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 있던 성유원은 그녀의 걸음에 맞춰 따라갔다.연지아는 한동안 계속 걸었다. 넘어지지 않고 꽤 거리를 걸었다는 사실에 저도 모르게 기쁜 미소가 떠올랐다.무심코 고개를 돌린 순간.연지아의 시선이 성유원의 깊은 눈동자와 마주쳤다.노을빛이 그의 얼굴을 비춰서인지, 성유원은 평소보다 훨씬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그가 말했다.“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돼. 천천히 하면 돼.”연지아는 시선을 거두고 짧게 대답했다.“응.”“날이 곧 어두워지겠다. 돌아가자.”성유원은 손을 뻗어 연지아를 안아 올렸다. 그리고 다시 휠체어에 앉힌 뒤, 몸을 낮춰 그녀의 발바닥에 묻은 모래를 손으로 털어냈다.“너...”연지아는 발바닥이 간지러워 발을 빼려고 했다. 하지만 아직 다리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고, 발목은 이미 성유원의 손에 잡혀 있었다.성시하도 옆에 쪼그려 앉아 자신의 작은 치마로 엄마의 발을 닦아주었다.“시하야, 치마 더러워져.”연지아가 급히 말렸다.성시하는 엄마를 바라보며 말했다.“아빠가 새 치마 사줄 거예요.”성유원은 연지아에게 신발을 신겨준 뒤, 성시하를 안고 바닷가로 가 작은 발을 씻겨주었다.성시하는 갑자기 다시 장난기가 생겼는지 힘껏 물을 밟으며 물방울을 튀겼다. 그러고는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성유원은 성시하를 안은 채 몇 번 위아래로 움직이며 함께 놀아주었다.“됐어. 이제 그만 놀자.”그러고는 성시하가 스스로 바지에 발을 문질러 물기를 닦게 했다.연지아는 휠체어에 앉아 부녀를 바라보았다.성유원은 성시하를 안고 돌아와 신발을 신겨주었다. 이후 연지아의 휠체어를 밀고 돌아가기 시작했고, 성시하는 휠체어 손잡이에 손을 올린 채 함께 따라갔다.셔틀을 타고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하늘은 이미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밤에 잠들기 전.성유원은 동화책을 들고 성시하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어주고 있었다.피비린내 나는 경쟁과 치열한 권력 다툼 속에서 냉정하고 단호하게 일을 처리하며, 평소 웃음조차 드물던 남자가 이렇게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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