 밖으로 나와 있는 아이의 두 작은 손을 이불 안으로 조심스레 넣어주었다.그는 딸의 보드라운 뺨을 손가락으로 살짝 어루만지며 끝없는 다정함이 담긴 눈길로 바라보았다. 그는 그리 오래 머물지 않았다. 이불을 잘 여며준 뒤 성시하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섰다. 문가에 서서 방 안의 불을 끄는 것도 잊지 않았다.연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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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경호원은 멀어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고도 굳이 다가가 막아서지 않았다. 그러고는 이내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고급 승용차 안에 앉아 있던 송정미는 차창 너머로 연지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강진연은 연지아의 차에 올라타 의아한 듯 물었다.“어떤 사모님이 너를 찾으시는 거야?”연지아가 답했다.“내 짐작이 맞다면 안연청의 어머니일 거야.”강진연은 절로 미간을 찌푸리며 화를 냈다.“그 여자가 너를 또 왜 찾아오는 건데?”연지아는 앞을 주시하며 굳은 얼굴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글쎄, 누가 알겠어.”“흥, 또 너한테 무슨 시비라도 걸려는 거 아냐?”“글쎄다.”“...”경호원은 차 옆으로 다가가 안에 앉은 이에게 공손히 고했다.“사모님.”송정미는 시선을 거두고 나직이 지시했다.“가자.”운성 그룹.조사해 온 자료를 훑어보던 성유원의 잘생긴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때 휴대폰 진동 소리가 울려 퍼졌고 그는 전화를 들어 발신인을 확인하고는 전화를 받았다.“아주머니.”이십 분 후, 성유원은 호텔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송정미는 그를 보고 말했다.“유원아, 앉으렴.”성유원은 송정미의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 송정미가 태블릿 PC를 내밀며 권했다.“먹고 싶은 거 있으면 직접 주문해.”성유원이 거절했다.“아뇨, 괜찮습니다. 이따가 선약이 있어서 오늘은 식사를 함께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실 말씀 있으시면 바로 말씀해 주십시오.”송정미는 곁에 서 있던 종업원에게 태블릿을 건네주었다. 종업원은 태블릿을 받아 들고 자리를 비켜주었다.송정미는 찻잔을 들어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내려놓으며 입을 뗐다.“내가 널 부른 건, 네 아내에 관해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어서란다.”성유원은 대꾸하지 않았다. 송정미의 말이 이어졌다.“나겸이가 너한테 자기 아버지와 여동생의 행방을 조사해달라고 부탁했지?”성유원이 반문했다.“아주머니께서도 그쪽을 조사하신 겁니까?”송정미는 실제로 연지아의 정보를 조사하도록 시켰었다. 제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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