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Chapter 131 - Chapter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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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화

예전 같으면 이럴 리가 없었다.장숙연이라면 김태용이 사직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곧바로 달래며 붙잡았을 것이다.그런데 지금 장숙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김태용은 어중간한 위치에 갇힌 사람처럼 난처해졌다.물러서기도 더 밀고 나가기도 애매했다.하지만 강이주는 앞선 이야기를 더 이어 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강이주는 다시 계약서들을 집어 들고 차분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다행히 이 계약서들은 아직 서명하기 전이었다.장숙연이 먼저 동의해야 김태용이 최종 서명을 할 수 있는 구조였다.김태용은 신중한 사람이었다.장숙연이 고개를 끄덕이기만 하면, 나중에 강이주가 따지더라도 모든 책임을 장숙연에게 돌릴 수 있었다.“이 계약은...”김태용이 장숙연을 바라보며 말을 꺼내려고 했다.하지만 강이주가 망설임 없이 잘랐다.“서명하지 않겠습니다. 회사는 요즘 심씨 집안과 관계를 정리하는 중입니다. 앞으로 심씨 집안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사업은 우리 회사에서 진행하지 않을 겁니다.”강이주는 김태용 앞에서 아주 분명하게 말했다.김태용의 표정이 난처하게 굳어졌다.“심명그룹과 선을 긋겠다는 말씀이십니까? 하지만 그동안 심명그룹이 저희를 많이 도와준 건 사실이지 않습니까?”“이주 아가씨, 감정 문제 때문에 두 회사 협력에 영향을 주는 건 전혀 필요 없는 일입니다. 밖에 알려지면 저희 쪽이 은혜를 모른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김태용은 조심스러운 말투로 두 사람에게 그 선택의 후폭풍을 상기시켰다.그 말을 듣자 강이주가 웃었다.“김 대표님이 그 말씀을 꺼내셨으니, 저도 회사 입장을 제대로 짚어야겠네요.”김태용은 뜻밖이라는 듯 강이주를 바라봤다.강이주는 천천히 말을 이어 갔다.“심명그룹이 회사에 투자한 이후로, 강중그룹은 프로젝트마다 수익의 35퍼센트를 남겼습니다. 그것뿐만이 아니죠. 연말에도 별도로 상당한 수익 배분이 있었고요.”“김 대표님이 회사를 관리해 오셨으니, 매년 강중그룹에서 심명그룹으로 얼마가 넘어갔는지는 저보다 더 잘 아실 겁니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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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대표님, 대표님도 몸이 좋지 않아서 쉬고 싶다고 하셨으니, 저희가 더 붙잡는 것도 도리가 아니겠죠.”강이주는 미소를 띤 채 부드럽게 말했다.잠시 말을 멈춘 강이주가 다시 입을 열었다.“지난 3년 동안 심명그룹을 위해 애써 주신 점은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급여는 계약서 기준에 맞춰 재무팀에서 정산하도록 하겠습니다.”강이주는 가방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내 김태용 앞에 내밀었다.“또 이 카드에 5천만 원을 넣어 뒀습니다. 저와 어머니의 작은 성의라고 생각하세요. 빠른 쾌유를 바랍니다.”비밀번호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카드였다.강이주의 뜻은 분명했다.김태용이 먼저 꺼낸 말을 그대로 받아, 강중그룹에서 스스로 물러날 길을 열어 준 것이다.김태용 자신이 장숙연을 압박하려고 아무렇지 않게 꺼낸 핑계가 이렇게 되돌아올 줄은 몰랐다.김태용은 말문이 막혔다.강이주의 결정을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내가 친 덫에 내가 걸린 꼴이잖아.’스스로 불러온 상황이라 더 답답했다.김태용은 속으로 이미 강이주를 죽일 듯이 욕하고 있었다.김태용은 시선을 장숙연에게 돌렸다.“사모님, 이것도 사모님 뜻이십니까?”장숙연은 이번만큼은 강이주와 같은 편에 서 있었다.장숙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이주 말대로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이제 이주도 다 컸으니, 회사도 이주가 책임져야겠지요. 이주가 맡는 게 맞아요.”그 말을 들은 김태용이 코웃음을 쳤다.“저는 두 분이 결국 토사구팽하는 걸로만 생각됩니다. 사모님, 사람이 그러면 안 됩니다.”“제가 이 회사에 쏟은 게 얼마나 많은데요. 이제 와서 이렇게 저를 내보내시겠다니,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김태용은 그대로 소파에 털썩 앉았다.“저는 잘못한 게 없습니다. 두 분은 저를 해임할 어떤 이유도 없습니다.”김태용은 아예 버티기로 마음먹은 듯했다.‘내가 안 나가면 어쩔 건데. 설마 사람을 불러서 끌어내기라도 하겠어?’하지만 강이주는 김태용이 이렇게 나올 걸 이미 예상했다는 듯 차분했다.강이주는 김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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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김태용은 평소 심씨 집안과 거의 왕래하지 않았다.그래서 외부에서는 오래전 김태용을 후원했던 사람이 김태용보다 몇 살 위의 심순남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알고 있었군요.”김태용은 금세 평정심을 되찾았다.그 일을 굳이 숨기고 다닌 건 아니었다.하지만 강이주가 알아서는 안 되는 일이기도 했다.김태용은 오히려 궁금했다.강이주가 언제부터 자신이 심순남 쪽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는지.원래 김태용은 강이주를 연애밖에 모르는, 골 빈 여자라고 생각했다.그런데 눈앞에서 벌어진 일은 김태용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었다.강이주는 사람을 조용히 김태용의 곁에 심어 둘 생각까지 했다.임설은 명문대 출신에 업무 능력도 뛰어났다.그 실력은 김태용도 인정하고 있었다.심순남이 맡긴 일을 마치고 강중그룹이 완전히 거덜나는 날이 오면, 김태용은 임설을 설득해서 계속 자기 곁에 두려고 했다.그런데 임설은 처음부터 강이주의 사람이었다.강이주는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은 채 김태용을 바라봤다.그 시선에는 비웃음이 담겨 있었다.“네,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임설 씨를 강중그룹에 들여보냈고요. 김 대표님이 공금을 유용한 증거를 모으게 했습니다.”일이 여기까지 온 이상, 강이주는 굳이 숨기지 않았다.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김태용의 약점을 잡을 수 없었다.오늘 회사에 온 것도 임설이 이미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이었다.임설에 대한 일은 강이주 혼자만 알고 있었다.장숙연에게조차 말하지 않았다.괜히 미리 새어 나가면 모든 계획이 틀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김태용은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감정을 추스른 뒤에는 오히려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그는 강이주의 눈을 마주헸다.“준비를 다 해 놓고 저를 찾아오신 거군요. 그렇다면 저도 더 할 말은 없습니다.”“승자는 모든 걸 가져가고, 패자는 결과를 받아들이는 법이죠. 이주 아가씨, 이번엔 이주 아가씨가 이겼습니다.”김태용은 오랜 시간 업계에서 버텨 온 사람이었다.그런 김태용에게도 이제 변명할 말은 남아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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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룸 안에서는 구기빈이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강이주가 들어오는 모습을 본 구기빈이 직원에게 음식을 내오라고 눈짓했다.상에 올라온 음식들을 본 강이주는 살짝 놀랐다.구기빈이 주문한 메뉴는 전부 강이주가 좋아하는 것들이었다.‘내가 좋아하는 걸 어떻게 알았지?’“일은 잘 처리됐어요?”구기빈이 먼저 물었다.사실 구기빈은 아침부터 강이주와 웨딩숍에 가고 싶었다.전에 강이주에게 보낸 웨딩드레스 사진들에 답이 없자, 구기빈은 강이주가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일부러 유명 디자이너 몇 명까지 불러 둔 상태였다.하지만 강이주는 회사에 가서 처리할 일이 있다면서 미안하다고 했다.구기빈은 더 캐묻지 않았다.식사를 하면서 강이주가 대답했다.“처리는 됐어요. 다만 심씨 집안 쪽에서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 같아요.”구기빈이 강이주를 바라보며 말했다.“심씨 집안에서 김태용을 보석으로 빼냈어요.”김태용은 경찰에 넘겨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풀려났다.강이주가 ‘사랑채’로 오는 길에, 심씨 집안의 변호사가 김태용을 빼낸 것이다.김태용은 곧바로 유용했던 공금을 채워 넣었다.그 일은 강이주도 오는 길에 임설에게 전화를 받아 이미 알고 있었다.강이주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예상했어요. 내가 원하는 건 김태용이 강중그룹에서 나가는 거였어요.”그 말을 들은 구기빈은 강이주를 똑바로 바라봤다.“김태용이 나갔으니,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강이주는 숨기지 않고 말했다.“회사를 전면적으로 조사할 거예요. 사람도 대대적으로 바꿔야 하고요.”김태용은 강중그룹에 3년이나 있었다.회사 안에 심어 놓은 김태용의 사람과 심명그룹 쪽 눈이 적지 않을 게 분명했다.강이주가 원하는 대로 회사에 돌아가 경영을 맡으려면, 심명그룹이 남겨 둔 사람들을 하나씩 찾아내야 했다.임설의 손에는 이미 명단이 있었다.임설은 강중그룹에 들어온 지난 석 달 동안 놀고만 있었던 게 아니었다.김태용의 신뢰를 얻는 한편, 다른 한쪽으로는 몰래 회사 내부를 파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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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그 말을 들은 강이주는 구기빈이 직접 도와주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생각하자, 강이주는 그대로 물었다.“나한테 투자하려는 거예요?”구기빈은 진지한 표정으로 강이주를 바라봤다.“못 할 것도 없죠. 필요하면 배진호를 찾아가면 돼요.”그 말에 강이주의 젓가락질이 잠시 멈췄다.가슴 한쪽에 낯선 감정이 스쳤다.‘이 사람은 왜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도와주겠다고 하지?’강이주는 금세 마음을 가다듬었다.“지금은 괜찮아요. 내가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요.”구기빈은 강이주가 그 말을 하면서 무척 자신 있어 보인다는 걸 느꼈다.강이주가 그렇게까지 말하자, 구기빈은 더 권하지 않았다.다만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하라고 했다.그 말만으로도 강이주는 진심으로 고마웠다.식사를 마치고 강이주와 구기빈이 나가려던 때였다.두 사람은 성난 얼굴로 다가오는 심원후와 정면으로 마주쳤다.좋았던 기분은 심원후의 등장과 함께 깔끔하게 사라졌다.강이주는 이제 이 남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지긋지긋했다.심원후는 구기빈 옆에 나란히 선 강이주를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봤다.“강이주, 진짜 구기빈하고 만나는 거야?”술집에서부터 심원후는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하지만 그때 강이주는 구기빈과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했다.그런데 지금 두 사람이 같이 앉아 밥까지 먹었다.‘이래도 아무 사이가 아니라는 말이야?’오늘 ‘사랑채’에 식사하러 온 심원후의 지인이 문틈 사이로 강이주와 구기빈이 함께 밥 먹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면, 사진까지 찍어 심원후에게 보내 주지 않았다면 심원후는 아직도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심원후는 지금 강이주와 구기빈의 모습 하나하나가 거슬렸다.‘둘이 벌써 내 뒤에서 만나고 있었던 거 아니야?’그 생각에 심원후의 표정이 어둡게 가라앉았다.이마에 핏줄이 도드라질 정도였다.심원후의 분노와 달리, 강이주는 차분했다.강이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받아쳤다.“우리 이미 헤어졌어. 내가 누구랑 있든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강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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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심원후는 원래 도발에 약한 성격이었다.구기빈의 눈빛과 마주하자마자, 심원후의 가슴속에서 곧바로 화가 치밀었다.심원후가 시비를 걸려던 때, 먼저 알아차린 강이주가 고개를 돌려 구기빈에게 말했다.“오늘 고마웠어요. 다음에는 내가 살게요.”구기빈은 강이주에게 먼저 가라는 듯 말했다.“일이 있잖아요. 먼저 가서 볼일 보세요.”그 말이 끝나자, 강이주의 시선이 두 남자 사이를 오갔다.‘내가 가고 나서 둘이 싸우는 건 아니겠지?’강이주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차라리 구기빈에게 같이 나가자고 해야 하나 고민했다.강이주의 생각을 알아차린 듯, 구기빈이 말했다.“걱정하지 마요. 나는 소인배랑 같은 수준으로 굴지는 않아요.”강이주는 구기빈이 자신의 생각을 읽은 듯해 잠깐 놀랐다.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구기빈의 태도와, 자신을 향해 따져 묻는 심원후의 시선이 겹치자 더는 얽히고 싶지 않았다.강이주는 고개를 끄덕였다.심원후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 그대로 돌아섰다.강이주가 떠나려 하자, 심원후는 구기빈과 눈싸움을 할 겨를도 없었다.심원후는 급히 시선을 거두고 강이주를 따라가려고 했다.하지만 심원후가 움직이자마자 구기빈이 앞을 막아섰다.심원후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비켜. 좋은 말로 할 때 꺼져.”심원후가 옆으로 비켜 가려 하자, 구기빈도 따라 움직이면서 길을 막았다.그렇게 몇 번 반복되는 사이, 강이주의 모습은 심원후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다.심원후는 분노에 찬 눈으로 구기빈을 노려보다가 곧장 주먹을 휘둘렀다.구기빈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옆으로 가볍게 피했다.심원후의 주먹은 구기빈에게 닿지도 못했다.오히려 심원후 자신이 휘청거리며 넘어질 뻔했다.그 모습이 심원후를 더 화나게 했다.심원후는 겨우 몸을 바로 세운 뒤, 차가운 시선으로 구기빈을 노려봤다.“너 언제부터 강이주랑 그런 사이였...”“심원후.”구기빈이 조용히 말을 끊었다.“입 조심해라. 증거도 없는 말을 생각 없이 내뱉기 전에, 네가 나를 감당할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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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구기빈은 궁금했다.심원후가 혼인관계증명서를 보게 된다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지.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지금 구기빈과 강이주의 혼인신고 사실이 드러나면, 강이주가 앞으로 하려는 일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수 있었다.구기빈에게는 강이주보다 중요한 일이 없었다.심원후는 ‘구청’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표정이 험악하게 굳어졌다.구기빈은 사람의 아픈 곳을 정확히 찌를 줄 알았다.결국 그 말은 심원후가 약속을 어긴 덕분에 구기빈에게 기회가 생겼다는 뜻이었다.심원후의 기억 속에서 구기빈은 강이주에게 늘 미지근한 태도를 보였다.구기빈은 강이주를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기에, 심원후는 속으로 부정했다.‘구기빈이 이주를 좋아할 리 없어.’그건 심원후가 직접 떠본 결과라고 믿고 있었다.사실 심원후가 처음 강이주에게 접근한 이유는 구기빈 때문이었다.심원후와 구기빈은 어릴 때부터 맞지 않았다.구기빈은 늘 어른들이 말하는 모범적인 아이였다.심원후의 할아버지는 심원후 앞에서 자주 구기빈을 칭찬했다.구기빈이 얼마나 훌륭한지, 심원후도 구기빈을 좀 본받아야 한다고 했다.심원후는 언제나 구기빈에게 한발 밀렸다.거기에 할아버지한테도 늘 구기빈을 본받으라는 말을 들었다.그때부터 심원후는 구기빈을 병적으로 싫어하게 됐다.그러다 구기빈이 강이주를 유난히 챙기는 걸 알아차렸고, 심원후의 마음속에는 어두운 생각이 피어났다.심원후는 일부러 구기빈 앞에서 강이주에게 다가갔다.구기빈이 늘 자신을 눌렀으니, 이번에는 자신이 구기빈이 좋아하는 여자를 빼앗겠다고 생각했다.심원후는 결국 해냈다.강이주의 움직임을 끊임없이 지켜봤고, 언제나 가장 먼저 강이주 곁에 나타났다.나중에 강이주와 가까워진 뒤에는, 강이주 앞에서 일부러 구기빈의 좋지 않은 면을 드러냈다.결과는 심원후가 바라던 대로였다.강이주는 구기빈을 두려워하기 시작했고, 조금씩 구기빈과 멀어졌다.구기빈 쪽도 마찬가지였다.심원후는 구기빈이 차가운 눈으로 강이주를 대하는 걸 볼 때마다, 두 사람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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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갑자기 구기빈이 웃으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네 말을 듣고 보니까, 이주 씨한테 꽤 관심이 생기는데.”“너...!!”“이주 씨는 지금 혼자잖아. 나한테도 이주 씨를 좋아할 권리는 있지. 다시 한번 고맙다, 심 대표. 네가 기회를 만들어 줬으니까.”구기빈의 웃음이 짙어졌다.“일이 잘되면 나중에 나랑 이주 씨 결혼식에 꼭 청첩장 보낼게. 그때 축의금 두둑하게 넣어서 축하해라.”구기빈은 사람 속을 긁는 법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그 말 한마디에 심원후는 그대로 굳어 버렸다.화가 치밀어 오른 심원후는 피라도 토할 것 같은 심정이었다.‘지금 저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이주가 어떻게 구기빈 같은 차가운 남자를 마음에 들어 할 수 있어?’‘절대 아니야. 이주가 구기빈을 좋아할 리 없어.’심원후는 속으로 몇 번이나 되뇌었다.심원후는 아직 몰랐다.강이주와 구기빈이 이미 혼인신고까지 마쳤다는 사실을.구기빈의 말은 은근한 자랑이었다.심원후 앞에서 일부러 그렇게 말하며, 혼자 조용히 통쾌함을 즐기고 있었다.하지만 심원후만은 구기빈이 일부러 자신을 도발한다고 생각했다.심원후가 막 받아치려던 때, 구기빈은 의미심장한 눈길을 한 번 던지고는 그대로 돌아섰다.구기빈의 발걸음은 조금 전보다 한결 가벼웠다.심원후가 아직 혼인신고 사실을 모른다고 생각하자, 구기빈의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구기빈은 핸드폰을 꺼냈다.방금 심원후가 자신만만하게 떠들던 말을 강이주에게 전송했다.강이주가 그저 화가 난 것뿐이고, 언젠가는 자신을 용서하고 다시 돌아올 거라고 말하던 그 대목이었다.사실 심원후가 뻔뻔하게 자기합리화를 늘어놓을 때, 구기빈은 이미 조용히 핸드폰의 녹음을 켜 두었다.구기빈은 심원후가 자신감이 넘치다 못해 어리석어 보이는 모습을 보는 게 꽤 재미있었다.구기빈에게는 그저 우스운 구경거리였다.물론 혼자만 즐거울 수는 없었다.자신의 기분이 좋아졌으니, 강이주에게도 조금은 웃을 일을 나눠 줘야 했다.그 시각 강이주는 강씨 집안으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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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장숙연은 오늘 일을 떠올릴수록 속이 끓었다.처음에는 심씨 집안이 진심으로 강씨 집안을 도와주는 줄 알았다.그래서 그렇게 믿고 맡겼다.하지만 알고 보니, 가장 교묘하게 뒤에서 움직인 쪽은 심씨 집안이었다.당시 구씨 집안은 분명하게 거절했고, 말끝마다 비꼬듯 상처를 줬다.그 일 때문에 장숙연은 지금까지 구씨 집안에 앙금이 있었다.그런데 이제 보니 진짜 나쁜 쪽은 심씨 집안이었다.심씨 집안은 처음부터 판을 짜 두고 있었다.은혜를 내세우면서 강씨 집안에 이래라저래라 간섭했다.지난 3년 동안 자신이 강씨 집안을 위해 딸에게 심씨 집안 눈치를 보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자, 장숙연은 속이 뒤집혔다.‘내가 눈이 멀었지. 내가 어리석었어.’장숙연은 거칠게 혀를 찼다.자신이 잘못한 건 맞았다.자신이 사람 보는 눈이 없었기에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었다.하지만 강이주는 아무 잘못도 없었다.자신의 큰 실수 때문에 강이주가 많은 것을 짊어져야 했다고 생각하니, 장숙연은 분을 참지 못했다.결국 지정애와 맞붙어서 서로 험한 말을 주고받기 시작했다.두 사람은 한참 동안 물러서지 않았다.여자들의 말다툼이 이어지는 동안, 심순남은 한쪽에 앉아 조용히 지켜보기만 했다.심순남은 기다리고 있었다.강이주가 돌아오기를.심순남은 강이주에게 직접 해명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강이주가 집에 도착했을 때, 장숙연과 지정애는 겨우 지친 듯 말을 멈춘 상태였다.두 사람은 여전히 굳은 얼굴로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엄마.”강이주는 빠르게 장숙연 곁으로 다가갔다.이어 차가운 시선으로 지정애와 심순남을 바라봤다.목소리에는 싸늘함이 묻어 있었다.“두 분은 또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사랑채’에서 심원후를 마주친 것만으로도 충분히 불쾌했다.그런데 집에 돌아오자마자 심순남과 지정애까지 봐야 하다니.강이주는 이 상황이 더없이 지긋지긋했다.감정이 가라앉지 않은 장숙연은 강이주를 붙잡고, 두 사람이 들어온 뒤 어떤 식으로 굴었는지 말했다.화가 많이 난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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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강이주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바로 말했다.“하실 말씀이 있으면 저한테 하시면 됩니다. 굳이 저희 어머니를 찾아와 번거롭게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그 말뜻은 분명했다.심순남은 그 말을 듣고 강이주를 바라봤다.“듣자 하니, 네가 지금 우리 집안이 가진 강중그룹 지분 5%를 다시 사들이려 한다던데.”강이주에게는 실제로 그럴 생각이 있었다.“네.”강이주는 굳이 숨기지 않고 인정했다.이제 문제는 심씨 집안에서 얼마를 부르느냐였다.심순남이 눈썹을 살짝 올렸다.“지금 너희 집안 사정에 그만한 현금이 돌기는 해?”김태용은 심순남의 사람이었다.심순남은 현재 강씨 집안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것이 심순남이 김태용을 강중그룹에 들인 이유이기도 했다.지난 3년 동안 강중그룹이 계속 적자였던 것은 아니었다.다만 심씨 집안의 조작과 개입으로 강중그룹이 벌어들인 돈 대부분은 심씨 집안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갔다.남은 돈은 회사의 기본 운영을 유지하는 데 쓰였다.그래서 장숙연이 당장 움직일 수 있는 자금은 많지 않았다.하지만 장숙연에게 없다고 해서, 강이주에게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강이주는 웃으며 말했다.“그건 제가 알아서 해결할 문제입니다. 회장님은 지분을 파실 건지 아닌지만 말씀해 주세요.”강이주는 이 문제로 심순남과 길게 엮이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심순남이 사업상 협상에서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 잘 알고 있으니까.심순남은 시간을 끌며 상대와 심리전을 벌이는 데 능했다.마주 앉아 있는 동안 상대의 심리적 방어선을 하나씩 무너뜨리는 사람이었다.강이주는 먼저 분명히 선을 그었다.“사업은 사업으로 봐야죠. 심씨 집안이 그해 강중그룹에 투자한 돈은... 지난 3년 동안 회사 프로젝트 수익 배분만으로도 충분히 갚았습니다.” “이자까지 얹어 계산해도 절대 모자라지 않을 겁니다.”강이주는 심순남을 향해 담담하게 웃었다.“저희도 그때 심씨 집안이 손을 내밀어 준 일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입니다.” “회사 지분은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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