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혁은 낮게 웃으며 말했다.“여동생 일에는 참 무심하네요. 송 대표가 안씨 가문에서 남 눈치 보며 살던 시절엔 사모님이랑 자기 여동생 덕을 톡톡히 봤잖아요. 듣자 하니 자기 어머니까지 화병 나서 병원에 실려 가게 만들었다던데... 정말 인정머리 없네요. 자기 가족한테도 저렇게까지 모질게 구는 수법은 우린 아무리 해도 못 따라가겠어요. 하하.”송나겸과 안씨 가문의 사정은 이진혁도 당연히 사람을 시켜 조사해 둔 상태였다.방금 그 말은 대놓고 하지만 않았을 뿐 예전의 송나겸은 안씨 가문의 개에 불과했고 여자 덕에 신분을 바꾼 뒤 이제는 은혜도 모르고 등을 돌린 배은망덕한 인간이라는 뜻이나 다름없었다.송나겸은 잘생긴 얼굴에 아무런 동요도 드러내지 않은 채 차를 따라 준 도우미에게 조용히 감사 인사를 건넸다.성유원은 곁눈질로 그를 한 번 바라봤다.이진혁은 옆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셰퍼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아쉽게도 내가 키우던 늑대개 한 마리가 이틀 전에 갑자기 미쳐서 사람을 물더라고요. 결국 내가 직접 죽였죠. 사람 무는 개는 살려 둘 수 없거든요.”이진혁의 말이 누구를 겨냥한 것인지는 여기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알아들었다.송나겸은 차를 마실 뿐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성유원이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보아하니 정말 별 재주가 없군요.”그 한마디에 이진혁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졌다.성유원 맞은편에 앉은 진이정은 엄지로 손에 든 염주를 천천히 굴릴 뿐 철저한 제삼자의 입장에서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순간 분위기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석진운이 얼른 분위기를 바꾸며 말했다.“마침 도비가 새끼를 낳았거든요. 원하면 조금 더 크면 한 마리 보내줄게요, 진혁 씨.”이진혁은 표정을 가다듬고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좋아요.”“아빠.”성시하의 밝은 목소리가 들려오자 굳어 있던 분위기가 한결 풀어졌다.성유원은 손을 뻗어 성시하의 등을 받쳐 주었고 성시하는 송나겸을 보자 반갑게 불렀다.“나겸 삼촌!”송나겸은 성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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