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全部章節:第 141 章 - 第 150 章

300 章節

제141화

심순남은 강이주가 정해진 시간 안에 그 돈을 마련하지 못할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지금 강이주를 바라보는 심순남의 눈빛에는 멸시하는 기색마저 어려 있었다.장숙연은 몹시 초조해했다.그렇게 큰돈은 분명 무리였다.장숙연이 가진 부동산을 전부 처분한다고 해도, 고작 두 시간 안에 매수자를 찾는 것부터 불가능했다.설령 매수자를 찾는다 해도, 절차를 끝내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어떻게 해야 하지?’장숙연의 얼굴에 불안이 고스란히 드러났다.심순남은 곁눈질로 장숙연을 흘끗 보고는, 일이 거의 끝났다고 생각했다.강이주는 흔들림 없는 눈으로 심순남을 바라봤다.“회장님, 방금 말씀을 책임지실 수 있으십니까?”강이주는 확실한 답을 원했다.심순남은 단호하게 대답했다.“내가 입 밖으로 꺼낸 말이야. 당연히 번복하지 않는다.”그 말을 듣자 강이주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그럼 회장님께서 약속을 지키시길 바라겠습니다.”말을 마친 강이주는 자리에서 일어나 2층으로 올라갔다.강이주는 곧바로 전화를 한 통 걸었다.그 뒤 서재에서 미리 준비해 둔 주식 양도 계약서를 꺼냈다.거실에 남은 장숙연은 여전히 불안한 표정이었다.장숙연의 시선은 자꾸만 2층으로 향했다.강이주가 내려오는 모습을 보자, 장숙연이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왔다.장숙연은 강이주 손에 들린 서류를 보면서 불안한 기색으로 불렀다.“이주야.”강이주는 걱정하지 말라는 눈빛을 보냈다.다시 심순남 앞에 앉은 강이주가 차분히 말했다.“늦어도 40분이면 됩니다.”그 말을 끝으로 강이주는 시선을 거두었다.심순남은 강이주의 말을 그저 허세로 받아들였다.강이주가 정말 그 돈을 마련할 수 있으리라고는 조금도 믿지 않았다.강이주는 시간을 확정해 둔 뒤, 휴대전화를 내려다보며 메시지를 보냈다.화면에는 구기빈이 또 보내온 웨딩드레스 사진들이 떠 있었다.강이주는 사진을 하나씩 확대해 꼼꼼히 살펴봤다.그중 몇 벌은 꽤 마음에 들었다.강이주는 마음에 드는 사진 몇 장을 골라 구기빈에게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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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강이주는 구희라와 느긋하게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강이주의 태연한 태도는 심순남과 지정애의 시선을 끌었다.지정애가 심순남의 귓가에 대고 조용히 물었다.“이주 쟤가 왜 저렇게 안 흔들리지?”처음에는 지정애도 심순남과 같은 생각이었다.강이주가 그런 큰돈을 마련할 리 없다고 여겼다.그런데 지금 강이주의 태도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웠다.심순남은 강이주를 한 번 흘끗 본 뒤, 눈을 감고 앉았다.“기다려 봐. 저렇게 태연한 척해 봐야 소용없어.”그 말을 듣고도 지정애는 여전히 불안했다.“그래도 이주가 정말 그 돈을 마련하면? 그럼 진짜 강중그룹 지분을 넘겨줄 거야?”어렵게 틈을 타서 손에 넣은 지분이었다.겨우 3년 쥐고 있다가 넘긴다면, 아무리 계산해도 손해였다.지정애는 전부터 강중그룹이 약해진 지금, 차라리 완전히 집어삼키는 게 가장 이득이라고 말해 왔다.그런데 심씨 집안 안에서도 그 일을 막는 사람이 있었다.그 생각을 하자 지정애의 표정이 더 굳어졌다.생각할수록 속이 불편했다.심순남이 목소리를 낮췄다.“상황이 오면 맞춰서 처리하면 돼. 왜 먼저 흔들려?”흔들릴수록 상대에게 틈을 보이기 쉬웠다.심순남의 말에 지정애는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지정애는 옆에 앉아 조용히 기다렸다.강이주는 늦어도 40분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30분도 걸리지 않았다.임설이 커다란 현금 가방들을 들고 강씨 집안에 도착했다.임설이 상자 몇 개를 열자, 안에 빼곡히 들어찬 현금이 드러났다.심순남과 지정애는 그 자리에서 굳어 버렸다.두 사람은 강이주가 정말 돈을 준비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강이주는 테이블 위에 엎어 두었던 서류와 현금을 함께 심순남 쪽으로 밀었다.“서명하세요.”이제 돈은 준비됐다.남은 건 심씨 집안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였다.강이주의 얼굴에는 가벼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눈앞의 장면에 놀라 할말을 잃은 장숙연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강이주를 바라봤다.“이주야, 이 돈... 어디서 이렇게 큰돈을 마련한 거야?”“제가 번 돈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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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강이주는 두 손을 가볍게 펼쳐 보이면서 말했다.“제가 언제 준비했는지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회장님, 설마 이제 와서 말을 바꾸시려는 건 아니겠죠?”강이주는 심순남의 말에 끌려가지 않았다.다시 계약서 서명 문제로 화제를 돌렸다.‘나도 더 이상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애가 아니야.’심순남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고, 강이주의 순한 듯한 눈빛을 차갑게 마주하다가 비웃음을 흘렸다.“그 돈이 정상적인 돈인지 내가 어떻게 알지? 내가 받았다가 문제 있는 돈이라서 나까지 엮이면, 그 책임은 누가 지지?”심순남은 일부러 생트집을 잡았다.“강중그룹 사정은 세상이 다 아는데, 네가 갑자기 이렇게 큰돈을 한 번에 내놓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그 말을 들은 강이주는 어이가 없어 천장을 올려다봤다.하마터면 대놓고 욕을 할 뻔했다.강이주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입꼬리를 올렸지만, 웃음에 온기라곤 전혀 없었다.“회장님 말씀은... 제가 이 돈의 출처까지 증명해야 한다는 뜻입니까?”‘내가 은행이라도 되는 줄 알아?’‘돈이 어디서 왔는지 일일이 따져 묻겠다는 건가?’우스운 일이었다.마치 심씨 집안에는 전부 깨끗한 돈만 주머니로 들어간 것처럼 말하고 있었다.강이주는 기가 막히다는 듯 말했다.“그 이유가 너무 억지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제 돈이 문제 있는 돈이면, 이런 큰 금액을 제가 이렇게 인출할 수 있었겠어요? 회장님, 이게 장난입니까?”강이주는 한 박자 쉬고 덧붙였다.“물론 제가 장난감 돈이라도 사다가 대신 놓은 것도 아니고요. 회장님 생각은 어떠세요?”강이주의 말은 상당히 매서웠다.이미 어두워졌던 심순남의 표정이 더 험악하게 굳어졌다.마치 여러 색이 뒤섞인 팔레트처럼 안색이 복잡하게 변했다.“어쨌든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돈은 받을 수 없다.”심순남의 말에서 의도는 분명했다. 끝까지 버티겠다는 뜻이었다.강이주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설령 자신이 돈을 심씨 집안 사람들 앞에 가져다 놓아도, 심순남이 쉽게 지분을 내놓을 리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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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강이주는 눈앞의 사람에게 되물었다.지정애는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을 지었다.강이주가 너무 화가 나서 정신을 놓은 건가 싶었다.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자신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다니.‘미친 거 아니야?’심순남은 강이주에게서 조금의 흔들림도 읽어 낼 수 없었다.방금 강이주에게 당한 일을 떠올리자, 심순남의 가슴이 서늘해졌다.‘아니야. 너무 침착해.’처음부터 그 큰돈을 마련할 수 있다고 확신했던 것처럼 강이주는 지금도 지나치게 태연했다.‘분명히 아직 다른 수를 숨겨 두고 있어.’이런 상황까지 오자, 심순남도 더는 예전처럼 강이주를 얕볼 수 없었다.심순남의 시선에는 경계심이 짙게 깔렸다.그 변화를 알아차린 강이주의 입가에 웃음이 더 깊어졌다.“회장님께서 약속을 지키실 생각이 없으시다면, 저도 어쩔 수 없이 제 편을 들어줄 분을 모셔야겠네요. 어떻게 생각하세요?”강이주의 말에 심순남이 막 입을 열어 누구를 부르겠다는 거냐고 물으려던 때였다.강이주는 심순남과 지정애 뒷쪽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할아버님.”심순남의 몸이 굳어지면서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심순남과 지정애가 앉아 있던 자리는 마침 현관 쪽을 등지고 있었다.그래서 심현목이 들어왔을 때, 두 사람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강이주 곁에 있던 장숙연조차 심현목이 온 줄 몰랐다.강이주가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면, 아무도 곧바로 문쪽을 쳐다보지 않았을 것이다.심씨 집안의 총수인 심현목은 한복 차림이었다.손에는 지팡이를 짚고 있었지만, 걸음만큼은 여전히 힘이 있었다.“아버지.”심순남의 안색이 창백해졌다.시선은 미세하게 흔들렸고, 이미 눈앞까지 다가온 부친의 성난 얼굴을 제대로 마주하지도 못했다.지정애는 심현목을 보는 순간 몸이 휘청거릴 정도였다.‘시골에서 몸조리하고 계신 거 아니었어?’‘언제 돌아오신 거야?’‘그쪽에서 모시는 사람들은 다 뭐 하는 사람들이야?’‘J시까지 오셨는데, 왜 아무도 연락을 안 해?’심현목은 은퇴 후 요양 중이라고는 해도, 여전히 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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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심순남이 아무리 소식을 막으려 해도, 심현목이 끝내 모를 수는 없었다.강이주가 심원후를 고발하듯 정리한 그 PPT 자료는 익명의 누군가를 통해 심현목의 손에 들어갔다.심현목은 그 자료를 보고 거의 쓰러질 뻔했다.겨우 감정을 추스르고 몸 상태가 안정됐다는 확인을 받은 뒤에야, 심현목은 곧바로 J시로 향했다.돌아오는 길에 심현목은 강이주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심현목이 J시에 도착하자마자, 미리 기다리고 있던 사람이 심현목을 강씨 집안으로 안내했다.그래서 조금 전 심순남이 한 말도 심현목은 하나도 빠짐없이 듣고 있었다.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었다.심현목은 지팡이를 들어 심순남의 어깨를 세게 내리쳤다.심순남은 고통에 얼굴을 일그러뜨렸지만, 감히 반항하지 못했다.“그래, 심 회장, 아주 잘했다. 네가 내 말을 이렇게 따랐구나. 강씨 집안을 이렇게까지 함정에 빠지게 만든 거야?”심현목의 목소리가 거실을 울렸다.“너 정말 대단하구나. 이 늙은 아비까지 속이고 뒤에서 이런 짓을 해? 정말 대단해.”심현목의 지팡이는 조금도 봐주지 않고 심순남의 몸 위로 떨어졌다.지금 이 자리에 심원후까지 있었다면, 아마 심원후는 더 심하게 맞았을 것이다.심순남은 이를 악물고 심현목의 분노를 받아 냈다.심현목의 지팡이는 맞춤 제작된 물건이라 묵직했다.그 지팡이에 맞는 고통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마지막으로 휘두른 지팡이가 빗나가자, 심현목의 몸이 휘청거렸다.심현목은 그대로 소파에 주저앉았다.“할아버님.”강이주는 얼른 심현목을 부축한 뒤 작은 목소리로 심현목을 달랬다.심현목은 강이주가 부른 게 맞았다.강이주는 이미 알고 있었다. 심순남을 상대하려면, 심현목만이 심순남을 눌러 줄 수 있다는 것을.사실 강이주도 확신은 없었다.심현목이 예전처럼 자신을 아껴 줄지, 아니면 결국 심씨 집안의 이익을 택할지는 알 수 없었다.만약 심현목이 심순남 쪽에 선다면, 강이주에게도 다른 방법은 없었다.다행히 강이주의 도박이 적중했다.심원후와의 일을 일부러 크게 만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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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심현목은 심순남을 노려보며 말했다.“지분은 조건 없이 강씨 집안에 돌려줘라.”심현목의 표정은 차갑게 굳어 있었다.당장이라도 심순남을 한 대 더 내리치고 싶은 듯한 얼굴이었다.심순남은 난처한 표정으로 심현목을 바라봤다.‘조건 없이?’‘그렇다면 지난 3년 동안 내가 꾸민 일은 전부 다 뭐가 돼?’그때 강이주가 옆에서 조용히 입을 열었다.“할아버님, 이 일은 원칙대로 처리하겠습니다. 저는 심씨 집안에서 그때 도와주신 일에 감사하고 있습니다.”“그러니 이 지분은 제가 돈을 내고 사 오겠습니다. 이익 문제는 정확히 계산하는 게 맞고요.”강이주에게도 지키고 싶은 선이 있었다.심현목은 뜻밖이라는 듯 강이주를 바라봤다.‘지금 심씨 집안과 남은 정까지 끊어 내려는구나.’강이주는 예전에 심씨 집안이 손을 내밀어 준 일에는 감사하고 있었다.그래서 지난 몇 년 동안 심씨 집안이 한 짓을 더 크게 문제 삼지 않으려는 것이다.하지만 거기까지였다.이 돈은 강씨 집안이 직접 내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훗날 두 집안 사이에 어떤 일이 생길 때마다 또다시 말이 나올 것이다.강이주의 뜻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심현목도 그 고집을 알아차렸다.그리고 아직도 한편으로는 강이주와 심원후가 다시 잘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실낱 같은 희망을 품기도 했다.하지만 이제는 알았다.그 가능성은 이미 사라졌다.심현목은 시선을 거두고 심순남을 향해 소리쳤다.“뭘 멍하니 서 있어? 이주가 하자는 대로 해.”결국 심순남은 심현목의 압박을 이기지 못했다.분하고 억울한 표정으로 주식 양도 계약서에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강이주는 심현목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할아버님.”강이주는 자신에게 속한 몫만 되찾으려고 했다.오늘 심현목이 나서 주지 않았다면, 이 지분을 이렇게 쉽게 돌려받을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심현목은 강이주의 예의 바른 태도가 오히려 마음에 걸렸고, 진심으로 강이주를 아꼈다.어릴 때부터 지켜본 아이였다.심원후와 강이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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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장숙연이 지난 몇 년 동안 어떤 불안감과 초조함을 짊어지고 살아왔는지 강이주가 모르는 게 아니었다.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장숙연의 집착이 원망스러웠다.왜 어머니는 심원후를 붙잡아야만 강씨 집안의 미래를 지킬 수 있다고 믿는 건지, 강이주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하지만 그 후 누군가 장숙연에게 끊임없이 그런 생각을 주입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강이주도 어느 정도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었다.그때 장숙연은 이미 불안과 두려움에 휩싸여 있었다.그런 상태에서는 마음의 방어선이 무너지기 쉬웠다.강이주의 말을 들은 장숙연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강이주는 장숙연 곁에 잠시 더 머물러 있다가, 임설을 데리고 집을 나섰다.“할아버님을 여기로 모셔올 생각은 어떻게 한 거야?”강이주가 옆에 선 임설에게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강이주는 원래 심현목이 J시에 도착하면 직접 찾아뵐 생각이었다.그런데 임설이 생각보다 눈치 빠르게 움직여서, 심현목을 곧장 강씨 집안으로 모셔온 줄로만 알았다.임설은 오히려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대표님께서 사람을 보내서 모셔오신 거 아니었어요?”심현목을 데려온 사람은 임설이 아니었다.이번에는 강이주가 멈칫했다.‘임 비서가 모셔온 게 아니라고?’‘그럼 누구지?’그때 강이주는 중요한 문제 하나를 떠올렸다. 자기 쪽 사람들은 심현목의 위치를 대략적으로만 알아냈을 뿐이었다.그 직후 심현목은 소식을 듣고 급히 J시로 돌아왔다.‘그렇다면... 내가 할아버님에게 보내려던 그 PPT 자료가 정말 제대로 전달된 건가?’“임 비서가 보낸 사람이 할아버님을 직접 만나긴 했어?”강이주가 다시 임설에게 물었다.임설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아직 들여보내지도 못했어요. 그런데 어르신께서 먼저 크게 화를 내시고 쓰러지셨다고 들었어요.”말을 마친 임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대표님 말씀은... 누군가 우리보다 먼저 그 일을 어르신께 알렸다는 뜻이에요? 대체 어느 집 귀인이 우리한테 이렇게 큰 도움을 준 걸까요?”임설의 목소리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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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임설과 함께 회사에 들른 뒤, 강이주는 사람을 시켜 강서규의 사무실을 다시 정리하게 했다.그런데 고작 30분도 지나지 않아, 강이주 쪽에 여러 거래처에서 협업을 취소하겠다는 연락이 들어왔다.심지어 몇몇은 계약서를 들고 직접 찾아와 강씨 집안에 위약금 배상을 요구했다.계약서에는 협업 기간 동안 반드시 심씨 집안을 거쳐야 하며, 심씨 집안이 빠질 경우 강씨 집안의 계약 위반으로 보고 일정 금액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심씨 집안에서 미리 손을 써 둔 것이다.강이주는 곧바로 구희라에게 전화를 걸어 회사로 불렀다.하지만 구희라 뒤에 따라온 구기빈을 보고, 강이주는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RG그룹의 총수라는 사람이 이 시간에 일은 안 하고 동생 따라다닐 여유가 있나?’구희라가 강이주의 팔을 붙잡고 작은 목소리로 설명했다.“내 차가 갑자기 고장이 나서 오빠한테 전화했거든. 그때 딱 네 전화가 온 거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오빠한테 태워 달라고 했어.”구희라는 강이주가 자기 오빠를 반기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헛기침을 하면서 구기빈에게 말했다.“오빠, 데려다 줘서 고마워. 이제 먼저 가도 돼.”괜히 두 사람이 한 공간에 같이 있다가 불똥이 자신에게 튈까 봐 걱정됐다.구기빈은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고개를 기울이며 강이주를 바라봤다.“이게 강 대표의 손님 맞는 방식이에요? 찾아온 사람도 손님인데, 물 한 잔도 없네요.”말투에는 은근한 불만이 섞여 있었다.구희라는 그 말을 듣자마자 절로 주먹이 쥐어지는 느낌이었다.‘내가 이렇게까지 가라고 했는데, 오빠는 왜 이렇게 뻔뻔한 거야?’구기빈의 시선을 마주한 강이주는 고개를 돌려 물 한 잔을 따라왔다.“구 대표님이 마시고 싶으신 만큼 드세요. 여기는 언제든 환영입니다.”말을 마친 강이주는 구기빈에게 살짝 웃어 보였다.잔을 받아 든 구기빈은, 전혀 사양하지 않는 모습으로 강이주 앞에 앉았다.“그럼 고맙게 받을게요.”구희라는 옆에서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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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화

“누가 그 돈을 가져갔는지 확인해서 가져간 사람이 책임지게 하면 돼. 안 되면 서명하고 도장 찍은 사람이 책임져야지.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 “네가 서명한 것도 아니고, 네가 도장을 찍은 것도 아니잖아.”사실 구희라는 계약 조항을 볼 때만 해도 조금 걱정이 들었다.하지만 마지막 서명란과 도장을 확인한 뒤에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이 계약들은 최근 석 달 사이에 진행된 것들이었다.구희라는 김태용이 자기 손으로 자신의 개인 도장을 찍었을 리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전 계약들도 함께 확인했다.그 조항이 들어간 계약서들에는 김태용의 서명과 회사 법인 도장이 함께 찍혀 있었다.하지만 그런 계약들은 대부분 이미 진행이 끝난 상태였다.지금 당장 큰 영향을 줄 만한 건 아니었다.강이주는 구희라의 말을 듣고, 무의식적으로 옆에 있던 임설을 바라봤다.김태용이 도장을 찍는 자리에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회사 법인 도장을 바꿔 놓을 수 있는 사람은 임설뿐이었다.임설은 강이주를 향해 살짝 웃었다. 자신이 도장을 바꾼 건 사실이었다.들킬까 봐 조금은 걱정했지만 김태용은 지나치게 자신만만했다.도장을 찍고 나서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그러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었다.강이주가 말했다.“돈은 실제로 회사 계좌에 남아 있지도 않았어. 계약금이 잠깐 들어왔다가 바로 전부 빠져나갔어.”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구희라는 알 수 있었다.분명히 심씨 집안의 금고로 들어갔을 것이다.구희라는 심씨 집안에 대한 인상이 한층 더 나빠졌다.자기 친구가 한때 그런 집안의 남자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자, 욕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그러다 구희라는 뭔가 떠올린 듯 강이주를 바라봤다.“너희 회사에 지금 상황이면 새 투자자가 필요하지 않아? 우리 오빠 어때?”구희라는 강이주의 귓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진짜로, 나 우리 오빠 괜찮다고 생각해. 너 한번 생각해 볼래?”구희라는 목소리를 더 낮췄다.“내가 요 며칠 몇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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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구희라의 말 덕분에 강이주 쪽의 위기는 일단 해결된 셈이었다.하지만 거래처들이 줄줄이 협업을 취소하면서, 회사에는 공백이 크게 생겼다.가장 큰 문제는 강중그룹이 이미 한 패션쇼 참가를 신청해 둔 상태라는 점이었다.김태용이 강중그룹을 맡은 뒤, 오랫동안 강중그룹과 거래해 오던 원단 공급처들도 전부 바뀌게 되었다.이번 패션쇼에 들어갈 원단 공급처 역시 김태용이 나중에 새로 연결한 업체들이었다.그런데 지금 그 공급처들이 모두 협업을 취소했다.패션쇼는 코앞이었다.겨우 보름 안에 새 원단 공급처를 찾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강중그룹 내부는 위아래 모두 어수선했다.강이주는 돌아오기로 결심한 그때부터 온갖 상황을 마주하고 있었다.‘심씨 집안과 갈라섰으니, 이 정도는 내가 감당해야 해.’이건 첫걸음이었다.임설과 함께 밤 11시까지 야근한 뒤에야, 강이주는 지친 몸을 이끌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런데 건물 아래에서 심원후를 마주칠 줄은 몰랐다.심원후의 상태는 눈에 띄게 좋지 않아 보였고, 얼굴도 심하게 창백했다.강이주를 발견한 심원후가 휘청이는 걸음으로 다가왔다.“이주야, 우리 얘기 좀 해.”강이주는 심원후의 안색을 보고 짧게 말했다.“넌... 먼저 병원부터 가.”누가 봐도 심원후는 크게 혼이 난 모습이었다.심원후를 저 지경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심현목뿐이었다.실제로 심현목은 심순남 부부를 데리고 돌아간 뒤, 사람을 보내 심원후까지 불렀다.심원후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심현목은 지팡이로 심원후의 무릎을 내리쳤다.심원후는 그대로 심현목 앞에 무릎을 꿇었다.그 뒤로는 심현목의 매서운 벌이 이어졌다.살이 찢어질 듯 아파도 심원후는 신음 소리 한 번 내지 않았다.이를 악물고 무릎을 꿇은 채 버텼다.그러다 심현목이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심원후는 몰래 빠져나왔다.강이주가 회사에 있다는 말을 들은 심원후는 곧장 차를 몰고 왔다.강이주의 차를 찾아서 그 옆에서 기다렸다.그렇게 세 시간이 넘게 기다린 것이다.J시의 밤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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