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Chapter 511 - Chapter 520

554 Chapters

제511화

교장은 잠시 기억을 더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 보니 그렇군요. 올해는 예년보다 눈이 훨씬 적게 왔어요. 그때 제가 기억하기로는, 유원 군이 연지아 학생을 칭찬하기도 했었는데 말입니다.”성유원은 아무 말 없이 연단 위를 바라봤다.또렷한 발음으로 자신감 있게 연설하는 연지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조명이 그녀를 비추고 있었고 마치 온몸에서 빛이 나는 것처럼 눈부셔 보였다.그는 옅게 웃으며 말했다.“그건 잘 기억이 안 나는군요.”“워낙 오래전 일이니 잊어버리는 것도 당연하지요.”교장은 무대 위의 연지아와 성민우를 바라보며 옛 기억에 잠겼다.“그래도 두 사람은 정말 잘 어울렸어요. 재능도 외모도 모두 출중했으니까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연지아 학생이 고2 때 병 때문에 1년 휴학했었죠. 그때 외모 때문에 아이들이 수군거릴까 봐 민우 군이 늘 곁에서 챙겨 줬어요. 다른 학생들이 놀리지도 못하게 했고요. 지금도 둘이 이렇게 친한 걸 보니 언제쯤 결실을 맺을지 모르겠네요. 하하하.”성유원은 교장의 말을 묵묵히 들었다. 입가에는 여전히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기부 행사와 연설이 끝난 뒤에는 동문 행사 일정이 이어졌고 저녁에는 축하 공연까지 예정돼 있었다.학생들은 연지아와 성민우를 둘러싸고 사인과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두 사람은 학생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았다.한 명 한 명 정성껏 사인을 해 주었고 이후 학교 관계자들과 교사들, 학생들 사이 가장 중앙에 서서 단체 사진도 촬영했다.연지아의 얼굴에는 꾸밈없는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그 미소는 학창 시절의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한 듯 맑고 아름다웠다.학생들이 모두 떠난 뒤 교장은 성유원을 데리고 두 사람 쪽으로 걸어왔다.연지아는 성유원을 보자 약간 의외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그는 모교의 대표적인 우수 동문 중 한 명이었다. 오늘 내내 보이지 않아서 참석하지 않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늦게 도착한 모양이었다.연지아와 성민우는 교장과 악수를 나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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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교장은 어쩔 수 없이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그럼 두 사람 먼저 다녀오세요.”연지아와 성민우는 교장과 학교 관계자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자리를 떠났다.누가 봐도 연지아가 성유원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는 게 드러났다. 그게 단순한 오만함인지, 아니면 정말 아무것도 두렵지 않을 만큼의 자신감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다만 이상한 점은 성유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그녀의 그런 태도조차 묵인하고 받아들이는 듯 보였다.교장은 멀어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성유원에게 물었다.“혹시 민우 군과 지아 학생, 좋은 소식이라도 있는 겁니까?”그것 말고는 도무지 설명이 되지 않았다. 연지아가 성유원을 저렇게 대할 수 있는 이유를 말이다.성유원은 담담하게 말했다.“연 대표가 결혼한 건 맞습니다만, 상대는 민우가 아닙니다. 두 사람은 그냥 친구예요.”교장은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한편 연지아와 성민우는 학교 박물관으로 향했다.성민우가 웃으며 말했다.“이 세상에서 형한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너밖에 없을걸? 다른 사람이었으면 내일쯤 파산 절차 밟고 있었을 텐데.”연지아도 웃었다.“그럼 그 또한 제 영광이겠네.”성민우는 따라 웃으며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두 사람은 주임 선생님을 돌려보내고 학교를 천천히 둘러보기로 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학교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새 건물이 몇 채 더 들어선 것 정도가 전부였다.그들은 예전에 사용하던 교실에도 들렀다. 행사 때문에 학생들이 대부분 운동장과 강당으로 가 있어서 교실이 있는 건물은 한산했다.두 사람은 복도 창가에 기대어 학창 시절 이야기를 나눴다. 사회에 나와 보니 학생 시절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었는지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이후 두 사람은 운동장으로 향했다.성민우를 알아본 학생들이 반갑게 몰려왔고 예전 학교 농구부 주장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학생들이 함께 농구를 하자고 졸랐다.연지아가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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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주변 학생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세 사람을 바라봤다. 아까부터 보기에는 분명 성민우 선배와 연지아 선배가 연인처럼 보였는데 지금 분위기는 또 어딘가 묘했다.연지아는 옆에 있던 여학생을 향해 말했다.“학생, 혹시 이것 좀 대신 들어줄 수 있을까? 나는 지금 옷을 들고 있어서 좀 불편해서.”여학생은 잠시 멈칫했다. 그러다 눈앞에 서 있는 훤칠하고 잘생긴 성유원을 올려다보는 순간 귓불이 붉어졌다.성유원은 시선을 연지아에게서 여학생에게로 옮기며 예의 바르게 말했다.“부탁할게.”여학생의 심장이 순간 크게 뛰었고 황급히 외투를 받아 들었다.“아, 네. 괜찮아요.”그러자 성유원은 이번에는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를 풀어 연지아에게 내밀었다.온화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기에 연지아는 그를 한 번 올려다본 뒤 말없이 시계를 받아 들었다.성유원의 입가에 그제야 옅은 미소가 번졌고 그대로 몸을 돌려 코트 안으로 들어갔다.“공격할래, 수비할래?”성민우는 어깨를 으쓱했다.“아무거나.”결국 성민우가 공격을 선택했다.몇 차례 경기가 이어졌지만 승부는 좀처럼 갈리지 않았고 공격도 수비도 두 사람 모두 완벽에 가까웠다. 누가 우세하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팽팽한 접전이었다.연지아 역시 자신도 모르게 긴장한 채 경기를 지켜봤다. 물론 그녀는 성민우가 이기기를 바라고 있었다.그때 가방 안에서 휴대폰 진동음이 울렸고 연지아는 정신을 차리고 휴대폰을 꺼냈다.발신자는 강현수였다.그녀는 학생들 사이를 지나 조금 한적한 곳으로 이동한 뒤 전화를 받았다.“네, 교수님.”강현수는 먼저 업무 관련 수치와 자료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했다.일 이야기가 끝난 뒤 그가 물었다.“학교 행사 다녀온 기분은 어때?”연지아는 미소 지었다.“좋아요. 정말 오랜만에 와 봤는데 역시 학생 때가 제일 편했던 것 같아요.”강현수가 웃었다.“왜, 내가 너무 부려 먹은 것 같았어?”연지아도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제가 감히 그런 뜻으로 말했겠어요? 교수님 같은 좋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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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배난화는 막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올라가려던 참이었다. 그때 연지아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자 재빨리 표정을 정리한 뒤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지아 왔구나. 요즘 정말 바쁜가 보네.”연지아는 다가가 소파에 앉으며 웃었다.“이제 연휴니까 좀 쉬려고요. 그런데 아까 아빠랑 무슨 얘기하고 계셨어요?”집에 들어오기 전부터 두 사람이 뭔가 언성을 높이며 이야기하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었다.배난화는 슬쩍 연무현을 한 번 노려본 뒤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별일 아니야. 지아 너는 연휴 동안 계획 없니? 여행이라도 다녀오는 게 어때?”연지아는 고개를 저었다.“연휴 때는 사람도 너무 많고요. 그냥 집에서 푹 쉬려고요.”“그것도 괜찮지. 그러고 보니 시하 얼굴 본 지도 꽤 됐네. 연휴에 시하 데리고 집에 한번 와.”연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1일에는 시하 데리고 성씨 가문 본가에 가야 해요. 2일에 시하랑 같이 올게요.”그 말을 듣자 배난화와 연무현의 표정이 동시에 굳어졌다.연무현이 다급히 물었다.“지아야, 성씨 가문에는 왜 가는 거냐?”연지아는 자신이 성유원과 했던 계약에 대해 두 사람에게 설명했다.이야기를 다 들은 배난화와 연무현의 표정은 결코 밝지 않았지만 두 사람도 알고 있었다. 성유원이 이혼을 미루고 있는 이상 연지아가 훨씬 불리한 입장이라는 것을.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성시하였다. 부모로서 두 사람 역시 이혼 과정에서 아이가 상처받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배난화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당장 이혼이 안 된다면 당분간은 시하 곁에 잘 있어 주는 게 맞겠어.”연지아는 더 이상 이야기를 이어 가지 않고 방으로 올라갔다.방에 들어가자마자 휴대전화가 울렸고 성유원에게서 걸려온 것이었다. 전화를 받자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직 안 들어왔어?”“오늘은 집에 왔어.”성유원은 짧게 응답한 뒤 말했다.“갑자기 생각난 게 있어서.”“뭔데?”“예전에 네가 나한테 꽃다발 줬을 때 말이야. 내가 무슨 말 했는지 기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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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화

오후 3시, 연지아는 강현수와 손재인을 공항까지 배웅하기로 했다. 공항에 도착한 뒤 하필이면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사람들과 마주쳤다. 안연청이 송나겸을 꼭 끌어안은 채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오빠, 정말 우리랑 같이 안 가는 거야?”송나겸은 안연청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달랬다.“여기서 처리해야 할 일이 아직 남아 있어.”“오빠...”안연청이 다시 매달리려던 순간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세 사람을 발견했다. 그녀의 눈빛이 순식간에 싸늘하게 가라앉았다.송나겸도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봤다.강현수가 연지아에게 말했다.“지아야, 여기까지만 배웅해. 연휴 끝나고 보자.”연지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교수님이랑 선배도 조심히 다녀오세요.”손재인은 연지아를 가볍게 안아 주었다.짧은 작별 인사를 나눈 뒤 두 사람은 탑승장 쪽으로 걸어갔고 연지아도 몸을 돌려 공항 밖으로 향했다.스쳐 지나가는 순간 강현수는 송나겸을 향해 가볍게 고개만 끄덕였고 그대로 손재인과 함께 걸어갔다.송정미는 멀어져 가는 연지아의 뒷모습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시선을 거두고 안연청에게 말했다.“연청아, 가자.”안연청은 여전히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었고 어머니와 함께 걸어가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난 오빠가 연지아랑 가족이 되는 거 싫어. 오빠한테 여동생은 나 하나뿐이어야 해.”지금은 성유원마저 자신을 외면하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연지아가 자신의 오빠 친여동생이라니. 왜 연지아여야 한단 말인가. 왜 자신의 것을 전부 빼앗아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지 알 수 없었다.송정미는 휴지로 딸의 눈물을 닦아 주며 말했다.“이번에 네 오빠가 네 일 때문에 얼마나 많이 뛰어다녔는지 알잖니. 앞으로는 오빠한테도 좀 잘해. 예전처럼 제멋대로 굴지 말고.”하지만 안연청의 마음속에는 억울함만 가득했다.예전에는 무슨 일을 해도 오빠가 늘 자신의 편이 되어 주었으나 지금은 모든 것이 달라진 것만 같았다. 연지아라는 여자가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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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화

교통경찰이 사진을 찍고 사고 판정을 마친 뒤, 견인차가 차를 끌고 갔다.연지아는 택시를 잡아타고 시내로 돌아갔다.연지아가 떠난 뒤에야 송나겸은 차에 올랐다.막 차에 오르자 성유원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성유원은 저녁에 함께 식사하자고 했다. 그러고 나서 막 전화를 끊으려던 순간, 송나겸이 말했다.“네 아내가 교통사고를 당했어. 다치지는 않았고.”성유원이 물었다.“어떻게 된 일이야?”송나겸이 말했다.“아이가 갑자기 차 앞으로 뛰어들었어. 그래서 네 아내가 옆에 있던 나무를 들이받았고.”“다치지 않았으면 됐어.”전화를 끊은 뒤.송나겸은 차를 몰고 떠났다.연지아는 병원에 한 번 들러 검사를 받았다. 몸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마음을 놓았다.그녀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차에서 내리자 롤스로이스에서 내리는 남자가 보였다. 뒤이어 성시하도 차에서 내렸다.“엄마.”성시하가 연지아를 향해 달려와 끌어안았다.성유원은 성시하를 유치원에서 데리고 나온 뒤 곧장 이곳으로 온 것이었다.연지아는 성시하의 손을 잡고 말했다.“할아버지랑 할머니가 시하를 한동안 못 봐서, 많이 보고 싶어 하셨어.”성시하가 기뻐하며 말했다.“시하도 할아버지랑 할머니 보고 싶었어요. 엄마, 우리 빨리 들어가요.”성유원은 트렁크에서 준비해 온 선물을 꺼내 손에 들었다.연지아는 그를 바라보았다.성유원이 앞으로 걸어와 말했다.“또 필요한 선물이 있으면 말해. 내일 사람 시켜서 보내게 할게.”그 태도는 정말 사려 깊은 좋은 사위 같았다.연지아는 대답하지 않고, 옅게 비꼬듯 말했다.“너도 참 애쓴다.”한때 그렇게 깔보던 집안에, 이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히 찾아와 선물을 건네다니 말이다.성유원이 말했다.“당연히 해야 할 일이야. 애쓸 것도 없어.”연지아는 더 말하지 않고 성시하를 데리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성유원은 모녀 뒤를 따라 들어갔다.집 안으로 들어서자 성시하가 크게 외쳤다.“할아버지, 할머니!”연무현은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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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진연이 전남편은 아직 경원에 있어?”조경주에 관한 일은 강진연이 먼저 배우진에게 말한 것이었다. 강진연은 조경주에게 미련이 있다고 오해받기 싫었다.조경주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괜찮았다. 하지만 이제 강진연은 배우진이 자신이 이혼하고 아이까지 있는 것을 신경 쓰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그동안 강진연은 몹시 불안해하며 줄곧 연지아와 연락을 주고받았다.조경주가 경원시에 온 일을 배우진에게 먼저 말해보라고 조언한 것도 연지아였다.다만 배우진은 일이 바빴고, 대부분의 연락은 강진연이 먼저 했다. 배우진은 메시지를 보면 바로 답장해주었다.강아연을 데리고 해성시로 돌아가기 전날 밤, 두 사람은 함께 식사하기로 약속했다.강진연은 배우진의 태도에서 조금도 신경 쓰는 기색이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그제야 그녀도 마음을 놓았다.“그건 저도 확실히 모르겠어요.”배우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더 묻지 않았다.연지아는 쿠션을 끌어안고 저도 모르게 걱정스럽게 말했다.“그런데 조경주 씨가 지금 보이는 태도를 보면, 아직 진연이를 포기하지 않은 것 같아요.”조경주와 조정혁은 둘 다 미친놈들이었다. 그녀는 그가 혹시 강진연이 다른 남자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걸 알면, 무슨 정신 나간 짓을 벌일지 정말 걱정됐다.“포기하지 않았다고 해도, 두 사람은 이미 이혼했어. 진연이한테 억지로 재결합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어. 게다가 진연이한테는 강 대표도 있으니까 함부로 굴지는 못할 거야.”“그건 그렇네요.”“...”여덟 시쯤.성유원이 별장에 도착했다.연지아가 밤에 일이 있다고 말하자, 성유원도 더 묻지 않고 당부했다.“너무 늦게까지 놀지는 마.”그러고는 성시하를 데리고 떠났다.차가 막 별장 단지를 빠져나갔을 때, 성민우가 차를 몰고 들어왔다.자정이 지나고 연지아는 오션 빌리지 별장으로 돌아왔다.거실에는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성유원은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다가, 그녀를 보자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걸어왔다.“왔어? 배고프면 야식 좀 먹을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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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8화

아홉 시가 되어서야, 송나겸은 아버지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그는 곧바로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네, 아버지.”“나겸아, 일어났니?”“네, 이미 일어났어요.”“그럼 오늘은 좀 일찍 와라.”“네.”전화를 끊고 송나겸은 숨을 한 번 내쉬었다. 그는 별장 대문 쪽을 바라보며 이유 없이 긴장되는 것을 느꼈다. 아무리 어려운 협력 협상 앞에서도, 지금처럼 어색하고 불안한 적은 없었다.다시 30분이 지나고, 송나겸은 시동을 걸어 별장 대문 안으로 차를 몰고 들어갔다.경비원은 미리 연무현 쪽에서 연락을 받아둔 상태였기 때문에, 그가 차를 몰고 들어가도록 했다.그와 동시에 앞쪽에서 아우디 한 대가 천천히 마주 오고 있었다. 송나겸은 운전석에 앉은 사람이 배우진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배우진도 당연히 송나겸을 보았다. 그는 조금도 뜻밖이라는 기색이 없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순간.배우진은 담담하게 고개를 살짝 끄덕인 뒤, 차를 몰고 별장을 빠져나갔다.송나겸은 깊게 생각하지 않고 차를 몰아 연씨 집 별장 앞에 도착했다.그는 차에서 내려 준비해 온 선물을 들고 대문 앞으로 걸어가 초인종을 눌렀다.몇 분 뒤.연무현이 문을 열어주었다.“아버지.”“나겸아, 왔구나. 얼른 들어와. 뭘 이렇게 많이 샀어. 내가 좀 들어줄게.”연무현은 서둘러 아들을 맞이하며, 그가 손에 든 물건을 나누어 들었다.송나겸은 그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물건은 여기 두면 된다.”“아, 네.”송나겸은 손에 든 물건들을 옆에 있는 장 위에 올려두었다. 그는 온몸으로 어색함과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배난화가 연지훈을 안고 위층에서 내려왔다.송나겸은 그 자리에 서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자세는 유난히 겸손하고 공손했다.배난화는 송나겸을 바라보았다. 연무현의 아들을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는 젊은 시절의 연무현과 몇 군데 닮아 있었다. 만약 그가 안연청의 오빠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이렇게 온화하고 예의 바르며 기품 있는 사람을 분명 좋게 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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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화

연무현이 말했다.“배우진이라고, 이모 아들이 또 있어. 그런데 오늘 오전에 회사 일이 있어서 방금 나갔어. 나중에 일 끝나고 돌아오면 한번 인사해봐. 우진이도 아주 성실하고 노력하는 좋은 아이야. 지아한테도 잘해주고.”배우진의 이야기를 할 때, 연무현은 마치 자기 자식을 말하듯 자랑스러운 얼굴이었다. 그는 아이를 놀아주고 있었기 때문에, 순간 송나겸의 표정 변화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송나겸의 대답이 들리지 않자, 그제야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나겸아, 왜 그러니?”송나겸은 충격과 멍한 상태에서 겨우 정신을 차렸다. 입가에 억지로 웃음을 끌어올리며 말했다.“아... 아니에요.”순간.그의 머릿속은 하얗게 비었다. 심장은 둔기로 세게 얻어맞은 것처럼 숨이 턱 막혔고, 온몸의 피가 거꾸로 흐르는 듯했다. 손끝은 제어할 수 없이 희미하게 떨렸다. 하고 싶었던 말도 갑자기 도저히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아침부터 흐리던 하늘에서는 마침내 눈송이가 떨어지기 시작했다.성씨 가문 대저택은 오늘 유난히 화사하고 경사스럽게 꾸며져 있었다.고급차들이 하나둘씩 마당 안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섰다.오늘은 박씨 가문 사람들이 성씨 가문에 와서 함께 식사하는 날이었다.성유원의 차가 천천히 멈춰 섰고, 차고 직원이 앞으로 다가와 차 문을 열었다.연지아가 차에서 내렸다.그녀는 오늘 디자인이 돋보이는 붉은색 코트를 입고 있었다. 안에는 흰색 캐시미어 롱드레스를 받쳐 입고, 진주 액세서리를 더해 전체적으로 단정하고 우아한 귀티가 흘렀다.발에는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 지하 주차장에는 난방이 들어와 있어 추위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그녀는 성시하의 작은 손을 잡고 차에서 내렸다.성시하는 오늘 예쁜 붉은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연지아가 입은 옷과 함께 보니 꼭 커플룩 같았다.성유원은 이미 차 앞쪽으로 걸어가 모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오늘 전통적인 디자인이 살짝 들어간 정장을 입고 있었고, 옷에는 금빛 자수가 놓여 있었다. 그가 그곳에 서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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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두 사람의 현재 상황에 대해 추민정은 궁금하기는 했지만 더 묻지는 않았다.집 안으로 들어가자, 박대훈과 천명숙은 이미 먼저 도착해 있었다. 양가 어른들은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분위기는 꽤 떠들썩했다.그들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도 자리에 있던 어른들은 딱히 놀라지 않았다. 사람이 하나 더 있든 없든,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닌 듯했다.성시하와 박아린은 차례대로 어른들에게 인사했다.모든 사람의 시선은 두 아이에게 쏠렸다.성유원과 박형주는 앞으로 가 어른들에게 인사했다.연지아는 그저 박대훈과 천명숙을 향해 공손히 말했다.“안녕하세요.”김미현과 성종현은 옆에 앉아 있었고, 두 사람의 얼굴에는 미묘한 변화가 스쳤다. 특히 성종현의 눈빛에는 분명 불만이 어려 있었다.박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왔구나.”“네.”천명숙이 칭찬하듯 말했다.“한동안 못 봤더니, 정말 갈수록 예뻐지는구나.”연지아는 단정하면서도 여유 있게 말했다.“감사해요. 여사님도 안색이 갈수록 좋아지신 것 같아요.”천명숙은 웃었다.연지아는 박대훈의 건강도 물었다. 최근 일이 바빠 확실히 한동안 찾아뵙지 못했다.“나는 다 괜찮다.”연지아와 박대훈, 천명숙 사이의 화목한 분위기는 주변 사람들의 눈에도 모두 들어왔다.연지아는 성씨 가문 쪽은 완전히 무시했다. 물론 성씨 가문 사람들 역시 먼저 그녀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성시하가 성한민 쪽에서 연지아의 앞으로 달려와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엄마.”성시하가 그렇게 부르자, 성씨 가문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잠시 멈칫했다.연지아는 몸을 살짝 굽히고 부드럽게 물었다.“왜?”성시하는 어른들을 하나하나 부른 뒤, 기쁘게 선언했다.“에블린 이모는 앞으로 시하 엄마예요.”아이는 당당했고, 조금도 주눅 들지 않았다.김미현이 입을 열었다.“그래, 그래. 이제 시하한테 엄마가 생겼구나.”성시하가 말했다.“증조할머니,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도 앞으로 시하한테 잘해주는 것처럼 시하 엄마한테도 잘해줘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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