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아는 대답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조정혁은 서두르지도 느긋하지도 않은 걸음으로 줄곧 연지아를 따라왔다.“성유원도 참 독하네. 자기 아내한테조차 조금도 마음이 약해지지 않잖아. 그런데 너는 애초에 왜 돌아온 거야? 그냥 해외에 남아 있는 게 낫지 않았어? 아니면 그렇게 죽을힘을 다해 자신을 바꾼 게, 너도 충분히 그 사람에게 어울릴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서였어? 그런데 정말 안타깝네. 성유원은 보는 눈도 없어. 네가 아무리 완벽하게 변해도 안연청 같은 머리 빈 꽃병을 좋아하잖아.”“...”“남자들은 어느 정도 소유욕이 있거든. 한때 자기 여자였던 사람이 다른 남자와 함께하려는 걸 보면 속으로 받아들이기 힘들 수밖에 없지.”“...”“에블린, 너는 성유원이 너를 사랑해 주길 바라는 거야? 이 세상에 한 사람만 바라보는 사랑 같은 건 없어. 여자들은 불나방처럼 뛰어들어서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 사랑을 바라지만, 남자들이 원하는 건 욕망을 채우는 것뿐이야. 감정싸움에서 여자는 절대 남자를 이길 수 없어. 하물며 상대가 성유원 같은 남자라면 더 그렇지. 그 사람은 보통 수준으로 냉혈하고 무정한 인간이 아니잖아.”“...”“그 사람이 예전에 너를 상처 입혔다고 해서 죄책감을 느낄 것 같아? 지금 네가 이렇게 완전히 달라지고, 일에서도 성공하고, 외모까지 완벽해진 걸 보면 오히려 이 모든 게 자기가 그때 네게 준 원동력 덕분이라고 생각할걸.”“...”연지아의 얼굴은 갈수록 어두워졌다. 연지아는 길가로 나가 손을 들어 택시 한 대를 세웠다.택시가 연지아 앞에 멈췄다. 연지아가 차 문을 열고 올라탄 뒤 문을 닫으려는 순간, 누군가가 힘으로 차 문을 붙잡았다.조정혁의 큰 손이 차 문을 움켜쥐고 있었다.연지아는 화가 난 눈으로 조정혁을 노려보았다.“손 놔요.”조정혁이 말했다.“안쪽으로 들어가.”연지아는 미간을 세게 찌푸렸다. 당장이라도 발로 걷어차고 싶었다.기사가 말했다.“손님, 여기 오래 정차하면 안 돼요.”연지아는 꼼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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