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Chapter 531 - Chapter 540

550 Chapters

제531화

“그러니까 결국 성유원도 명한 그룹의 이익을 나눠 가지려 했다는 거네요.”연지아는 문득 헛웃음이 나왔다.안씨 가문은 줄곧 안연청이 성유원과 결혼하기를 바라며, 훗날 성유원과 손을 잡을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었다.그런데 정작 성유원은 이미 오래전부터 송나겸과 손잡고 명한 그룹을 나눠 먹을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셈이었다.만약 송정미와 안홍걸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아마 속이 뒤집힐 것이다.“그럼 안씨 가문은 아직도 이 사실을 모르는 거예요?”강현수가 답했다.“안홍걸은 계속 성유원을 의심해 왔어. 다만 확실한 증거가 없었을 뿐이지. 설령 증거를 찾는다 해도 지금 안씨 가문은 송나겸 하나도 어쩌지 못하는 상황이야. 하물며 성유원을 상대로는 더더욱 방법이 없지.”연지아는 생각에 잠긴 듯 물었다.“그 말은 결국 성유원이 없었다면 송나겸도 이렇게 빨리 안씨 가문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거라는 뜻이네요?”강현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송나겸은 어려서부터 안씨 가문의 통제 아래서 자랐어. 권력도 없었고, 자기 세력도 없었지. 헤리국 유학 시절 성유원을 만났는데, 어쩌면 그때 이미 둘이 비밀리에 손을 잡았을 수도 있어.”그는 잠시 말을 멈춘 뒤 덧붙였다.“그래서 두 사람이 정말 갈등을 빚는다면 단순한 이익 문제 때문일 가능성은 거의 없어. 더구나 돈이나 사업 때문에 완전히 등을 돌리는 일도 사실상 불가능하지.”설령 의견 충돌이 있다 해도 자신들의 이익에 영향을 줄 정도로 일을 키울 사람들은 아니었다.특히 지금의 송나겸은 뒤에서 안씨 가문이 끊임없이 약점을 노리고 있었고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는 순간 안씨 가문은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들 것이 분명했다.연지아는 문득 생각했다.‘설마 안연청 때문인가?’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송나겸이 병원에 실려 갈 정도의 일이 벌어졌을 것 같지는 않았던지라 오히려 의문만 더 커졌다.그날 퇴근 후 영은 그룹 임원진은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회식이 끝난 뒤 호텔을 나오던 중 예상치 못한 사람과 마주쳤다.그 사람은 바로 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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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2화

“엄마, 이것 봐요. 나겸 삼촌이 선물해 준 목걸이에요.”성시하는 목에 걸린 목걸이를 자랑스럽게 들어 보였다.연지아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 목걸이로 향했다. 진주 체인에 분홍빛 다이아몬드가 달린 목걸이는 한눈에 봐도 상당한 고가의 보석이었다.이미 성시하의 드레스룸에는 각종 희귀 보석들이 가득했다.예쁜 돌을 워낙 좋아하는 아이라 다섯 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평생 보석 하나 제대로 받아 보지 못한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보석을 갖고 있었다.연지아는 허리를 숙여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눈빛에는 아이를 향한 다정한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예쁘네. 엄마는 아직 처리할 일이 좀 있어서 먼저 올라갈게. 시하는 조금만 더 놀고 있어.”“네!”성시하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연지아는 몸을 일으켜 계단 쪽으로 걸어갔다. 소파에 앉아 있는 성유원과 송나겸에게는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그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지아... 아니, 에블린 씨.”송나겸이었다.연지아는 걸음을 멈추고 옆으로 몸을 돌려 그를 바라봤다. 방금 그의 말투에는 분명 평소와 다른 묘한 어색함이 섞여 있었다.“송 대표님, 무슨 일이시죠?”차갑고 무심한 목소리였다.지금의 송나겸에게는 그녀의 냉담함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졌다.그제야 송나겸은 깨달았다.왜 매번 연지아를 볼 때마다 설명할 수 없는 공허함과 이상한 감정이 밀려왔는지, 왜 자꾸 연지아가 신경 쓰였는지, 왜 이유도 없이 시선이 향했는지 말이다.진실을 알게 된 지금 송나겸은 가슴 한구석이 답답하게 조여 왔다.송나겸은 손가락을 가볍게 움켜쥐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정작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알 수 없었다.연지아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그가 끝내 입을 열지 않자 더 기다릴 생각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시선을 거두고 그대로 계단을 올라갔다.성시하는 의아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송나겸 곁으로 달려갔다.“나겸 삼촌, 엄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시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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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성유원은 자신을 꿰뚫어 보려는 듯한 송나겸의 시선을 담담히 받아냈다. 그러다 낮게 웃으며 말했다.“지금 내 바람은 하나뿐이야. 지아랑 평범하게 살면서 시하가 크는 걸 곁에서 지켜보는 것. 게다가 이제 지아한테는 너라는 오빠도 생겼잖아. 내가 뭘 더 할 수 있겠어.”송나겸은 한동안 그를 바라보다가 표정을 거두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차갑게 말했다.“지금 그 말이 진심이면 좋겠군.”그 말을 남긴 채 송나겸은 웨스트 별장을 떠났다.그날 밤 성시하는 오랜만에 아빠, 엄마와 함께 자겠다고 졸라댔다. 커다란 침대 위에서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먼저 아빠 품에 안겼다가 다시 엄마 품으로 파고들었고 잠시 후에는 침대 위에 벌떡 일어나 춤까지 추기 시작했다.“시하 공주님의 공연 시작합니다!”성시하의 재롱에 두 사람도 어쩔 수 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한참을 신나게 떠들고 장난친 끝에야 아이는 지쳐 잠들었다.성시하가 잠든 뒤 침실은 다시 조용해졌다.연지아는 태블릿으로 업무 자료를 확인하고 있었고 성유원 역시 휴대전화를 보며 처리하지 못한 일들을 정리하고 있었다.한동안 정적이 흐르던 중 성유원이 문득 입을 열었다.“시하 생일은 어떻게 할 생각이야?”성시하의 생일은 설 연휴가 끝난 직후인 음력 정월 초엿새였다. 연지아가 성시하와 함께 보내는 첫 번째 생일이자 첫 번째 새해였다.불과 반년 전만 해도 자신이 이렇게 딸과 함께 새해를 보내고 생일까지 챙기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연지아는 시선을 화면에서 떼지 않은 채 대답했다.“당신이 알아서 해.”“알겠어. 올해는 네 주변 사람들도 많이 초대하자. 세부적인 건 나중에 다시 상의하고.”그렇게 시간이 흘러 성시하의 유치원도 겨울방학에 들어갔다. 성시하는 성가 본가에서 지내게 되었고 연지아 역시 올해 맡았던 대부분의 업무를 마무리했다.테스 프로젝트는 규모가 워낙 큰 만큼 새해부터는 강현수가 직접 총괄하게 되었고 연지아는 부책임자로 참여하기로 되어 있었다.새해 업무 계획도 이미 모두 정리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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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4화

노설윤은 성유원의 날카로운 시선을 담담하게 받아냈다.성유원은 냉정한 표정으로 말했다.“난 어떤 보장도 필요 없어요. 내가 보고 싶은 건 노설윤 씨의 실력뿐이죠.”노설윤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성 대표님.”주민우는 노설윤을 데리고 입사 절차를 진행하러 나갔다. 설 연휴 전까지 관련 업무를 인수인계받으며 흐름을 익히고 연휴가 끝난 뒤 정식으로 3개월 수습 기간에 들어갈 예정이었다.성시하가 본가에 가 있는 동안 오션빌리지는 유난히 조용했다.연지아와 성유원은 여전히 특별히 나눌 말이 많은 사이는 아니었지만 성유원은 종종 먼저 말을 걸었다. 최근 업계 동향이나 시장 흐름, 업무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다. 어느새 두 사람 사이는 묘하게 평온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성씨 가문 본가에서는 새로 도우미 두 명을 오션빌리지로 보냈다. 두 사람 모두 선을 잘 지키는 사람들이었고 연지아를 대하는 태도 역시 철저히 성씨 가문의 안주인에 대한 예우 그대로였다.그날 아침 성유원은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섰다. 연지아 역시 외출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려던 순간 전화가 걸려왔다.“나가려고?”성유원이었다.“이제 나가려던 참이야.”“서재에 중요한 서류 하나를 두고 왔어. 빨간색 태그 붙어 있는 파일인데, 회사 오는 길에 좀 가져다줄 수 있을까?”빨간색 태그가 붙은 서류는 모두 운성 그룹의 핵심 기밀 문서였다.연지아는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지금 자신과 성유원은 명백히 경쟁 관계에 가까운 위치에 있었다. 그런데도 그는 조금도 경계하지 않는 듯했다.“비서 보내서 가져가라고 해.”“괜찮아. 어차피 들르는 김에 당신이 가져다줘.”결국 30분 뒤 연지아는 서류를 들고 운성 그룹 본사 건물 앞에 도착했다. 전화를 걸자 몇 분 지나지 않아 성유원이 직접 로비로 내려왔다.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성큼성큼 걸어오는 남자는 멀리서 봐도 눈에 띄었다.성유원의 시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연지아에게 머물러 있었다.성유원은 그녀 앞에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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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화

연지아는 강현수와 상의할 일이 있어 강현수의 사무실을 찾았다. 비서에게 용건을 설명하며 기다리고 있던 순간 사무실 문이 벌컥 열렸다.고개를 든 연지아는 안에서 걸어 나오는 송나겸과 눈이 마주쳤다.송나겸은 그녀를 보는 순간 잠시 시선을 멈췄다. 복잡한 감정이 스쳐 지나가는 눈빛이었지만 연지아는 그 의미를 전혀 읽어낼 수 없었다.그저 이상하다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송나겸은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미소를 지었다.“먼저 가보겠습니다.”강현수에게 짧게 인사를 남긴 뒤 그는 곧장 자리를 떠났다.연지아는 잠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거두고 강현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들어와.”강현수가 말했다.연지아는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송나겸 씨가 갑자기 영은에는 왜 온 거예요?”강현수는 차를 한 잔 따라 그녀 앞에 내려놓았고 연지아는 소파에 앉았다.강현수가 설명했다.“해성시 안씨 가문이 투자하고 있는 개발 사업 이야기랑 앞으로의 경제 흐름에 대해 이야기하러 왔어.”연지아는 피식 웃었다.“전 송나겸 씨가 선배랑 협력 이야기라도 하러 온 줄 알았는데요.”강현수도 옅게 웃었다.“영은이랑 협력할 일은 없겠지. 다만 나도 의외이긴 했어. 단순히 잡담하려고 찾아온 건 아닌 것 같더라고.”강현수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덧붙였다.“그리고 네 이야기까지 하더라. 나한테서 네 정보를 알아보려는 것처럼.”연지아는 즉시 미간을 찌푸렸다.“절 왜요? 안연청 대신 뭘 하려는 건가요?”“그건 아닌 것 같아.”강현수는 고개를 저었다.“오히려 네 능력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더군.”“정말 이해가 안 되네요.”연지아는 노골적으로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강현수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이었다.“안연청이 요즘 자살 소동까지 벌여서 병원에 입원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연지아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곧 냉소적으로 웃었다.“교통사고도 모자라 이제는 자살 소동까지요? 정말 가지가지 하네요.”성유원이 참 냉정한 사람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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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성유원은 여전히 연지아의 가슴속 깊이 박혀 있는 가시 같은 존재였던지라 결국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성유원과 얽히는 길을 선택했다.강현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 가시를 뽑아내지 못하는 한, 연지아는 영원히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말이다.연지아는 씁쓸하게 웃었다.“그럴지도 모르죠. 그래도 이미 여기까지 와버렸으니까요. 이제는 끝까지 가봐야죠.”강현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언젠가 정말 더는 못 걷겠다고 느껴지는 날이 오면, 넌 혼자가 아니라는 것만 기억해.”연지아는 웃으며 말했다.“선배가 그때 저를 끌어줘야 해요.”강현수도 미소를 지었다.“당연하지.”그날 저녁, 연지아는 성유원과 따로 외식을 하지 않고 곧바로 오션빌리지로 돌아갔다. 저녁 식사는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성유원은 연지아보다 30분쯤 먼저 집에 도착해 있었다. 식탁에 마주 앉은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할 정도로 차가운 정적이 흘렀다.잠시 후 연지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오늘 들은 얘기가 하나 있는데.”성유원이 시선을 들어 그녀를 바라봤다.“무슨 이야기?”“안연청 씨가 자살 소동을 벌여서 병원에 입원했다면서. 해성시에 가볼 생각은 없어?”감정이 전혀 담기지 않은 담담한 목소리였다. 마치 오늘 식사는 했냐고 묻는 것처럼 평범한 어조였지만 성유원은 그녀가 일부러 떠보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내가 의사는 아니잖아. 가도 할 수 있는 건 없어.”연지아가 비웃듯 말했다.“의사는 아니어도 당신이 가는 게 의사보다 훨씬 효과적일 텐데.”성유원이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다.“내가 가길 바라는 거야?”“예전엔 그렇게 애지중지했잖아. 조금만 상처받아도 안달이 날 정도로. 그런데 이제는 자살 소동까지 벌였는데도 아무렇지 않네. 역시 당신은 변덕스럽고 냉정한 사람이네.”성유원은 그녀의 비꼼을 들었지만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안씨 가문에서 알아서 처리할 일이야. 이제 내게 중요한 건 너와 시하뿐이고.”역시나 그에게 죄책감이라는 감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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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연지아는 방으로 올라가 씻고 나왔다.성유원이 침실로 들어왔을 때, 연지아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온몸에 바디 오일을 바르고 있었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어깨선과 등 라인은 은은한 조명 아래 더욱 돋보였고 매끈한 피부는 오일을 머금어 잔잔한 윤기를 띠고 있었다.성유원의 시선이 잠시 깊어지더니 천천히 다가와 말했다.“등은 내가 발라줄까?”연지아는 고개를 들어 그를 한번 바라봤다.“요즘은 꽤 한가한가 보네.”성유원이 옅게 웃었다.“당신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연지아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결국 손에 들고 있던 오일을 건넸다.“선은 지켜.”“알겠어.”성유원은 오일을 받아 들며 낮게 웃었다.“겨우 같이 살게 된 건데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할 수 있겠어.”연지아가 비꼬듯 말했다.“마치 날 엄청 사랑하는 사람 같네.”성유원은 대답 대신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만 지었다.연지아는 침대에 엎드린 뒤 허리 아래를 이불로 덮었다.성유원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손바닥에 오일을 덜어냈고 연지아의 어깨에서 목덜미를 지나 등을 따라 천천히 손길을 옮겼다.그 순간 하얀 등 위에 길게 남아 있는 흉터 하나가 성유원의 눈에 들어왔다. 분홍빛을 띤 흉터는 10센티미터 가까이 되어 유난히 눈에 띄었다.성유원의 손길이 잠시 멈췄다.“이 상처는 어떻게 생긴 거야?”연지아는 눈을 감은 채 짧게 답했다.“별거 아니야.”말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 분명했던지라 성유원도 더는 묻지 않았다. 그저 말없이 오일을 펴 바르며 굳어 있는 어깨와 목 주변을 부드럽게 풀어주었다.연지아는 눈을 감은 채 가만히 있었다.조용한 침실에는 누구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10여 분이 흐른 뒤 성유원은 이불을 다시 덮어주었다.연지아는 어느새 잠이 들어 있었다.성유원은 한동안 움직이지 않은 채 잠든 연지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성유원은 욕실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왔다.연지아는 여전히 같은 자세로 잠들어 있었고 성유원은 침실 조명을 끄고 조심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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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영은의 마지막 근무일 연말 행사까지 모두 마치자 영은도 공식적으로 긴 연휴에 들어갔다.연지아는 휴대폰 화면을 내려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때 가서 생각해 볼게.”성유원은 별다른 반응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당신 일정에 맞추면 돼.”요즘의 그는 이상할 정도로 모든 걸 연지아에게 맞추고 있었다.그날 저녁, 영은의 연말 행사는 경원시의 한 특급 호텔에서 열렸다. 회사 임직원들뿐만 아니라 주요 전략적 협력사 관계자들까지 초청된 대규모 행사였다.배우진의 회사 역시 초청을 받아 참석했고, 그는 임강민과 함께 행사장에 도착했다.연지아가 임강민을 실제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키는 배우진보다 한참 작아 보였다. 대략 175㎝ 정도였고 마른 체형에 얼굴도 나쁘지 않았지만 배우진처럼 눈에 띄게 뛰어난 외모는 아니었다. 다만 일반인 기준으로는 충분히 준수한 편이었다.하지만 지금의 임강민에게 가장 강한 매력은 외모가 아니었다. 막대한 재산이 주는 자신감과 오랜 세월 술자리와 유흥에 익숙해진 특유의 분위기... 배우진 옆에 서 있으니 두 사람은 마치 정반대의 세계에서 온 사람처럼 보였다.연지아가 먼저 인사했다.“오빠, 왔어요?”배우진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 순간 임강민의 시선이 연지아에게 닿더니 눈빛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숨길 수 없는 놀라움과 감탄이 그대로 드러났다.“배우진 씨, 에블린이 우진 씨 동생이었다고요?”임강민이 놀란 듯 웃었다.“왜 한 번도 말 안 했어요? 꼭꼭 숨겨 놨네.”조금 전부터 여러 사람들이 연지아에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을 보며 이미 연지아가 누구인지 눈치챈 상태였다.에블린이라는 이름은 업계에서 워낙 유명했다.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얼굴을 본 적은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화면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무엇보다 이런 여성이 배우진의 여동생이라는 사실이 더욱 놀라웠다.예전에 배우진이 임강민을 집으로 초대한 적은 있었지만 당시 연지아는 대학에 다니고 있어 집에 없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오늘 처음 만난 셈이었다.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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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화

임강민은 웃으며 말했다.“그냥 궁금해서요. 지아 씨처럼 예쁘고 능력까지 뛰어난 분이 대체 어떤 남자와 결혼했는지 말이죠.”하지만 배우진은 끝내 대답하지 않았다.곧 모든 참석자들이 자리에 착석했고 행사는 예정대로 시작됐다. 먼저 강현수가 무대에 올라 연설을 진행했다. 영은은 업계 최상위권 투자회사인 만큼 여러 경제 매체 기자들도 현장을 찾아 취재하고 있었다.이어 연지아가 무대 위로 올라가 축사를 시작했다.연지아가 차분한 목소리로 연설을 이어가고 있는 동안 천장에 설치된 대형 조명이 미세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금속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참석자들의 박수와 행사장의 소음에 묻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연지아가 축사를 마치고 감사 인사를 한 뒤 무대 한쪽으로 이동하던 순간이었다.마침내 버티지 못한 대형 샹들리에가 그대로 아래로 떨어졌다.“조심하세요!”누군가의 다급한 외침이 터져 나왔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연지아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아무 반응도 하지 못했다. 눈앞이 하얘진 채 얼어붙어 있던 그 순간, 누군가가 그녀를 거칠게 끌어안으며 바닥으로 몸을 던졌다.쾅!엄청난 파열음과 함께 수정 조명이 산산조각이 나며 무대 위로 쏟아졌다.순식간에 행사장은 비명과 놀란 외침으로 가득 찼고 무대 조명이 꺼지면서 주변까지 어두워졌다.연지아를 감싸 안은 사람은 바로 강현수였다.강현수는 자신의 몸으로 연지아를 덮어 보호했지만 샹들리에가 떨어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다.결국 무거운 조명의 일부가 그대로 강현수의 등을 강타했다.그 순간 연지아는 귀 바로 옆에서 들려온 둔탁한 신음 소리를 똑똑히 들었다.“괜찮아...?”힘겹게 내뱉은 강현수의 목소리였다.연지아는 눈을 크게 뜬 채 창백해진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너무 놀란 나머지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고성주와 배우진이 가장 먼저 무대로 뛰어 올라왔다.“강 대표!”“지아야!”두 사람은 산산조각이 난 조명 잔해를 급히 치워냈지만 강현수는 이미 연지아 위에 엎드린 채 제대로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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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공교롭게도 오늘 호텔 샹들리에 사고가 발생했다.고성주가 낮게 말했다.“연말 행사 하루 전에도 호텔 측에서 시설 점검을 했다고 하는데 샹들리에를 고정하던 팽창 볼트가 노후된 상태였는데도 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어요. 지금은 경찰이 조사에 들어간 상태고요.”손재인이 미간을 찌푸렸다.“그 말은 누군가 일부러 손댔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네요?”고성주는 부정하지 않았다.영은이 지금 위치까지 올라오는 동안 적도 적지 않았다. 누군가 이런 비열한 수법을 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다만 상대가 정말 연지아를 노린 것인지, 아니면 영은의 다른 고위 임원을 노린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샹들리에는 떨어지는 시점을 정확히 통제할 수 없는 물건이었다.고성주는 다시 연지아를 바라봤다.“지아 씨는 괜찮아요?”연지아가 고개를 저었다.“전 괜찮아요. 그냥 가벼운 찰과상 정도예요.”“그래도 많이 놀랐을 텐데... 배우진 씨, 지아 씨는 먼저 집에 데려다주는 게 어떨까요? 여기서는 제가 강 대표 옆을 지키고 있을게요. 강 대표가 깨어나면 바로 연락드릴게요.”배우진이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손재인도 연지아를 바라보며 말했다.“지아 씨, 오늘은 먼저 들어가서 쉬세요.”“그럴게요. 내일 아침에 다시 올게요.”배우진과 함께 병원을 나온 연지아는 주차장으로 향했다.휴대폰은 연말 행사장에 그대로 두고 온 상태였던지라 연지아는 배우진의 휴대폰을 빌려 설지한에게 전화를 걸었다.“제 가방 행사장에 두고 왔어요. 웨스트 별장으로 가져다줄 수 있을까요?”설지한은 바로 알겠다고 답했다.집에 도착했을 때 설지한도 마침 별장 앞에 도착해 있었고 차에서 내린 연지아를 보자마자 그는 급히 다가왔다.“에블린 씨, 괜찮으세요?”“전 괜찮아요.”“강 대표님은요?”“생명에는 지장이 없대요.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돼요.”간단히 몇 마디를 나눈 뒤 연지아는 가방을 받아 들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오늘 배난화와 연무현은 연지훈을 데리고 인근 도시에서 열리는 배우진 친척의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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